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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섹스 앤 더 시티 컴플리트 박스세트

예전에 여성학 수업 시간에 한 번 보고 정작 손을 못 댄 시리즈. 보기도 전에 시리즈가 끝나면 어디서 손을 대야 할 지를 모르겠다. 워낙 유명하니까 보고 싶기는 한데 신작 미드, 영드가 밀려 오니까 잊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박스세트라. 예쁘기도 하고 곶감 빼먹는 기분으로 완결까지 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2. 월드 워 Z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본 이후로 헬기는 좀 떨떠름하다. 아무래도 즐겨보는 영화가 액션 영화인지라 헬기는 거의 추락을 위해 등장하지 않던가. 저게 얼마 짜리인데...이제는 메뚜기 좀비까지 가세하는 구나.

그럼에도 항상 좀비물에 관심이 가는 건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재밌게 봐서 일테지. 징그러운 건 질색이라서 어디까지나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까지만 견딜만 하다. <워킹 데드>에서 좀비들 속이려고 시체 내장을 바를 때는 정말이지. 윽, 윽, 윽! 정작 잘 보던 걸 끊은 이유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의 무게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시리즈 완결이 잘 나면 다시 볼 생각이다. 하지만 좀비물에 해피 엔딩이 과연 있을까. 요새 등장하기 시작한 드라마 장르의 좀비물 정도만 예외.

 

 

 

 

 

 

 

 

 

 

3. R.I.P.D.

<울버린>에서 데드 풀로 나온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오는 영화다. 코믹 버디 무비라고 어필하고 있지만 어째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 <마법사의 제자>가 먼저 떠오른 건 왜일까.

 

 

 

 

 

 

 

 

4. 스파이

흥행 결과야 어땠든 우리집 내에서만은 인기가 높은 다니엘 헤니. 미드 <쓰리 리버즈>에 주요 등장인물로 나온 건 좋았는데 알렉스 오로린이 캔슬 공장장으로 이름을 높일 때라 1시즌 만에 캔슬 되어 버렸다. 그 인연 덕분인지 미드 <하와이 파이브 오>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고 다른 시리즈 주요 인물로 캐스팅 된 모양인데 이번에는 오래 갔으면 좋겠다. 설마 파일럿만 나오고 또 캔슬 되는 건 아니겠지.  <스파이>에 멋있게 나오다 했더니, 에휴.

 

 

 

 

 

 

5. 싸이코

원작을 발견한 히치콕이 결말이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책을 다 사들였다던가. 안소니 퍼킨스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데 <페드라>도 그렇고 뒤숭숭한 내용의 영화에서 더 유명한 것 같다. 도리어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온건하게 나와서 못 알아볼 뻔 했다. 그런데 싸이코가 시리즈로 있네? 허...흥행하면 뭐든 시리즈가 되는 구나.

 

 

 

 

 

 

 

 

 

 

 

 

 

 

 

 

6. 알파스

2시즌에서 개리 빼고는 전부 생사 불명으로 처리한 주제에 3시즌을 캔슬! 미드 <빅뱅 이론>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주절주절 대사로 나와서 내심 속이 시원했다. 제대로 된 결말이 아니었다고!!! 나름 재밌게 봤는데 허심했던 알파스.

미드 <넘버스>도 그렇고 재밌게 보던 시리즈가 끝이 난 다음 주요 인물들이 여기저기 자잘한 역으로 튀어나올 때 좀 씁쓸하다. 특히 <넘버스>의 콜비는 미드 <멘탈리스트> 이후로 보이지도 않아. 그러고 보니 레이첼도 최근에 <멘탈리스트>에 나왔네.

 

 

 

 

 

 

7.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

마이클 케인이 악덕 보험회사 회장으로 나오는 것도 그렇고 마크 러팔로가 수사관으로 나오는 것도 좋다. 마술을 이용해서 로빈후드처럼 도적질을 한다는 설정은 그저 그렇지만 눈이 화려한 볼거리는 언제나 환영.

 

 

 

 

 

 

 

 

8. 락 오브 에이지 & 라스트 사무라이 합본 팩

전에는 좋게 봤던 톰 크루즈. 요새는 그저 그렇다. 이유는 간단하다. 잭 리처를 맡아서... 휴 잭맨이 했으면 했단 말이다. 키 작은 히어로도 멋지지만 분명 장신으로 설정되어 있는 잭 리처 역할을 본인이 제작까지 하면서 맡아야 됐을까.

장신이어야 할 잭 리처를 단신으로 연기해서 사람들 속에 파묻히고 시민들이 숨겨준다는 설정이라니. 리부트 하기 전의 <스파이더 맨 2>에서 피터 파커의 마스크를 사람들이 도로 씌워주는 게 마음에 들기라도 했나. 내 2대 영웅인 잭 리처를 돌려 줘. 그럼에도<락 오브 에이지>는 궁금하니. 에효.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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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제인 오스틴의 여성적 글쓰기

제인 오스틴의 저작물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책. 오스틴의 글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많다. 그로 인해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을 좀 더 신선한 관점으로 보게 된 달까. 단지 무난한 전반을 지나 후반으로 가야 보다 흥미로워졌던 점이 아쉽다.

 

 

 

2. 깃털

한 권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가 지루해지고 말았다. 덕분에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마지막 장까지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 마치 활기차게 시작했다가 점점 뒤쳐지게 되는 산행 같은 책.

 

 

 

3. 상대의 속마음이 보이는 심리학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심리 테스트 같은 책. 실제로 심리 테스트가 끼어 있기도 하다. 분명히 실생활에서 쓸만한 부분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 될 듯 하다. 간단하게 기술해서 너무 가볍게 느껴진 반면 그로 인해 꽤 재미있는 편이었다.

 

 

 


 

 

 탐나는 책

 

1. 한국 식물 생태 보감

어렸을 때 길을 가다가 꽃, 나무, 수풀 속에 있는 묘한 형태의 잎사귀를 보며 엄마에게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엄마가 시골 출신이라고 해서 다 알지는 않아'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답이었는데도 호기심을 풀지 못했으니 맥이 빠졌던 기억이 있다.

커서도 이름 모를 들풀을 보면 김춘수의 시까지는 아니라도 묘하게 섭섭해진다. 이름을 알지 못하니 잡초, 알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터인데. 그런 마음을 풀어줄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단순 식물 분류서가 아닌 형태와 생태 분류는 기본이고 그 사회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까지 설명해준다. 생활에 활용한 예, 이름이 붙여진 유래, 어찌 사람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지까지 덧붙여서 도감이 아닌 보감이란다. 즉, 식물의 삶 연구서라고 표현해야 적합한 책이다.

 

 

2.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 1, 2

마테오 리치라고 하면 세계사 수업으로 인해 이름만큼은 친숙하다. 교양 수업에선 제국주의가 범람하던 시대에 자문화 중심의 오만함에 젖지 않은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는 평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 중국의 사회에 뛰어들어 그 문화를 향유하는 방식을 보여준 책이라니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게다가 거만진 동시대 선교사들과 달리 과학적 재능을 드러내 여러 기구를 만들고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그 사상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취했다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문화 상대주의의 표본인 셈이다. 타 문화권에 들어갔을 때 폭력적인 자문화 중심주의가 얼마나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가. 누구나가 그럴 때 그러지 않은 사람의 눈으로 본 시대상과 이야기라서 읽어보고 싶다.

 

 

3. 이것만 의식하면 건강해진다

사람은 매일 움직이지만 어째 그 일로 인해 살이 빠지진 않는다. 왜일까.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가사 노동 같은 경우 그 일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인지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작도 중요하겠지만 그 일이 어느 정도의 것인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결국 마음이, 생각이 중요하다는 건데 그게 막상 쉽지가 않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걱정 안 할 수 있으면, 긴장하지 말라고 해서 긴장 안 할 수 있으면 우황청심환이 팔리겠는가. 그런데 의식하기만 하면 건강해진다고 하니 안 그래도 얇은 귀가 절로 솔깃해졌다.

정작 이 책은 제목과 달리 오직 마음만을 중요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자율 신경 건강법을 소개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에 더해 일상 속에서 건강에 도움이 될 126가지 작은 습관을 알려준다. 간단한 것들을 '의식'하면 건강해진다는 게 그런 의미다. 하지만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한 번 거를 아침에 바나나라도 챙겨 먹고, 부글부글할 일을 심호흡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면 정말로 건강해질 것 같다.

 

 

4. 레고 창작가를 위한 (비공식) 레고 안내서

책 베스트 셀러가 성경이라면 장난감 베스트 셀러는 레고지 않을까. 바비 인형도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성별이 치우치니까 누구나 한 번쯤은 만져봤을 레고가 1위일 것 같다. 어렸을 때야 무슨 생각으로 그 블럭들을 조립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사촌동생이 졸라서 대형 전투기를 만들다가 좌절했던 기억이 있던 터라 이 책에 눈길이 갔다.

플레이트와 타일이 어찌 다른지 벽을 왜 한 줄로 쌓으면 안 되는지 기본기부터 가르쳐 준다. 결국 찡찡대는 사촌동생의 레고는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 완성이 됐는데 다 만들어진 전투기를 보며 환성을 낼 때의 우울함이란... 요걸 읽고 세계문화유산까지는 몰라도 작은 장원 정도는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5. 알파벳 캘리그래피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때로 서체는 묘한 판단 지표가 된다. 털털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오밀조밀 깔끔한 글씨라든가, 꼬장꼬장한 성격의 사람이 초등학생이나 쓸법한 큼직한 글씨의 악필일 때 느끼는 부조화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사실 글씨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품과 무슨 상관이겠냐만은 훌륭한 서체를 가지고 있다면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간판들의 글씨도 마찬가지. 영화나 드라마의 타이틀의 글씨도 독특한 것이 있으면 잠깐 동안 시선을 빼앗긴다. 그런 캘리그래피의 세계를 슬쩍 들여다보고 따라할 기회를 준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알파벳 캘리그래피>에서는 역사적 서체 이야기부터 다른 작가들의 작품까지 소개해준다고 하니 한 번쯤은 들춰보고 싶다. 운이 좋다면, 혹은 숨은 재능이 있다면 누군가의 시선을 사로잡을 글씨를 쓰게 될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6. 지갑 방 책상

누군가 말했다. 살을 빼는 것은 간단하다고.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고 한다. 그게 말처럼 쉬우면 다이어트 보조제, 헬스클럽이 넘쳐날 리가 없다 싶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돈도 마찬가지다. 소설 <쇼퍼홀릭>에서 보면 항상 돈에 쪼들리는, 정확히는 카드 빚에 허덕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제목대로 소비를 도저히 줄일 수 없는 그녀는 자기의 연봉을 대폭 상승시키는 기적을 일으킨다. 어디까지나 소설이라서 혹은 자기 계발서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살을 빼려면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는 말 처럼 그게 어디 쉬운가. 실상 저축을 늘리는 방법은 돈을 더 벌거나 소비 패턴을 바꿔 절약을 하느냐다. 앞의 것은 무한한 재능과 상당한 운이 작용해야 한다. 노력도 필요하지만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이 책 <지갑 방 책상>에서 말하는 법은 후자다. 습관을 바꾸면 돈이 생긴다...저자가 비용 절감 컨설턴트로 무지막지 돈을 모은 사람이라 상당히 설득력이 있긴 하다. 하기야 담배를 끊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돈 아끼려고 이지 않던가. 어느 웹툰에서 항상 용돈이 부족한 애인에게 '뭐든 제일 싼 걸로 사!'라고 했던 조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래도 통장 안의 숫자들은 조금씩 커질 것 같다.

 

 

7. 뉴욕 홀리데이

미드 속에서 흔히 보게 되는 뉴욕을 실제로 여행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여행 서적은 대부분 그 곳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사겠지만 때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속 월터처럼 미처 실행하지 못한 꿈을 담아 읽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휴...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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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작은 아씨들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건 항상 기분이 묘하다. 당시엔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인물간 관계도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인물이 더 마음에 드는 등 감상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막내 딸 에이미의 행동이 그리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었는데 조가 몇년에 걸려 집필한 유일무이한 책을 태웠을 때 느낀 분노란...부모님이 안 계신 사이 베스가 죽음의 위기를 겪고 에이미도 대고모님께 받은 반지를 미친 듯이 자랑하지 않을 만큼은 성장하지만 그래도 앙금이 남았달까.

오히려 굶주려서 생선 장수에게 생선을 구걸한 여인에게 커다란 생선을 턱하고 안겨줬다는 옆집 할아버지의 일화가 새롭게 기억에 남았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새로운 기억, 새로운 감상이 덧붙여졌다. 언젠가 다시 읽으면 또 감상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도 둘째 딸 조가 제일 마음에 든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겠지.

 

 

2. The Graphic Book 더 그래픽 북

(인포그래픽으로 즐기는 세상의 여러 가지 사실 2,663)

학교를 다니면서 수많은 미술과제를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모자이크다. 큰 색종이를 샤프 끝으로 눌러 깨만한 조각으로 찢어 붙였던 촘촘한 모자이크. 대충 북북 찢어서 만든 애도 있었는데 대체 무슨 영화를 보자고 그런 걸 만들었었는지 아직도 그 끝없는 과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기억까지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는 정도랄까.

그런데 정작 <그래픽 북>을 보면서 떠올린 게 바로 그 모자이크였다. 멀리서는 그저 색이 들어간 그림이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수많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이 책 역시 자잘한 지식들로 모여 있다. 그것도 생활에 그다지 쓸모 없고 굳이 알야할 할 이유도 없는 지식들이다. 우주 비행사가 칫솔을 우주에서 잃어버려서 다른 사람 것을 같이 썼다는 사실, 클링온 어, 실패하고 만 도청 고양이 같은 정보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알고도 '훗'하고 날려버려도 될 정도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뭔가를 암기해야 한다는 압박이나 감동을 느껴야 한다는 강박은 필요없다. 테이블이나 책상 한 구석에 던져놨다가 슬쩍 펴서 한 두 장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려한 인포그래픽과 디자인은? 아무래도 좋은 사소한 지식에 더해진 즐거운 덤인 셈이다.

 

 

3. 메리 러셀, 셜록의 제자

개인적으로 코난 도일이 쓴 원작을 제외하고선 다른 소설 속에서 홈즈가 등장하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 취미로야 괜찮지만 누군가 공들여 완성한 세계에 슬쩍 기댄 걸 출판화까지 하다니... 그걸 볼 시간에 어느 작가든 오랜 고심 끝에 완성했을 오롯한 신세계를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나마 뤼팽 시리즈에서 허접하게 등장했던 건 아예 홈즈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예외. 그런 마음을 가속화했던 건 언젠가 읽었던 홈즈 오마주라고 할지, 대체 뭐였는지 알 수 없는 책이 별로 였기 때문이다. 상도 받았다고 쓰여 있었으나 기억에서 제목마저 삭제될 정도로 최악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지인을 봤을 때 무심코 부정적인 말부터 내뱉었다. 헌데 정말 놀랍게도 읽어보니 재미있었다. 뭐, 홈즈를 재해석 했다든가 그런 말을 붙일 생각도 없고 여태 읽은 책 중에 최고라고 할 생각도 없다. 몰입도도 보통. 그럼에도 묘하게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자극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같은 코지 미스터리에 홈즈 풍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배합했는데 그게 딱 맛이 들었다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먼저 읽은 지인은 추리소설을 기대했던 터라 중반부까지 지루하다고 했다. 반면 메리 러셀의 모험이 곁들여진 성장 소설이란 관점에서 읽으면 초반부터 제법 괜찮다. 사실 제일 좋아하는 탐정은 홈즈가 아니라 미스 마플이라 광적인 셜로키언도 아니고 장르 소설은 결국 재밌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나저나 이거 12권까지 나왔다는데 현대문학에서 끝까지 번역하긴 할 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원서로 읽어야 하나. 아이고.

 

 


 

 

탐나는 책

 

1. 엿보기 톰의 집에 어서 오세요

 젊은 남녀들을 한 집에 몰아넣고 최후의 1인을 뽑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살인이 벌어진다. 정상적인 반응은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것이건만 관음증에 물든 사람들은 누가 범인일지 그저 궁금해한다. 당연히 돈독에 오른 제작진은 치솟은 시청률에 열광하고 방송을 계속하는데...

수많은 카메라와 도청기가 부착된 촬영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서로가 경쟁자인 상황이지만 실상 이들은 진짜 갇힌 건 아니다. 상금을 목적으로 참여했으니 누군가와 같이 있는게 싫어서 못 견디겠으면 그만두고 나가면 되는 게 아닌가. 허나 살인자의 심리는 그저 짜증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이를 해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욕망이 들끓는 촬영장 안, 진실은 콜리지 경감의 손아귀에서 풀려 나온다.

표지부터가 독특한 책이다. 살인이 일어나는 리얼리티 쇼 제작사는 무려 '피핑 톰' 프로덕션이다. 백작 부인이 사람들의 감세를 위해 알몸으로 말을 달리는 일을 감행했다. 개인적 수치심을 감수한 고귀한 행동이라 모두가 창문에 커튼을 치고 절대 보지 않기로 했는데 재단사 톰만이 그걸 훔쳐 봤다는 데에서 나온 '피핑 톰'이다. 관음증을 부추기는 프로덕션인 셈이다. 정상적인 사고가 마비된 사람들 틈에서 벌어지는 촌극과 유일한 방관자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경감의 이야기라니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2. 원시인 식사법

인류의 유전자에 맞는 식사법으로만 바꿔도 살이 빠지고 피로감이 사라진다고 한다. 동물성 단백질이 모두 나쁜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고지방 육류를 피하면 된다고 말하는 책이다. 거기에 완전 식품이라고 이름 높은 우유가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을 덧붙이는데 통념을 바꾸는 내용이라 고개가 갸웃하기도 하지만 일단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만은 확실하다.

 

 

3. 용이 산다1

전작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감동 계열이라 차기작이 어떤 것일지 궁금했었는데 용을 주인공으로 한 일상 판타지물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용이 나온다고 하면 보통 무찔러야 할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던가. 하지만 <용이 산다> 속의 용은 그저 지역 주민일 뿐이다.

판타지 소설가에 게임 폐인인 김용은 말 그대로 용이다. 인간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는데 옆집에 이사온 최우혁에게 단박에 들통이 나서 친분을 쌓게 된다. 둘이 복작복작 싸우며 이웃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많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일상툰 같은 느낌도 있다. 단, 어디까지나 주요 인물이 용인 터라 여의주로 비를 부르기도 하는 등 독특한 내용이 전개 될 때도 많다.

 

 

4. 1일 2분 스트레칭

하루에 2분 운동해서 '평생 젊고 날씬하며 통증없는 몸'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목에 혹하고 내용에 멍해진 책이다. 매일 스트레칭 할 수 있는 <1일 2분 12주 프로그램>과 어깨 결림, 다리 부기, 요통, 구부정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기집중 1일 15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운동해야지 하면서도 미루게 되는데 2분 정도라면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 15분에도 도전해보고.

 

 

5.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무언가를 잃고 고통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94가지 이야기. 치유처방전이라고도 하는데 그런만큼 첫 번째 장에서 증상을 확인하고 나머지 네 개 장에서 '인정-고통-치유-성장'을 다룬다고 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소제목은 '자신을 용서하세요'다.

살면서 사랑하는 무언가를 잃고 상처받은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뜻대로 되던가. 마음의 상처야말로 그냥 덮어두면 곪아 문드러지기 마련이다. 뭉크처럼 그림으로 표출할 수 없다면 상처받았던 일을 글로 써서 하나의 빛바랜 사진처럼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다. 요점은 발산이니까. 그마저도 안 된다면 누군가의 위로를 한 권의 책으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6. 날 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수많은 요리책들 속에서 요리는 쏟아지지만 정작 그걸 만든 사람은 시선이 잘 닿지 않는 한 켠에 빗겨 서 있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콘플레이크를 먹을 거면 차라리 포장지를 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는 요리사란다. 그건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 음식이 아니라 톱밥이야'가 차라리 예의 차린 말처럼 느껴진다. 요리를 곁들여 여러 요리사의 이야기를 읽는 책이라니 궁금해졌다. 음? 굳이 표지에 칼을 들고 있을 것 까지야. 매혹이 아니라 위협의 요리사 같네. 그래도 보고 싶다.

 

 

7. 거인의 역사

건물 3층 높이의 키를 가진 거인을 3명의 여자가 이야기 한다. 그의 어머니, 아내, 딸이다. 거대하다는 걸로 유명해졌으니 소수자 중에 소수자인 남자에게 생활 지원을 해준다며 CIA에서 접근해 온다. 이미 꼬여버렸던 그의 인생은 그 제안으로 인해 시대의 무게에 짓눌려 간다.

'미국의 비극'이라는 문구가 붙었고 유명한 가운데 고독에 시달렸다고 하니 보나마나 안 좋게 흘러 갈 것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어떤 이야기가 풀려나갈지 궁금하다. 단, 읽은 후에 씁쓸함은 자동적으로 따라 붙을 것 같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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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시트콤 같은 추리소설이라 신선했다.

중구난방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이 결말에 와서 하나로 모이는 것도 절묘했다.

더욱이 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이 명랑한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그것도 상당한 재능인 듯 하다.

 

 

2.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감동 추리소설계.

전체적으로 잔잔한 대신 마지막에 약간 스릴러 느낌을 넣어서 긴장감을 준다.

말하자면 불안해서 오히려 불편한 평화랄까.

특히 네가지 단편 중 첫번째 이야기는 살인 없이 전개된 이색 미스터리라서 독특했다.

 

 

3. 도시락의 시간

평범해서 기억에 더 남는 내용이었다.

도시락이라 가볍게 생각했건만 오히려 도시락이기에 일본이라는 지역색이 잘 드러나는 편이다. 누군가의 추억을 들을 수 있는 소재로 가볍게 읽기에 좋다.

 

 

 


 

 

 

탐나는 책

 

1. 내 생애 최고의 몸매 만들기

'하루 8분 들여서 최고의 몸매를 만든다'는 컨셉도 컨셉이지만

모든 동작이 골반 교정을 시작점으로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안 그래도 자세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터라...

 

 

 

2. 겨울 모티브 & 도일리 100

학교를 졸업한 이후 만질 일도 없었던 코바늘이지만

할 때는 제법 재미있었기에 이런 실용서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모티브를 비롯해

겨울 장식에 쓰면 될 아이템을 소개한다니

귀가 솔깃하지 않은가.

 

 

 

3. 최고의 평면

제목만 듣고는 또 인테리어 관련 서적이구나, 풍수에 대한 내용도 나올까 싶었는데 1차원 평면을 3차원 공간으로 읽게 된다는 말에 혹했다.

집 평면도를 보면서도 잘 상상이 안 될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평면 만으로 동선과 환기를 위한 바람길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셸터>에서는 작은 공간을 계속 덧붙이면서 짓는 집도 나왔지만 대개의 집은 구조를 한 번 결정하면 재건축 할 게 아니고서야 바꾸기 힘든 것이니까 평면을 짜고 읽을 수 있는 법이 유용할 듯 하다.

 

 

4. 머리가 커서 귀여운 손뜨개 인형

코바늘 하나면 된다는 것도 그렇고 일단 귀여워서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리락쿠마도 저런 식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나저나 인형은 머리가 커도 귀여운데...쳇.

 

 

 

5. Diary of a Wimpy Kid 시리즈

절친을 잃고 새로운 단짝을 물색하는 간단한 일상 만으로도 씨익 웃게 됐다. 괜찮은 아이 중에 대상자를 찾는데 한 아이는 모기를 끌어들이는 신묘한 능력이, 다른 한 명 소변 볼 때마다 바지를 전부 내리는데 그걸 못 견디겠다고 한다. 대상 외인 애는 '네 발을 내 입 속에 전부 넣을 수 있어'라고 말했기에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절친 물색이라니 그림과 글 전부 흥미롭다. 때로 아동서가 더 재밌다니까.

 

 

6. 로알드 달 15종 도서와 2014년 캘린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만 읽고 더 이상 읽지 않았던 로알드 달의 15종 도서다. 재미야 익히 알려진 바고 익숙한 일러스트도 좋다. 이 참에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라든가 <마틸다>도 읽어볼까. 그러고 보니 둘다 영화 원작이었던 것 같다.

 

 

7. 셜록 2014년 달력

책은 아니지만 탐나는 상품. 크리스마스엔 7분 12초짜리 미니 에피소드가 나왔고 시즌 3는 2014년 1월 1일에 방송된다고 한다.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네. 냉큼 살아 돌아왔으면...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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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제인 오스틴 연애수업

그다지 고전을 즐기기 않는 사람까지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연애론.

제법 재밌었다.

 

 

 

 

2. 이기는 심리학

말이 되는 내용과 내키지 않는 내용이 뒤죽박죽 섞여 있고

사람의 유형에 대한 분석만 가득하다.

은근 흑백논리에 왜 전쟁에 나간 장군을 분석하는 걸까.

기대했던 내용도 아니었고 이 책을 읽고 말싸움에서 이기긴 힘들 것 같다.

 

 

 

3. 상상력 공학 101

판타지 소설가 지망생에게 참고가 될 법한 책이다.

제법 유익한 편이다. 단지 지루한 부분도 꽤 있다.

 

 

 

 

 

 


 

 

탐나는 책

 

1. 더 쿠키

한나 스웬슨 시리즈 이후에 어쩐지 쿠키 요리책이 나오면 가지고 싶어졌다.

수제 쿠키 전문점의 프리미엄 레시피 99가지라니 더욱 솔깃하다~

 

 

 

 

2. 식사는 하셨어요?

영화로도 나온 '테르마이 로마이' 작가가 그린 먹방 만화란다.

읽고 나면 배고플 것 같은 책이다.

 

 

 

 

 

 3.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딸이 던진 '인간이 원래 착하다는 증거가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이다.

모두가 착하다면 왜 사회는 착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느냐는 거다.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는 착각이나 깊이없는 도덕 관념이라는 부분에서 뜨끔해진다.

그래서 자기 마음도 모르면서 심리학 책을 계속 읽게 되는 걸까.

 

 

4. 포크를 생각하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읽는 역사라니 발상이 신선하다.

채소를 삶아 먹는다는 게 인류의 큰 진화였다는 부분에 있어서

살짝 의아했는데 치아가 없어진 다음에도

굶어죽지 않게 되었다는 부분에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기술이 진보해서 그렇지 예전에는 충치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었겠구나.

 

 

5.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

언젠가는 청소가 필요없는 집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하게는 알아서 청소가 되는 집. 친환경적이고 가사노동의 부담이 줄어드니까

자연스레 혹했는데 이번에는 쓰레기없이 사는 인생이라니.

정확하게는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삶이다.

꼭 필요한 것만 쓰고 재활용하고, 그래도 기어이 발생하는 쓰레기는 퇴비로 만든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만족이 곧 소비인 것처럼 계속해서 낭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놀랍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한 삶의 방식이다 싶다.

 

 

6. 치매 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떠올리다보면 어둑한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질문이

어떻게 죽고 싶은가다. 그 수많은 경우 중에서 치매라고 하면 일단 겁부터 덜컥 난다.

소중했던 기억을 잃어버린 껍데기만 남아서 그게 자신이라는 인식조차 사라질까봐 두려운 것이다.

그런데 치매 노인이 세계와의 '연결'을 잃어버렸다는 관점에서 서술된 책이라고 한다.

장르는 전혀 다른데도 이 책을 넘길 때엔 공포소설을 읽는 것처럼 두려워질 것 같다.

책장 마지막을 덮을 때엔 약간의 안도가 따라오기를. 결국 무지만큼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도 없으니까.

 

 

7.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

제목을 보자마자 떠오른 책은 <인간조종법>이었다. 아무래도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보니 비슷한 느낌이 없지 않다. 해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하는 책이다.

그런데 이런 책을 읽다보면 떨름한 기분이 쉬이 사라지질 않는다.

모르는 사이에 교묘하게 휘둘렸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다 읽고나서 이제 휘둘리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어느새 잊게 되는 부분조차 있다.

그나저나 '파블로프의 개' 법칙을 깨버린 파블로프의 미공개 실험은 대체 뭐일지 궁금하다.

 

 

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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