가을은 오고야 말았다.


시간을 잃었다. 도시는 시간을 잡아 먹는 괴물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히 동일한 굴레로 엮어져 있다. 단지 태양의 일출과 일몰을 통해 하루 단위만을 인지할 뿐이다. 그렇게 도시는 일상을 무료하게 만들고 의미없는사소함으로 환원 시킨다. 현대인들이 여행병에 걸린 이유는 바로 이런 일상의 무려함을 벗어나고 픈 욕망 때문이다. 귀가 후에는 다시 일상에 묻혀 시간에게 압사 당한다. 


그러나 어느 날 일상의 범주 안에 침입해 들어오는 카이로스가 있다. 바로 잠자리다. 가을이 왔다는 신호다. 오늘 아침 담벼락에 몇 마리가 춤을 추더니 앉았다. 살금 살금 다가가 셧터를 누른다. 한 자국 더 가까이.. 좀 더 까이 몇 번의 실패 끝에 결국 아주 가까이에서 근접촬영할 수 있었다. 휴....... 날쌔고 의심 많은 잠자리를 잡아 두기에 나의 행동이 너무 무디다.  오늘 그렇게 가을을 가슴에 담았다. 무료했던 일상에 새로운 설렘이 추억 속에서 찾아 왔다. 그 옛날 친구와 함께 하교길에 잠았던 잠지리다. 



혹여나 싶어 잠자리로 검색해 보니 모두가 동화책이다. 그렇다. 추억이 그리운게다. 잠자리는 추억이다. 그래서 가을이 설렘으로 가득차 있는 거겠지. 고맙다 잠자리. 나에게 추억 속에 잠자던 가을을 끄집어 내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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