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책정리를 어떻게 하세요?


오래전에 다락방님 서재에서 보고 언젠가 해 봐야지 생각한 .. 그러니까.. '책 제목으로 이상한 짓 하기 놀이' 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겠군요. 아이디어를 주신 다락방님과, 이따위 목적으로 사용될 책이라면 만들지 않았을께 뻔한 저자분들께 심심한 감사와 위로를 전합니다. 촬영에 사용된 모든 책은 개인 소장본입니다. 언젠가 제 책꽃이를 구경하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신 A님. 이걸로 퉁 치시지요. ㅎㅎ   

근데 밤참은 드셨습니까.  

  

#. 1 사랑에 미치다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어린왕자 

사랑에 미치다. 


몸 풀기 게임입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 2 수군수군



달리, 나는 천재다.  

수학이 수군수군. 

  

뭔가 감이 오는 듯합니다.   

  

#. 3 뒤죽박죽

뇌를 단련하다 

두뇌가 뒤죽박죽 

 

머리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 4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송장.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과 최종심까지 경합한 것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이었습니다. 제목의 간결함과 임팩트, 저자의 지명도와 뭔가 알 수 없는 포스까지 한치의 양보가 없는 접전이었으나 좀 더 표지디자인이 세련된 '장송'을 선정하였습니다.      

 

#. 5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이명박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오, 신이여 제가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까.  

자신감이 충만해진 나머지 무려 여섯권짜리 고난이도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 6 차라스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 

새벽을 깨우며 

최면의 세계.  

 

김용옥의 '앙코르와트 월남가다'.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가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경합을 벌였으나 박빙의 차이로 주연의 영광은 설기문의 '최면의 세계'에 넘어갔음을 밝혀둡니다.      

 

#. 7 귀신



귀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수학 귀신. 

 

음.. 뭔가 임팩트가 없군요. 하긴, 윤동주도 늘 서시같은 작품을 쓰지는 못했죠.   

 

#. 8 여자 (1)


  

여자란 무엇인가 

최고의 선물 

 

이 작품은 여성 알라디너들께 바치겠습니다.   

또한 '최고의 선물'과 함께 경합한 시드니 셀던의 '또 다른 유혹'과 이재준의 '걸어온 길 가야할 길' 에 심심한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 9 여자 (2)  



그림 읽어주는 여자 

도시 그리고 여자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집 없어도 땅은 사라.  

 

집 없어도 땅은 사십시오.  -뷰리풀부동산   

 

#. 10 땅을 못 산 그대에게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책임지진 않습니다.   

 

#. 11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The art of study 공부기술. 

 

김용옥씨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동양학'은 꽤 좋은 책이었어요.    

 

#. 12 운명

메밀꽃 필 무렵 

돌아온 진돗개 백구 

방배동선생 최경숙의 우리집 요리

 

백구야 미안.   

  

#. 13 골칫거리

제 최후의 야심작입니다. 꼭 누군가가 제 손을 잡아 움직여 이 작품을 만드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구슬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무엇에 홀린듯 만든 작품입니다. 피카소가 게르니카를 그릴 때 그랬다던가요. 단순한 감성의 표출이라기 보단 시대의 정신에 제 예술혼이 조응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꼬마 니콜라와 제 조국 대한민국에 바치겠습니다.



헬렌켈러, 

폴 틸리히, 

힐러리 로뎀 클린턴,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이갈리아의 딸들, 

위대한 개츠비, 

어린왕자, 

돌아온 진돗개 백구, 

꼬마 니콜라의 골칫거리,  

 

이명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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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9-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미잘님의 손때가 묻은 책들이다, 므흣므흣-

저도 미잘님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고싶은데요 '')*
이거 왜 술주정같은 댓글이 -_- 잠이 덜깨서. ㅋㅋ

에코의 책들이 흐릿하게 보이는군여. 읽고싶다.
오옷 렘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도!! +_+
보르헤스 전집도!!
이거 뒤에 숨어있는 책들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9-20 11:10   좋아요 0 | URL
뽀님을 위하여 8번을 다시 만든다면 알퐁스 도데의 '별'로 하겠습니다.

렘브레히트 서양철학사가 가격대 성능비(?)가 좋죠. 옆에 있는 건 엔서니케니 서양철학사인데 두배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죽 장정밖에 남는게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책들만 콕콕 찍어주시는군요. ㅎㅎ

좋은 아침이에요. ^^

다락방 2009-09-2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여자란 무엇인가. 또다른 유혹 쪽이 좀 더 매력적일 것 같아요, 말미잘님. 저라면 선물 보다는 유혹이 되고 싶은. 하하핫.
눈에 띄는 좋은 작품이 많네요, 말미잘님. 이를테면 꼬마 니콜라의 골칫거리 같은거 말예요. 후훗.

뷰리풀말미잘 2009-09-20 19:39   좋아요 0 | URL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Arch 2009-09-2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8번이 제일 미잘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하고 있었던거에요... 그 늦은 시간까지^^

아, 12번이구나. 12번으로 바꿈^^

뷰리풀말미잘 2009-09-21 00:02   좋아요 0 | URL
히히.

LAYLA 2009-09-2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9-21 00: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LAYLA 2009-09-2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5번6번^.^

뷰리풀말미잘 2009-09-21 00:05   좋아요 0 | URL
5번은 저도 낄낄거리면서 만들었습니다. 6번도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구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2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8번 여자(1) 마음에 쏙듭니다. 괜히 설레는군요 ㅎ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시는군요~

뷰리풀말미잘 2009-09-21 00:09   좋아요 0 | URL
평소 생각이 작품에 반영되더군요. ^^ 마음에 드신다니 막 뿌듯합니다.

쑥쓰러워요. 도무지 깊이가 없는걸요.

이매지 2009-09-20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5번이 퍽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9-21 00: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추천수 보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듯. ㅋㅋ

2009-09-2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1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직 미출간인데 무려 네 가지 버젼으로 릴리즈 될라나보다. 제일 비싼 것이 알라딘가로 89230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일까..?)

아시아 경제신문이 인용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 지에 따르면 텍사스 대학의 신디 메스턴 교수와 데이비드 버스 교수가 공저한 ‘여자들이 섹스하는 이유’(Why Women Have Sex)라는 책에 여자들이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이유가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단다. 

1) 따분함을 극복하기 위해  

2) 남자가 집안 일을 대신해줘서  

3) 섹스가 신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수단이라서  

4) 남자가 그냥 불쌍해서  

5) 근사한 저녁 식사를 대접 받아서  

6) 섹스 기교를 향상시키기 위해   

7) 편두통을 치유하거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8) 언제 다시 섹스할지 모르니까  

짐승 여성 알라디너들에게 묻고싶다.   

저, 정말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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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9-08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만 얼마짜리는 오디오CD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제 경우를 보니 4번과 8번. 왠지 어느새 건어물녀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보기 더 없나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8 16:44   좋아요 0 | URL
오디오 시디가 맞군요. 도대체 저 책에 오디오가 왜 필요한 걸까요?

저 이상의 보기는 왠지 보기도 싫을 것 같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9-0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9230원!!!!!
1)과 8)으로 하겠습니다..
하이드님 보다 제 답변이 더 건어물녀 같군요
그러게 보기가 좀 부족하네 --;;

뷰리풀말미잘 2009-09-08 16:53   좋아요 0 | URL
건어물녀가 뭔가 했습니다. ㅎㅎ

하지만 고작 저 여덟개 보기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사실이 뭐랄까 좀.. 쿨럭.

다락방 2009-09-0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7번

안하면 점점 포악해져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8 16:51   좋아요 0 | URL
그나마 듣던 중 인간적인 답변입니다.

근데 이 무지막지한 추천수는 무슨 의미일까요? ;

다락방 2009-09-08 16:58   좋아요 0 | URL
외람된 말씀이오나,

저는 추천을 안했다능 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9-08 17:04   좋아요 0 | URL
왠지 바람직하게 느껴지는군요.

하날리 2009-09-08 17:21   좋아요 0 | URL
무지막지한 추천수가 의미하는 바는 누군가가 다녀 갔다는 거죠.

뷰리풀말미잘 2009-09-08 17:42   좋아요 0 | URL
설마 하날.. 레이시즌님이 다 누르신건 아니겠죠? 추천수만 보면 저도 책 한권 내야겠어요. 흐..

2009-09-0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8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9-09-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8개엔 심지어 가장 보편타당한 보기도 포함되어있지 않네요. 여성은 정녕 쾌락을 위해 섹스하지 않는것인가?!! 왜 이 작가는 이 보기를 당당하게 제외시켰을까요??
궁금하네.

뷰리풀말미잘 2009-09-08 22:50   좋아요 0 | URL
너무 당연한 것이니까..? 왠지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ㅋㅋ

조선인 2009-09-0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수없는 책이네요. 피식.

뷰리풀말미잘 2009-09-08 22:51   좋아요 0 | URL
날카로운 프리뷰입니다. ^^

로쟈 2009-09-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갖기 위해'가 없다는 게 놀랍네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8 23:03   좋아요 0 | URL
아이를 갖기 위해 하는 섹스가 전체 섹스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헉, 그러고보니까 '신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수단이라서'도 이유에 포함되는군요. ㅎㅎ

무스탕 2009-09-0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의 저자들에게 묻고싶네요.
당신네들은 섹스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8 23:56   좋아요 0 | URL
제가 알게 되면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

마늘빵 2009-09-0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되면 읽고프네요. ^^ ㅎㅎ

뷰리풀말미잘 2009-09-09 00:01   좋아요 0 | URL
총각 알라디너들의 필독서가 될지도.. ㅋㅋ

다락방 2010-09-0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mramor/4092823

이 책 번역서 나왔어요!!

다락방 2010-09-07 14:11   좋아요 0 | URL
나 완전 대박이죠. 말미잘님의 이 페이퍼 기억하고 여기와서 알려주고. 나 진짜 좀 짱인듯 ㅎㅎ

뷰리풀말미잘 2010-09-09 14: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좀 짱인듯.
 

노인네가 맨발로 달려나와 날 껴 안는다. 좋다는 병원 데리고 가서 치료한 보람이 있는지 눈에 백탁이 많이 가라앉았다. 다행이다. 그녀의 은발은 아직도 부드럽고 성성하다.     

밀린 빨래를 했다.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들을 버리고, 책장을 정리했다. 백팩과 새 핸드랩과 책 몇 권을 샀다. 밀린 뉴스를 보고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부스스 일어나서는 피아노를 띵똥거렸다. 자주 치던 곡들도 이젠 초반부 밖에는 기억나지 않는다. 피아노, 조만간 너도 창고행이다.  

소식들은 우울하다. 특히 그의 죽음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노무현 죽음 이후에 그의 행보를 보며 막연히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게 아닐까 생각 했었는데 정말 이렇게 가 버릴 줄이야. 하지만 정말 슬픈 사실은 그것 말고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다는 거다. 하지만 쉽게 낙담하지는 말자. 가장 어둠이 짙은 새벽이 지나야 아침이 밝지 않던가.

그 긴 시간을 고민하고서도 나는 역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삶의 방향은 진북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나침반으로도 길 찾듯 찾을 수 없었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해가 짧아졌다. 밤바람이 서늘하다.  

가을이다.  

일단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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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9-0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셨쎄요..빨판의 흡입력이 업그래이드 되셨겠죠..??

뷰리풀말미잘 2009-09-03 10:23   좋아요 0 | URL
제가 오징어도 아닌데 빨판이 어디있습니까. 빨판이. ㅠ_ㅠ 촉수라면 몰라도.

머큐리 2009-09-03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뵈서 반가와요...ㅎㅎ

뷰리풀말미잘 2009-09-03 10:2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머큐리님. ^^

다락방 2009-09-03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름다운 말미잘님이닷!!
:)

뷰리풀말미잘 2009-09-03 10:29   좋아요 0 | URL
샤라라랑- (뭐냐 이 효과음은.;)

무해한모리군 2009-09-0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말미잘님이 오셨네~
가을과 말미잘도 서로 부서질듯 연약한 모습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3 10:30   좋아요 0 | URL
오늘 하늘도 바다처럼 깊네요. 헤엄치고 싶어라-

Arch 2009-09-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잘은 피아노를 치는구나. 의외인데요~ 손가락이 길었던가. 촉수로 치려면 미끄덩 미끄덩거리는거 아니에요? (촌스럽긴~)
가을, 미잘, 가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요.

2009-09-04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4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9-09-0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게도 비밀댓글을 주세요!!!!!!!!!!! (질투쟁이)

빨판과 샤라라랑 때문에 어제부터 오늘까지 웃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전 낙지를 생각했는데 말이죠. 메피님의 빨판 댓글을 보고ㅋㅋㅋ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말은 누가 지었을까요. 춘하추동, 스프링써머폴윈터 따위보다 넘 예뻐요. 가을가을.

2009-09-05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6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 1  

인간이 감각을 극복 할 수 있을까? 만약 감각을 극복한 인간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인간일까?

그 사람은 일흔 두 살 먹은 노인이었다. 옆집 할아버지처럼 비쩍 마르고 볼품없는 체구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었다. 베트남의 승려로 평생을 살아온 그의 이름은 틱쾅둑(Thich Quan Duc).   



1960년대 베트남의 정부는 불교를 금지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과연 종교가 인민의 아편일까. 실제로 지배계급은 종교를 이용했고, 종교는 체제에 봉사하는 측면이 있었다. 맑스의 말 대로 그것은 인민의 용기를 거세하는 '아편'이기도 했다. 체제의 권력을 이용해 종교를 멸절하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생각은 그런 의미에서 진보적이었다. 존 레논이 말한 종교없는 세계의 이상. 어쩌면 그들은 그 세계를 꿈꾸었는지도 모르겠다.

틱쾅둑은 그들의 맞은편에 서기로 했다.  

나는 틱광둑의 삶에 대해서 별로 아는 바가 없다. '고승'이었다는 세간의 평판으로 봐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불가에서 잔뼈가 굵은 이일 거라고 추측 할 뿐이다. 그가 구체적으로 정부의 종교 탄압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자신이 태어나 평생 살아온 하나의 세계가 부정 당하는 것에 절망했을까? 아니면 종교라는 이름의 다양성을 거세하려는 정부의 시도에서 파시즘의 징후를 읽어냈을까? 어쩌면 종교라는 아편 없이 살기 힘든 중생들의 안위를 내다 본 것일까?

#. 2   

통증감각기에 감지된 외부의 충격은 신경섬유를 따라서 척추로, 척추에서 P라는 아미노산 결집체를 건드리고 P는 뇌로 통증의 정보를 전달한다. 이 단순한 자극의 인식경로가 바로 '통증'의 매커니즘이다. 이 간단한 매커니즘은 인간과 인간의 역사를 지배한다.  

오른 어깨를 담뱃불로 지져본 적이 있다. 아주 짧은 순간, 어깨의 한 점 밖에 안되는 살에 뜨거운 것이 닿았을 뿐인데 심장이 저리고 손이 저절로 후들거린다. 반사적으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리고 남은 건 밤새 욱신거리는 아픔과 후회. 또 꼭 담배의 동그라미와 비슷한 지름의 상처, 그리고 통증에 대한 초라한 증명 뿐이었다.      

보통 사회과학에서는 '권력'을 '남에게 어떠한 일을 강제적으로 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이 정의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 '어떻게?' 바로 통증에 의해서다. 채찍으로 후려 치고 굶겨 배고픔을 느끼게 만드는 것. 시대가 변해도 방법은 변하지 않는다. 현대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국가는 육모 방망이를 빼 들고 시민의 머리통을 후려갈긴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진보한 측면도 있다. 일시에 다수의 숨통을 틀어 막는 화학가스를 살포하고 추운 날 모인 시민들의 얼굴에 찬 물을 끼얹는 방식. 고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적 진보가 아닌가.    

그렇게 시민들은 '통증'이 유발되기 쉬운 상태에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잘 유발되지 않는 상태로 전환되길 원한다. '어떻게?' 체제에의 순응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학벌을 갖기 위해 공부하며, 다수에 미감에 맞춰 외모를 꾸민다. 결국, 대중은 통증을 지배하는 것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실상 무엇이 그렇지 않은가. 가족, 부족, 국가, 학교, 병원, 군대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누구나 그렇게 지배당하고, 그렇게 길들여 진다. 나도 내 나약한 신체에 가해진 무수한 고통들 앞에서 무력했을 따름이다. 

길들여진 육체로는 길들여진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다. 현대 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행동주의 심리학은 심신이원론에 가렸던 이 진실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인간의 육신을 길들이는 방법을 고안해 내기 시작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 이전에도 거의 본능적으로 그러한 체계를 발견해 낸 자들이 있었다. 고문실의 주인들. 그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인간의 감각에 고통을 퍼부음으로써 인간의 육체와 사고를 컨트롤했다. 그것은 늘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팁. 이명박을 지배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명박의 고통을 지배해야 한다. 방법이 없다고? 혹시 아는가 열심히 집회에 참석하다 보면 우연히 TV에서 그 모습을 본 이명박이 스트레스성 위산과다로 속이라도 쓰리게 될지. TV에 당신의 모습이 자주 나오고 이명박의 위산과다가 그 횟수에 비례하게 된다면 그도 당신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될 수 밖에 없을 거다. 마침내 당신은 '권력'을 획득한 것이다.   

#. 3

틱쾅둑은 그의 심장에 불을 당겼다.  

섭씨 수천도의 불은 그의 나약한 육체를 집어 삼켰다. 불꽃과 유독가스가 살을 태우고 숨통을 틀어맏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 그는 가부좌를 틀고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꼿꼿히 세웠다. 미동이 없다. 피부에 수포가 맺혀 터지고 체액이 터진 상처 틈으로 기화한다. 어느새 옷은 타들어가 시커먼 재로 변했고, 그의 오감은 이미 살았을 때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의 자세는 아직도 단정하다.  



불은 멈추지 않고 타들어가 딕쾅둑의 질량을 빛과 열로 연소시켰다. 남은 그의 몸은 한 줌 밖에 안 되는 잿더미. 바람이 불어 가벼워진 그의 시신을 쓸어 넘겼다. 아주 가벼운 육신의 껍데기가 고치처럼 남았다. 

 

종교가 금지된 나라에서 사람들은 타오르는 그의 신체를 앞에 두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한다. 아마도 그들 모두가 불교도는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이제 그들 모두에겐 종교(從敎), 따를 가르침이 생겼다. 이제 자신을 모두 연소시킨 틱쾅둑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기 시작했으니까.  

어떻게 그는 통증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나는 적절하게 그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고 따라서 '몸'과 '정신'이 일치한다는 현대 과학의 보고서에 대해서 판단을 유보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감각을 극복한 새로운 인간과 사회의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해 보게 되었다. 통증과 통증을 불러일으키는 권력, 혹은 폭력이 감히 인간의 행동양식을 규제 할 수 없는 사회를.      

#. 4

틱쾅둑은 자신의 감각을 극복했고, 의도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베트남 정부라는 '체제'도 극복했다. 틱쾅둑 이후 국내, 국제사회의 여론에 부딪히던 베트남의 디엠 정권은 군부 쿠데타에 의해 몰락하였고, 종교 탄압 정책은 결국 종교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실용정책으로 개선된 것이다.  

내가 올린 마지막 순간 그의 사진은 사진작가 말콤 브라운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말콤 브라운은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훗날 락 그룹 RATM의 쟈켓 사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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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7-28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과 '정신'이 일치한다는 현대 과학의 보고서에 대해서 판단유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도를 갈고 닦아 초절정이 되면 이슬만 먹고도 살 수 있고, 천지의 흐름을 알아 자신의 죽을 순간을 결정하고 마지막까지 깨끗한 호흡을 내뱉으며 죽을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 초절정 고수들은 모두 어디로 간걸까요?

hanalei 2009-07-28 12:56   좋아요 0 | URL
초절정 고수는 범인들 앞에 나서길 꺼려하며,
범인들은 초절정 고수가 옆에 있다 한들 알아 볼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뷰리풀말미잘 2009-07-28 18:14   좋아요 0 | URL
역시 그런거였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29 07:57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구나..
혹시 하날리님?

뷰리풀말미잘 2009-07-29 10:32   좋아요 0 | URL
하날리님이라면.. 끄덕끄덕.

2009-07-28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8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8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9 0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연 2012-03-0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를 갈고 닦아 초절정이 되면 이슬만 먹고도 살 수 있고 -
고인이 말하기를 국선도에서 심호흡으로 100일이상을 삶사람이 부방장이되어 알려준 황정경에 숨쉬는 것으로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는법이 있다고 알게 되었는데 근기가 낮아서 그런지 그건 안되고 7식을 훔처보는 정도라 근기 높은 이를 만나면 알려주고 떠날까 합니다.
yeoyeonsiu@naver.com

뷰리풀말미잘 2012-03-03 17:40   좋아요 0 | URL
오래 굶을 수 있는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요. 이슬만 쳐 먹고 살면 보잘것 없는 삶이 영험해지나요. 진정 근기 높은 이들은 오히려 먹고 싸는 인간의 자리에서 뒤채이다 죽었지요.

사람은 먹고 싸고 살고 죽는 일을 결코 극복할 수 없어요. 님은 제 글을 잘못 읽으셨네요.

우리 노인네는 꼬박 11일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살았던적이 있는데 물을 마시니 말라붙은 손가락 살이 부풀어 오르는게 눈으로 보였다고 하더군요. 하루만 더 굶었으면 그도 골로 갈 뻔 했죠. 굶지 마세요, 건강 상합니다.
 

최근에 디씨를 깔짝대다가 새로운 용어를 발견했다. '좆병신'. 어감이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마침 썩 괜찮은 용례를 발견했다. 오늘 온 따끈따끈한 문자메시지 두개를 공개한다.

 

#. 1 병신  [명사]  

의미 

1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한 기형이거나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 또는 그런 사람.
2 모자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주로 남을 욕할 때에 쓴다.  

용례 

-미잘아 XX대 근처 모텔 어디있어? 전화 말고 문자로 부탁.

-꺼져 병신아.

 

#. 2  좆병신 좆病 [명사] 

의미 

1 신체의 어느 부분이 존나 온전하지 못한 기형이거나 그 기능을 존나게 잃어버린 상태. 또는 그런 새끼.
2 존나 모자라는 행동을 하는 새끼를 낮잡아 이르는 말. 주로 남을 존나 욕할 때에 쓴다.  

용례 

-미잘아 XX이 임신했다. 휴.. 어떡하지..  

-이 좆병신아 내가 니 고추에 정조대라도 씌워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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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6-1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꼊여- 병신아!' .. 라고 해야 개념이죠.
혹은 '껒여 ㅄ아'

위의 용례는 좀 안 맞는듯. 디씨의 세계를 알아기에 말미잘님은 너무 고상하고 멀쩡하심

뷰리풀말미잘 2009-06-18 12:20   좋아요 0 | URL
역시 하이드님. 저는 처음 ㄳ를 봤을때 그게 '감사'의 줄임말인줄 알았어요. '개새'의 줄임말이더군요. 제 슬랭 취향이 좀 고전적이라 요즘 걸 받아들이는데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죠.

하이드 2009-06-18 13:07   좋아요 0 | URL
ㄳ 는 '감사' 가 맞아요 ^^: 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09-06-18 13:13   좋아요 0 | URL
헉.. 이 어줍잖은 어휘력. 잠깐 착각이었다고 하면 믿어주실라나요. ㅎㅎㅎㅎ

Forgettable. 2009-06-18 14:10   좋아요 0 | URL
전 개새를 ㄳ으로 쓰는뎅;;; ㅠㅠ
가끔 혼선이 있긴 해요.

뽀야, xx가 돈 떼먹고 잠수탔다.


뷰리풀말미잘 2009-06-18 20:08   좋아요 0 | URL
그런 용례도 있긴 있었군요 ㅎㅎ 중의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어요.

다락방 2009-06-1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떡해요 미잘님.

저 아침부터 완전 대박 웃었어요. (심지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있음)
ㅜㅡ

뷰리풀말미잘 2009-06-18 12:28   좋아요 0 | URL
큰 웃음이 산삼보다 좋대요. 전 다락방님의 산삼. ㅎㅎ (누르지 마세요)

다락방 2009-06-18 14:51   좋아요 0 | URL
전 너무 말을 잘 들어서 '(추천하고 싶은 마음을)누르지 마세요'에 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결국은 추천을 누르고 말았지만, 그렇지만 어쩐지 이 페이퍼를 추천하면 안 될것 같은 이 마음은 무엇인지. 흑.

그나저나 이제 뷰리풀말미잘님은 '저의'산삼이 되셨군요. 후후훗. 아주 맘에 들어요, 아주.

승주나무 2009-06-1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지자지'보다 강력한 토박이말을 알지 못합니다. 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6-19 02:33   좋아요 0 | URL
강력한 토박이 말의 진수는 북쪽에 있죠. 일례로 전구를 '불알'이라 한다더군요. 형광등은 '막대불알' 샹들리에는 '떼불알'이랍니다. 단지 '불알'을 너머서 그 외형에 기준한 조어의 착상 자체가 아방가르드 하지 않습니까. ㅋㅋ 제가 들은 것 중 압권은 '살꽃이'입니다. '정사'를 의미한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