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에서 죽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석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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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 강의 죽음'이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이유는 추리 내용 그 자체 보다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변화 때문이었다. '나일 강의 죽음'의 여주인공은 리넷 리지웨이(결혼 후 리넷 도일)과 재클린, 이 두 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지로 살고 싶은 리넷 리지웨이의 욕망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목숨처럼 사랑하고 재클린이라는 사람의 욕망이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애거서 크리스티가 '나일 강의 죽음'을 출간한 1937년은 여성인권이 지금보더 훨씬 열악했을 것이고 여성의 자유로운 경제나 정치참여가 비교적 더 제한적인 시대였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여성 리넷과 사랑을 쟁취하려고 노력하는 재클린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 재미있기는 했지만, 원작 자체가 훌륭해서 영화화가 잘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원작의 훌륭함과는 별개로 케네스 브레너라는 사람 자체가 배우로서도 능력이 있지만 글을 영상화 하는 감독으로서의 능력도 뛰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9월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할로윈 파티'를 영화화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개봉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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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바람이여
안재영 지음 / 페이퍼버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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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조선인이고 싶었지만 호텔을 운영하면서 친일파로서 살아가는 아버지 때문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하고 있는 임종성. 조선말로 지키고 싶었던 이름마저 하야시 쇼세이가 되어버린 이 사람은 아버지 때문에 온 일본 유학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강제로 징집이 되어버렸다. 임종성의 아버지는 부자가 되어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친일을 하고 호텔을 운영하며 아들을 일본의 대학까지 보냈겠지만 그게 과연 자식을 위한 일이었을까, 아니면 본인을 위한 일이었을까? 내 생각에는 본인을 위한 상당히 이기적인 선택 아니었을까?

하야시 쇼세이가 된 임종성은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그리고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늘 고민을 하고 조선인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일본군에 끌려가게 된다. 임종성이 일본군에 끌려가는 1944-45년은 이미 전쟁 막바지이고 일본의 패배가 눈앞에 있는 상황인데, 임종성이라는 사람이 입대를 거부하고 도망을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설에는 강제로 일본군에 입대한 조선인 캐릭터가 몇 명 더 나온다. 모두 조선인으로서 자신을 잊지 않았지만 입대를 하지 않는다면 가족을 해하겠다는 일본의 협박때문에 강제로 입대한 것 같은데, 사실 그 상황에서 일본이 조선에 있는 사람을 찾아서 협박할 정도의 행정체계가 잡혀있기는 했을까? 나는 그 협박이 실행할 수 없는 말 뿐인 협박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그 상황에서 협박을 당하는 사람은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목숨만 지킬 수는 없으니 강제로 군대에 끌려간 것이겠지만, 결국 일본이 패배하고 그 때 당시의 일본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만 알았어도 바로 도망을 갔을 것 같다. 게다가 본인들이 가미카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알았다면 가미카제가 되기 전에 도망을 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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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여행 스페인어 - 그림으로 즐기는
김은정 지음 / 다락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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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공부를 하기 전에 책을 훑어보는데 스페인 문화권에 대한 내용과 함께 스페인에서 쓰는 스페인어와 중남미에서 쓰는 스페인어의 차이점에 대해서 적혀있었다. 중남미의 경우 예전에 스페인의 식민지였고 그 때문에 스페인어가 공용어이기는 한다. 근데 스페인 본토에서 사용하는 스페인어와 중남미에서 사용하는 스페인어의 단어가 다르고 중남미에서도 각 나라마다 다르게 쓰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면 컴퓨터 같은 경우 중남미에서는 보통 Computador라고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Ordenador라고 한다. 물론 멕시코나 페루에 가서도 스페인식 스페인어를 써도 다 알아들어준다.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대충 알아들어는 주는데 그 대신 그 나라에서 통용되는 따른 단어도 알려주면서 알아주는 상황! 이런 상황을 잘 모른다면 '이게 뭔 소리야?' 싶겠지만 아무래도 유럽대륙에 있는 스페인과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중남미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것은 그럴려니 해야 할 것 같다. 영어도 같은 영어인데 영국, 미국, 호주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듯이 스페인어도 그런거다.

스페인에 여행을 하러 갈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그중에서 시에스타(Siesta)와 식사시간에 대해서는 관광객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낮잠 시간이라고 알고 있는 시에스타(Siesta)는 오후 2시-5시 정도의 시간이다. 왜 하필 오후 2시-5시인지 궁금할 텐데, 이 시간이 엄청 더워서이다. 스페인은 한국과 날씨가 다르다. 한국에서도 한 여름에 낮 시간에는 야외활동을 하지 말라고 안내 문자가 날아오는데 스페인, 특히 남부는 이 기간이 거의 1년 내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1년 동안 있었던 발렌시아의 경우 7-8월에는 한낮 온도가 45℃에 육박했는데 세비야와 그라나다가 있는 안달루시아 지역은 3-4월부터 낮 기온이 40℃ 이상일 때가 많다. 그러면 7-8월은? 낮시간에 관광을 하러 나가면 죽음이다. 스페인에서 시에스타(Siesta) 시간인 오후 2시-5시는 사람이 살기위해 문을 닫는 시간인 것이다. 그 대신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니 다행이라고 할까?

그것 때문에 식사를 하는 시간이 일반적인 다른 나라와 매우 다르다. 더워서 무언가를 할 수 없는 낮 시간에 영업을 안 하는 대신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 일을 하고 저녁에도 늦게까지 일을 한다. 이 때문에 식사가 하루에 5번이라고 하는 것 같다. 첫 번째 식사는 에스프레소나 커피인데, 아예 새벽에 일어나 카페인을 마셔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한다음 몸이 풀리면 대충 빵으로 아침을 때운 후 시에스타(Siesta)가 시작되는 낮 2시 정도에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시에스타(Siesta)가 끝나면 또 대충 간식을 먹은 후 아예 오후 8시부터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현지인이 가는 식당은 점심 장사가 오후 2시부터고, 저녁 장사는 오후 8시 부터이다. 아예 이 시간에 식당을 오픈하고 대충 낮 4-5시부터 오후 7시 30분-8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관광객이 많이 가는 식당이야 그런게 없지만 진짜 현지인이 가는 현지인 찐 맛집을 가려면 한국처럼 식사를 하면 안 된다.

저자도 이런 문화의 차이점을 잘 알고 있다보니 책 중간중간 문화에 대한 내용을 써두었다. 그 나라에 여행을 하러 가는 것은 단순히 관광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다른 문화에 대한 공부도 하는 것이니까 이렇게 책에 나와있는 문화적 공부를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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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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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과 동물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가. 학대받는 야생동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나와 퓨마의 나날들은 저자 로라 콜먼이 강제로 사람에게 잡힌 야생동물을 위한 생추어리에서 만난 퓨마와의 여정으로 조금은 바뀐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반려동물로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며, 실제로 개나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보다 특별하고 희귀한 동물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바로 '야생동물'로 분류된 동물이다. 보통 '야생동물'로 분류된 동물은 멸종위기 종이다. 그리고 주로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는 삶'과 '동물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삶'을 구별하지 못한다. '나와 퓨마의 나날들'에서 로라 콜먼을 변화시켰던 퓨마, 와이라 역시 인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퓨마로서의 온전한 삶이 파괴되고 망가진 동물이다. 와이라가 있었던 Parque Ambue Ari는 인간동물 때문에 야생동물로서의 삶을 잃어버린 야생동물을 위한 곳이다. 인간에게 강제로 붙잡혀 서커스에서 생활하다가 구조되거나 야생동물을 반려동물로서 키우다가 버리는 사람에게서 구조된 동물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서커스에서 살거나 어렸을 때부터 반려동물로 길러진 야생동물은 인간과 살기에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공격성이 위협적이지만 야생적응 훈련을 불가한 경우가 많다. 이미 야생성을 잃어버려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없는데다가 같은 동물과의 사회화과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생추어리, sanctuary)에서 남은 삶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로라 콜먼은 볼리비아에 위치한 야생동물 생추어리를 방문하여 와이라를 만나고 그 곳에서의 삶을 받아들였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생추어리에서의 삶과 도시에서의 삶을 분열시키는데 반하여 로라 콜먼은 생추어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여정을 찾는데 성공하였다. '퓨마와 함께한 나날들'에서는 생추어리를 다녀간 모든 사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지 않다. 어떤 사람은 생추어리를 운영하다 PTSD 때문에 다른 삶을 찾게 되었으며, 어떤 사람은 생추어리의 삶과 도시에서의 삶을 분열시키고 완전히 잊어버렸다. 어떤 사람은 로라 콜먼처럼 잊지않고 생추어리를 정기적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이 '동물을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행동'을 '동물을 사랑하는 행동'이라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랬다. 퓨마 와이라를 비롯해서 생추어리에 오게 된 많은 동물이 인간동물의 잘못된 행동으로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유와 통제는 사랑이 아닌 폭력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책에 그려진 생추어리 Parque Ambue Ari를 운영하는 시민단체는 Comunidad Inti Wara Yassi(CIWY, 홈페이지 www.intiwarayassi.org/)이며 Parque Ambue Ari 포함해서 3곳의 야생동물 보호소를 운영 중이다. 야생동물 보호소가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말 할 수는 없으나 인간동물이 인간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야생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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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해치지않아
손재곤 감독, 안재홍 외 출연 / SM LDG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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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자체에 동물이 갇혀 있는 것이 동물권에 위배된다는 대사가 수의사를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어 정형행동을 하고 폭력적으로 변한 북극곰 까만콩만 캐나다의 북극곰 생추어리로 옮기고 그 외 나머지 동물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것은 아쉽다. 덧붙여 동물원 내에서 동물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를 위해서는 영화에 나왔던 장면처럼 북극곰 우리에 콜라 등 쓰레기를 던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에 대한 제지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동물원 · 수족관의 관리에 의한 법률'에 의거하여 멸종위기 동물을 함부로 거래할 수 없다는 규정은 나오지만 실제로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강제로 거주하고 있는 동물의 복지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고민과 언급이 없었다.

아무래도 감독이 동물권이라는 입장에서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걸까? 그러기에는 동물권에 대한 감각이 많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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