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의 모든 것 - 건강을 위해 꼭 알아야 할
히가시 시게요시.고다 미쓰오 지음, 나희 옮김 / 살림Life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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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20대라고는 하지만 건강이라는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가족중에도 고혈압인 사람이 있고, 가족력도 있어 신경이 쓰이는데다 한때는 추운날 가만히만 있어도 손끝이 피가 안통하는듯 퍼렇게 변하기도 한적이 있어 알려는 마음이 다른 것을 대할때와는 조금 다르다. 좀 더 절실하고 조심스럽다. 

  문체를 보니 눈꼽만큼의 유머도 없고 사근사근하게 독자를 배려하는 친절함도 별로 없어 너무 어렵고 딱딱할까봐 약간은 겁을 먹었다. 내용은 너무도 훌륭한데 읽으면 자꾸만 잠이오는 그런 책이면 어쩌나 싶었다. 다행히도 이 책은 어렵지도 않다. 정말 정직하게 설명해놓은 책이다. 아무런 부담없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웠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제목 그대로 혈액, 자세히는 혈액순환에 대해 서술했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글로뮈라는 것을 알게됐다. 피가 동맥에서 나와 정맥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피가 흐르는 여러 길목 사이사이에 일종의 지름길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글로뮈라는 것이었다. 온도변화등 어떠한 이유로 흘러가야 할 혈관이 막히거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될 경우 글로뮈라는 지름길로 혈액이 흘러 전체적인 혈액순환과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이 무척 과학적이고 정밀하고 똑똑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혈관에도 이런 것이 있을줄은 몰랐다. 이 글로뮈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혈액순환도 잘 돼서 추운곳에서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 등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음을 알았다. 

   또 인상적으로 본 것은 염분과 혈액순환의 관계였다. 지금까지는 짠것은 안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땀을 흘리고 난 후에는 염분을 섭취하라고 나와있었다. 그 부분에서 염분을 섭취한다고 혈압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면 혈압이 낮아진다고 했다. 정말 우리몸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것도 자신하지 못하게 하는것같다. 소식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이 외에도 평소 알고있던 건강상식과는 반대되는 내용들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많았다. 무엇보다 혈액의 흐름과 그에 따른 건강을 하나로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많이 알게된 만큼 더욱 실천할것도 많아진듯 하다. 단순히 심장이 튼튼하다고 혈액순환이 구석구석 잘 되는게 아니었다. 그런만큼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에서 끼워 넣을것은 넣고 고쳐야 할것은 고치면서 스스로 몸을 돌볼 줄 알아야겠다. 건강하게 지낸다는건 어쩌면 그리 거창하고 어려운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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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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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첫눈에 끌리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책처럼 표지가 예뻐 반한 감정이 받은 후에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원래 책의 분위기에 맞게 크리스마스에 이 책을 따뜻한 방안에서 코코아 한잔과 함께 마시려고 했지만 정작 그때엔 감기에 심하게 걸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누워서 보내야했다. 계획보다 너무도 늦게 만난 책이지만 속지에서조차 따뜻한 느낌이 마구 올라와서 읽는 동안 잠시나마 시간을 되돌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느 기분이 들었다. 

  내용을 이끌어가는 것은 열두살짜리 소년 에디이다. 에디는 제과점을 하는 아빠가 살아계실때까지는 어려움을 모르고 평범하면서 화목하게 지냈지만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로는 기울어져가는 가정형편을 항상 느끼며 지내고 있었다. 언제나 열심히 일해도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철저히 절약하는 생활을 하는 엄마의 아래에서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곤 한다. 이런 에디에게는 너무도 갖고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다. 검은색 바나나 모양 안장이 달린 빨간색 허피 자전거이다. 쉽게 사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에디는 열심히 기도했다. 자전거 한 대만 갖게 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바란 크리스마스 선물로 엄마의 정성이 담긴 스웨터를 받은 에디는 잊지 못할 밤을 보낸다. 

  자전거를 바란 에디가 자전거 대신 얻은 스웨터에 만족하지 못할것임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때부터 뿔난 에디의 마음이 그를 괴롭히고 변화시킨다. 그런 에디의 마음은 세상의 온갖 먼지를 다 뒤집어쓴듯 더러운 모습의 러셀 할아버지와 에디가 지나가는 검은 폭풍에 견줄 수 있다. 하지만 러셀 할아버지가 언제나 온화하고 지혜로웠듯이 에디의 마음은 무엇이 옳고 잘못된 것인지 판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도움으로 칠흙같이 어둡고 두려웠던 폭풍을 뚫고 지나 에디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다 잘 될거야 라는 말을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몇번 한적이 있다. 반대로 내가 그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믿음직스럽게 느껴진적은 없었던것 같다. 에디를 사랑하는 그의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을 나도 조금은 나누어 받은 모양이다. 그렇게 정말 다 잘 된 에디는 이제 더이상 스웨터가 시시하지 않다. 그런 그의 기도가 너무도 기특하고 마음에 든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함께할 수 이는 ㅅ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참모습을 기억하고 폭풍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멘. p.246

  특별히 크리스마스를 기념한적이 없던 우리집이지만, 그래도 하얗게 내리는 눈과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를 보면 괜히 설레곤 했다. 딱 그때만큼 어린아이처럼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간듯 하다. 정말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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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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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이었을때, 아버지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학교 도서관에도 그 책이 있어 나 역시 읽어보았다. 그리고 슬픔을 느낀 기억이 났다. 이제 아버지라는 책의 작가가 또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책을 쓴 작가도, 그리고 작품을 읽은 독자도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미처 몰랐던것을 깨닫고, 지금도 인생이라는 것 아래 펼쳐지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더욱 진중하게 다가왔다. 물론, 베스트셀러 아버지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본다. 

  욕망에 휘둘려 세상 밖에서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고 고요히 초야에 묻혀 사람의 도리를 다한 진정한 선비를 일러 우리는 처사라 한다. 달성 서씨 문중의 후손으로 세상에 나와 스스로 끓어오르려는 욕망을 다스리며 자식과 남편과 아비로서의 도리를 다하고, 벗과 이웃에는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해 그 귀감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내 친구 서용준. 선비가 사라져 가는 우리들 세대의 세상에 용준은 진정한 선비였으니 그에게 처사의 명은 실로 합당한 것이다. p.272 

  우선, 책의 말미에 보이는대로 이 책은 작가의 친구 이야기이다. 친구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제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삶에서 아들로,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함께 느끼는 것이 다음일 것이다. 무엇이 중요하다 따위의 주장같은 것은 하려는 말이 아닌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이 책을 그냥 물 흐르듯 읽어 넘기면서 같이 공감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네 아버지,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누구에겐 이제 막 태어난 자신의 갓난쟁이를 생각하며 함께하기도 할 것이다. 그냥 그것이면 되지 않을까. 

  똑부러진 목표도 없이 인생이 뭐 별것이냐 심드렁하게 여기면서 적당히 대학에 가고 이마저도 도망치듯 피해 군대를 가버린 용준은 제대하고 난 후 쓰러져 꼼짝도 못하고 누워계신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한다. 어머니를 도와 아버지의 식사를 챙기고 몸을 씻긴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기울어져가는 아버지의 예식장에서 누이들의 결혼식을 치루고 그의 손때가 묻은 카메라를 이용해 허름한 사진관을 차리는데 그 가게가 바로 고향사진관이다. 언제든 일어나실 것이라는 희망 반, 병원에서 들은 문자 그대로 여기는 체념 반의 마음으로 아버지의 건물을 지키며 눌러앉은 용준은 친구들 사이에선 인생이 망해버린 사람이다. 깨어나지 못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신만의 인생도 잠재우고 그 자리에서 해야할 일을 하고 지냈다. 그렇게 결혼도 해버린 용준이었다.  

  그의 파삭파삭한 생활에 내 목이 다 말라가는 기분이 든다. 덩달아서 내뱉지 못한 무언가가 묵직하게 가라앉는것만 같다. 술을 습관적으로 찾는 사람, 술에 자만하는 사람, 주사있는 사람을 싫어하지만 용준에겐 한 잔 가득 술을 채워주고 싶기도 했다. 흘러가듯 끌려가듯 지나가는 용준의 삶에서 결혼으로 지켜야 할 아내가 생기고 자신을 닮은 아기는 무척 소중한 존재였다. 아들이었던 용준이 이제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면서 처음 느끼는 책임의 무게였다. 그리고 알게 된다. 아무것도 못하는 아버지를 자신이 지키는게 아니라, 아직도 아버지가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것임을. 

  허수아비인듯, 주인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꼭두각시인듯 무능력하고 짜증을 부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실은 누구나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몫이 있다. 문제는 그것을 아는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용준이 실제 인물이었고,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은 어른임을 생각하면 태어난 딸을 보며 이를 깨달은 것이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민망하기도 하다. 하지만 진심이다. 눈썹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아버지이지만 마지못한듯 살다가 보내고 나서 깨닫는 것은 더욱 슬픈일이다. 누워계신 아버지이지만 진심으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버석버석한 느낌이 덜해졌다. 

  개인의 꿈을 위한 삶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삶을 선택한 것이 이 책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라고 본다. 살면서 누구나 깨닫게 되는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그에 순응하며 마음을 다지는 과정이 의미있다. 이건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이건 시기상의 차이만 있을뿐 모두 알게 되는 것이다. 입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으로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용준이 생을 내려놓을때 쏟아낸 눈물 이후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했는지도 모른다. 남겨진 주변 사람에겐 가엾고 미련이 남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본인은 아버지를 만나 원없이 안아도 보고 이야기도 하지 않을까.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책이었다. 너무도 달라져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 소금물에 절여지는 배추마냥 푹 담궈졌다 나왔다. 축 늘어져 나온것은 말할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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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 스도쿠 챌린지 - IQ 148을 위한 논리게임 멘사 스도쿠 시리즈
프랭크 롱고.피터 고든 지음, 멘사 엮음 / 보누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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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이전부터 여러가지 내용으로 나와 알고있었다.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릴때 시간을 보내는데에도 아주 좋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너무 갖고싶은 내용이 생겼다. 바로 스도쿠였다. 아는 사람은 알고 관심없는 사람은 모를 퍼즐이 스도쿠인것 같다. 나 역시도 스도쿠를 아주 우연히 알게됐다. 하지만, 스도쿠는 제법 재미있어서 빠져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사람 중 한명이기도 하다.  

  몇년 전 새로 산 동생의 휴대폰을 구경하다 들어있던 스도쿠를 봤다. 그때 처음 스도쿠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스도쿠는 우선, 규칙이 간단하다. 보통은 가로, 세로 9칸으로 되어있고 3칸짜리 정사각형이 9개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이 안에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작은 정사각형과 가로 세로 모두에 겹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게임이다. 숫자 하나가 들어가기 위해 살펴야 할 곳이 은근히 많아 처음에는 그저 쉽게만 보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어진 숫자가 적을수록 빈 칸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점점 어려워졌다. 이것을 고민하며 풀어내면 그게 또 그렇게 즐거웠다. 화장실에 갈때면 책을 챙기던 습관은 때때로 스도쿠 퍼즐을 푸는것으로 조금 바뀌고 말았다. 

  동생이 자꾸 구박을 하는 바람에 나는 내 휴대폰에 이 게임을 설치하고 말았다. 지루하게 기다려야 할때면 항상 이 스도쿠를 하게 됐다. 하지만, 게임규칙의 간략한 설명외에 더이상의 팁은 얻을수가 없어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문제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어느 한 게임을 푸는 도중 막혀 며칠간 진전이 없던 도중에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듯이 반가웠다. 바로 펼친 책에서 기본적인 용어부터 배우면서 뭔가 체계적으로 스도쿠를 익힌다는 생각에 혼자 뿌듯함마저 느끼며 웃었다. 

  스도쿠의 앞부분은 누구나 저절로 살피면서 알게 되는 것이어서 건너뛰다시피 했다. 그때는 너무 쉬워서 우쭐했는데 뒤로 넘기다보니 본격적인 풀이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후보숫자와 셀(칸)의 위치를 살펴 적용할 수 있는 풀이법을 소개하는데 막상 혼자서 다른 문제를 풀때는 이 방법이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자꾸만 책을 찾아보게 되고 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것인지 까먹어서 이러는 것인지 몰라 스스로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헤매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긴 해도 역시 도움이 되기는 했다. 그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풀이법이 있었는데 그 방법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만나던 때에 며칠간 못풀던 문제가 바로 풀렸다. 이 풀이법을 몰라 200분이 넘게 걸렸지만 순식간에 풀리고 나니 기쁘면서도 허탈했다.  

  풀이과정을 깔끔하게 소개하고 있어 대체로 이해하기 쉽다.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에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지금도 책을 뒤적이면서 즐겁게 스도쿠 게임을 하고 있다. 이 책을 못봤다면 원시적인 방법 이후에 막혀 쩔쩔매고 있었을 것이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에는 사실 관심은 없다. 그저 즐겁게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스도쿠를 모르는 사람도, 알지만 금새 막혀버리는 사람도 모두 이 책을 보며 따라하면 금새 실력이 부쩍 뛰어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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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조곡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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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너무 오랜만인듯하다. 온다 리쿠의 신작이다. 일본어를 잘 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온다 리쿠라는 이름 자체도 어딘가 다른세계를 엿보는듯한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녀의 작품들이 환타지같다는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이번엔 조금은 음산해 보이는 느낌의 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대가 된다. 

  유명한 소설가인 도키코가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다. 경찰조사 결과는 자살. 그녀와 관련이 있는 5명의 여자가 매년 그녀를 잊지않고 찾아온다. 보통은 기일대로 모이지만 목요일을 좋아했던 고인을 위해 목요일과 그 전 후 하루를 더해 삼일간 그녀가 머물렀던 저택으로 모인다. 도키코의 이복자매 시즈코, 시즈코의 사촌 에리코, 도키코의 조카 나오미, 나오미의 이복자매 츠카사, 도키코의 편집장이자 동거인인 에이코. 이 다섯명은 모두 글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다. 4년이 지난 모임에 꽃다발이 배달되고 그 안의 카드엔 도키코의 죽음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자살이 아닌 살인이라는 의심을 품게하는 글귀가 있다. 유서까지 발견되었지만 온전히 믿지 못했던 그녀들은 4년전의 그 일에 대해 기억을 맞추며 진실을 찾아나선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리기는 했지만 온다 리쿠가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은 역시 훌륭했다. 읽는 사람들은 다섯 명의 기억을 차례로 쫓아가며 끊임없이 의심해야한다. 정말 자살인지, 타살이라면 누가 범인인지,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 누군가 숨기고 있는 것은 없는지 의문점이 생겼다가 풀리고 또다른 질문이 생겨나고 답이 나왔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섯 사람의 속사정이 평온해 보이던 겉모습과는 새삼 달랐다. 서로간에 비밀처럼 담고 있던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런 토론의 과정에서 이름만 알았을때 쉽게 구별되지 못하고 헷갈리던 인물들의 개성이 또렷하게 나타나 읽는 재미도 더해졌다. 

  온다 리쿠는 작가이다. 글을 써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번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온다 리쿠와 같은 글쟁이들이다. 비록 그들이 쓰는 글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에는 모두들 같은 생각이었다. 도키코와 연관된 여자들은 서로의 글을 칭찬하고 인정하면서도 경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미래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녀들의 대화속에 나타난 작가라는 것은 온다 리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힘들어도 멈추지 못하고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자신의 망상속으로 끌어들이는 그 일이 있어 나와 같은 독자가 글을 읽고 즐겁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목요조곡에서 나타난 이번 모임은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끝이 났다. 어느샌가 나 자신도 그 모임의 일원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책의 끝에선 큰 일을 치루어낸듯 기운이 빠지고, 새로운 과제를 얻어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되는것만 같았다. 만족감을 느끼면서 온다 리쿠와의 만남에 끝을 낸다.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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