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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심리학 -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 책세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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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대한 모든 것

 

  한 달 전쯤 시작한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순식간에 친구가 불어났고, 실시간으로 엄청난 정보를 전해받을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는 유명한 작가나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접속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시간 날때마다 접속해서 놓친 소식이 없는지 확인했다. 페이스북은 다른 매체로 접할 수 없는 신선한 소식들로 가득했다.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기를 2주 정도 했을까. 슬슬 두려워졌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프로필을 보고 있다', '내가 좋아요를 클릭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 안다.' 오프라인 상에서도 많은 사람을 만나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이다. 페이스북의 장점이라는 실시간 연결이 너무나 공포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보니 페이스북을 탈퇴하는 일이 망설여지는거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최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페이스북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페이스북 심리학>이다.

 

   저자는 미국 임상심리학자인 수재나E.플로레스 박사이다. 그녀는 들어가는 말에서 '페이스북의 영향에 대해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중독되어 있다.'라고 밝힌다. 페이스북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의 성격이 변하고, 사회가 변했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그러한 변화의 원인을 밝히고, 페이스북에 중독되지 않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바뀐 '관계'의 문제를 논한다. 자아정체성의 혼란, 사생활 공개, 우정, 사랑으로 나누어 페이스북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진다. 6장에서는 특별히 쇼셜미디어에 익숙한 십대의 문제를 다룬다. 십대들은 사생활 보호에 대해 둔감하고,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 저자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기능들이 자기 표현을 하고 싶어 하고, 인정과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중독에 빠져들게 한다고 지적한다. 슬롯머신 효과, 두뇌와의 연관성, 중독의 심리학 등을 제시하며 중독의 매커니즘을 증명해보인다. 또한 책 곳곳에 실제 페이스북 이용사례를 실어두어 페이스북이 현실의 인간관계를 망가뜨리고,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실제 내 주변에는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들 대부분은 사생활 공개와 불특정다수와의 연결을 꺼려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장점도 분명 있다. 저자가 밝혔듯이 페이스북은 '변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이다.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모아지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책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우리 아이들은 쇼셜미디어에 익숙하다.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부모들이 페이스북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나만 안 하면 된다하며 모른척 살아갈 수만은 없다. <페이스북 심리학>을 통해 페이스북이 만들어내는 가상 세계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실의 삶을 온전히 지켜내면서 페이스북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담겨있다. 

 

   페이스북 초보라면 특히나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페이스북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거다. 혹시나 자신이 페이스북 중독인지 걱정되는 사람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 공감하고 깨달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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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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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불안과 마주하는 용기 

    

   저자인 스콧 스토셀은 겉으로 보기에 차분하고 매사에 일처리가 깔끔한 사람이다. <<애틀랜틱>>의 선임 에디터이며 결혼하여 안정된 가정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은  공황장애, 의존성 문제, 사소한 일에 대한 불안으로 위장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겪는 심각한 불안증 환자다.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일종의 커밍아웃을 한다. 자신이 극도의 불안을 느낄때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불안증 치료를 위해 어떤 약물을 복용했는지, 자신과 유사한 장애를 가졌던 조상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등을 자세히 밝힌다. 또한 구토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병인 구토공포증, 약간의 스트레스만 있어도 장이 기능이상을 보이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여러 사람 앞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겪는 발표 불안 등 실제 경험한 증상을 생생히 들려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 이 사람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처럼 스콧 스토셀은 정말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다. 남보기에는 아무렇지 않게 사는 듯 했지만 하루 하루 불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거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끔씩 또는 자주 불안을 경험한다.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 실패의 두려움, 상실의 공포. 때로는 두려움 덕분에 위험한 일을 피할 수 있기도 하다. 불안이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닌거다. 하지만 불안이 내 삶을 위협한다면, 너무 불안해서 삶을 포기하고 싶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스콧 스토셀이 어떻게 불안으로 부터 삶을 지켜내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는 불안과 관련한 정신학적, 의학적, 생물학적 연구들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불안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그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을 섭렵한다. 그뿐만 아니라 불안증의 가족력을 살펴 유전 요인을 밝혀낸다. 마침내 전문 지식과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섞어 이 책을 써냈다. 덕분에 불안에 대한 백과사전이면서도 실제 불안증 환자의 경험이 담겨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 됐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공황 장애가 어떤 것인지, 불안증이 심하면 어떤 고통스런 일들이 생기는지 알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몸에 이상이 생기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약해서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고 불안과 불안증 환자들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과거 연구 부터 최신 연구까지 두루 살폈고, 불안증을 대하는 다양한 관점을 확인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점은 스콧 스토셀이 불안을 대하는 자세이다. 그는 불안증에 휘말려 삶을 놓아버리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의 정체를 파악하고, 조절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불안은 그의 삶의 일부이다. 책의 제목 그대로 그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중이다.

  

    자신의 불안을 용기내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불안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다가 금세 저자처럼 불안과 대면할 용기를 얻게 될거다. 불안증 환자의 증상, 불안증과 관련된 연구를 알고 싶은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읽어도 좋겠다. 불안증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생활을 솔직히 밝힌 글이기 때문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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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코비의 마지막 습관
스티븐 코비.브렉 잉글랜드 지음, 안기순 옮김, 김경섭 감수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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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방식을 바꾸면 삶이 바뀐다.


   스티븐 코비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리더십 권위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비즈니스 서적'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티븐 코비의 마지막 습관』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학을 최종 정리한 책이다. 얼핏 어떤 조직의 리더이거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자기 계발서로 보인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렇고 그런, 흔하디 흔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히는 매우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고의 극적 전환이 필요하며, 이것이 이 책의 주제'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를 대하는 사고방식을 바꾸면 삶이 획기적으로 변한다는 거다.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성공'이 경제적인 성공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타인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경청하며, 내가 속한 세상에 봉사하는 삶을 강조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 현실을 개선할 획기적인 대안을 찾고 싶은 사람,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크게 공감할 내용이다.


   책의 핵심 키워드는 '시너지'와 '제3의 대안'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나의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구분 짓고, 다른 사람의 입장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문제를 점점 더 심각하게 만들고 갈등을 고조시킨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러한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살핀 뒤에 '시너지'라는 개념을 꺼내든다.  


  시너지는 갈등을 해소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갈등을 뛰어넘어 새 결론에 도달하고, 누구나 신선한 약속에 가슴 설레고 미래가 바뀌는 결론을 얻는다. 시너지는 '나의 방법'이나 '당신의 방법'보다 바람직한 '우리의 방법'이다. (25쪽)

 

   시너지는 '두 명 이상이 심각한 난제를 해결하려고 각자 선입견을 초월해 함께 결정을 내릴 때' 찾아온다. 이것이 바로 '제3의 대안적 사고'이다. 이것은 '풍요의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직 생각해본 적조차 없는 무한히 보람 있고 흥미진진하고 창의적인 대안이 있다'라고 생각하는 거다. 책의 1~2장에서는 제3의 대안을 얻는 과정을  '자신을 본다', '상대방을 본다','상대방을 탐구한다',' 상대방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한다.'의 4단계로 제시한다. 나와 상대방을 자존감을 가진 인격체로 존중하고, '공감적 경청'을  통해 시너지에 도달한다.'각자 생각해낸 것보다 바람직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일이다. 주요 개념과 시너지 도달 단계에 대해 명료하면서도 객관적인 언어로 서술하여 이해하기 쉽고 신뢰가 간다. 표나 그림으로 주요 개념이나 원리를 명료하게 정리해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의 1,2장이 이론을 다룬 부분이라면,  4~9장은 적용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분량의 차이만 보아도 이 책이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는데  목적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저자는  제3의 대안적 사고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평화롭고 온전하게 바꾸어내는지를 생생히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4~9장에서는 삶의 여러 장면에서 제3의 대안적 사고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제3의 대안적 사고가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직장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가정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학교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법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사회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세계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 '삶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을 다룬다. 독자의 관심 부분에 따라 장을 선택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나의 경우에는 '가정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과 '삶에서 추구하는 제3의 대안'을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부부 문제, 자녀 문제로 위기를 겪는 가정이 존중과 공감을 통해 제3의 대안을 찾았고, 내면의 평화와 새로운 삶을 얻었다. 나이가 들어 은퇴한 이들이 평생 기다려왔던 휴식을 즐기는 삶이라는 뻔한 노후가 아닌 제3의 대안, 즉 새로운 사명을 찾아 가족과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선택했다. 사고방식의 변화는 그들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제3의 대안을 선택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성공하는 삶을 스스로 정의하고, 타인과의 협력을 통해 그것을 구현해냈다. 여러 사례를 통해 제3의 대안이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이 타인과의 관계를 바꾸고, 나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상대방에게 제3의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저자도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내면의 힘'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내면의 힘을 발달시켜 제3의 대안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20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의외로 간단한 것들이나 꾸준히 실천하기는 어려운 방법들이다.  

 

     요즘 유난히 우리 국민이 찬성과 반대로 갈려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는 모습을 많이 접한다. 어느 한 쪽도 지지 않으려 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며 평행선을 달린다. 힘을 가진 쪽이 자신들의 생각을 밀어붙이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저자가 제안한 '제3의 대안'에 크게 마음이 끌리는 이유다. '제3의 대안'이 있다고 믿으면, 상대방과 나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면 서로 흥겹게 어깨를 끌어안고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얻게 된다 한다. 문득,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독서 토론이 '제3의 대안'을 찾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독서 토론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나를 발견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와 다른 이의 이야기가 만나 전혀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내고, 나의 사고를 확장시킨다. 책에서 다룬 '제3의 대안'을 찾는 4단계가 독서 토론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진다.


      부모들이, 교사들이, 나라의 정책을 만들고 결정짓는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해보길 권한다. 우리는 편을 가르고 비난하기에 골몰하는 사고방식에 익숙하다. 존중과 공감을 통해 '제3의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가정과 사회를 어떻게 바꿔낼 수 있는지를 책을 통해 확인하자. 나부터 '제3의 대안'을 믿고, 찾아보려는 용기를 갖자. 그리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마법의 질문을 던져보자. 스티븐 코비가 미래를 변화시키는 열쇠라고 했던 바로 그 질문. " 아마도 우리는 각자 생각한 것보다 나은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아직 생각하지 못한 제3의 대안을 찾아볼 의향이 있나요?"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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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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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을 엮어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방법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을 펼쳐들면서 가볍고 유쾌한 에세이를 기대했다.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인 '농담'이라니 그저 재미 위주의 책 읽기가 되려니 했다. 김하나라는 이름도 낯설었다. 인터넷으로 저자에 대해 검색을 해보고서야 나의 예상이 빗나갔음을 알았다. 김하나는 광고계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다. 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SK텔레콤 ‘현대생활백서’와 ‘사람을 향합니다’, 현대 카드 등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탄생시킨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이다. 2013년에는 창의성에 접근하는 방법을 설명한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를 출간한 바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은 저자가 각종 매체에 기고했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책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여기저기 늘어져있는 아이디어를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얻어낸다. '농담'이 그냥 농담이 아닌 거다.


     책은 44편의 칼럼을 11편 정도씩 묶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새로움은 끝이 없다', '선택지 밖의 대답'로 크게 묶어 놓았다. 4개의 장으로 나누어놓긴 했으나 각 장의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목차를 보면 각 장에 속한 칼럼의 제목을 그대로 정리해두었다. '커플을 받지 않는 게스트하우스', '속도는 당연하지 않다', '여배우의 턱시도', '시간차 공격' 등의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생긴다. 각 칼럼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솜씨 좋게 다듬고 엮어서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창출을 논한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고전적인 광고 문구, 버스커버스커 1집,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작가 김훈의 <칼의 노래> 등의 성공사례를 들어 시대착오적인 것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음을 말한다. 또 셀카봉, 승무춤 출 때 사용하는 장삼, 만화 <원피스>의 고무고무열매 등을 엮어 유연한 사고의 중요성을 논한다. '시간차공격'에서는 홍대에 새벽에만 나타나는 트럭 파타이 식당, 낮에는 플로리스트의 꽃집이지만 한밤부터 새벽까지는 술집으로 변하는 '심야오뎅'  등의 사례를 통해 '예상 가능한, 상식적인 시간대를 바꿔서 이용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학,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을 넘나드는 저자의 농담은 그 자체로도 흥미만점이다. 어디서 이런 잡다한 지식을 어떻게 얻었을까, 어떻게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낼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데 매우 적극적인 사람임이 분명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보고 느낀 것을 꼼꼼히 메모하는 사람이기도 할 거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색깔의 포스트잇에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이리저리 붙였다 떼었다 하는 저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나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아!"하는 통찰에 이르는 순간도 상상해봤다. 생각만으로도 흥분되고, 굳은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책은 일단 쉽고 재미있다. 칼럼이라 한 편의 글이 길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리듬 있는 문체 덕분에 술술 읽힌다. 마음만 먹으면 몇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다. 다만, 급히 읽고 나면 '내가 뭘 읽었지?'하고 의문이 들 수 있다. 너무 많은 분야의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글자로 되어 있다. 물론 나의 어설픈 그림도 있지만. 글자를 읽은 뒤엔, 다 잊어버려도 좋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는 글자가 아니라 문단과 문단 사이에 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가지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될 수 있는지, 티셔츠를 정리하는 방법과 프랑스혁명이 어떻게 꿰어질 수도 있는지에. 내 한 줌 지식을 이리저리 연결해 보면서 나는 교양이 아닌 유연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내게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다. 나는 풀뿌리의 모양과 오래된 동네의 골목이 뻗어나간 모습이 닮았다는 걸 느끼곤 한없이 즐거워하는 유형의 인간이므로.      - 서문 중에서


저자는 '유연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한다. 분야나 정해진 원칙, 편견 따위에 구애받지 않고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여러 방향으로 조합해보는 유연한 사고. 그것을 느끼고 경험했다면 책을 제대로 읽은 거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창의성이란 말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주눅이 드는 사람,  아는 건 많은데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지루한 일상을 변화시킬 신선한 자극이 필요할 때도 읽으면 좋겠다. 하루에 한 편씩 읽어가면 자신의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줄 재미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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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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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인 소통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치유 그리고 소녀의 성장 이야기

 

    팀 보울러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소년 성장 소설 작가 중 한 명이다. 전작으로  『프로즌파이어』,  『스타시커』, 『리버보이』 등이 있다. 팀 보울러는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뒤늦게 검색해보니 팀 보울러의 작품을 모두 수집하고 읽는 매니아도 많다. 이번에 출간예정인 팀 보울러의 신작  『속삭임의 바다』 를 가제본 형식으로 읽었다. 팀 보울러의 작품은 처음이다. '속삭임의 바다'라는 제목에서 시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제껏 읽어온 책들과는 또 다른 방식의 책 읽기가 될 것 같았다. 커피 한 잔을 곁에 가져다 두고 첫 장을 넘겼다. 예감이 좋았다. 일단 시작부터 매우 흥미로웠고, 뒷 이야기가 자꾸 궁금해졌다. '이 책 금세 다 읽어버리겠구나.' 싶었다. 정말 그랬다.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고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가슴 한 켠에 따뜻한 감정 덩어리가 느껴졌다.

    이야기의 배경은 육지나 다른 섬들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외부와 거래가 끊긴 모라 섬이다. 주인공은 헤티라는 열 다섯 살 소녀이다. 헤티는 바다에 엄마, 아빠를 잃고 그랜디 할머니와 둘이 산다. 헤티는 바다 유리(sea glass)에 나타난 어떤 형상을 보고, 바다의 속삭임을 듣는다. 사람들은 그런 헤티를 몽상가라 부르고, 헤티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심한 태풍이 모라 섬을 덮치고, 묘령의 노인이 난파당해 모라 섬에 도착한다. 헤티는 노인을 돌보지만 일부 마을 사람들은 노인이 모라 섬에 불운을 가져올 것이라고 배척한다. 섬 사람들의 불길한 예감을 증명하듯 줄줄이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모라는 노인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모라 섬을 떠난다. 노인이 원래 살던 곳을 향해 향해하는 헤티.바다는 거칠게 헤티의 배를 덮친다. 이야기는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외지에서 온 노인을 두고 모라 섬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갈등, 그 사이에 헤티의 고집스럽고 저돌적인 행동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때문에 책장을 놓을 수 없다. 외지에서 온, 결말 부분에서야 그 정체가 드러나는 묘령의 노인에 대한 궁금함 때문에라도 계속 읽게 된다. 태풍이 덮친 모라 섬의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 거친 바다에 맞선 헤티의 작은 배의 모습과 고단한 항해 장면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다. 꿈꾸듯 장면을 떠올리며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속삭임의 바다』 는 단숨에 읽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끝에 이르면 가슴을 쿵하고 울리는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바다에 부모를 잃은 헤티와 딸을 잃은 노인의 영적인 끌림과 소통은 내게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가족을 바다에 잃은 사람들. 그 누구도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고, 위로할 수 없다. 그들에게 바다는 두려움이고 그리움이다. 헤티와 노인처럼 그들도 바다의 속삭임을 듣고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그 소리를 그들은 듣고 있을 거다. 헤티의 말을 믿고 곁을 지켜준 친구 탐,  그랜디 할머니, 맥키 아저씨 그리고 노인의 가족들. 책에 등장하는 헤티 주변인물을 보면서 생각해보게 된다. 세월호 가족들의 커다란 상실감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책은 열 다섯 살 헤티의 성장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상처를 가진 이들의 소통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쏙 빨려 들어 책을 읽고 싶다면  무작정 선택해도 좋겠다. 술술 잘 읽히지만 감동이 있어서 읽고 나서 허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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