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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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이라는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책의 목차 중 첫 번째로 나와있는 여성 활동가 때문이었다. 한국사의 절반은 여성일진데 내가 한국사에서 배운 위인의 80% 이상은 언제나 남성이었다. 1부에 나와있는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메리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에서 소개한 사람 중 제일 인상이 깊게 남았던 사람은 제일 처음에 소개된 두 사람, 강주룡과 정칠성이었다.

강주룡은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가이자 고무공장에 맞선 노동운동가이기도 했다. 책에는 독립운동가로서 강주룡보다 노동운동가로서 강주룡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이 나왔는데, 일제시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고무공장에서 노동운동가서 투쟁한 강주룡의 행동은 그 자체만으로 노동운동이자 독립운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강주룡을 소재로 쓴 '체공녀 강주룡'이라는 소설이 쓰여졌다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읽어야겠다.

정칠성의 경우 경성 한남권번 소속 기생이었는데 1919년 3.1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 때 당시 기생출신 독립운동가도 많았는데, 기생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낙인도 찍히도 독립운동 내에서 여성이자 천민(기생)이라며 차별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유관순에 대한 영화 '항거'에도 유관순과 같은 감방에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캐릭터가 보이는데 유관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출신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져 한국의 독립은 진보/남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한국사에 있는 모든 사람, 모든 계층의 사람이 함께 이룬 것이라고 알게되면 좋겠다.

역사는 언제나 퍼즐맞추기와 같다. 우리는 다양한 시선과 생각으로 이런 퍼즐의 한 조각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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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 한 소녀가 부자가 되어 버린 사정에 관하여
서소 지음 / 렛츠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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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일명 코로나라고 불리는 바이러스가 지구에 떨어지면서 우리의 일상은 평범한 것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지구라는 행성 내에서 기본적으로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었던 모든 사람의 이동이 전면 금지되었고 이런 이동의 자유는 국가 간의 이동 뿐만 아니라 집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마스크가 없이는 그 어디도 갈 수가 없었으며, 코로나 이전에 자유롭게 누리던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 여파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었음에도 아직도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막 상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귀국을 하였다. 그 당시 유럽에서는 코로나가 유럽이라는 지역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고 모든 원흉은 동아시아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막 퍼져있을 때였기에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코로나와 관련된 인종차별을 받은 적이 있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거의 대부분의 탑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다. 한국에 돌아온 직후 스페인은 셧다운이 되었으며, 프랑스는 내가 한국으로 귀국한 당일부터 오르세 미술관이 폐쇄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날부터 외출을 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염은 코로나 초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시점, 전과 직후에 마스크 불법 유통과 관련된 내용을 소설화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사람에게는 사연이 있더래도 그 사연이 범죄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불법 유통과 관련하여 주범(자기의 의사에 따라 범죄를 실제로 저지른 사람)과 공범(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실행한 사람)과 종범(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범죄)이 있지만 모두 같은 범죄를 저질렀고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이익을 거두었기에 아무리 각자의 사연이 기구하여도 그에 따른 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되었다. 다만, 이윤슬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여러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였다. 마스크 불법유통과는 별개의 사건에서 이윤슬은 성범죄 피해자였는데, 사회에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그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디까지 고통스럽고 위험한 곳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 사회적 지원이 제대로 되었다면 이윤슬은 마스크 불법유통이라는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 같다. 김성오라는 인물은 악인이라기보다 진짜 '비굴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오가 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는 면접관의 말에 '제 장점은 비굴하다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러기에 다른 사람 말에 토를 달지 않으며 자신처럼 남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있어야지 다툼이 없다는 말로 결국 취업을 한다. 자신의 장점이 비굴하다는 어쩌면 단점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을 상황에 맞게 잘 풀어나간 이 캐릭터를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회사라는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비굴하다.'는 것은 최고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정말 특정 조직에서는 좋아할 만한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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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예측 - 모두를 위해 일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
클라우스 슈밥.피터 반햄 지음, 김미정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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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예측은 일명 다보스 포럼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과 세계경제포럼의 커뮤니케이션 및 국제미디어위원회 위원장이 피터반햄의 공동저서이다. 자본주의 대예측은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세계경제와 정치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난 뒤, 두 번째 파트에서 자유주의 경제가 이끈 주주자본주의와 국가가 계획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가 자본주의의 강점과 실패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쓰며 국가 자본주의와 주주 자본주의의 실패를 발판삼아 자본주의라는 경제가 환경과 사회/공동체를 파괴하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초중고 시절 국가의 경제 발전의 지표라고 배우고 아직까지 한 국가의 경제적 발전의 척도라고 설명되는 GDP가 경제적 팽창과 성장을 대표하는 것은 맞지만 경제성장으로 인한 환경파괴 같은 상황과 GDP로 설명할 수 없는 국가 내부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증명하고 있는 부분은 꽤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방대하고 대단한 자료 조사와 함께 그 자료를 정리할 수 있는 능력도 좋지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늘상 설득이 어려웠던 GDP로 증명되는 경제 성장이 왜 항상 옳은 것은 아닌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GDP의 경우 경제 성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맞지만 경제 성장을 위해 우리가 포기했던 생태계와 환경 파괴에 대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고 이로 인하여 언제나 환경 이슈는 뒷전일 수 밖에 없었는데 많은 국가와 경제를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GDP로 대변되지 않는 삶의 질에 대한 부분까지 이제 경제성장의 한 요소로 바라보고 그것을 보완하는 국가 경쟁력 지수와 포괄적 개방지수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실제로 이런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Wealth Project에서는 GDP의 대안으로 실제 사람이 살아가는 경제상황을 더 반영할 수 있는 1인당 소득 중위값, 자연자본(한 국가가 가지고 있는 수산 자원량, 광물 및 기타 천연 자산 등), 인적자원, 기후 행동 추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경제력을 뒷받침 하는 '이해관계자'가 기업/주주나 국가 하나만으로 대변되는 것이 아닌 시민사회와 국제사회를 함께 포함하고 우리를 온전히 살 수 있게 해주는 지구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목적도 있다. CSR과 ESG 활동이 기업을 마케팅 수단이 아닌 기업-국가-시민사회-국제사회가 서로의 이해관계자로서 지지하고 견제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온전한 활동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경제 발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과거일 뿐이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며 시간이 없다면 앞의 두 파트는 건너뛰더라도 꼭 마지막 파트는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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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a tokyo 2
아라키 조 지음, 카지사 오사무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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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칵테일에 대한 지식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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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 시설사회를 멈추다
홍은전 외 지음, 정택용 사진,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외 기획 / 오월의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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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을 비롯하여 요양원 등을 소유하고 있던 석암재단이 프리웰으로 변화하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시설거주가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자립과정과 재단 해체에 대한 책인 '집으로 가는 길-시설사회를 멈추다'는 사실 내가 아는 이야기이다. '아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잘 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철저하게 주변인이었을 뿐이니까. 나는 장애인탈시설운동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을 알고,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를 알고,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서 활동하다가 프리웰 재단의 이상장으로 역임하여 재단 해체와 거주인의 탈시설을 적극 지원한 박숙경 언니와 김정하 언니를 알고, 이 책의 공동 저자인 홍은전을 알고, 석암재단 투쟁을 하고 후에 한국 최초의 탈시설 지역사회 자립을 한 장애인 당사자이자 이 책에 인터뷰이로 참여한 김진수 형, 김동림 형, 김용남 형, 방상연 형, 하상윤 형, 황인현 형을 안다. 모두 내가 아는 사람이며 같이 활동을 했던 사람이다. 내가 장애해방운동에서 활동을 할 당시에 장애인 당사자의 탈시설-자립생활을 지원하고자 음성꽃동네를 함께 방문했던 사람이다.

석암재단의 비리척결 투쟁을 할 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다수의 활동가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을 했거나 두 개의 단체 활동을 병행했기 때문에 사회복지실습을 하며 석암재단 비리척결 투쟁 장소에 몇 번 따라갔던 기억이 있고 후에 석암재단이 프리웰로 바뀌면서 탈시설 지원을 위한 장애인 거주인 인터뷰 및 교육 때문에 향유의 집에 방문했던 적도 있다. 책에 나오는 사건을 나는 상당히 분절적으로 경험했으며 분절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장애인거주시설을 소유한 재단의 비리 투쟁부터 해체까지의 맥락을 알고 있지만 내부 상황까지 자세히 알거나 기억하지 못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예전의 기억에 새로 알게된 사실이 덧붙여졌다.

한국에는 아직까지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없는 무언가 결핍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사회에 통용되고 있다. 이런 생각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쩌면 상당히 많은 수의 사회복지사와 대다수의 일반 시민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사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장애인에게 위험한 사회가 과연 비장애인에게 안전한 사회인가? 모든 사람이 위험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는가? 그런 생각의 전환은 해봤는가? 장애인이 사회에서 사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최근 장애인의 지하철 타기 운동을 하면서 많은 비장애인이 출근길에 늦었으며 그 상황 때문에 지하철 타기 운동을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과 모든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모욕과 욕설을 퍼부었다. 모든 사람에게 출근이란 자신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예민하고 민감한 상태에서 투쟁을 진행한 전장연과 그 외 모든 장애인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욕설을 퍼붓기 전에 지하철 승강장 하차 시 발이 빠져 사람이 죽은 사건이라거나 지하철 역사 내 휠체어 리프트로 환승을 하다가 죽은 사람에 대한 생각은 해보았는가? 2015년 12월 15일 뉴스핌의 기사를 보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철도 승강장의 발빠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017년까지 서울 지하철 신촌역, 신길역, 고속터미널역과 같은 주요 20개 역사 승상장에 접이식 안전 발판이 설치된다고 적혀 있지만(기사 링크 https://vo.la/U6Gn92), 2022년 5월 17일 뉴시스의 기사를 보면 지난 1999~2017년 수도권 내 지하철에서만 17건의 리프트 낙상사고가 일어났고 대부분 중상을 입거나 사망에 이르렀고, 2022년 3월 동대입구역에서 한 지체장애인이 하차를 하다가 다리가 승강장 틈새에 끼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관련 기사 https://vo.la/oPibQ3). 장애인은 승장장 내 승하차의 위험에서 비장애인보다 더 위험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여 환승을 할 때도 비장애인보다 더 위험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서 어떤 존재의 자유를 빼앗고 시설이라는 곳에 가두어 두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인권침해이다. 전장연이 끊임없이 장애인의 지하철 타기 운동을 진행하여 지하철과 시내 버스의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요구하는 것처럼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은 안전하지 않으니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우리 모두가 안전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단순히 '아마 위험하니까 장애인은 시설에 가서 살아.'라는 말보다는 '우리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고 현실성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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