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애니메이션 트레일러를 보았을 때, 여름에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탈리아의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바다 괴물의 인간 세상 모험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었으니까.
루카, 루카의 가족, 알베르토는 '바다 괴물'이라고 지칭되는 인물이다. 사실 '바다 괴물'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당히 인간 중심적이고 차별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 '바다 괴물'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 '바다 괴물'이라는 존재 스스로 어떤 존재라고 '지칭'하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편의상 '바다 괴물'이라고 쓰겠다.
이 영화는 바다 속에 사는 루카가 같은 종족인 알베르토와 물 바깥 인간인 줄리아를 만나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되는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짧게나마 들리는 이탈리아어와 한 여름의 바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빛을 즐길 수 있었지만 무지로 인한 공포와 차별 또한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속해있는 '바다 괴물'이라는 집단에 대해 무지로 인한 공포와 차별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반응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이 영화가 과연 전체관람가 판정을 받은 애니메이션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찰나의 차별은 매우 부드럽고 애니메이션스럽게 해결되었지만, 차별을 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는 충분히 상처를 줄만한 장면이었다.
루카 자체는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애니메이션의 표현 방법도 바닷가 마을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좋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단순히 이탈리아에 여행을 가고 싶다고 끝나지 않고,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베스파를 가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베스파를 넘어선 행복과 자유를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