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교수의 생활 1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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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좋아하지만, 내 손으로 만화를 고른 적은 없었다. 어린시절 큰 언니의 손에 이끌려 처음 만화방에 가서, 능숙하게 순정만화를 골라 읽는 언니 옆에서 뭘 읽을지 몰라 TV에서 방영했던 “말괄량이 삐삐” 의 칼라 판을 봤고, 그 다음에는 언니들이 빌려오는 황민아 만화, 이미라 만화를 옆에서 읽었고, 우리 주위에 이렇게 많은 일본 만화가 있다는 건 무지하게 나이를 많이 먹고 나서였다.

이런 내가 유 교수에게 흥미를 느끼게 된 건 순전히 “알라딘” 의 12월 2주 테마 “Party”에 소개 된 모습을 보고서 였다. “9시 전에 이곳에서 나가야 하는데…”하고 생각하는 유교수의 모습을 보고 나랑 비슷한 인간인 듯 싶어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사실, 정확히 9시에 잠들고, 길도 늘 정해진 길로 걷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가 뭐 재미있겠나 싶었는데, 그 정확한 생활이, 정확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재미있다.

여기에 나오는 어떤 에피소드, 어떤 인간 유형보다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건 남편에게서, 남자친구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는 딸들의 모습이다. 아버지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 자꾸만 불행한 우리의 딸들…. 그게 바로 나와 언니들의 모습이었다. 언니들이 시집가서 살며 했던 말도 바로 이거였다. 아빠는 형광등이 나가도 바로 갈아주고, 뭐든 고장이 나면 바로 고쳐 주시고, 엄격하지만, 뭐든 척척 알아서 해주지만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건 아니라는 것, 특히 형부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

만화에는 늘 젊은 사람들의 사랑얘기 밖엔 없을 거라는 나의 편견을 뒤집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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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4-11-27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만화죠..
 
모독 - 세계문화예술기행 1
박완서 지음 / 학고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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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 “박완서”의 말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여행기 읽는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마치 일요일 낮에 엎어져 있다가 TV에서 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다 본 후에 영화를 보면 영화의 맛을 떨구게 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모독”을 집어 들은 건 남들이 말하는 “간접경험” 때문이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선택 한것이다.

“라싸” - 정확한 위치는 어딘지 모르겠는데, 꽤 익숙하다. 아마도 강석경의 소설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 때문 인 것 같다. 여행기를 읽으며 그 나라 위치를 확인 해 보지 않는 건 예의 가 아닐 듯 싶어서 지도를 펼쳤으나 대충 어디쯤일 꺼라는 짐작과는 달리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 여자는 지도를 못 읽는다잖아“스스로 위로하며 덮으려는 순간 영어로 씌어진 LHASA가 눈에 들어온다. 칼라 지도에서 중국과 같은 색깔로 표시되어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식민지 경험이 있는 작가로서는 이런 역사적 배경이 남들 얘기같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한족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구걸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정을 느꼈나보다.

역사나 지식위주의 여행기가 아니라 처음 티베트를 보는 작가 박완서가 그녀의 언어로 풀어 썼으며, 낯설은 듯 낯설지 않은 풍경은 민병일이 사진으로 채웠다. 한면은 여행기, 한면은 그림으로 되어있어 다른 여행기 보다 더 쉽게 잘 읽힌다

책을 읽는 내내 감기기운으로 목이 아프고, 열에 들뜨고, 기침으로 숨이 가쁜데, 난 이런 상태를 스스로 작가가 느꼈던 “고산병”으로 간주하며 마치 내가 점점 힘겹게 고산지대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었다. 이렇게 남의 여행기에 깊이 몰입을 하게되다니, 스스로도 놀라웠다. 별이 지역마다 다르게 보인다는 '박완서' 의 말을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친구집에서 올려다본 별… 그리고, 호주 사막에서 바라본 별 – 정말 별이 쏟아졌다.

세상에 모든 별이 라사에 뜬다는 강석경의 말처럼 팅그리의 밤하늘처럼 신비하게 별이 빛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박완서의 말처럼 그 별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그들의 순결한 땅에 모독이 안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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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읽을 만 한가 보네요. 관심은 가는데 선뜻 구매를 못하겠더군요. 너 여기도 안가봤냐? 여기 종더라식의 여행길까봐. 함 읽어 보구 싶네요. 우천 염천 이후로 갑자기 남의 여행담에 필이...!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이윤기 지음 / 해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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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도표를 그려가며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머리가 어찌나 나쁜지 누가 누구의 아들이고, 누가 누구랑 결혼했고~ 하는 표까지 만들었는데도 나중엔 머리 속에서 비빔밥처럼 섞여 그냥 다 비슷한 신들로 기억되었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늘 이렇게 꼭 읽어야 하는데, 머리에 잘 안 들어오는 어렵기만 했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 읽기가 재미있게 느껴지기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 을 읽으면서부터 였다. 이번 “그리스에 길을 묻다” 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신화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리스, 로마신화를 한층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고급 재질의 종이와 화려한 그림, 그리고 술술 풀어나간 이야기가 신화 접근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겠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미 읽은 사람들에겐 너무 흥미 위주로만 느껴질 것이고, 그림책으로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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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2005-03-2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급 재질의 종이라길래 얼만가 봤더니....생각보다 가격이 예쁜편이네요. 어릴적에 전집에서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제대로 읽고 싶단 생각을 주욱 하고 있었거든요. 감사~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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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강한 여자일까? 이책을 접하는 많은 분들이 책 읽을 자격(?)에 대해 스스로 반문 해볼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강한 여자뿐 아니라 여성들이 살아오면서 한번쯤은 느껴보았을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의 앞부분은 작가가 말한 대로 여성적인 학문의 자세로 융의 이론을 쉽게 설명해주고,
그림형제의 동화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단계별로 쉽게 설명해준다.

심리학에 관심은 있으나, 융의 이론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책을 통해 융의 이론으로의 접근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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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 분석이니 심리학이니 하는 책이 넘 어려워서 포기 한 적이 있어요. 이 책이 쉬운 접근이 된다면 제 보관함에 담아두고 사서 읽어봐야 겠네요

marine 2004-07-2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 남자 친구가 선물해 줘서 읽었어요
너 같은 애가 읽어야 한다고 사 줬는데, 전 다 읽고 나서 그 애 몰래 "유시민의 경제학 까페"로 바꿔 버렸죠
남친은 유시민이나 열린당 말만 나와도 부르르 떠는 놈인데, 아마 그거 알면 다시는 책 선물 안 할 거예요^^
 
인생의 사용 - 소설가 함정임의 프랑스 파리 산책
함정임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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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 천차만별이듯. 같은 도시를 여행하고도 그 느낌은 많이 다를 수가 있다. 언젠가 내가 좋은 기억으로 떠나온 도시를 옆 좌석의 아줌마는 더러운 도시며, 내 평생 저렇게 더러운 나라는 본적이 없다고 혹평을 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듯 이 책은 “파리”라는 도시를 작가 “함정임” 나름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일년의 한 달을 파리에서 지낼 수 있음에 한없이 배아픈 시샘의 눈길로 책을 접했다. 내가 어딘가 한 달을 여행한다면 그건 나의 많은 부분을 혹은 일부를 포기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건 학생이나 선생님처럼 한달 이상의 휴가를 가질 수 있는 특수한(?) 직업을 빼고 보통의 다른 사람들에겐 모두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한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간을 내어 간 유럽 여행 중 파리에 도착한다면 우린 이곳 저곳 도장을 찍어야 할 곳이 너무 많다. 남들 다 가보는 에펠 탑이 사진에 제일 잘 나온다는 샤이오 궁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고, 샹제리제 거리도 걸어 봐야 하고, 몽마르뜨에 정말 거리의 화가들이 있는지 확인도 해야 하고, 퐁네프 다리가 어떤지도 확인해야 하고. 루브르의 피라미드 모양 입구를 지나 모나리자도 만나야 하고….. 한정된 시간엔 우리는 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책에선 이런 분주함은 없다. 심지어 이런 것들 이외의 작은 공원의 아름다움 까지 있다 작가의 여유로운 시선이 읽는 이에게도 전이되는 느낌이 든다. 대분의 여행기가 사회상이나 역사 위주인 반면 이 책은 문학과 예술 위주라 이쪽으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지루한 책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분들에게 이책을 권하고 싶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 파리를 어떤 식으로 바라 봐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라.
파리를 늘 동경해 왔다면 - 골목길의 아름다움까지 담겨있어서 다녀온 사람보다 더 아름답게 머리에 남을 것이다.
당신이 프랑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 문학과 예술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이 묻어있다.
파리에서 박물관에 갈 거라면 - 박물관은 너무 커서 돌아다니기도 다리가 아픈데, 아는 그림이 모나리자 하나 뿐이라면 그 안을 헤매는 것 조차 고통일 것이다.
배낭여행에서 막 돌아왔다면 -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 자신이 보고 돌아온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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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패키지식에 명소니 함 가봐야겠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 여행은 싫더군요. 파리에 갈 땐 첫 여행 이후론 호텔도 쁘띠 호텔이나 고급호텔 섞어서 숙박하고 뒷골목이며 거리의 풍경 공원 산책에 시간을 낸답니다. 아...! 가고 싶네요. 대리 만족으로 이 책 함 읽어 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