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에 위험한 녀석, 아니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입니다. 이전까지 그래왔듯 한컷의 클로즈업부터 말줄임표, 시선의 방향 까지 하나하나가 치명적입니다. 다만 이런저런 의미가 많다보니 인물이 세명 이상이 되어버리면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그리고 어렴풋이 걸린듯 만듯한 남주의 희미한 미소에 그만 회생 불가능한 데미지를...으윽, 으으윽. 역시나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아니 내 심장에 위험한 녀석입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작가가 각성이라도 한듯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줬던 장점을 고밀도로 뿜어냅니다. 조연들을 십분 활용해가며 독자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완급조절도 대단하네요. 클라이막스, 슈퍼 클라이막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꼭 이전 권과 연이어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뱅크신 없이 하나하나 유달리 힘주어 그린 작화에, 말풍선의 두께부터 구불거림, 등장인물의 눈썹의 각도, 속눈썹과 물방울 하나하나 무엇하나 놓치는 것 없이 세심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도중에 놓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특별한 권입니다.그리고 주인공이 이뻐요.
고백부터 시작하는게 특징이자 소재인 러브코미디입니다. 다만 필력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수준이네요. 뭔가에 쫓기는 듯 문장에 여유가 없어서 읽다보면 답답해요. 뭔가 보여주고 싶은걸 잔뜩 늘어놓고 있는데, 독자는 미처 몰입할 시간이 없이 쫓아가기만 할 뿐이란 느낌입니다. 아마 대화가 대부분, 나머지는 행동으로만 가득 차있고 묘사는 극단적으로 적어서 그런게 느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등장인물도 생동감과 의지 없이 종이인형 마냥 둥둥 떠서 떠내려가는 느낌이네요. 하지만 겉멋만 들어서 쓸데없는 묘사로 가득찬 다른 일부 소설과는 달리 절제가 있는, 어느정도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권은 깊이 빠져드는 맛이 없는, 전형적인 필력 부족한 킬링타임용 러브코미디라는 평가를 하고 싶네요. 다만, 소재를 살리고 필력을 진보시켜 2권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소재만 독특하고 이후는 평범해지는 그런 소설이 될지는 지켜볼만 하다고도 말하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필력 부족이 느껴집니다. 문장이 산만하고 내용이 흐릿해서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캐릭터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그 결과, 등장인물이 뭘 하든 ‘그런가보다.’ 하면서 무덤덤하며 읽게 됩니다. 착각물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쓸데없는 잡소리가 너무 길어서 독자를 착각시키지도, 뻔뻔함에 헛웃음을 유발시키지도 못합니다. 그냥 ‘얘는 또 왜 이래?’싶습니다.일본의 서브컬쳐와 대중문화를 주제로 한 드립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이해하기에는 상당히난이도가 높습니다. 한두번 못 웃고 넘어가는 정도면 다행인데 그 수가 많으니 맥이 끊기는 건 물론, 내용의 이해까지 어려워지는 경우까지 발생하네요. 이건 한국어 번역과 편집이 부족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소재는 희귀하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습니다. 다만 여타 작품이라면 캐릭터 도입부 정도에서 다룰 소재인데 이를 어느정도 끌고 나가고 어떻게 변주할 수 있을지가 작품 생명의 관건이 되겠네요. 전체적으로 라이트노벨답지 않은 소설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정확히는 라이트노벨을 별로 안읽어본 사람이 쓴 것 같아요. 라이트노벨의 장점을 취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단점을 보완하지도 못한 그저그런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고로 잘 썼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발전가능성이 느껴진다고 말하고 싶네요. 2권부터는 조금 더 발전될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