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복잡한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사
사토 마사루 지음, 신정원 옮김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절반쯤 읽어나가다 복잡한 세계사를 명확하고 간결한 관점으로 휘저어나가는 만만찮은 필력에 `이 사람 뭐지?` 싶어 저자 소개를 다시 읽었다.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일본 외무성 관료로 근무하다가 배임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기소, 유죄 판정으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는 이에 반발해 《국가의 덫》이라는 책으로 자신을 변호 및 반격. 이후 집필에 전념 중이라는 사토 마사루라는 이의 경력이 아주 낯설지는 않아서 출간 저서를 검색해 보니 그제야 다치바나 다카시와 《지의 정원》을 공저한 경력에 `그랬군`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국내에도 (지식의)괴물로 꽤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와 주거니 받거니 책과 지에 관한 대담을 나누는 사토 마사루라는 (상대적으로)젊은 괴물의 현학적 대담을 읽고 있자니 고래 살롱에 새우 어쩌라는 감상을 오래 전 받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책의 장점은 아주 명확한데 세계사를 자본, 민족, 종교 세 가지 틀로 해석한다는 것, 과거사를 통해 현재의 국제 문제를 진단하는 아날로지적 관점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 만만찮은 주제를 만만히 읽히게끔 만들 정도로 필자의 내공이 수준 높다는 것. 물론 그만큼 눈밝은 독자의 눈에는 새로운 내용이란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지나치게 비약된 내용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갈등 원인을 하마스 이슬람원리주의 조직의 문제로 교묘하게 돌리는 듯한 대목을 에드워드 사이드가 읽었다면 뭐라고 비웃었을까?)

저자는 현재를 신제국주의 시대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패권국가의 힘이 감소한 지금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나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에 더해 이슬람 국가들의 제국주의적 힘싸움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이라는 해석이다. 구제국주의 시대의 결말은 두 차례의 세계 전쟁이었고 아날로지적 관점에서 우리 역시 세계 전쟁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주장. 세계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섬뜩한 예언처럼 들리는 것은 개인적인 소견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서사적으로 세계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한다. 그리고 그 서사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우리는 추체험적으로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지나치게 당연한 주장이라 심상하다고 할까. 진리는 단순한 곳에 있다는 격언이 이럴 때 필요한 것이라고나 할까. 불현듯 상식을 나누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시대라는 실감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750103.html

저는 자음과 모음과 그 계열사들에서 출판되는 책은 책임자들의 정당한 처벌과 윤정기 편집자의 권리 회복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불매하겠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6-07-01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 공유하겠습니다.

2016-07-01 14:48   좋아요 0 | URL
예. 적극적으로 공유해 주세요.

yureka01 2016-07-0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저런 출판사 독자를 아주 우습게 보네요. 모름지기 책 읽는 사람이 뭐가 잘 못 된건지 모르는 바보들이 아니란거... 책 만드는 직원이 불행해서야 어찌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ㄷㄷㄷ

2016-07-01 14:52   좋아요 0 | URL
혹여나 좋은 책이 나와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독자를 우습게 보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五車書 2016-07-01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기억해 두어야겠어요!
 
그래픽노블 파리 코뮌 - 민중의 함성
자크 타르디 지음, 홍세화 옮김, 장 보트랭 / 서해문집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에 지친다는 감각에 빠져들 때쯤, 아직 아주 지치지는 않은 얼치기여서 은유를 빌릴 필요가 없이 말 그대로의 혁명을 살아낸 이들을 그린 이야기를 읽고 기운을 낸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끌어 모으고, 지켜낸다. 혁명의 민중사를 판타지물로 혼동하지 않으려면, 정신을 차려야 하는 우리는 슬픈가, 내심 다행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식 대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이해 - 카를 마르크스에서 아마르티아 센까지
더글러스 다우드 외 지음, 류동민 옮김 / 필맥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 이해를 갖추고 싶은 이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이다. 인간을 위한 경제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오아시스를 찾아가기 위한 환상의 지도로 신뢰할 만한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에서 다루는 많은 양서들을 구해 읽기가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