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본즈 앤 올을 보기 전, 카미유 드 엔젤리스의 소설을 먼저 읽고 근심이 들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외로움과 이해받지 못 한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안정적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내용을 카니발리즘으로 풀어썼지만 소설에서는 그에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굳이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를 쓰지 않았어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소재였다.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로 인해 한국에서는 19금 이상 성인이라는 인증을 받아야지만 소설에 접근을 할 수 있었는데, 책 내용상 굳이 이 내용이 19세 미만 관람불가일 필요는 없었다. 심지어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는 만 16세이다.

영화를 보면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연출과 테일러 러셀, 티모시 살라메의 연기가 오히려 설득력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로맨스 영화가 아닌 공포 장르로 분류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고립되고 외로운 인간이 누군가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본질적인 내용이 카니발리즘에 독식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주인공의 나이와 여러 관계 설정을 바꾸었으며,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거나 소설에 원래 있던 캐릭터를 삭제하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주제가 보다 명확해지지 않았나 싶으며,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로드무비 식으로 연출한 점은 고립되기 쉬운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기 좋은 설정이었을 것 같다. 소설보다는 영화를 더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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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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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권이다. 1권을 읽었고 리뷰도 썼지만 삼국지를 읽지 않은 탓에 전후관계와 상황의 맥락을 잘 알지 못하여 심리학이 조조에게 건넨 조언이 그럴 듯한지 아니면 쓰잘데기 없는 조언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삼국지의 배경이 된 난세의 시대에 나온 병법은 심리학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 싶었고, 당장의 이익보다는 상대의 상황과 미래를 보고 판단을 해야되는 조조와 같은 사람에게는 심리학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삼국지를 읽은 사람에게 추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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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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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치고 글자를 읽었을 때, 매우 당황스러웠다. '자연은 협력한다'라는 책 제목과 과학 · 기후학 분야 베스트셀러라는 띠지를 읽고서 나는 이 책이 생태학이나 환경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물리학 그것도 이론물리학 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생태계의 복잡성과 공생에 대핸 책이고 자연의 공존과 관련된 책이며 환경과 기후변화를 세심하게 바라보고 인류의 연결성으로 인하여 전염병이 급격하게 퍼져나가는 과정에 대한 책이기는 한데 기본적으로 이론물리학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서 나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전개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평소에 기후, 환경이 주제인 지구과학과 동물과 관련된 생태학, 생물학에 대한 책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물리학과 화학은 내가 잘 모르는 주제라서 조심스럽게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점은 '연결'이라는 단어였다. 인간동물의 역사 중 매번 나타나는 위기는 단순히 어떤 하나의 원인으로만 나타나는 결과가 아닌 사회, 정치, 문화, 경제 등의 집합이 모여 터지는 문제였던 것처럼 자연 또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복잡한 생태계라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슨의 유명한 저서처럼 모든 행동은 유전자의 이기적인 결정일 수 있지만, 의외로 공존과 공생은 자연 내에서 그리고 실생활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론물리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물리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태학이나 기후학에서 연결이 어떤 식으로 작동 하는지, 인간동물의 사회 뿐만 아니라 비인간동물의 집단사회인 개미의 공생과 공존을 예시로 든 것처럼 상당히 다양한 사례로 자연 내에서의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론물리학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더 쉬운 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지구과학, 생물학, 사회학에 익숙한 사람 또한 비교적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 전쟁까지 새로운 재앙과 기존의 재앙이 온 지구를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리처드 도킨스처럼 미래에 잘 적응하는 유전자가 살아남을 수도 있지만 협력하고 공존하는 유전자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보다 우리가 강하고, 혼자 가는 것보다 여럿이 갈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명제는 아직 실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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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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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다. 인간동물에게는 인간동물의 삶이 있고, 여우동물에게는 여우동물의 삶이 있다. 종별로 개체별로 차이가 있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개체별 차이를 넘어, 인종별 차이를 넘어, 종별 차이를 넘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을 우정이라고 부른다. 우정은 꼭 같은 성별, 같은 인종, 엇비슷한 나이, 같은 종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캐서린 레이븐의 에세이 여우와 나는 종별 차이를 넘어선 인간동물과 여우동물이 조금 가까워졌던 그 찰나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 캐서린 레이븐은 생물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비인간동물의 감정 표현은 프로그래밍 된 기계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여느 과학자와 달리 비인간동물은 인간동물과 같은 감정표현을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캐서린 레이븐이 전통적인 생물학 공부를 하기 전,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을 하면서 일반적인 과학자보다 자연에 보다 더 친숙한 사람이었고 다양한 동식물을 경험으로서 체화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싶다.

여우와 나는 여우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생태학 에세이라기보다 인간동물 캐서린 레이븐과 비인간동물 여우의 우정 연대기이기에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은 받을 수 있다. 과학을 전공한 생물학 박사의 비과학적인 에세이는 오히려 과학이란 얼마나 인간동물 중심적이고 비자연적인 사고방식일 수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이 있고, 삶이란 언제나 비과학적인 순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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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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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로 인한 짧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이 제한되자 오염됐던 공기가 맑아지거나 사라졌던 동물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짜뉴스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한 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수질이 개선되어 돌고래가 돌아왔다는 뉴스가 토픽이 되기도 하였다. 단기간의 일이었지만 일시적으로 지구의 공기가 깨끗해졌던 것은 인간동물의 이동과 각종 공장으로 물건을 만들면서 내뿜는 배기가스가 지구 환경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했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는 대기 중에 떠다니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를 말한다. 질산염(NO), 암모늄 이온(NH), 황산염(SO)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 화합물과 금속 화합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0㎛은 미세먼지, 2.5㎛은 초미세먼지, 1.0㎛은 극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깊숙이 침투해 폐 조직에 붙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혈관으로 흡수돼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지목이 되는데 공기전쟁에서는 초미세먼지와 인간동물의 건강악화에 대한 연결성, 지속적으로 인간동물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인종과 계급으로 인하여 마시는 공기의 질이 달라지는 차별적이고 모순적인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베스 가디너는 한국어판 서문을 쓰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일시적인 봉쇄조치로 인하여 공기의 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봉쇄조치가 끝나면 다시 '더러운 공기'로 돌아갈 것이며, 중요한 점은 근본적인 문제를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베스 가디너는 공기전쟁을 쓰기 위하여 세계곳곳을 누비며 공기의 질에 대한 취재와 문제점, 계급과 인종에 대한 갈등을 목격하였다.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의 공기가 '비교적 더'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 내에서도 '특정 인종'이 사는 구역은 '백인'이 사는 구역보다 공기의 질이 더 나쁘고,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곳에서도 석탄사용이나 목재를 사용한 난방이 증가할 경우 공기는 계속 나빠진다는 것이다. 자동차나 선박(Ship)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양을 줄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엔진을 돌리는 방법 또한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의 의식수준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인도같은 나라에서는 나무땔감을 사용하여 요리를 하고 요리를 직접 담당하는 여성 스스로 건강에 심각한 위협으로 느낀다는 점에서 '위험'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어떻게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는 국가의 문제라고 본다면,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핀란드, 영국에서는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스토브를 사용하여 나무땔감을 태우는 것은 시민의식의 문제이다. 한국의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베스 가디너가 한국에 온다면 캠핑장과 각종 고깃집에서 숯이나 나무를 사용하여 고기를 굽는 것을 보고 초미세먼지 출몰 환경이라고 경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에서도 거의 매일같이 초미세먼지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청정대기법(Clean Air Act)과 독일 베를린의 인간동물 친화적인 공유 이동수단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처럼 어떤 법과 제약으로 초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면서 동시에 대중교통에 접근이 용이하고 따릉이 같은 공유 자전거, 공유 킥보도 등이 정책적으로 늘어나 자연스럽게 자동차는 줄어들고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되어 공기의 질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환경은 한국의 서울 뿐만 아니라 전지역에도 공통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전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상 서울 자체는 대중교통이 매우 잘 되어있는 편이라 '굳이' 개인자동차가 없어도 이동이 가능하지만(시간은 좀 걸림), 서울 외 지역은 대중교통 편리성이 매우 떨어져 강제로 개인자동차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PM2.5는 인간동물이 스스로 만든 저주이다. 스스로 만든 저주는 스스로 없앨 수 있다. 단지, 시간과 노력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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