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의 시대 5 - 거북한 소세키 선생 편, 완결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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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카와 나쓰오, 다니구치 지로 합심 12년의 공력. 그 마지막은 주위의 공기가 서늘해질 만큼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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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일본을 만나다 역사적 인간 4
하타노 세츠코 지음, 최주한 옮김 / 푸른역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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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보통 혼란스럽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는 망국의 기운을 느낄 법도 하다. 촛불을 들어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간혹 잠을 설친다. 나도 그 분처럼 보약 같은 잠을 자고 싶다.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말이 사실일까? 저마다 과거를 해석하는 눈이 다르고 현재를 이해하는 틀이 다르고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가 다른데 저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어지럽다. 최장집 교수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갈등을 근본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다양한, 특히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의 목소리가 갈등의 정책적 완화와 타협에 반영될 수 있는 권리와 시스템이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의 선거제도와 대통령 중심제, 정당정치의 수준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글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쨌든 이광수를 (다룬 글을)읽게 되는 이유가 현재의 답답함 때문이라는 이유는 내가 생각해도 요령부득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민족을 위해 친일했다‘는 이 친일 작가의 변론은 이 시대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국가를 운영하는, 또 국가를 운영해나갈 힘이 될 것만 같다. 친일작가 이광수의 낙인은 오히려 우리의 판단을 흐린다(질문을 봉쇄한다). 친일은 나쁜 것이라는 프레임 이전에 도대체 무엇이 친일인가(무엇이 나쁜가)를 분명히 물어야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물음을 갖게 된다. 민족을 위한 친일은 시대에 맞게 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닌가? 국가의 성장을 위해 재벌을 키웠다. 국가의 성장이 있고 인권이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의 우리를 위해서는 그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 근대문학 연구자인 하타노 세츠코는 이 책에서 그와 같은 물음을 던지지는 않지만 단초를 제공한다. 이광수라는 문제적 인물이 그런 물음을 던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일본인 학자가 보는 이광수라는 작가는 어쩐지 연민의 대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김현은 이광수를 두고 ‘만질수록 덧나는 민족의 상처‘라고 평한 바 있다. 이광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물음을 나는 이제 막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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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3 -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한국 현대사 산책 14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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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것 같아도, 읽을 수밖에 없다. 길을 모른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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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2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박정희 관련 서적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박정희를 찬양하는 목소리들을 피하고 싶어서 박정희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책들을 읽을 생각입니다.

2016-10-28 17:2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에서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확정됐다고 하더군요. 그게 마치 각계의 의견을 종합한 중립적 표현이라는 듯이. 임시정부와 항일운동에 관한 서적도 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10-28 17:26   좋아요 0 | URL
네, 그 뉴스도 접했습니다. 여당은 그 와중에도 참... ㅎㅎㅎ
내년이 올해보다 더 험난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oid=028&aid=0002336557&like=ranking&rc=N

토요일마다 한겨레에 게재되는 이진순 님의 인터뷰를 좋아한다. 인터뷰이 선정과 다듬어진 글에서 품격과 내공이 전해진다. 시간에 쫓겨 기다린다기보다 삶에 치여 지내다보면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주어지는 선물처럼 인터뷰 기사를 읽곤했다. 선물은 여전한 선물이지만 이번 주는, 이따금씩 목구멍에 무슨 덩어리가 차올라 맘 편히 읽지 못했다.

이번 주 인터뷰이는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는 고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 김혜연 님이다. 아이 셋을 남긴 채 차마 어쩔 수 없는 미안함을 안고 떠났을 남편의 이야기를 부인은 어떤 심정으로 털어놓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심지가 굳고, 단단한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따라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지신 분이 아닌가 짐작할 따름이다. 아이들이 힘의 원천일 것이라고도.

자신의 몸이 상할 것을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저 고독한 깊고 깊은 바다 아래로 반복해 내려간 이유. 두려움과 대면하면서도 거듭 잠수하기를 뿌리칠 수 없었던 이유를 가늠하는 대목에서 나는 고 김관홍 잠수사를 통해 그리스 비극의 영웅적 인물들을 떠올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영웅적 인물들이 파국을 맞이하는 이유가 그들의 결점이 아닌 그들의 가장 훌륭한 성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통의 인간들을 뛰어 넘는 그들의 탁월한 자질이 그들의 비극을 초래한다고...

이 비극을 기억하는 것이 그나마 우리에게 남은 몫이라고들 한다. 할 수 있는 한 꼼꼼하게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기억과 기록에 큰 힘이 있기를 바라지만 내가 그것을 정말 믿고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 끝끝내 확신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모르겠다. 옳은 것은 옳다. 어떤 일엔 깊은 고민이 죄악이다. 옳은 것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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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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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 불안, 슬픔이나 오해, 몰이해`를 `조용히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가는 것. 동시에 불안으로 얼어붙지 않는 것. 하루키표 영웅이란 그런 것 같다.

`세계의 구조 자체가 멸망과 상실의 터전 위에 성립되어 있`다면 이를 조용히 견뎌내는 것은 또 얼마나 말 못할 고통과 어려움을 동반하는 일인가. 하루키를 무시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여전히 근대적 자아관에 허덕이는 인간들이고 어쩌면 지나치게 내면적이다. 하루키는 요즘 세계의 가장 인기 있는 거울이다. 직시하라. 뒤는 모른다. 우선은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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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주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 하루키가 받게 될지 기대됩니다. ^^

2016-10-07 20:23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하루키 아닌 다른 작가의 수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가 있다기 보다 하루키는 워낙 유명하고 책도 많이 팔렸으니까 노벨상의 후광 같은 게 별로 필요 없지 않나 싶어요. 매우 실용적인 인식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