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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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에 태어난 내게는 60년대나 70년대의 이야기가 다 비슷하게 느껴진다. 비슷하게 한국적이고 정겹다. 다른 세대의 추억을 쫓으며 공감하는게 쉽지만은 않지만 부모님의 어릴적 앨범을 보는 기분으로 읽으면 이해하지 못해도 마음은 따뜻해진다. 언젠가 <봉순이언니>라는 책을 읽는데 사무실의 주임님께서 무슨책을 읽냐며 표지를 들춰보더니 제목과 표지사진만으로 표정이 금새 풀어지셨다. 그리곤 순식간에 그때를 그리워하는 얼굴로 내게 "그땐 정말 그랬어야" 라고 말씀하셨다. 신기한건 책을 다 읽지 못했어도, 그때를 살아오지 않았어도 주임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 순간은 나도 할머니 앞에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로 돌아간것만 같았다. 

  이번에 마주한 머저리 클럽도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시대적 상황이 아니더래도 주인공이며 화자인 동순이 남자여서 여자인 내게는 다른 세상을 엿보는 느낌이 컸다. 애초부터 전학생 영민의 행실이 맘에 안든다고 싸움을 거는것 부터가 여학생의 사고방식과는 다르다. 남자들이란... 하며 혀를 끌끌 차면서도 그저 읽어나간다. 처음듣는것도 아닌데 빵집이라는 만남의 장소가 왜이리 자꾸 사람을 실실 웃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여학생들과의 모임을 갖고 꾸준히 만나면서도 한결같이 이름뒤에 '~씨'라는 호칭을 붙이는것도 실은 어색한 풍경이었다. 정말 저때는 저랬나 누군가에게 묻고싶었다. 휴대전화며 인터넷이 없는 그세상이 조금은 답답하면서 한편으로 느긋해보여 좋았다.  

  하지만 그저 색다르고 호기심이 넘치기만 했던것은 아니다. 20~30년 후의 고등학생이었던 나도, 내 동창들도 하는짓은 비슷했던것 같다. 그래서 사람 마음은 다 똑같나보다. 머저리클럽의 남학생들이 샛별클럽의 여학생들을 만나 만들어가는 추억과 그들의 변화는 자꾸만 남녀공학을 나왔던 내 고등학교때를 돌아보게 했다. 여학생들과의 모임을 만들면서 더 깨끗해지고 멋부리기 시작했다는 동순의 말에서 같은 말을 했던 고등학교때의 선생님 말씀이 떠올라 즐거워졌다. 남자반일때는 땀냄새도 풀풀 풍기던 녀석들이 남녀합반이 되고나니 더 깔끔해졌다고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적이 있었다. 이성문제뿐이 아니다. 자기 자신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가출까지 했던 문수의 마음이 내마음인양 고스란히 전해진것도 시대를 초월한 공감이다.  

  달라서 어색하지만 하나같은 마음이 있어 정이가고 즐거웠던것 같다. 그때의 고민이 성장통이라는 이름을 갖지만 사실 성장통은 어느때나 있는것같다. 처음 겪는 고등학생이니까 모르는것이고 몰라서 고민하고 아프기도 하는것처럼, 당시엔 지금 이나이때 쯤이면 같은 고민은 하지 않을 줄 알았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지금 이때를 태어나 처음 겪는 성장통인것이다. 다만 이것을 몰랐던 그때는 그저 훌쩍 커버렸으면, 어서 10년쯤 지나가버렸으면 하고 바랐던게 어리석다 생각하면서도 그것조차 추억이 되고만다. 차라리 그때가 더 천진해서 어리석어도 자꾸 돌아보게 되는건지 모르겠다.  

  장면 하나 하나가 햇볕을 가득 담은 사진같았다. 그런 사진은 굳이 내것이 아니어도 좋은법이다. 오히려 그런 추억의 한켠을 꺼내어 드러내주신 최인호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이다. 공포물과 추리물이 많아지고 반전에 익숙해져가는 요즘엔 다음 발걸음을 언제 내딛을지 몰라도 상관없는 느린 걸음이 위로를 해주는 느낌이다. 머저리 클럽이 그런 책이었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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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의 지도
에밀리오 칼데론 지음, 김수진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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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이 처음 시작되고 그것에 무한한 힘이 있어 악의를 두려워하며 꼭꼭 숨겨져 있는 신비로운 물건. 이것을 둘러싼 신비하고도 치열한 이야기. 고대의 전설이 실현되지 않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사람들의 욕망. 나는 이런것을 좋아했다. 언제든 환영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있어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기때문에 마음놓고 어린아이마냥 푹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 특히 제목을 봤을때도 이런것을 기대했다. 지도라는 것도 그러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사물이기 때문이다. 멋지다. 창조주의 지도. 종교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상상도 했다. 지금 느끼는 것이지만, 난 역시 상상력이 빈곤하다. 

  내친김에 이 책을 기대하게 만든 또 한가지도 이야기하겠다. 스파이라는 말에 그만 꿈뻑 넘어가고 말았다. 그 옛날부터 전설이 되어온 온갖 스파이 이야기에도 그리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우습게도 역사책 한권에 관심이 생겼다. 그것도 스릴있는 모험담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역사적 사실에 중점을 둔 메마른 책이었다. 하지만 그 책으로 스파이라는 사람들에 의한 역사가 무시할 수 없다는것, 그들을 부리기 위해 고용자가 하는 조취, 그러한 현실에 처한 그들의 마음을 조금 알고나니 그제야 눈이 가기 시작했다. 얄궂게도 그때서야 재미있고 불쌍하고 떨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럴때보면 사람은 정말 심술맞은것 같다. 

  스페인 내전으로 인해 로마로 피신한 호세마리아가 그곳에서 몬세라는 여인에게 반해버리고 만다. 둘은 어려운 아카데미의 재정을 나아지게 하려고 고서를 파는데 후니오 대공에게 팔았던 책이 창조주의 지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걸 알게된다. 스미스라는 남자로부터 후니오에게서 정보를 캐내라는 의뢰를 받고 그때부터 스파이로서 지내게 된다.  

  단순해보이는 내용이지만 사실 읽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배경은 세계 2차대전으로 낯익은 이름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낯설은 이름과 상황이었다. 사람이 죽고다치는 전쟁이 싫어 피해왔던 탓이다. 당연히 당시의 로마사정은 짐작도 못하기 때문에 어려울수밖에 없었다. 그쪽 문화권의 사람에겐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훌륭한 지적능력을 따라갈 수준이 안돼 그만큼 책을 온전히 즐기지 못해 아쉽다.  

  그렇다고 어려워서 힘들기만 한건 아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책의 시대정 상황과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렸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읽는 사람에게 골고루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그런 것이 쉽지않다는걸 안다. 이렇게 쓰기위해 정말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래서 약간은 허무하게 느껴지는 책의 말미도 쉽게 넘겨버릴 수 있었다. 스파이 활동의 스릴감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집중한 내용을 원했던 내겐 만족이다.  

  무엇이 역사이고 무엇이 픽션인지 정확히 구분해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저 재미있게 읽었으니 됐다.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 잘 몰라서 아쉽지만, 몰라도 즐겁게 읽고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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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1 - 안드로메다 하이츠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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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보기좋고 눈이 시리지 않을 정도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커다란 선인장이 표지에 그려져 있다. 마치 한손을 들어 안녕 하고 인사를 하는 것만 같은 이 선인장은 가시마저도 새싹처럼 앙증맞아 무척 귀엽게 보인다. 눈 코 입 없이도 사람처럼 보이는 선인장에다 책 제목이 왕국이어서 동화는 아닐까 짐작을 해봤다. 상상력이 이정도밖에 안되는구나 싶어 스스로가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동화였으면 했다. 적어도 동화속 주인공같은 사람이 한명은 있었으면 하고 기대했다.

 

  무척 빈약했떤 상상력에 머쓱했던 기분은 책을 읽으면서 점점 밝아졌다. 시즈쿠시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금은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다. 시즈쿠시이는 그녀의 할아버지가 즐겨 재배한 선인장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녀는 할머니의 일을 거들며 차도 못들어오는 산속 오두막집에서 살았다. 할머니에게서 약초에 대해 배우며 자란 시즈쿠시이는 고귀하고 순결한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 들게 하는 인물이다. 산기슭에서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산을 내려와 독립된 생활을 하는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답답한 도시의 이미지가 주인공과 주변의 특별한 사람들, 선인장으로 인해 신선하고 포근하게 바뀌어갔다.

 

  스무살의 아가씨 시즈쿠시이의 맑고 당찬 모습이 읽는 내게도 지나간 나의 스무살을 떠올리게 했다. 가에데의 어시스턴트로 있으면서 그의 매력을 금새 찾아내 있는 그대로 친구처럼 좋아하고, 선인장 공원에서 만난 신이치로에게 반해버리는 풋풋한 모습. 이런 그녀에게 소리없이 힘이 되어주는 가에데. 비록 눈으로는 거의 볼 수 없지만 신비한 능력으로 기억과 사람을 볼 줄 아는 캐릭터로 그 역시 시즈쿠시이 만큼이나 개성있고 생각이 깊다. 아빠처럼 시즈쿠시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해준다. 이 두사람의 존재가 특별한 사건 없이도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요시모토의 책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제 겨우 네번째 작품을 읽는 것이니 바나나의 작품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전에 읽은 책을 기억해보면, 거기엔 한결같이 아픔이나 지나온 날에 대한 후회를 어루만져주는 따스함이 있었다. 추운 겨울날 꽁꽁 언 손을 누군가 잡아주고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그 분위기속에 있는게 참 아늑해 좋았다. 1권이어서 내용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이어질 2, 3권이면 충분할 것이다. 바나나가 만들어낸 온전한 왕국이 어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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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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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만으로도 알수 없는 의무감이 들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가들이 있다. 오쿠다 히데오도 그런 작가중 한사람이다. 명백히 내 취향이 아닌데도 작가의 이름이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라고 하면 언제나 천진하고 엉뚱해서 유쾌한 즐거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터라 그의 데뷔작이라는 이책,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에서도 그러한 것을 기대했다.

 

  팝스타 존이라고 하기에 살짝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였다. 비록 그는 그저 존이라고만 했지만 누가보아도 그 존이 존 레논이라는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쿠다 히데오는 존이 가진 공백기 이후 그의 음악적 변화를 보고 그동안의 일을 상상해서 썼다. 상상속의 일이지만 과연 그런일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작가가 나타낸 키워드는 따뜻했따. 그것을 나는 오해를 풀고 온전히 찾은 사랑이라고 하고싶다.

 

  존은 어머니와 닮은 여인을 우연히 발견한 이후부터 과거에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에 대한 악몽으로 괴뤄워한다. 그런 악몽과 함께 찾아온 몸의 이상증상. 때로 숨쉬기가 힘들고 몸에 온 힘이 다 빠지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해지고 한번도 문제없던 변의가 없어 존은 매일매일 걱정하기 시작한다. 마침 일본의 명절과도 같은 오봉기간이어서 병원찾기도 쉽지 않다. 아내의 추천으로 가게 된 아네모네 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조상님을 저세상에서 모셔와 정성껏 대접하고 다시 보내는 오봉기간, 존이 아네모네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그 기간동안 존은 병원 앞 숲에서 그리운 이를 만나고 화해를 하기 시작한다.

 

  가장 절정은 역시 어머니와의 만남이 아닐까. 원했던 만큼의 사랑을 한번도 주지 않았던 어머니에 대해 원망이 있던 존이었기에 그 만남을 끝까지 거부하고 두려워했지만 결국은 만났다. 정말 따뜻하고 행복한 장소에서 말이다. 그곳에서의 일로 다른 세상의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화해하며 언제나 위해주던 마음을 온전히 찾은 것이다.

 

  존은 이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가벼운 상태가 되어 아내와 아들의 곁에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소설 속의 존은 무엇보다 값진 휴가가 아니었을까. 보는 사람도 따뜻하니 틀림없을 것이다. 실제인물에겐 모르겠지만 비슷한 일이라도 있었길 슬쩍 바란다. 이런일이라면 얼마든지 수상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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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T의 스타일 사전 - 스타일에 목숨 건 여자들의 패션.뷰티 상식 560가지
김태경 지음, 탄산고양이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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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몹쓸 몸매와 스타일을 지닌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등을 돌린건 아니다. 자신감이 없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고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아직 내게 패션이나 메이크업은 어렵기만 하다. 이 책을 처음 알았을때 한참 부족한 나 자신을 의식하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하룻밤만에 다 읽어버렸다. 어려운 용어가 많거나 너무 낯설어 읽기 힘들면 어쩌나 조금 염려했지만 그런일은 없었다. 그러니 아무 걱정없이 읽어도 좋다. 설명이 제법 솔직하고 깔끔하다. 

  이전에도 스타일이라는 이름아래 같은 범주에 속하는 책을 읽은적이 있다. 두권이었는데 한 권은 여자의, 다른 한 권은 남자의 스타일링에 대한 것이었다. 옷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다른 세상의 일면을 본 듯한 기분에 살짝 들떴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전이다. 이전의 책들보다 훨씬 더 언급하는 범위가 넓다.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브랜드, 스타일링, 추천아이템, 쇼핑정보, 관련직업 소개 등 다루지 않은 것이 없는것 같다. 560가지라는 숫자가 엄청나게 보였었지만, 읽고 난 지금은 이정도로만 추려내기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많은 내용을 담고있지만 깊이있게 파고들기보다 알아두면 좋을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어서 언급된 내용이 다시 언급되기도 한다. 또한 조금만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있을 그런 내용도 제법 있을 것이다. 크게 패션과 뷰티로 나뉘는데 약 2/3가 패션에 대한 내용이다. 뷰티에 더욱 관심이 많았던터라 조금 아쉬웠다. 아무리 상식이라고는 하지만 명품에 대한 내용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스타일 사전인데 기대했던 실용적인 면은 좀 밀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있으면 재미있는 책이다. 때론 패션잡지를, 때론 패션채널을 보는것만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전혀 몰랐던 소비자들의 장소를 알았고 아주 좋아하는 속옷에 대한 사이트를 알게됐다. 무엇보다 큰 것은 오래전부터 필요했지만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있던 아이템을 추천받아 쇼핑리스트 한줄이 더 늘었다.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정말 큰일이다. 흑흑흑......

  이 책의 지은이가 에디터인데, 난 사실 이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게 잠깐 소개된 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한 내용은 이색적이었다. 어떤 직업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그리면서 그 열정이 대단하게 보였다. 이후로 나도 모르게 잡지를 보면 에디터와 어시스턴트의 이름을 눈여겨보게 됐다. 머리 잘 하는 미용실을 찾으려면 마음 잘 맞고 실력있는 미용사를 찾아야 한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패션지들 사이에서 자신에게 가장 빛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을 찾으려면 이제부터 에디터를 눈여겨 보는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친숙하게 오래 마주할 패션매체를 찾을 길을 하나 터득한것 같다. 

  책의 앞머리에서 작가가 그랬다. 어울리지 않는 유행을 따라 신상품에 카드를 긁어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스타일 지침서라고. 나는 그런 작가에게 말하고 싶다. 그 마음이 고맙다고, 바란대로 쉽고 재미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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