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를 복기하다 - 버리기 아까운 진보정책 11가지
이정희 지음, 박홍규 그림 / 들녘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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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처럼 "버리기 아까운 진보정책"들. 통합진보당이라는 이름은 주홍글씨가 되었고 정책들 역시 낙인이 찍혔다. 아까운 의제들이 언젠가 다시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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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소르시에 2
호즈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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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북새통 갔다가 2권이 완결이길래 주워온 만화책. 1권에선 내가 아는 거랑 다른데? 싶어서 갸우뚱했는데 나름 그럴싸하게 풀어냈다. 예상못한 전개라 신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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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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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트가 신체적으로 언제나 식별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낙인의 존재는 여기서 낙인찍힌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비로소 드러난다. 즉 낙인의 가시성은 상호작용의 가시성이다. 그 경우 낙인의 비가시화는 낙인을 재생산하는 상호작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구체적으로 자신을 낙인찍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달리트는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특정한 방식으로 말을 걸고, 또 그가 주어진 코드에 따라 반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그에게 굴욕을 주면서 복종의 몸짓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때만 스티그마를 비가시화할 수 있다. 도시로의 이주는 달리트에게 해방을 가져온다. 물론 지배계급은 어디서나 연결되어 있고, 차별당해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므로, 이런 도피를 한계를 갖기 마련이다. 사실상 차별의 상징체계를 전복할 힘이 없는 개인이 스티그마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p.20

이 책은 영혼과 육체의 대립 속에서 간과되어온 그림자의 문제, 다시말해 `사람`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서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자격`이라는 단어는 지위를 가리키기도 하고 조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것이 이 책이 제기하는 질문들이다.
pp.25~26

노예에게 얼굴이 없다는 것은 그에게 지켜야 할 체면 또는 명예가 없다는 것, 타인을 대함에 있어서 얼굴 유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편에서 노예의 얼굴을 고려할 필요가 없음을 뜻한다. 노예는 고프먼이 분석한 `상호작용 의례`ㅡ그 핵심은 상대방이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다ㅡ에서 제외된다. 다른 말로 하면, 노예는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타인 앞에 현상할 수 없고, 타인은 그의 앞에 현상하지 않는다.
p.36

아렌트가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인은 언제나 복수형으로, 즉 `주인들`로 나타난다. 다른 말로 하면, 아렌트에게 주인과 노예의 관계는 2자적인 관계가 아니라 3자적인 관계이다. 주인과 노예가 일대일로 대결하는 2자적인 관계에서는 결코 권력이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란 `우리`를 만드는 능력이자, 우리 속에서 생겨나는, 행동의 잠재적 가능성이다. 아렌트의 표현을 빌리면, "행위하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의 잠재적 현상 공간인 공록 영역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 권력이다." "권력은 함께 행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서 사람들이 흩어지는 순간 사라진다."
p.39

"유럽인들의 공통점은 더럽게 싸우고(즉 의식을 지키면서 싸우지 않고) 더 나쁜 것은 죽이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백인들의 대포가 아무런 극적 요소 없이 전사나 민간인들을 그냥 죽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라마틱한 싸움에 익숙해 있던 인디언들은 그들이 보기에 전투가 아니라 학살에 가까운 유럽인들의 폭력 앞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비교가 비유럽인들이 유럽인보다 덜 폭력적이었음을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포로의 손톱을 뽑고 머리 가죽을 벗기는 등, 비유럽인의 전투 관행에는 유럽인들을 놀라게 할 만큼 잔인한 측면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잔인함이 과시적이고 의례적인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적을 모욕하고 그에게서 사람으로서의 신성함을 박탈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는 적이 패배하기 전에는 사람이었음을 뜻한다. 반면에 현대전에서는 병사들이 처음부터 어떤 명예도 신성함도 갖지 못한 벌거벗은 생명으로 나타난다. 이들에게는 빼앗길 것이 목숨뿐이기 때문에 전투의 목표 역시 상대방의 목숨을 빼앗는 것, 적을 최대한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된다.
pp.46~47

역설적이지만, 사형의 이 같은 비가시화와 `인간화`는 사형수가 벌거벗은 생명이 되었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감시와 처벌> 첫머리에서 미셸 푸코는 국왕 시해 음모자 다미앵의 처형 장면을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사형수의 고통받는 신체를 통해 스스로를 과시하는 권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범죄자의 신체를 극단적으로 사물화함으로써 그의 인격을 모독하려는 권력의 광기는 본의 아니게, 그 범죄자가 여전히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다미앵의 사지를 찢으면서 권력은 그의 인격이 뿜어내는 힘ㅡ베버가 카리스마라고 부른 것ㅡ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다. 범죄 행위가 대담할수록 범죄자의 카리스마도 커지며, 그의 인격을 박탈하려는 의례 또한 그만큼 화려해져야 하는 것이다.
pp. 53~54

현대의 사형제도는 이와 대조적으로, 범죄자를 격리된 장소로 끌고 가서 소수의 입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안락사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범죄자가 이미 사회 바깥에 있다는 생각은 그를 좀더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생명에 불과하기에, 그의 고통은 어떤 상징적인 가치도 갖지 않으며, 그에 대한 마지막 배려 역시 `동물 복지`를 논할 때와 유사하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문제에 집중된다.
p. 54

미국의 독립에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던 버지니아인들이 모두 대농장주이자 노예 소유주였다는 사실에는 어떤 역설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노예제도가 도입된 후 버지니아에서 성장한 많은 사람들이, 그 이전 세대와 달리 열렬한 공화주의자가 되었다는 사실에는 단순한 우연 이상의 무엇이 있는데, "적어도 법률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뜻에 거의 전적으로 굴종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제군주에게 지배받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p.63

조선은 실재로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므로, 이들은 사실상 무국적을 택한 셈이다. 재일 조선인은 돌아갈 곳이 없다. `외국인`은 여기서 어떤 현실적인 장소와의 연관도 내포하지 않으며, 단지 사회적 성원권의 부여를 유보하기 위한 배제의 기호에 불과한 것이다.
p.70

남아공의 백인들은 흑인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그들에게 성원권을 주지 않기 위해 반투스탄이라는 외국을 발명하였다. 경제적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외국이나 외국인이라는 범주가 사용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국제분업은 이 세계의 거주민들을 `유기적인 연대`속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외국인이라는 범주에 집착하면서, 자기들이 하나의 사회 속에 있음을 부인한다.
-p.72

한편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오염의 메타포는 그것이 겨냥하는 대상이 지배계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음을 함의한다.`더럽다`라는 말은 죽일 수도 길들일 수도 없는 타자에 대한 미움과 두려움을 담고 있다. 그 말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그러한 부정이 굳이 필요했음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주체성을 역설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더러운 년`이라는 욕을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다.
-p.80

모욕은 존엄을 공격할 뿐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무너뜨린다. 배타적 민족주의운동이나 파시즘은 먼저 배제하고자하는 집단을 공공연히 모욕하는 데서 출발한다. 모욕당하는 집단이 여기에 효과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면, 그리하여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침묵과 방관 속에서 이런 모욕이 일상화되면, 그때부터는 법적으로 이 집단의 권리를 축소시키는 일이 가능해진다.
-pp.103~104

하지만 모욕을 이처럼 감정의 표현 내지는 잘못된 재현으로 이해할 때, 말과 몸짓이 지니는 수행적 차원은 간과되고 만다. 나를 돼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나는 그를 무시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하나둘 그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마침내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나를 돼지라고 부르기 시작한다면, 나는 실제로 돼지가 된다.
수행성의 간과는 상호작용 질서에 대한 정태적인 접근과 관련이 있다. 상호작용 의례의 수행은 규범의 단순한 실천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구성원들 각자가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이해 방식을 드러내고 또 승인받는 과정이다. 그런 만큼 의례의 교환은 단절의 계기들을ㅡ즉 모용의 가능성을ㅡ 내표한다.
-p.108

상호작용 의례를 행하는 것은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경의deference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에서의 그의 성원권을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인격이란 "집단적 마나의 할당"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의례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이 한 명의 온전한 사람임을 부인하는 일이자, 그 역시 공동체의 마나를 나누어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부정, 다시 말해 그의 성원 자격에 대한 부정이다.
-p.116

정상인은 낙인을 포용하는 듯한 몸짓을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낙인자가 자신과 동등한 인간임을 믿지 않는다. 미디어에 종종 나오는, 낙인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통합의례ㅡ고아들에게 키스하는 연예인,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정치인 등등ㅡ가 잘 보여준다. `사회`를 대표하여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는 이 정상인들은 자기 앞에 있는 낙인자들을 아무나 덥썩 껴안음으로써 자기가 그들에 대해 아무런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과시하려 한다. 하지만 정상인들이 이렇게 낙인자들의 몸을 함부로 만질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관계의 불평등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낙인자의 편에서, 이러한 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다. 낙인자는 정상인들이 변덕스럽게 베푸는, 원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친절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친절이 `남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p.123

낙인을 지닌 개인이 정상인들로부터 존중의 의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처럼 적절하게 처신하는 한에서이다. 낙인자는 자신에게 베풀어진 관용의 한계를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존재가 조건부로 수용되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정상인과 똑같은 권리를 누리려 드는 낙인자는 곧 제재에 부딪칠 것이다.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갔거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낙인자들이 받은 대접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p.125

명예는 순수하게 외부적인 것이 아니다. 명예는 일종의 위치감각이자 이 감각의 표현이며, 또 그 표현에 주어지는 사회적인 인정이다. 명예를 가진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명예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pp.127~128

모욕의 역설은 전근대적인 신분 질서가 배제와 낙인, 그리고 조건부의 통합에 의해 유지되었음을 암시한다. 모욕이 의례적 질서의 일부를 이루고 있을 때, 즉 의례 코드 자체가 비대칭성을 띨 때 이는 그 사회에 신분 차별이 존재한다는 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 이때 차별당하는 집단은 이러한 차별을 받아들인다는 조건하에 사회 안에 머무를 자격을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의 성원권은 조건부로 주어지며, 이는 의례적 불평등성 속에서 일상적으로 확인된다.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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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2016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엮음 / 웅진씽크빅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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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다른 책이라 당황했다. 말그대로 아파트를 위시한 전국 권역별 부동산현황 레포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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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비상경보기 - 절실하게, 진지하게, 통쾌하게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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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엮은 책이라 글의 편차가 들쭉날쭉한 편. 좋은 글은 매우 와닿았고 어떤 글은 너무 갔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 시대의 비상경보기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의도는 잘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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