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1. 라이트 노벨 구성과 작법 노하우

읽기 전에는 일반적인 글쓰기 책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나 유사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라이트 노벨의 정형화된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라이트 노벨에 흥미가 있거나 쓰려는 사람에게라면 유용할 것 같다.

 

 

2. 너무 친한 친구들

재미있다. 연막을 너무 많이 깔아서 범인인가 싶으면 아니고 범인인가 싶으면 또 아닌 상황이 반복된다. 의심받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늘어남에도 그것이 지겹거나 짜증나지 않는다는 게 이 소설의 최대 강점일 것이다. 다만 다음 권에는 반전에 덜 신경썼으면 좋겠다.

 

 

 

3. 해결사가 필요해?

쉐이프 시프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액션 로맨틱 코메디.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어댑터 시엘 할리건은 의뢰인 미나 대신 청혼을 받아내는 일을 맡는다. 문제는 미나의 약혼자 트레이가 납치를 당하고 사건이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절친 빌리와 오빠 같은 CIA 요원 마크와 모험을 강행하는 시엘. 그녀의 행보는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만다.

편하게 읽을 수 있긴 했는데 주인공이 사건을 풀기 위해 활약한다기보다 사고뭉치 사춘기 소녀가 난장을 친다는 느낌이 강해서 묘하기도 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마크와 너무 친해서 서로 물어 뜯는 것 같아도 도리어 연인처럼 보이는 빌리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뻔한 와중에도 즐거웠다. 가장 특이했던 건 초반에 마크와 빌리 둘 다 얄밉게 느껴져서 울화가 치민 시엘이 둘 다 골탕 먹이는 부분이 굉장히 신났다는 점이었다. 남자 주인공 둘이 곤욕을 치르는 부분에서 만면에 미소가 떠오르면 로맨틱이란 부분에서는 좀 마이너스지 않을까. 그나저나 저 표지는 대체 뭘까. 설마 두 마리의 개가 마크와 빌리를 상징하는 거?

아직 한국어 판으로 안 나온 2권에서는 빌리의 여동생 몰리가 오랑우탄으로 변한다는데 이건 또 무슨...참 기묘한 로맨틱 코메디다. 과연 2권이 번역 출간 될까? <원 포 더 머니>랑 <사라진 24개의 관> 이후로 나오질 않는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꼴이 나는게 아닐지 걱정된다. 시리즈는 끝까지 보고 싶은데.

 


 

 

탐나는 책

 

1. 손님

알베르 카뮈의 단편 중 <손님>을 만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프랑스 교육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방인>의 작가 카뮈의 단편이 만화화 되었다는 거였고 그 다음에는 <쥐>를 봤을 때 같은 충격이 있을까 했던 것이다. 일단 컬러로 입혀진 그림이 널찍한 황야를 그리는 게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맛이 있어서 궁금해진다.

 

 

 

2. 에비와 원더랜드 : 사과를 먹지 않은 백설공주

동화를 재구성한 이야기의 경우 익숙한 서사 구조를 새롭게 뒤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신선함에 묘미가 있다. 덕분에 때로 악당으로 나오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거나 주인공이 실은 악의 편이라는 복선이 생기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 동화 속에 뛰어든 남매가 백설공주의 결정적인 순간을 방해하고 말아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백설공주가 사과를 사는 걸 방해하면 공주가 독사과를 먹지 않게 되긴 하지만 왕자와의 해피엔딩은 물 건너 가는 것이다. 비틀린 이야기를 바로잡기 위해 벌어지는 소동이라니 어쩐지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실수로 과거에 갔을 때가 떠오르기도 한다. 뒤틀려 버린 이야기를 바로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은 이미 영화 <레트로 액티브>에서 검증된 바. 남매에게 놀라운 모험이 펼쳐질 건 분명하다.

 

 

3.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

공부를 '수익이 약속된 최고의 투자'로 바꾸는 기술을 소개한다.

언제부터인가 평생 교육이라는 말이 당연한 말처럼 여겨지고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럴 때 마음을 편하게 놓아주라는 조언도 좋지만 보다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법, 성과로 즉결 될 수 있는 공부법을 누가 좀 일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마음을 짚어주는 책이라 일단 궁금하긴 한데 제목은 살짝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 투자서가 아닌 공부혁명서다. 공부가 인생에 대한 투자라고 한다면야 할 말 없지만...

 

 

4. 위험한 패밀리

영화 <위험한 패밀리> 원작 소설. 마피아 생활에 염증을 느껴 FBI에 협조한 마피아 보스 프레드. 그의 증언으로 조직은 와해되지만 프레드 가족을 죽이려는 위협은 여전하다. 증인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한 프레드 가족은 일반적인 증인과 달리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영화 쪽을 보고 싶던 터에 원작 소설이 눈에 띄었다.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 하다.

 

 

5.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어렸을 때 집에 전집이 없던 것도 아닌데 세트 도서를 보면 항상 친척집에 자리 잡은 책을 부럽게 바라보던 기억으로 이어진다. 그 집 아이 나이에 맞지도 않는 각국의 동화 전집이나 흔하게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벽장식으로 전락한 세계 문학 전집 말이다. 그 집 애는 손도 안 대는 동화 전집은 읽어준다는 핑계로 읽어볼랬더니 <백설공주>만 줄창 읽어달라고 해서 그림의 떡이었고, 먼지 쌓인 양장본 세계 문학 전집은 무작정 <동물농장>을 빼서 읽고 있자 읽는 사람도 없으니 가져가라는 달가운 소리가 더해졌지만 정작 빈말이었는지 흐지부지 없던 일로 되고 말았다.

그런 참에 한국 문학 전집이라. 대학교 때 도서관에 들락날락 거리자 친구가 책을 골라 달라고 했다. 그때 책에 대한 취향이 얼마나 편중되어 있었는지 실감했다. 의식적으로 넓히려 들지 않으면 도로 오므라드는 취향이라서 때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치고 유명 작품은 별로 읽지 않았다는 게 겸연쩍을 때가 있다. 요걸 읽고 나면 조금 나을까. 아니면 어렸을 때 손에 넣지 못한 전집에 대한 보상 심리만 충족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6. 북극을 꿈꾸다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꼭 가고 싶은 동시에 죽어도 가기 싫은 곳이 있다. 바로 이집트와 북극이다. 이집트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예로 들지 않아도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사하라 사막 때문이지만 포와로가 투덜거리던 모래와 찌는 듯한 더위를 견딜 자신이 없다. 반면 북극은 혹시 있을지 모를 산타 마을과 북극곰, 얼음으로 뒤덮인 대지를 보고 싶다. 가고 싶지 않은 이유야 사막과 마찬가지로 과연 체력과 신경이 견뎌줄까 하는 두려움 탓이다.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래서 동물원, 수족관을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다. 직접 경험하는데 비할 바가 아니라도 직접 체험하면서 느낄 고통도 없으니까. 이 책 <북극을 꿈꾸다>는 그런 마음의 연장선상에서 읽게 될 것 같다.

북극에서 저자가 5년간 일하면서 겪은 경험이나 관찰 결과를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고 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자연작가가 써내려간 북극의 거의 모든 것이라. 숨을 쉴 때마다 폐를 도려내는 것 같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지 않고서도 북극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 읽고 나면 무심결에 북극을 경이의 대상이 아닌 정복해야 할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선도 약간은 바로 잡아지리라.

 

 

7. 그림 자매 1~9권 세트

동화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동화를 바탕으로 뒤틀기를 시도한 작품도 호감이 간다. 익숙함 위에 새로운 것을 얹은 맛이랄까. 원래의 동화는 잔혹했다고 하지만 아이들 용으로 온건하게 만들어 놓은 쪽에 더 익숙해서 너무 잔인하면 뭔가 껄끄럽다. 액션 영화를 좋아해도 폭력성 때문에 고등학생 관람가까지의 수준이 마음 편한 것과 같은 이치. 영화 <300>을 봤을 때도 목 잘리는 건 좀 부담스러웠다.

수상한 집에서 별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그림 자매는 이웃들이 실은 고전 동화 속의 주인공이란 말을 듣게 된다. 미친 소리라고 넘겨 버렸던 말들이 사라진 부모님의 행방과 겹쳐지며 사실이라는 게 드러나는데...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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