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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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이야. 스위트룸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을 때 백작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친구나 가족과 헤어지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역에서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를 배웅한다. 사촌을 방문하고 학교에 입학하고 군대에 입대한다. 결혼을 하고 외국 여행을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가까운 사람의어깨를 붙잡고서 그가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고, 머잖아 그로부터 소식을 듣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 위로를 받는다. 그것은 인간 경험의 일부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에 작별을 고하는 법은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물건과작별해야 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배우려 들지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친구에 집착하는 것보다 더 극성스럽게 소중히 여기는 물건에 집착하게 된다. .......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정성껏 간수해온 이런 물건들이 친구나 동반자를 잃어버리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진정한 위로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물론, 물건은 물건일 뿐이다.
p. 29-31

˝내겐 너를 자랑스러워할 이유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단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음악원 경연 대회가 열렸던 밤이었어. 하지만 정작 내가 최고의 자부심을 느낀 순간은 안나와 네가우승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가 아니야. 그것은 바로 그날 저녁,
경연을 몇 시간 앞두고 네가 경연장으로 가기 위해 호텔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을 때였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 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만약 제가 파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면,˝ 잠시 뒤 소피야가 말했다. 아빠가 청중석에 앉아서 제 연주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에요.˝
백작이 미소를 지었다.
˝애야, 난 장담할 수 있어.
네가 달에서 피아노 연주를 한다 하더라도 나는 네가 연주하는 음 하나하나를 모두 다 들을거야.˝ p. 609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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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기준 대장이 여전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것은 곧 김민주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고 지니도 그럴 것이라는 의미로 읽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도. .

‘아기를 보여줘서 고마워, 팬.‘
팬은 창문에서 멀어졌다. 둥지로 돌아가 아기와 함께 드러누웠다. 나는 실내등을 끄고 의무실을 나왔다. 팬은 내게 아기만 보여준 게 아니었다. 주어진 일을 해낸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었다.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더하여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일깨웠다. 살아 있는 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한다는 것도, 그것이 삶이 내리는 유일한 명령이라는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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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사이 - 김광규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정치가는 오로지 정치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하고
근로자는 오로지 노동만을 생각하
법관은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고
군인은 오로지 전쟁만을 생각하고
기사는 오로지 공장만을 생각하고
농민은 오로지 농사만을 생각하고
관리는 오로지 관청만을 생각하고
학자는 오로지 학문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이 낙원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시와 정치의 사이
정치와 경제의 사이
경제와 노동의 사이
노동과 법의 사이
법과 전쟁의 사이
전쟁과 공장의 사이
공장과 농사의 사이
농사와 관청의 사이
관청과 학문의 사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휴지와
권력과
돈과
착취와
형무소와
폐허와
공해와
농약과
억압과
통계가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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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이 좋아 -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경옥이 고친 10~20평대 집을 엿보다 좋아 시리즈
신경옥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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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집도 작은 집이기에 내심 뭔가 마법같은 어떤 걸 기대했었다. 하지만 마법은 없었고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어떤 마법을 원했는가라는 질문만 되돌아 왔다. 결론은 리모델링할 수 있는 돈만 충분하다면 작은 집, 큰 집 가릴 게 없다는 것.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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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란국 연가
김수지 지음 / 필프리미엄에디션(FEEL)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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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무엇이냐.
내게도 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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