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 좀비물이 세계적으로 유행이라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 전부터 기획된 것인지 모르겠다.

영화 내내 왜 바이러스가 퍼졌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다. 유아인의 시점에서 영화의 반 정도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관객에게 전달된 내용은 유아인 캐릭터가 알고 있는 정보 정도가 대다수였다. 중간부터 박신혜가 등장해서 정보가 좀 더 추가되었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 전기, 수도 등이 끊기 상황에서 영화 내 캐릭터가 많은 정보를 얻는 것도 이상하기는 하겠다.

유아인 캐릭터의 직업은 아마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프로게이머가 아닐까 추정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박신혜의 직업이 무엇인가 하는거다. 암벽타기 같은 것을 전문적으로 하고 등반을 하는데 필수적인 도끼나 낫을 제몸같이 휘두르고 좀비떼랑 맞붙어도 쫄지않고 쌈박질을 하는 이 인간의 정체는 뭐지? 진짜 같이 영화를 봤던 사람의 의견처럼 국정원이나 특수부대요원인가? 심지어 주인공인 유아인보다 박신혜가 더 능력있어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장애인은 한 명도 안 보여서 매우 불편했다. 외국(주로 헐리웃이나 유럽 지역) 영화는 어떤 종류의 영화라도 장애인 당사자가 등장한다. 재난영화도 예외는 아니라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사용하는 사람이 잠깐이라드 스쳐지나가는데 #살아있다 에서는 장애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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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난 나의 평은 지 팔자 자기가 꼰다는 문장이 어떤 소리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였고, 도대체 CJ는 무슨 생각으로 1990년대에나 먹힐 이런 영화를 투자&제작을 한 건지 알 수 없다.

주인공은 다프네라는 여성이다. 이 사람이 전 직장에서 강간(최소 성추행)을 당한 트라우마로 직장을 그만두고 전 애인과 헤어진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다. 유감으로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다프네를 성추행한 장본인인 직장 상사를 때리기라도 하고 싶었다. - 다프네는 영화가 끝날 무렵 전 직장 인사과 과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데 이 부분은 그녀가 잘 한 2가지 일 중 하나이다.

근데 영화 내내 다프네는 2명의 남성과 썸을 탄다. 심지에 이 2명은 서로 아는 사람, 어쩌면 친구라고 표현할 수 있는 관계이다. 다프네도 이 두 명의 남성이 아주 절친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관계이면 강아지를 맡아줄 수 있을 정도의 친구인 것을 안다. 처음에는 모르고 두 명 다 만났더라도 다프네가 스스로 폴리아모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동시에 이 2명과 썸을 탄다는 것은 뭔가 바람 같고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이다. 다프네도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한 명을 정리하려고 한다. 결국 못 하지만.

섹스를 하는 과정에서도 짜증이 나는 것은 한 명의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강아지를 맡기고 일을 간 상황이었다. 근데 강아지를 맡아주는 남성이 다프네의 동의 없이 강제로 그녀의 집에 들어와서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는데 이 묘사를 마치 에로틱한 섹스로 묘사를 한 것이다. 이거는 주거침입이고 강간인데도 이거를 마치 '여성도 동의를 한 섹스'로 묘사하는 방식이 매우 기분 나빴다.

다프네는 영화를 3~40분 정도를 남기고 임신을 하는데 아기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 둘 중에 하나이기는 하다.

임신 이후 한 명은 상처를 받은 후 다프네를 떠나고 한 명은 연락 두절이다. 물론 이 2명의 남성이 무책임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프네가 지 인생을 자기가 꼰 것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

난 2020년에 이런 구시대적인 영화를 제작하고 개봉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다. 내 옆에 앉았던 사람도 재미가 없었는지 중간중간 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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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화이기는 한데, 생각보다 음악이 많이 나왔던 영화는 아니었다. 보기 편해서 좋았다.

매기는 자신이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가수 그레이스의 비서이다. 매기의 꿈은 음반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고. 시놉시스 자체는 단순했고 영화도 어렵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흑인 여성 가수로 성공한 사람이지만 다른 의미로 봤을 때는 새 음반은 발매를 하지 않고 이미 은퇴에 가까워진 사람이었다. 그레이스 자신은 가수로서의 삶을 포기 하지 않았지만 그의 실질적인 매니저와 음반사는 언제나 어려운 새 음반 발매가 아니라 LA 콘서트 같은 쉬운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녀도 그 일을 쉽게 거부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가 새로운 음반을 발매해도 히트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레이스와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제시하고 쉽게 선택하는 '쉬운 길'에 대해서 반박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굳이 가장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삶의 책임지며, 어느 정도 돈과 명성이 쌓인 상태에서 실패 확률이 높은 어려운 길을 선택하기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와 별개로 매기나 데이비드의 상황에 대해 공감도 되었다. 매기는 그레이스의 음악이 좋았고, EDM이 아닌 실제 사람이나 악기의 소리가 주는 힘을 믿었기에 그레이스에게 지속적으로 음반을 발매하라고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데이비드는 재능이 있었지만 그의 재능 자체에 대해 의심이 많았다. 어느 정도는 친어머니의 탓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올해 본 영화 중에서 최고의 영화가 될 것이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실제로 최고의 영화가 될 확률은 아직까지 매우 적어서. 그래도 영화에 나왔던 음악이 매우 좋았던 영화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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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behaviour : 나쁜 행실. Misbehave : 못된 짓을 하다. 비행을 저지르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Misbehavior의 뜻이 '나쁜 행실'이 아닌 내가 모르는 문화적/사회적 정의가 있는지 암만 검색을 해봐도 그런 것은 없었다. 있어봤자 '부정행위' 정도인데 이 영화가 미스 월드와 관련된 내용이라도 맥락 상 부정행위라는 뜻으로 Misbehaviour를 쓰지는 않았겠지.

같은 주에 '초미의 관심사'도 개봉이라 두 개의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을 하다가 '미스비헤이비어' 먼저 선택했다.

주연 배우 3명 중 제시 버클리는 거의 처음 보는 배우나 다름없었고, 키이라 나이틀리는 배우의 유명세에 비해서 내가 봤던 영화가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구구 바샤-로가 그동안 나에게 더 인상 깊었던 배우였다. 아마 구구 바샤-로를 처음으로 봤던 영화는 2014년 개봉(한국 기준) 한 블랙버드였다. 2014년에는 내가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이라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블랙버드의 OST 'Cynthia Erivo - Fly Before You Fall'를 좋아한다. 그 이후 미스 슬로언에서 구구 바샤-로를 봤을 때 같은 배우라는 것은 알아봤지만 느낌이 달라져서 흥미롭게 영화를 봤다.

미스비헤이비어는 1970년 미스 월드를 중심으로 벌어진 인종차별 투쟁과 여성 투쟁을 그린 영화다. 물론 여성 투쟁의 역사를 더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맞지만 구구 바샤-로의 캐릭터 제니퍼 호스텐과 공아남(Miss Africa South)의 흑인 대표 펄(Pearl Jansen)의 참여와 수상 역시 인종차별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역사를 전공하면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시각을 이야기하는 샐리와 직접행동으로 성 평등을 외치는 조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직접적으로 반대한다. 미스비해이비어는 이 둘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어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대회가 차별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에 비하여 미스월드 참가자로 나오는 제니퍼(구구 바샤-로), 스웨덴 대표 산드라, 미스 남아공 흑인 대표 펄, 미국 대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스쳐가듯 지나갈 뿐이었다.

나는 샐리와 조의 관점에 더 가까운 삶을 살았다. 성별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성적 대상화' 할 수 없으며, 특정한 미의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영화에 나오는 샐리와 조의 대사에 공감할 수 있었고, 페미니즘 집단이 직접 행동으로 미스 월드 행사를 막으려고 한 것을 지지한다.

다만 제니퍼의 관점이 완전히 그릇되었다고 말할 수 없으며, 몇몇 미스 월드 참가자의 생각을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제니퍼가 흑인 최초로 미스 월드가 되고 난 직후에 화장실에서 샐리와 마주친다. 제니퍼는 샐리에게 '흑인이 미스 월드가 됨으로써 더 다양한 미의 기준이 생겼다.'라고 말을 한다. 여기서 제니퍼의 생각을 약간이나마 알 수 있는데, 제니퍼는 '백인'에 맞춰진 미의 기준에 최초로 파장을 일으킨 사람이었던 것이다. 제니퍼가 1970년에 미스 월드 우승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는 흑인/아시아/장애인의 모습을 한 바비인형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남아공의 신발 공장에서 일을 하던 펄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미스 월드에 참여한 것이다. 펄이 제니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나에게 펄은 정치적 희생자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스 월드에 참여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산증인이었지만 그녀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산드라와 미국 대표의 경우 미스 월드가 자신의 미래를 바꾸어 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것 같다. 실제로 미스 월드에서 우승을 참여하면 꽤나 큰돈을 가질 수 있었다. 산드라는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제니퍼와의 대화에서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대표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미국의 오지에서 나고 자란듯하고 아마 돈을 많이 벌길 원했던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서 샐리는 '평화를 저해한 행위', 조는 '위험한 물건'을 던지고 '평화를 저해한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는다. 미스 월드 행사를 방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어디가 평화를 저해한 행위인지 1도 공감이 안 되고 특히 조가 던진 물건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사법부의 머릿속에는 똥만 가득 차있는 느낌이다.

영화 말미에 실제 주인공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데 분홍색으로 염색된 조 할머니의 머리카락이 그 할머니께 얼마나 찰떡인지 나도 모르게 영화관에서 큰 소리로 웃어버리고 말았다.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 투쟁 중이다. 여성차별뿐만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동물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차별하고 상처 주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있고 삶으로서 투쟁을 하고 있다. 아직 이겼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절대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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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게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영화 상영 시간은 매우 축소된 상태였다. 어차피 내가 보는 영화야 관객몰이를 염두에 두고 개봉을 하는 영화는 아니어서 이 시국과 상관없이 영화관에 관객은 별로 없을 터였기에 그냥 티켓을 샀다.

영화에서는 마이클(로레)의 정확한 나이가 나오지 않았다. 동생 잔의 나이가 6살이라고 분명하게 말을 했으며, 이번에 1학년이 된다고 했다. 마이클은 잔보다는 3~4살 정도 많아 보였는데, 아직 2차 성징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이클이 이사 간 마을에서 친해진 리사가 2차 성징이 막 시작된 것처럼 보였고 둘의 나이는 동갑이었으니 대략 10~11살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극 중 나이가 딱 10살이라고 나왔다.

마이클(로레)가 여성보다는 남성의 옷이 더 편해 보였고, 치마보다는 바지를 더 좋아했으며, 분홍색보다는 파란색을 더 좋아하는 것은 꼭 그 나이쯤의 내가 생각나게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 만 10살 무렵의 나는 치마는 '절대' 입지 않고 바지만 입으려고 했으며 분홍색보다는 파란색을 더 좋아했다. 가끔가다 '반드시 치마를 입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늘 엄마와 힘겨운 씨름을 하다 결국 치마를 입고 몇 시간 동안 울어버렸다. - 아니 왜 도대체 하기 싫다는 것을 강제로 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마이클(로레)는 성별이 이분법으로 나누어진 세상에 'XX'염색체로 태어났다. 마이클의 부모는 마이클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마이클이 왜 그렇게 행동하려고 했는지 묻지도 않았다.

마이클이 잔을 넘어뜨린 남자아이와 싸우고 들어온 날, 마이클의 엄마는 '친구와 싸웠다.'라는 사실보다 '밖에서 만난 친구에게 성별을 속였다.'라는 사실에 더 화가 난 것 같았다. 마이클은 엄마가 화를 내는 사실이 '성별' 때문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았고. 마이클은 새로운 마을에 이사를 가서 새로 만난 친구들 앞에서 늘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축구를 할 때는 윗도리를 벗었고, 자신이 가진 원피스 수영복을 직접 잘라서 남성 수영복처럼 입었다.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 숲에 갔다가 바지에 쉬를 싸기도 했다. 마이클이 FTM을 원하는 트랜스젠더인지 아니면 레즈비언인지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이클은 자신을 '여성화' 시키는 것에 거부감이 컸다.

마이클의 엄마가 마이클을 앞장세워 마이클과 싸운 남자아이, 그리고 리사에게 성별을 정정을 '당하고' 나서 마이클은 숲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한참을 울었다. 숲의 나무에는 친구의 집에 갔을 때 입었던 파란색 원피스가 걸려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나무에 걸린 것이 마이클의 시체가 아니라 옷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의 자살률은 '자신이 이성애자(헤테로 섹슈얼)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보다 3배가 더 높다는 통계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자살률 통계가 생각이 나면서 청소년을 죽게 만드는 것은 부모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마이클의 성별을 확인해야 한다며 모인 아이들은 리사에게 '여성끼리 키스를 한 것이 역겹지 않느냐.'라고 물으며 리사에게 성별 확인을 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어린애가 성인보다 더 무섭다고 하는데 어린아이의 악함은 성인에게서 배운 것이다. 주위의 성인이 계속 동성의 키스가 역겹다고 말을 하니 그대로 받아들인 것 뿐이다.

영화가 끝났을 때, 마이클이 자살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아이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죽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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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2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궁금했는데 마침 이렇게 리뷰를 읽게 되니 좋네요. 저도 보고 싶어서 지금 영화상영 시간표 봤는데, 제가 갈 시간이 마땅치가 않네요. 저는 나중에 굿다운로드 뜨면 봐야겠어요. 셀린 시아마 감독이라 너무 보고싶어요.

sijifs 2020-05-20 09:30   좋아요 0 | URL
요즘 영화보러 영화관 가기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막상 보고싶은 영화가 개봉을 해도 볼 수 있는 시간을 고르기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 영화는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