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마무라와 두 여인의 산중 여관에서의 일들을 그림같이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적 서정미가 굉장히 돋보인다. 이것이 일본적 정서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송이 하나 하나를 묘사하는 것이며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가로지르는 기차를 타고 가는 시마무라의 감상 등, 너무나 아름다운 대목들이 많다.

이 책은 내가 두 번째로 읽은 일본 소설인데 이 이후에도 이 소설 만큼 일본적 서정미가 두드러지는 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마지막에 요코의 죽음이 약간은 섬뜩했지만 그도 눈 내리는 설국의 순수함에 그대로 녹아나는 것 같다. 아마 이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은 실제 작가가 머물며 작품을 구상하고 썼다는 일본의 그 곳을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년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소화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인간 실격, 직소(달려라 메로스라는 이름의 단편소설집에는 유다의 고백이라고 번역 되어 있다) 이후에 읽은 작품이었다.

많은 리뷰에서 말하듯이 다자이의 작품은 우선적으로 젊은이들이 읽어야 한다. 다자이의 작품은 청춘의 방황이나 인간 본연의 죄의식 같은 것이 잘 표현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남성의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여성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이 만년이란 소설집은 말이 필요없다. 누구나 청소년 시절에 느꼈을 그 때 그 시절의 방황하는 심정을 아주 잘 그리고 있다. 이런 작가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는 신비롭다. 궁금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각각의 작품들은 사소설 형식(자기 고백적)의 것도 있고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쓴 것도 있다. 또 일본 고유의 모티브나 풍속, 일상을 바탕으로 쓴 것도 있다. 그러나 하나 같이 그 것들은 솔직하면서 보송보송한 문체에 ,더없이 따뜻하다. 당연히 한 편으로는 불안한 젊은이들의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평범하면서 일본적인 서정미 또한 돋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디자인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이나 책의 질은 좋았던 책이었다.

이 책은 내가 세 번 째로 접한 일본소설이었는데 이상하면서도 평범한 이야기이다.

곤충채집을 나왔다가 여자 혼자 사는 모래 구덩이에 빠져 그 곳에서 평생을 모래를 퍼내며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남자. 무엇보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펼쳐지는 증오, 욕망 등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이 점만 집중해서 봐도 소설은 정말 박진감이 넘친다.

나는 이 모래 구덩이와 그 속에 낡은 집에 사는 여자, 그리고 그 곳에 어이없게 갇히게 되는 남자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이 상황을 유심히 보면 모래구덩이는 여자의 그 곳, 남자는 여자와 가장 구분되는 특징인 그 것, 그리고 여자는 그 남자를 유혹하는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남자는 그 곳에 갇혀있는 시간 동안 시시각각 여자에게 유혹받기도 하며 스스로도 참을 수 없는 욕망을 품는다. 남자는 끊임없이 탈출하려는 구상을 하며 소설은 끝난다. 그러나 그 결말이 애매모호한 것은 마지막에 그가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탈출을 다음으로 미룬다는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작가는 어쩌면 이를 통해 인간의 이중적 인격의 단면을 보여주려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야 나는 프로이트나 라깡이 왜 좋은 정신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문학에 조예가 깊어야 한다고 말했는지 조금이나마 알겠다. 그 전에는 그냥 프로이트, 융 등의 분석샘플을 보고 이해하거나 내 자신이나 남의 행동을 분석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런 작가들의 정신활동의 산물을 분석한다는 것은 정말 진부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