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IA TEATRO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한국인 동행을 만나 낮 2시에 터뜨리는 폭죽을 보고 밥을 먹으러갔다.
매일 가던 식당이 (현지인의)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어 길을 돌아다니다가 3시 쯤에 다시 갔다.
빠에야를 시켜서 멋었는데 놀랍게도 한국의 맛(라면스프 맛)이 나서 요리사가 한국인이 아니면 요리사의 어머니가 한국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직원들은 친절했고, 서비스로 카바(스파클링 와인)을 주었다.
밥을 먹고 투우장으로 갔는데, 투우에 반대하는 시위가 한창이었다.
투우가 시작하고 좀 시간이 지난 터라 투우를 볼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어느 아저씨가 맨 앞자리 티켓인데 20유로에 주겠다고 하여(원래 50유로 정도) 티켓을 사서 보게 되었다.
자리는 정말로 맨 앞자리였고, 심지어 투우광팬 60대 할아버지 여럿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투우광팬 할아버지 한 명이 경기를 해설해주시며(함께 있었던 한국인분께서 해석을 해주셨다.), 경기를 보았다.
이 날 El JULY라는 마타도르가 나오는데 제일 잘 하는 사람이었다.
투우를 실제로 보기 전부터 투우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보고 나서는 문화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게 되었다.
투우라는 것에는 투우 소 한 마리의 목숨과 함께 말을 타고 창을 꽂는 사람이 타고 나오는 말의 안전과 여러 사람의 안전의 문제도 함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맨 마지막에 나왔던 소(1회 당 6번의 투우를 하고 6마리의 소가 죽는다.)는 도망을 가는데도 굳이 도발을 하여 사람을 공격하게 만든 후 죽임을 당했다.
단순히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싸울 생각이 없는 존재를 죽이는 것을 보고 투우라는 것이 좋게 생각되지 않았다.
투우를 보고 나오니 밤 8시가 다 되어 있었고, 걷다가 간단한 저녁을 먹고 음료수를 마시다 보니 어느덧 11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Falla가 타는 것을 보러 어느 것을 볼까 하던 중에 포세이돈 설치물이 타는 것을 보기로 결정했다.
- 커플을 지옥으로 보내버리는 광경인 로미오와 줄리엣 Falla도 볼까 생각했지만 포세이돈으로 변경-
포세이돈 앞은 사람들로 넘쳐났고, Falla가 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 있는 현지인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4명의 친구(니코, 바스쿠알, 알바, 알바의 애인)이었는데 포세이돈이 타는 순간부터 우리의 동행이 되어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함께 다니게 되었다.
주로 니코(영어를 잘함)이 이야기를 하며 Falla나 다른 것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고, 유일한 여자였던 알바도 꽤 많은 이야기를 했다.
포세이돈 같은 경우는 제일 비싸게 제작된 Falla라고 하였다.
1등 Falla인 사자가 타는 것은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사람이 물웅덩이에 빠질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사람들과 스페인 4인방과 함께 있어 즐거운 한때였다.
사자상이 다 타 없어지자 이리저리 골목을 다니다가 성당 옆에 있는 Virgin(성모마리아와 예수)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레이나 광장에서 도너츠 같은 것을 먹었는데 니코가 자꾸 남은 초콜렛 물을 사람들에게 마시라고 하였다.
알바와 한국인 동행은 Fallas라는 단어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특이하게도 호박과 초콜렛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었다.
-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전혀 내 취향은 아니었던 -
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한 알바의 명언은 "이 아이스크림은 칼로리가 낮은 호박으로 만들어서 밤늦게 먹어도 괜찮아. 초콜렛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새벽 3시가 되지 불이 다 꺼지고 환경미화원 아저씨와 소방관 아저씨가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알바와 알바의 애인은 집으로 가고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니코가 자동차가 있으니 숙소까지 태워다주겠다고 하였다.
(심지어 한국인 동행의 숙소는 Turia역 근처고 나는 Patraix역 근처인데)
내가 숙소의 지도를 보여주니 자기가 사는 곳 바로 뒤라며 괜찮다고 해주었다.
새벽 4시에 안전하게 숙소에 들어오고, 차에서 내리기 전 혹시 내가 발렌시아를 떠나기 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초콜렛을 사기로 했다.
- 꼭 다시 만나기를 -
- 완전히 사랑하는 발렌시아인데, 정말 착하고 친절한데다 매너좋은 니코, 바스쿠알, 알바, 알바의 애인이 나에게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