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에 뮤지컬 영화 영웅을 보러갔다.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것인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딱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뮤지컬 영웅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글은 온전히 영화 영웅에 대한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캐스팅 자체에 허점은 보이지 않았다. 연기를 못 하는 사람도 전혀 없었고 노래가 이상한 사람도 전혀 없었다. 다만 연출을 할 때 보여졌던 허점이 있어서 너무나 아쉽다. 김고은이 연기한 캐릭터 설희의 경우,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실패하고 자살을 하기 전 열차가 덜컹 거리자 무서워하는 듯한 연출이 있었는데, 어차피 자살을 할 사람이 고작 그런 덜컹거림에 무서워하는 씬을 넣은 것 자체가 너무 아이러니하다. 박진주의 캐릭터 마진주와 배정남의 캐릭터 조도선은 너무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 분위기에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고 연기 자체는 좋았다. 근데 전반적으로 조도선의 캐릭터성 부여가 좀 덜 된것이 아닌가 싶고 극 초반에 러시아 여성하고 결혼했다는 설정인데, 왜 조도선은 암살 작전을 펼칠 때 아내나 가족 걱정은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안중근의 캐릭터도 굳이 넣을 필요가 없던 장면을 넣어서 밉상이었다. 영화 초반 안중근의 아내가 울면서 걱정을 할 때 굳이 왜 아내를 째려보다가 아내의 반지까지 탐하는 안중근을 보면서 '이 부분은 독립운동가로서 안중근이 가족으로서는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씬인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물론 독립운동을 하거나 혁명을 외치는 사람이 가족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굳이 이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삽입하였다는 것이 연출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제균 감독은 희극 영화에서는 특유의 재치가 잘 발휘되는 것 같은데, 그런 재치가 영웅같은 민족과 가족의 비극적인 역사를 다룰 때는 몇몇 씬에서 거슬리는 연출을 한다는 것이 아쉽다. 딱 잘라서 나쁜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뮤지컬 영화로서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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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즈 앤 올을 보기 전, 카미유 드 엔젤리스의 소설을 먼저 읽고 근심이 들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외로움과 이해받지 못 한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안정적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내용을 카니발리즘으로 풀어썼지만 소설에서는 그에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굳이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를 쓰지 않았어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소재였다.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로 인해 한국에서는 19금 이상 성인이라는 인증을 받아야지만 소설에 접근을 할 수 있었는데, 책 내용상 굳이 이 내용이 19세 미만 관람불가일 필요는 없었다. 심지어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는 만 16세이다.

영화를 보면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연출과 테일러 러셀, 티모시 살라메의 연기가 오히려 설득력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니발리즘이라는 소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로맨스 영화가 아닌 공포 장르로 분류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고립되고 외로운 인간이 누군가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본질적인 내용이 카니발리즘에 독식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주인공의 나이와 여러 관계 설정을 바꾸었으며,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거나 소설에 원래 있던 캐릭터를 삭제하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주제가 보다 명확해지지 않았나 싶으며,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로드무비 식으로 연출한 점은 고립되기 쉬운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기 좋은 설정이었을 것 같다. 소설보다는 영화를 더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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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 인 러브는 2022년 10월 13일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이다.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는데 시간대가 맞지 않아 그냥 집에서 컴퓨터로 보았다. 가끔가다 프랑스 영화를 볼 때마다 나의 생각과 전혀 다른,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는 그렇다치고 도저히 감정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을 때가 많다. 썸머85의 경우 차라리 주인공의 나이가 어리니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데 아나이스 인 러브의 주인공 아나이스는 30살이라는 나이와 별개로 상당히 열정적이며 무책임함의 극을 보여준다. 한국보다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프랑스라는 사회문화적인 영향일 수도 있지만 프랑스 사람 중에서도 나이와 별개로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에 비하면 아나이스는 '나의 기준'에서 상당히 무책임한 것 같다. 아나이스가 열정적인 사랑에 집착하며, 자신과 바람을 피우는 나이 많은 남성의 동거녀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내가 너무 유교 사상 중심주의라 이해를 못 하는 건가? 아니 뭐, 살면서 열정적인 사랑이 중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너무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초반 아나이스의 연인으로 나왔던 라울과의 관계의 경우 서로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며, 동거녀가 있으나 아나이스와 사랑에 빠지는 50대 출판 편집자 남성 다니엘의 관계까지는 공감은 되지 않으나 사랑을 위한 사랑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논문은 쓰지도 않으면서 충동적으로 다니엘의 파트너인 작가 에밀리(여성)에게 사랑을 느껴 불도저처럼 열심히 꼬시는 것은 뭐지? 원칙과 한계가 없는 직진 로맨스인 것까지 내가 뭐라 할 수 없지만 진짜 '원칙'도 없고 '한계'도 없었구나... 여성 퀴어 로맨스 영화라는 개념이 '가장 따뜻한 색, 블루'나 '캐롤' 같은 영화가 아닌 보다 한계가 없는 다양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나의 취향은 아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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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아주 어렸을 때 봤고 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도미니언만 보게 되었다. 쥬라기 공원에 대한 인식은 매우 짧게 단편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고 몇몇 장면은 어렸을 때의 내가 봤을 때 무섭거나 지루하거나 재미없다고 느끼기도 하였다. 쥬라기 월드의 시리즈의 2편의 영화를 건너뛰고 쥬라기월드 도미니언만 놓고 보았을 때, 쥬라기 공원과 달라졌다고 느낀 점은 아무래도 공룡의 깃털이 아니었나싶다. 쥬라기공원 1편을 만들 때만 하여도 공룡에 깃털이 붙어있지 않았는데 그 당시 깃털에 대한 증명이 아직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이기도 했을 것 같고 아마 CG로 구현할 수 있는 한계로 인하여 깃털이 없는 공룡을 등장시킨 것이 아닌가싶다. 이후 2편에서는 깃털이 달린 공룡이 출현했다고 하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을 보면서 유전자 연구에 대한 윤리적인 부분과 함께 인간이 과연 자연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인간이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인간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의 생태계나 환경을 통제하려고 노력해봤자 감당불가능한 영역은 언제나 존재한다. 게다가 현재 기술로서 유전자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영역으로 봐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론 머스트 같은 돈 많은 괴짜가 아무리 과학과 의학에 돈을 끊임없이 투자를 한다고 하고, 인간의 뇌에 기계를 넣는 연구가 성공했다고 하여도 그 결과가 인간이 예측한대로 굴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이 영화처럼 화석 등에서 공룡의 유전자를 채취하여 복원을 한다고 하여도 그게 인간이 이야기하는 희망일수는 없을 것이다.

참고

  1. 쿠키영상 없으니까 영화 끝나면 쿨퇴장 고고

  2. 영화가 길어서 중간에 화장실 가는 사람이 꽤 많음. 영화 시작 전에 꼭 화장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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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따로 쓰지 않겠다. 그에 대한 기사 링크도 걸어두지 않겠다. 아직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 사건에 대하여 그 어떤 해결책이나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기사를 찾아보거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정 위원회 소식을 팔로우하거나 여러 루트를 통하여 알아보길 바란다. 가습기 살균제 반려동물 피해기록을 담은 끝에서 시작하다라는 제목을 가진 해당 저작물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가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에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출판물이다. 해당 책을 읽고 싶다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로 연락을 해보길 바란다.

우연찮게 이 책을 빌려서 읽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부분은 사람이 피해가 가시화 되기 전 이미 집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의 피해가 다수의 동물병원에 의해 먼저 보고되었다는 점이다. 특징적으로 갑작스럽게 폐질환으로 동물병원을 찾은 개와 고양이를 본 여러 수의사가 수상함/미심쩍음을 느꼈으며 한 수의사는 의심스러운 점에 대해 조사를 하려고 하였으나 비용적인 문제로 가습기 살균 피해 사실에 대해 미리 확인이 불가하였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동물의 작은 위험이 사람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알고 미리 대처하는 나라였다면 더 많은 수의 동물이 죽지 않았을 것이고 더 많은 수의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여러 사례를 보았을 때, 반려동믈이 죽은 후 가습기 살균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 목숨에는 지장이 없으나 천식같은 질병을 가지게 된 사람도 있고 갑작스러운 반려동물의 죽음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사는 지역을 옮기는 등 신변의 변화가 생긴 사람도 많다. 급작스러운 신변의 변화, 정신적/심리적인 충격, 질병은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하는 비가시적인 부분이 늘어났다는 것인데,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였다면 이런 피해가 더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된 조사 내용이 궁금하다면 위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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