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건의 우먼 스타일 북
팀 건.케이트 몰로니 지음, 이영진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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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다지 꾸미는데 능통하지 않지만 그래도 보고있으면 즐겁고 관심도 있어 기회가 닿으면 스타일에 대한 책은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 책도 그래서 보게 됐다. 더욱이 팀 건이라면 프로젝트 런웨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람이 아닌가. 그의 이름을 내건 책이어서 내심 기대도 했다.  

  자신감이 넘치고 도도한 느낌의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낸 책 치고는 무척 단정하다는게 첫인상이었다. 깔끔하고 잘 정리된 느낌이 강했는데 스타일북 치고는 사진이 없고 그림도 극히 적다는게 또 한번 의외였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패션이나 뷰티쪽의 책과는 조금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들었다. 

  책은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찾으라고 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자신에게 편안하고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것인데 팀 건의 가치관을 확고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적어도 내가 느낀 그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나이나 성별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옷을 입는 방법이나 고르는 요령,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요령등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도 물론 있지만 이러한 것을 알기에 앞서 자신부터 알고 자기자신과 자신의 기호를 기준으로 스타일, 취향, 품질이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훌륭한 패션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알려주는 온갖 팁과 각기 다른 패션스타일 설명, 악세사리등은 모두 개개인이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찾는데 참고해야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문득 그런 이유로 사진이나 그림을 일부러 최대한 자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었다. 



  각각의 파트가 끝나면 팀 건의 스타일 코칭이라는 코너가 있다. 그곳에는 보통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의 내용은 이미 설명이 되어있는 부분이다. 마치 배운것을 복습하는 것만 같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차분히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하면 이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최대한 골라낸 알맹이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이 멀리 건너오면서 나라 사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 미국사람들이 느끼는 만큼까지 좋지는 않았다. 그가 알려주는 실용적인 팁은 이곳과는 상관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설명하는 내용중엔 알아듣기 힘든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을 예로 들기도 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마지막에 패션 용어를 설명한 부분이 있지만 그곳 역시 패션 전공자에겐 쉽고 일반인에게는 다 알지 못해도 별다른 지장이 없을만한 원단과 스타일 용어 사전쯤이어서 아쉬웠다.  

  아쉬움 반, 만족감도 반인 책이 되었다. 하지만 분명 색다른 시간이었고 미련을 갖고 버리지 못하던 옷을 붙잡고 있는 나를 쿡쿡 찔러준 책이기도 해서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 스타일이라는 것에 대한 가장 탄탄하고 기본적인 의미와 방법을 찾는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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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남 이야기
조한웅 지음, 이강훈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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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고구마. 이건 초등학교 6학년때의 담임선생님 별명이다. 그리고 이 별명은 선생님께서 스스로 알려주신것이다. 그래서인지 기억에 참 오래 남는다. 뜬금없이 왜 선생님의 별명을 들먹이냐고? 지은이에겐 정말 정말 미안하지만, 기억 속의 선생님과 지은이가 닮아있기 때문이다. 날 믿고 아껴주시고 내가 좋아했던 사람을 닮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렇다. 두번째 만남이다. 지은이 조한웅은 낭만적 밥벌이라는 책을 먼저 냈었다. 제목이 꿈만 같아 보고싶어졌고 그리 낭만적이지 않은 내용을 유쾌하게 써 낸 글솜씨에 많이 웃었다. 책을 덮을 무렵엔 조한웅=위트 가이 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카피라이터여서 평소에도 글을 써왔던 사람답게 그는 평범한 일상도 시트콤처럼 풀어내는 재주가 있었다. 카페사장이 되어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우아하게 카피를 쓰는 환상에 젖는다. 그래서 정말 카페를 만드는데 시작부터 돈문제를 시작으로 온갖 문제에 부딪힌다. 이런 사정도 그의 재주아래선 만화같은 일상이 되어버린다.  

  이런 매력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됐을때 기뻤다. 표지만 들춰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제목을 보니 온전히 자기 자신에 대해, 연애에 큰 비중을 둔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임을 알았다. 서문을 보니 이 책은 카페창업기를 쓴 낭만적 밥벌이보다 후에 출간됐지만 시간적 배경은 그 이전이라 한다. 독신생활에 대한 환상을 갖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던 외롭고 고달픈 생활이다. 그렇게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라는 명함을 달고있는 독신남 키키봉-작가의 닉네임-은 부풀다 못해 터져버린 독신생활을 자신의 재주를 마음껏 사용해 털어놓았다. 당연히 이번에도 웃음이 가득하다. 

  글이 재미있는 것도 좋지만 아주 평범한 사내의 속마음과 생각이 솔직하게 드러나있어 더욱 좋았다. 같은 남자라면 공감하는 수준일지 모르지만 여자의 눈에서는 다른 종의 생각과 생활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볼거리이다. 시작부터 키키봉은 최고였다. 그저 젊은 파출부를 원했건만 예쁜 파출부가 오자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옆집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다 그녀가 권한 책을 끙끙대며 읽는데 그 사이 이사가버리더라는 고백도 들어있다. 그 책 제목은 육식의 종말이라고. 책 제목인줄 모르고 무슨 이야기일까 상상하다가 이런 사정을 알고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간간히 나오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로 감동도 곁들여주니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어느샌가 나는 키키봉의 세번째 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책머리에 기대하라고 했다. 이 책이 출판사와의 관계를 불편하지 않게 할만큼 팔리면 창업기 이후의 내용도 뻔뻔스럽게 낼 야심이 있다고 말이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의 글을 읽으며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나는 다시 한번 기대하고 있다. 다음엔 꿈에 그리는 신부를 만나 유부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평범한 한 사람의 일상이 이렇게 유쾌하게 표현될 수 있다면, 내 일상도 어쩌면 생각보다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만으로도 그에게 고맙다. 혼자 있어도 웃고싶다면 키키봉의 책을 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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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
이경자 지음 / 문이당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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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으로 진흙이 생각나는 색감이다. 그것도 붉은색의 황토흙이 아니라 회색이다. 대놓고 말하면 정말 칙칙했다. 개울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이 있는 그림이 표지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림도 여분의 표지도 모두 그랬다. 여인들은 흰색, 살구색, 노란색, 연한 하늘색의 상의를 입고있는데도 제 빛을 내지 못했다. 여인들은 하나같이 검게 탄 얼굴과 팔 다리를 하고있었다. 그리 즐거워보이지도 않고 개울도 물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서럽거나 슬프게 보이는 것 역시 아니었다. 오히려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그려낸듯 했다. 처음 보았을때나 몇번을 보았을때나 한결같은 그림이었다. 이 그림이 박수근의 빨래터인듯 했다. 

  난 그림에 대해서도 아는게 없고 화가들은 더더욱 모른다. 그래서 박수근이라는 화가가 있는줄도, 어디선가 스치듯이라도 이 빨래터라는 그림을 본적도 없었다. 이 소설을 접하면서 그 존재를 겨우 알았다. 이 빨래터라는 작품이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격에 낙찰되었다고 하고 그 화가에 대해 쓴다고 하니 당연히 그림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조금은 긴장을 했지만 그림자체보다 화가이자 인간 박수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몰라도 상관없었다. 

  최고 가격으로 낙찰된 빨래터를 그린 화가 박수근의 아들 박성남이 이른 아침 위작논란 소식을 전해주는 전화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 작품이 위작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그림을 소장하고 있던 사람을 찾아 급히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회상을 한다. 그렇게 독자는 기억속에서 되살아난 박수근을 만나게 된다. 좋아하는 그림을 위해 평생을 다 바쳤던 사람, 가난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언제나 고심하고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던 사람, 그래서 가족에게 가난한 삶을 살게 해 항상 미안해하던 사람 박수근이다. 

  박수근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아는것이 없는 상태에서 소설을 먼저 읽으니 자꾸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책이 위인전기라도 되는 것만 같았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착각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나니 뭔가 허무한 기분에 젖어들기도 했다. 이렇게 읽어도 결국 내가 알게 된 것은 최고 낙찰 가격인 빨래터와 위작논란이 있었다는것, 그것을 그린 화가가 박수근이라는 것밖에는 아는게 없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그림들이 하나같이 누구나 겪는 일상이라는 것을 보면 그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을 즐거워하고 감사해하는 사람인것 같다.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그리니 말이다. 그렇다면 소설이 그려낸 화가 박수근을 어느정도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림처럼 담담하고 소박한 멋이 있는 사람 박수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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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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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라는 실제인물과 인간의 창조원리를 적어넣은 것 중 하나의 양피지라는 물건을 이용해 공경이라는 키워드를 설명하는 책이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이다. 캅베드라는 말이 공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윈스턴 처칠이나 그레이스 켈리와 같은. 그래서 캅베드라는 양피지조차 실제로 존재하는것 같은데 모르겠다.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모르겠다. 너무 빠져들었나보다.  

  이전에 읽은 자기계발서 중에 레이첼의 커피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구구절절히 처세술같은 내용이라면 질린다. 물론 남을 대하는 방법이나 마음을 다잡는것도 중요하지만 레이첼의 커피는 조금 달랐었다. 그 책은 우선 주라고 했다. 내가 전에 이만큼 도왔으니 이번엔 내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라는 식의 생각과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받아낼 계산을 하지 말고 그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또 주라고 했다. 주는 기쁨부터 가르치는 부분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었던 것이 더욱 큰 것이 되어 되돌아왔다. 또한 남에게서 받는 도움에도 인색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남이 누릴 수 있는 주는 기쁨을 빼앗는 것이라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즐겁게 상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라고 했다.  

  이 책의 중심 단어가 공경이라고 했다.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 공경이란 공경받는 자보다 공경하는 자에게 이익이 되는 원리다. 이것이 이 책 전체에 걸쳐 흐르는 요점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대상을 공경하라고 되어있었다. 공경의 방법으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공경하는 대상의 말을 잘 듣고 둘째는 그 대상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공경의 원리와 사람이 공경해야할 대상, 공경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자살하려던 아리가 자신을 구해준 변호사 게이츠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캅베드의 존재와 내용을 말하며 자신의 삶을 펼쳐놓는다. 지극히 화려한 아리의 삶이 놀랍기만 했다. 

  캅베드의 내용을 토대로 펼쳐지는 아리의 삶을 읽어나가면서 자꾸만 레이첼의 커피가 생각났다. 레이첼의 커피를 읽으면 성공은 결코 혼자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다른이들과 더불어야 하는 것이었고 개인의 욕심이나 욕망을 채우기 위한것은 성공할 수 없었다. 이것의 다른 표현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공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인터넷 기사에서 보았던 구절이 생각난다. 강호동이나 유재석등 지금 최고의 자리에 있는 개그맨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혼자 웃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할수록 처음엔 그저 쉽게만 보였던 공경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겁게 다가왔다. 책에 캅베드라는 히브리어는 존귀하다, 무겁다라는 뜻을 가진 카베드의 강한 능동 명령형이라고 한다. 신을 대하듯이 '반드시 존귀하게 하라', '절대로 무겁게 하라' 라는 의미를 지진다고 한다.  

  공경의 방법을 따르는것은 쉬울 것이다. 원하는 것을 줄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가면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는 허황되고 욕망에 빠져 헛된 꿈을 꾸는것을 지양했다. 이러한 것을 무엇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하기를 원했다. 이를 내게 적용시켜볼까 생각하니 공경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나만의 성을 모래로 짓는것인지 찰진 진흙으로 빚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했다. 레이첼의 커피가 다시 떠올랐다. 레이첼의 커피는 아주 향기롭고 따뜻하고 즐겁기까지 했다.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 과정에 이르는듯이 보였다. 그 책이 모든 응석을 다 받아주는 엄마같다면, 캅베드는 모든 방법을 알려주고 주의사항도 따끔히 일러주는 아빠같다.  

  팩션 형식을 빌려와 읽기 쉬웠던 것이 마음에 든다. 물론 책이 말하는 내용이 가슴속에 쿡쿡 박혀온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몇권 더 사서 선물할 책이 될 것 같다. 부디 그들에게도 거리낌없이 다가와 무겁게 자리하는 책이길 바란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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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2
스제펑 지음, 차혜정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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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을 빌려와 승리를 거두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내용이다. 바로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다. 몇년 전인지 모르겠는데 어느 사극에서도 이부분을 빌려왔던것으로 기억한다. 엄숙하게 제사를 지내고 드디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을때의 그 환희란...... 

  이 책은 그 적벽대전의 내용을 소설화한 것인데 영화로도 제작되어 상영되었다. 책처럼 영화도 1, 2편으로 나누어 이어지는데 영화는 아직 1편밖에 못봤다. 또, 영화를 책보다 먼저봤었다. 그 후에 책을 두권 읽었는데 영화라는 미디어의 제약을 아주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아무리 전투가 알맹이라지만 영화 1편에는 책 1권의 내용이 거의 다 없었다. 조조의 추격꾼에 맞서 유비의 부인과 아이를 구하기 위해 조운이 필사적으로 싸우는 장면부터가 시작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부분에 와서야 조금 어이없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러려니 했다. 

  영화제작이 되었던 책인 덕분에 앞이나 뒤, 중간에 영화 속 장면들이 있어 볼거리도 제공을 했다. 그 사진을 보며 책을 읽으니 책 속의 인물이 영화 속의 인물과 겹쳐지면서 더욱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제법 생생한 꿈이라도 꾸는듯하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인물들의 이미지와 책 속의 이미지에도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비교하는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책만 읽어도 무척 재미있다. 책이 형편없었다면 영화에도 안좋은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려운 고어도, 역사도 문제될 것이 없이 빠져들만큼 재미있었다. 어느것이 역사이고 어느것이 허구인지도 모를만큼 자연스러웠고 흡입력이 있었다. 한 번 읽기 시작했는데 손에서 놓기 힘들어 밤새 읽었다. 적벽대전 이후의 내용이라도 이어서 나온다면 손꼽아 기다릴것같다. 

  책이 너무 좋았고 즐거웠던만큼 이제 내용상으로도 절정의 장면이 나올 영화 적벽대전 2편도 봐야겠다. 더불어 스제펑이라는 작가의 이름도 기억해두어야겠다. 중국소설을 많이 읽지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무척 반가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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