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유메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턱을 살짝 기울이며, 고압적인 어조로 말했다."이─ 동정 자식!!"쩌적.나는 돌처럼 굳어버렸다.
가능했을지도 모르는 나날이 머릿속을 스쳤다.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시간이 머릿속을 스쳤다.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추억이 뇌리를 스쳤다.분명 즐거웠을 것 같다.분명 행복했을 것 같다.아무리 괴로워도, 슬퍼도, 쓸쓸해도,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면…….아아─.
남자는 다른 이름으로 저장, 여자는 덮어쓰기 저장─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린 걸까?덮어쓰기 저장 같은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추억이 너무 많다. 지구상의 그 누구보다도 많은 추억을 지닌 것이다. 그 전부에 덮어쓰기를 한다는 건 대체 몇 년이나 걸릴까?
"……이게…… 저, 라고요……?!""그래.""완전 암컷이잖아요!""그래. 너는 암컷이야."
나는 입을 열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고개를 돌리면서 다시 책상을 쳐다본 나는 그제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징그러워.""어. 방금이 가장 여동생 같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