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필살기 - 텔레비전, 영화, 광고, 인터넷에서 찾아낸 우리말 절대 상식
공규택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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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다보면 아는 단어인데도 선뜻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철자나 맞춤법에 자신이 없을때이다. 마음 편히 쓰는 편지조차 사전을 찾거나 다른 어휘를 사용해 돌려서 표현하기도 했다. 저절로 우리말은 역시 어렵구나 실감하곤 한다. 그래서 한권이라도 더 우리말에 대한 책을 읽어두고 싶었다. 이 책을 알았을때도 이런 이유로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굳이 필살기라는 단어를 붙여 힘주지 않아도 방송에서 사용하는 말을 가져와 설명한다고 하니 재미있어보여 책을 찾는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사실 재미있는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우리말이 가벼운 유행을 따라 이상하게 변하는것은 싫었다. 급하게 생겨난 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듯 사용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남아있거나 새롭게 생겨난 표현중에 눈에 거슬리는 말들을 보면 즐거움이 반감되었다. 종이 다른 생물의 팔다리를 갖다 붙여 이것도 저것도 아닌 괴생물체를 만들어낸것같은 표현은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반면에 왜 저렇게 쓰는지 의문을 갖게 만드는 엉성한 글은 웹상에서 금새 찾을 수 있다. 언어가 시대를 반영하고 고정된것이 아니라는건 알지만 이런식으로 변해가는건 못마땅했다.  

  우리말 필살기는 현재의 우리말 사정을 충분히 반영한 책이다. 그래서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표현에 대한 언급이 가끔 나오기도 하지만 너무 오래되고 고전적인 말에도 묶여있지 않다. 어원설명부터 시작하는 순서로 되어있지만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현재의 말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본문 시작전에 퀴즈부터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넓은 범위를 생각하고 이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고 있어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되었다. 전혀 몰랐던 부분도 제법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기억에 남는것이 많았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허를 찔린 기분으로 읽었다. 고등학생일때 일어문제중에 외래어를 제대로 표현한것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일어선생님의 설명으로 표기방식이 따로 있음을 알았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우리말에도 외래어를 표기하는 방식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책의 후반에 이에 대한 내용이 나온것을 보고나서야 그냥 소리나는대로 쓰는게 아니구나 라고 여기게 됐다. 외래어라고 하면 한갈래 갈라져 떠오르는게 북한의 언어이다. 같은 우리말인데도 점점 다른나라 말처럼 느껴진다. 단어사용에서부터 억양까지 달라져간다. 이점도 내심 씁쓸했었는데 나라에서 정한 한글날도 다르단다. 남한은 훈민정음을 반포한날을, 북한은 이것이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말에 대한 의미조차 서로 다르게 두고있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렇게 우리말의 원래 모습이나 바른 사용법에 그치지 않고 한글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보는 방향으로 책은 끝을 맺고있다. 당연히 볼거리도 풍부하고 재미있다. 우리말에 대한 책을 전에도 조금 봤지만 없던 부분이다. 이 책도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참 좋아 주변에 권하고 싶어졌다.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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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
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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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사도세자의 고백>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약간은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책으로 당시의 상황을 알게되면서 이후에 다른책에서 읽은 또다른 시각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본인들만이 알것이다. 너무도 오랜시간이 흐른 지금은 남아있는 자료를 통해 추측하는 것뿐이다. 보다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든것이 소중한 우리의 유산이다. 그중에 이 책 한중록도 있다. 

  효와 충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조선시대에 아버지가 아들을 일방적인 힘으로 짓눌러 죽인 일이 발생했다.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뒤주에 갖혀죽은 사도세자쯤은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  그때의 일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중 한명 혜경궁 홍씨는 환갑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꼭꼭 가슴에 담아둔 말을 글로 풀어놓았다. 언젠가 본 만화에서 한 인물이 이런 대사를 한적이 있다. 진실의 수는 그 일을 보고 들은 사람들의 수만큼 존재한다 라고. 하나의 결론을 내기전에 혜경궁 홍씨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믿으면서 책을 읽자고 여기니 마음이 편했다. 

  책의 서문에 한중록은 애초에 작품으로 남에게 보이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친정과 후손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여 읽기가 어렵다고 나와있었다. 사실 나도 그 후손의 한사람으로서 그동안 무척 읽고싶은게 한중록이었지만 쉽게 손을 댈수가 없었다. 그저 보다 이해하기 쉬운 책을 기다릴뿐이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게되어서 정말 반가웠다. 책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한중록 깊이 읽기라는 코너와 마지막에 실린 해설등이 있어 이 책의 출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쏟아부어졌는지 금새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만족스러웠고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책은 1부에서 남편인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2부에서는 자신의 일생을, 3부에서 망해버린 친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시기상의 순서는 아니었다. 조카의 부탁으로 2부에 해당하는 자신의 일생을 적었고 몇년 후에 순조의 생모 가희궁의 부탁으로 1부에 해당하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적었다고 한다. 가희궁이 자손들도 알 수 있도록 써달라고 했다고한다. 이후 3부의 내용이 완성되었고 이를 모두 모아 한중록이 되었다.  

  이 안에 남편의 병증을 보고 마음을 졸이며 평생 살아온 너무 불쌍한 여인의 모든것이 들어있었다. 해설을 보고 한중록이 완성되기까지 약 10년 이상이 걸렸다는걸 알았다. 세 편의 글을 쓰면서 잠도 쉽게 잘 수 없었다는 혜경궁 홍씨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렸기를 바랐다. 가치있는 문학작품을 남긴 사람보다, 조상어른의 한사람으로 보는것보다도 어느샌가 같은 여자로 공감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책을 읽는동안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엄마가 되어 한중록을 다시 읽으면 그때는 더욱 뜨겁게 다가올것 같다. 읽을 기회가 닿아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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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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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읽는데 어쩐지 밑빠진 독에 물붓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도무지 읽었어도 읽은게 전혀 없는 기분나쁜 착각이 들곤 하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수가 없다. 단지 읽어 온 책에 고전이 적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다. 머리나 가슴을 채웠다는 만족을 조금도 주지 못하는 책이나 가볍게 보고 넘긴것이 많으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사랑받아 고전으로 남은 작품이 주는 든든함을 맛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문제는 좋은 작품의 선택에 영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때맞추어 만난게 이 책이다. 

  책의 서문을 통해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책의 역사라도 해도 좋을것 같다. 1960년에 초판되어 그 후로 내용의 수정을 거처 현재의 4차 수정판까지 출간되었다. 어느덧 이 책은 변화를 거쳐 50살의 나이를 먹은셈이다. 이 책 자체가 거의 고전의 반열을 향하고 있어보인다. 하지만 이번 수정은 다른때에 비해 많은 변화를 갖고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목에 "New" 라는 단어를 추가했다고 했다. 전세계로 그물망을 넓혀 서양문학의 위주였던 이전과 달리 동양문학도 추가하고 더불어 종교서나 과학자의 글도 다루었다고 한다. 이를 비롯한 많은 변화를 위해 공동저자가 생겼다는것 역시 기억해둘 점이다. 소개할 작품의 선정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문을 거쳐 차례를 보니 그야말로 쟁쟁한 작가와 책이름이 채워져있었다. 단지 차례를 보는것만으로 두근거리기도 했었다. 누구나 다 아는 괴테나 헤밍웨이같은 이름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읽어본 적이 있는 작품이 나오면 괜히 기뻤다. 맹자의 이름이 나오고 사마천의 사기가 자리잡은걸 보니 정말 이사람들이 이런책도 읽었나 싶어 놀랍기도 했다. 선뜻 책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던 손자병법이나 파우스트의 등장도 정말 반가웠다. 특히 손자병법은 번역이나 구성의 문제로 마음에 드는 책을 선뜻 찾지 못해서 참고할 책의 정보를 구할 수 있을것이라 여겼는데 작가가 추천하는 번역본이 우리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어 아쉽기도 했다. 

  아쉬움이라고 하니 불쑥 떠오른 불만 한가지. 동양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선정된 동양문학은 전부 중국작품인듯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작품도 본 기억이 없다. 이왕에 눈을 돌렸다면 좀더 세심한 감각을 살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비슷한 생활문화를 갖고 정서를 가졌다고는 해도 분명 다른데 서양인의 동양에 대한 이미지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것인가 생각될만큼 편중되었다. 저자의 선정기준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속이 좁은지 입이 삐죽나오기는 한다. 이런 심보탓인지 홍루몽처럼 읽어봐서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책에 대해 몰랐던부분을 알게되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많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많은 고전을 읽은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소개하는 책이다. 줄거리도 그 하나이다. 출판연대와 당시의 시대상, 작가소개, 출판이후의 반응이나 편집등 알아야 할 것을 깔끔하고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독서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하는게 좋겠다. 고전안내서라고 하면 될까. 나 역시 읽고싶은 책의 목록이 한숨을 짓게할 만큼 늘어나버렸다. 책 제목대로 평생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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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키스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3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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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쯤엔가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의 1권을 재미있게 읽었다. 마침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끌고있어 뱀파이어 소재의 다른 책이나 영화, 드라마가 많이 나올때이다. 지금도 뱀파이어의 인기가 별로 사그라들지는 않은것 같지만. 이어지는 2권이 아직 출간전이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3권이 나온걸 알았다. 처음부터 안봤다면 모르겠지만 중간을 건너뛸 수는 없어서 2권을 주문해 바로 읽었다. 

  이 책은 다른 뱀파이어 소재의 작품과는 다른 설정을 갖고있다. 혈통에 따른 서열이 있다. 순수한 뱀파이어 혈통인 모로이, 모로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짜리 뱀파이어 댐퍼, 뱀파이어이긴 하지만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오직 피만을 갈구하는 죽지않는 스트리고이. 체력적으로 스트리고이가 가장 강하고 다음은 댐퍼, 모로이가 가장 허약하다. 더욱이 댐퍼끼리는 자식을 낳을 수 없고 오직 모로이를 통해야만 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댐퍼는 모로이를 지키게 되었다. 댐퍼는 모로이보다 몸이 더욱 튼튼하고 햇볕에서도 그리 힘들어하지 않기때문에 경호를 하기에 적합했지만 여자 댐퍼는 자식을 키우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호를 하는 댐퍼를 수호인이라고 부르는데 수호인의 대부분이 남자인 이유가 그것이다. 이런 와중에 주인공 로즈는 모로이 중에서도 왕족이자 사고로 유일하게 살아남게 된 공주 리사의 수호인이 될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로즈와 리사는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이지만 둘의 관계는 사실 그 이상이다. 로즈는 항상 리사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한다. 그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리사에게는 모로이들이 대부분 갖고있는 4가지 요소의 특화마법을 쓸 수 없는 대신 영적마법에 재능이 있다는 비밀 아닌 비밀이 있다. 영적마법은 거의 책으로만 전해져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이에 대한 지식을 갖고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리사의 마법은 본인에게도 부작용을 일으켰기때문에 쉽게 드러내지 못했다. 리사는 남보다 쉽지만 강력하게 최면마법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더욱 대단한것은 치료마법이다. 상처는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죽은 생명까지도 다시 살려낼 수 있었다. 모든 식구를 잃게 된 사고가 일어났던 당시 리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죽었던 로즈를 살려냈다. 그리고 두사람은 이때의 일로인해 결속이 맺어졌다. 로즈가 리사의 의식으로 들어가 자신의 경험처럼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는데 일방적인 결속이었다. 때문에 더욱 둘의 관계는 깊어졌고 로즈가 리사를 살피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로즈와 리사는 뱀파이어 아카데미의 졸업을 앞두게 되었다. 로즈는 졸업을 앞두고 시행된 실전훈련에서 자신이 경호해야 할 모로이가 리사가 아닌 그녀의 연인 크리스티안이라는 것에 반발한다. 하지만 정해진 일을 바꿀 수 없음을 알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데 1권에서 보았던 모습에 비하면 로즈가 한층 참을성이 생기고 어른스러워 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6주라는 오랜 실전훈련 기간동안 리사가 가입을 강요받았던 모임 '마나'의 회원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이어서 가장 안전한 곳의 한곳으로 여겨진 뱀파이어 아카데미에 스트리고이가 집단으로 침입하는 일이 발생한다. 2권에 비해 한층 긴장감이 가득한 3권의 결론은 정말 슬펐다. 로즈가 참 불쌍했고 앞날이 불안해보였다.  

  탄탄한 구성인데다 시리즈물이어서 갈수록 이야기가 풍부해진다. 혈통이 다르지만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뱀파이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볼거리도 많다. 왕족이 있고 권력투쟁이 비춰질때면 사람과 다를게 없어 이해도 쉽다. 단지 내용의 절정이 너무 늦게 찾아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않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해가는 로즈의 모습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배경이 펼쳐질 4권이 기대된다. 남은 책이 전부 빨리 출간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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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홈스쿨링 - 공부 일등보다 투자하는 아이로 키우는
조혜경.홍용철 지음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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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결혼한 친구들이 생겨나고 그 친구들이 하나 둘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 덩달아 난 이모가 되어버렸는데 친조카가 아니어도 이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은 물론 커서 고생 덜하길 바라고 가르치고 싶은것도 많아졌다. 누가보면 내가 부모인줄 알 정도이다. 어려서부터 차근히 알려주고싶은 것중 하나는 경제에 관한 것이다. 몇년 전부터 아이에게 돈과 경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가르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내가 어릴때만 해도 어른들은 아이가 돈을 갖는것을 싫어했다. 어린 아이가 돈을 밝히는게 좋아보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명절이나 손님들이 와서 용돈이 생기면 부모님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항상 맡기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런 부모세대 밑에서 자란 내가 어린 아이에게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걸 보면 정말 시대가 많이 변하긴 한 모양이다. 문제는 이제 시작단계나 다름없는 부분이 경제교육이기때문에 부모조차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경험을 살려 경험담과 설명을 곁들인 이 책은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에 가기도 전부터 용돈을 받으며 시작된 지은이의 두 아이가 책의 후반에선 주식을 투자하고 배당금도 받는다니 엄청난 발전이 보였다. 그만큼 아이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도 늘고 지식이 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이는 아이들의 투자나 대화내용을 보면 금새 알 수 있었다. 시작은 용돈을 받고 용돈기입장을 쓰고 예산을 짜서 비교하는 것이었지만 이것조차 제대로 안하고 사는 사람이 많은것을 생각하면 대견했다. 그렇게 생활경제부터 익히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현명한 소비가 무엇인지 깨달아갔는데 이렇게 지도한 부모의 위치가 어떠한 것인지도 눈여겨 볼 사항이었다. 

  가장 인상적인것은 억지로 밀어붙이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단계와 성격을 잘 살펴 경제교육도 꾸준히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다. 충동구매나 불필요한 소비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신들만 못하게 한다고 불만을 갖게된단다. 생활속에서부터 경제교육이 시작되는만큼 일방적인 지시는 금물이었다. 함께 소통하고 같이 살아가는 가족이 아니면 성공적인 경제교육은 불가능했다. 지은이가 아이들에게 했던 단계적 방법은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부모들에게 많은 참고가 될것이다. 어느새 이 책은 친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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