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피라미드부터 마인크래프트까지 인류가 만든 사회
허먼 나룰라 지음, 정수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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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메타버스는 상당히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점염병으로 전세계가 셧다운이 되고 꼭 필요한 물류배송이나 출장 외에 해외여행은 가지 못했다. 사실 출장조차도 거의 대부분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재택근무는 빠르게 일반화가 되었다.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욕만은 Covid-19 이전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SNS를 넘어 제페토를 비롯한 다양한 메타버스 세계관이 생겼고 아바타를 이용하여 소개팅과 아바타를 위한 패션이 흥행하기도 하였다. 이프랜드와 제페토에서 2023년 맞이 추석 이벤트를 벌이고 있으며, XR기술을 사용한 메타버스 군사훈련도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몇몇 메타버스 플랫폼의 난관이 기사로 소개되었다. 컴투스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스템 컴투버스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메타버스 관련 ETF에서도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기사도 업로드 되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엇갈린 두 가지 시선은 왜 나타나게 된 것일까?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를 읽는다면 메타버스에 대한 희망적인 미래와 정반대로 갈수록 이용자가 줄어들고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현 상황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메타버스는 종교라는 개념으로 이미 인간의 사유에 내재되어 있는 개념이다. 과학과 문명이 발전하기 전, 사후 세계나 신이 사는 세상이 인간의 사유에 내재되어있던 메타버스인 것이다. 사유와 상상에만 존재하던 메타버스가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화가 가능한 순간이 되었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접근이 가능하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 가시적인 메타버스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인터넷이 등장 초기에는 '전문가'라는 그룹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것이었다가 이제 전세계의 모든 사람이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매체가 된 것처럼 메타버스도 모든 사람이 공적으로 손쉽게 접근 가능한 매체와 플랫폼이 필요한 것이다. 유투브가 동영상 플랫폼의 강자가 된 것처럼 어느 날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이 공공재가 된다면 우리가 상상만 했던 또 다른 신기원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은 '확장현실'과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는 메타버스에 대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확장현실'은 보다 현실적인 기술에 대한 내용이었고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는 인문한적인 내용을 더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미 현실이 된 미래는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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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현실 - XR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의 미래가 되는가
제레미 돌턴 지음, 김동한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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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AR, MR, XR에 대해 다루고 있는 도서 '확장현실'에 대한 리뷰를 쓰기에 앞서 나는 IT 산업에는 완전히 문외한이다. UX, UI 디자인은 능력이 없어서 못한다. UX가 사용자 경험이라는 User Experience의 약자이고, UI가 User Interface의 약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예 IT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기초적인 관련 서적을 읽어도 이해를 하지 못 한다. 그런 내가 UX와 UI를 뛰어넘어 VR, AR, MR, XR에 대해 논하고 있는 확장현실을 읽은 것은 VR, AR, MR, XR이 미래산업이 아니라 현재 우리 주변에 놓여있는 현실 산업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사용한 현실 확장은 컴퓨터가 집에 보급이 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기본적인 용어를 정리하자면

VR : 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AR : 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스마트폰, 태블릿PC 또는 안경 형태 등의 기기를 통해 보이는 이미지에 부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덧붙여 향상된 현실을 보여주는 기술

MR : Mixed Reality, 혼합현실,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 정보를 결합해 두 세계를 융합시키는 공간

XR : eXtended Reality, 확장 현실, VR, AR, MR 기술을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 및 서비스

이렇게 볼 수 있다. 도서 확장 현실은 VR, AR, MR, XR에 대한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는 정말 기본 개념서라고 보면 된다.

내가 생각한 확장 현실은 상당히 단순했다. 소설로 자주 읽었던, 도구를 사용한 Virtual Reality 게임 정도로 가상현실에 대한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현실이 되어버린 가상현실은 가상과 현실의 개념을 칼로 자르듯이 나누지 않고 가상과 현실을 혼합한, 말 그대로의 확장 현실이었다. 이는 기술의 발전도 한몫했을 테지만,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고 와이파이를 사용한 인터넷 연결이 자유로운 환경이 되면서 개인이 특정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 공간과 비현실 공간 모두에 위치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라고 생각을 하였다. 내가 확장 현실이 미래산업이 아닌 현재의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실제로 확장 현실 기술이 현재 구현되고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창고는 물론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사람을 교육 및 훈련시키는 프로그램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그 산업인력 자체가 아직은 약간 소수이지만 이 기술이 조금씩 보편화된다면 VR 게임을 넘어서 일상생활 자체가 모두 XR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력이 있는 누군가는 보다 좋은 기계를 사용하여 좋은 정보를 가질 수 있겠지만 저소득층이나 장애가 있는 누군가는 제대로 된 XR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한 번 읽어서 확장 현실에 대한 모든 개념을 이해하였다고 말할 수 없고 리뷰 자체도 전문적으로 쓰지는 못한다. 이 책은 확장 현실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사람을 위한 기본 개념서라는 생각도 들었다. 확장 현실을 여러 번 읽고 AR, VR, MR, XR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정리한 다음에 관련 도서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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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의 노래 - 서지 않는 열차를 멈춰 세우며
홍은전 지음, 훗한나 그림, 비마이너 기획 / 오월의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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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의 인생을 문자로 읽은 후 그에 따른 리뷰를 쓴다는 것은 꽤 어렵고 낯가지러울 때가 있다. 본의아니게 그런 경험을 아주 자주하는 편이다. 한국을 떠들썩하게 뒤집어놓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투쟁 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최소한 50%는 내가 아닌 사람이었으며 심지어 그 투쟁으로 연행되거나 TV에 출연하는 사람은 100%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대표적으로 규식이 형이던가, 규식이 형이랄까, 규식이 형 같은 사람 말이다. 늘상 TV, 그것도 9시뉴스에 대문만짝하게 출현하는 형숙 소장님이나 박경석 '고장쌤'은 말할 것도 없고, 스쳐지나가는 영상에서 뭔가 익숙한 얼굴이 지나갔다 싶으면 애린언니.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전장연의 지하철 투쟁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싶으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고, 비겁하게 뒤에서 욕하지 말고 원하면 만나게 해주겠다고 늘상 외치고 다녔다. 전장연이 왜 지하철을 멈추고 버스를 세우는지 너무나 뼈저리게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을 하면서 휠체어를 타는 누군가와 영등포구청역에서 혜화에 가는 길, 걸어다니는 사람(비장애인일 확률 90%)이 5-10분이면 쉽게 환승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우리는 재수가 없으면 30분 이상 역사 내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야만 했다. 어쩔 때는 역사 내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지하철을 타고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저상버스를 기다리다기도 하고, 비건을 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당사자가 함께 갈 수 있는 식당이 없어 머리가 빠개지도록 길을 찾기도 했다. 내가 4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별 말도 안되는 일을 다 겪었는데, 어떤 사람은 이 별 말도 안 되는 일을 평생동안 겪어야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평생동안 겪은 사람이 바로 전사들의 노래에 인터뷰어로 참여한 규식이 형, 박김영희 대표님, 박명애 대표님, 노금호 대표 4명이고, 비장애인으로 20년 넘게 살다가 사고와 질병으로 중도장애인이 되어 박길연 대표님과 박경석 '고장'쌤도 비장애인으로서의 삶보다 장애인으로서의 삶이 더 길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착한 장애인이 되어 천사처럼 합창하지 않고, 굳이 전사가 되어 들판에서 함성을 지르는 이유는 한국이 합창보다 함성을 더 잘 듣는 사회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인생을 읽다보면 절대 천사처럼 좋은 노래가 아닌 함성으로 이루어진 외침을 될 수 밖에 없는 마디마디가 남아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의무교육에서조차 배제되어버렸고,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삶이 어떻게 천사와 같을 수가 있을까? 장애인의 삶과 비장애인의 삶이 서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은전 같은 인터뷰이가 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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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 다양성 너머 심오한 세계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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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으로 영국인 백인과 결혼하여 영국, 런던에서 살고있는 브래디 미카코. 2020년 출간되었던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의 후속작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2'가 출간되었다. 영국에서 자라는 아시아인과 백인의 혼혈인 자신의 아들에게 벌어지는 일을 엄마이자 아시아 여성이자 어쩌면 제3자로서 에세이식으로 담당하게 쓰여있는 글이지만, 어쩌면 이 책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차별과 문화 갈등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른이 되면 적절한 사회화로 인해서 대놓고 하는 차별이 아닌 배려라는 이름으로 멸시하고 무시하는 은근한 차별을 하지만 아직 학교라는 집단에서 '사회화 과정'에 놓여있는 청소년 집단은 정말 다양한 색깔과 언어로 인종, 계급, 집단, 성별, 장애, 성적지향을 분리하고 들어내며 어떨 때는 과하다 싶을만큼 직접적으로 폭력적인 모습을 띌 때도 있다. 2020년 출간된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에서는 상류층의 파키스탄 남성 청소년이 다양한 성적지향에 대해 직접적인 폭력어를 사용했는데, 그 소년의 성적지향이 헤테로였던 것은 맞지만 그렇게 여과없이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했던 것은 가정 내에서 헤테로가 아닌 다른 성적지향에 대한 내용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럽이다 보니 아시아보다는 성적지향과 인종의 다양성에 대해 (한국이나 일본보다) 어렸을 때부터 접하다 보니 보이는 차별과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하여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투박한 감수성이 나왔다. 선생 중에서 자신의 성적지향을 밝히는 사람이 있어서 '성적지향의 다양성' 부분에서 여러 자극을 받을 수 있지만, 스스로 헤테로 섹슈얼로 느끼면서 다양성에 대해 반감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면 그에 대한 반발심리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았다. 인종차별 역시 마찬가지인데, 영국에서 EU탈퇴 문제로 갑론을박이 많았을 때, 본인이 100% 백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혼혈이나 유럽인이 아닌 같은 반 친구는 함께 서클활동을 하지 못할거라는 차별주의적 발언은 서스럼없이 농담으로 하고 있었다. 과연 농담일까? 아니면 폭력일까?

브래디 미카코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다. 자신이 소수자의 삶을 살았어도 다른 소수성을 가진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기 쉽지 않은데, 브래디 미카코라는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감수성을 폭넓혀 왔기에 글에서 세심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약간의 예민함과 세심함이 세상을 조금 더 다양한 색깔로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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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에 헤어졌습니다 - <혼찌툰>의 이별 극복, 리얼 성장기
남아린 지음 / 마시멜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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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찌툰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책을 보기 전 페이스북과 인터넷에서 '규찌툰'의 내용을 찾아보았다. 매일 매번 챙겨본 것은 아니었지만 인터넷 어딘가에 업로드 되었던 웹툰임을 금방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규찌툰을 마지막으로 봤던 것이 꽤 오래 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그 동안 헤어지고 '혼찌툰'이라는 이별 에세이가 업로드 되면서 못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규찌툰'에서의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한 연애를 하는 것 처럼 느껴졌기에 왜 헤어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랑에 빠지는데 이유가 없듯이 헤어지는데도 이유가 없을 수 있다. 나는 당사자가 아니니까 이 부분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해서는 안된다. 다만, 규찌툰과 혼찌툰을 그린 작가는 헤어지고 난 직후보다는 조금씩 보이고 느껴지는 애인의 빈자리가 더 큰 상처로 다가왔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사람이 갑자기 인생에서 사라진 것이니 그 빈자리가 더 커보였던 것일수도 있다. 커다란 빈자리를 메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테다. 사랑도 이별도 조금씩 스며들고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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