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돌벽 회랑을 지나 나무문을 열자 어둑한 방이다. 발자국 소리가 공간을 채우자 텅 빈 것 같았던 구석에서 희미한 어둠이 일렁인다. 사람의 기척이다. 남자가 등잔에 불을 붙이자 마법처럼 사슬에 양 손목이 묶인 여성의 하얀 나신이 드러난다. 천장으로부터 바닥까지 팽팽한 수직의 긴장감. 코르셋 라인 잘록한 허리 아래로 탐스러운 엉덩이와 매끈하게 뻗은 다리의 곡선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했다.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그녀의 본능적인 노력은 남자의 명령에 의해 허무하게 격절된다. 

 

-다리 벌려.

 

돌아서 있는 여자의 표정은 떨리는 어깨의 움직임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망설이던 그녀는 체념한 듯 다리를 양 쪽으로 벌린다. 시선은 바쳐진 제물의 구석구석을 탐한다. 게걸스럽게 몸의 구석구석을 훑던 남자는 벽에 걸린 채찍을 들고 여자의 등 뒤로 다가간다. 파열음과 함께 엉덩이에 붉은 자국이 꽃처럼 피어날 때 마다, 자존심으로 꽉 악문 턱이 조금씩 열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터진 둑처럼 붕괴된 내면의 흔적이 신음소리가 되어 둘만 있는 공간을 채운다. 고통이 열병처럼 온 몸을 뒤덮자 여자는 벗은 몸과, 벌린 다리가 부끄럽지 않다. 남자가 채찍을 휘둘러 고통과 부끄러움의 감각을 미묘하게 컨트롤 하며 그녀를 몰아갔다.

 

채찍질을 멈춘 남자는 땀과 매 자국으로 뒤덮인 그녀의 엉덩이 뒤로 가까이 다가간다.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느껴지고, 달아오른 상대의 몸이 셔츠의 두께 너머로 느껴지는 거리까지. 여자는 열이 올라 흥분과 아픔의 경계조차 모호하다.

 

남자는 여자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말 했다. 당신에게 밤새 더 잔혹한 수치를 강요할 생각이라고. 그녀의 겨드랑이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시간은 오로지 남자의 편이었고, 여자는 아무리 몸을 비틀어도 수직의 공간에서 벗어날 요량이 없다. 남자가 두툼한 손가락을 그녀의 긴장한 다리 사이로 가져가니, 그녀는 훅 하고 숨을 들이마실 밖에...

 


#. 2

 

헉, ‘O의 이야기’의 1장에 나오는 모종의 장면을 재구성하다가 본격 SM야설 블로거로 거듭날 뻔 했다. 그대로 옮겨볼까 했지만 영 재미가 없어서.

 

전설의 빨간책인 O의 이야기가 재미가 없다는 건 당혹스러운 발견이었다. 그리고 분명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있었던 기억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기억을 돌이켜 보자. 내가 이 소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아직 완역판이 없던 시절. 당시 O의 이야기는 조악한 번역으로, 게다가 여러 조각으로 난도질 된 채, PC통신 게시판 틈바구니에서 묻혀질 날만 기다리는 신세였다. 하릴없는 변태들이나 물어물어 찾아오는 그런 곳에 있었다. 이 소설을 발견하고 나는 흥분했다. 파편화되어 완독할 수도 없었고 심리적 묘사가 이해하기도 어려웠지만, 터부를 들여다본다는 은밀한 기대감과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취해 읽기를 멈출 수 없었던 거다. 이 책 이후, 지배와 복종이라는 어둠의 어휘들은 오랜 시간 그림자처럼 나의 양지바른 이성과 감성의 언저리를 배회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이 책이 재미없는 이유는 뭘까. 물론 그 동안 내가 발랑 까졌기 때문이겠지만, 그것 보다는 '기대감에서 연원한 아우라가 소멸되자 지루한 심리묘사와 완곡어법로 치장된 섹스장면, 기대만큼 섬세하지 않은 감정의 결이 거슬렸기 때문'이라고 해 두자. 그 편이 더 폼 날 것 같다.

 

예컨대, “그는 엄청난 크기와 강도를 자랑하는 성기로 O의 앞과 뒤를 미친 듯이 유린한 뒤, 바깥이 아주 캄캄해진 다음에야 놓아주었다.” (244p)같은 장면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데 전혀 섹시하지가 않다. 당혹스러울 지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책을 관두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나보다. 평이한 어휘에, 안전한 전개, 달달한 묘사에, 트렌디한 감성 몇 스푼쯤 넣고 쉽게 쓰인 글. 편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동의하기는 어려우나, 이제 이 분야의 대표선수는 O가 아니라 크리스찬 그레이와 아나스타샤인가.


 

#. 3

 

내용을 훑어볼까. 주인공 O는 파리의 젊은 여성 포토그래퍼. 소설의 도입부는 상류계층의 성적 유희를 위한 SM던젼인 루아시 성으로 가는 O와 르네 두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다. 연인의 주문으로 성으로 가는 택시에서 속옷을 내리는 O의 모습에 안온하지만은 않을 그녀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이후, 유별난 연인의 완전한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O의 투쟁적이기까지 한 사랑이 소설의 초반부를 채운다.  한용운의 시 ‘복종’을 인용하지 않고서는 그런 종류의 사랑을 묘사할 도리가 없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 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금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라면 그것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두 문학작품의 의미가 (최소한 표면적인 층위에서는) 기가 막히게 일맥상통한다.

 

그 이후 대상을 바꿔가며 심화되는 O의 내면을 작가는 사드-마조흐적 소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표현한다. 비록 오늘날 까진 우리들의 관점에서 볼 때 만족스러울 만큼 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스와핑, 난교, SM등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보건대 출판 당시 그 시대의 터부와 정면으로 부딪혔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 4

 

그래서 이 책이 출판되고 40년간 모두는 궁금했던 거다. ‘과연 누가 이 책을 썼는가’. 저자, ‘폴린 레아주’는 남성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이 극단적인 남성주의적 시각을 대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의선상에는 주로 저명한 남성작가들이 올라 있었고, 특히 이 책의 서문인 ‘노예로서의 행복’을 쓴 장 폴랑은 유력한 용의자였다. <누벨 르뷔 프랑세즈>(La Nouvelle Revue Français=NRF: 앙드레 지드가 창간한 저명한 순수문학 잡지였다.)의 편집장이자 비평가로 충분한 필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며, 심지어 사드 마니아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정작 폴랑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40년이 지난 1994년 그 비밀이 풀리게 된다.

 

장 폴랑의 연인이자 비서였으며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인 안느 데클로스(Anne Desclos, 1907~1998)(그녀는 잡지의 저널리스트이자 사장 비서였고, 장 폴랑은 편집장(사장)이었다. 또한 장 폴랑은 기혼이었고, 안느 데클로스는 미혼이었다. 훈훈한 ‘누벨 르뷔 프랑세즈’의 사내문화가 아닐 수 없다.) 가 소설의 저자가 본인임을 밝힌 것이다. 그녀의 나이는 여든 여섯이었고, 소설이 출간된지 4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를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당시 나는 젊지도 않았고, 예쁘지도 않았답니다. 그래서 다른 무기를 찾아야 했어요. 육체가 전부는 아니었으니까요. 무기는 정신 속에도 존재하니까 말입니다.“-(291p역자후기중) 

 

이 소설은 연인끼리의 말다툼으로 탄생하게 됐단다. “여자는 그런 류의 소설을 쓸 수 없다.”는 폴랑의 말에 데클로스가 발끈했고, 실천적 반론이자, 문학적인 ‘연애편지’로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된 것. 결과는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가져왔으나, 그녀는 그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영광은 데클로스가 아닌 필명, ‘폴린 레아주’의 것이었으므로. 1954년 프랑스 문단의 분위기를 짐작해 볼 만 하다.

 

O의 이야기가 프랑스와 세계 문단, 그리고 문화에 미친 영향은 실로 오묘하다. 출간 당시 프랑스 현대문학은 충격에 휩싸였고 당연히 정부는 책의 출판을 규제하려 들었다. 그러나 사르트르 등 당대 지성인들은 적극적인 옹호로 이 책을 살렸다, 그 결과 이 책은 실제 저자가 공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되 마고 상(Prix des Deux Magots)’을 수상했고, 프랑스 문단에 자유라는 유산을 남겼다.

 

실로 다양한 작가들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고백했는데 멀리는 '엠마누엘'을 쓴 에마뉘엘 아르상부터 가깝게는 마광수까지. 사실 이 분야를 표방하는 현대에 에로티시즘치고 이 소설의 영향권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항간의 얘기로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프랑스 문학이라고 한다.

 

 

#. 5

 

O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남긴 것도 영 재미없는 이야기 뿐은 아니다.

 

먼저 여성주의적 관점. 여성을 단순한 피억압계층으로 보고 여성-남성의 이분법적 도식 위에서 동등한 수준의 평등을 쟁취하자는 당시 페미니즘의 흐름에서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여성’이라는 명제는 그 자체로 엄청난 도전이었다. 이 소설은 여성의 행복이 당시 여성의 생각보다 입체적이고 복잡한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므로써 20세기 중반 페미니즘의 담론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했다. 

 

사회적 관점. 성경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우리는 '생각으로 죄를 범할'수 없다. 사상을 전향하지 않는다고  신체를 구속하는 이 빌어먹을 사회의 신화적 폭력성은 안느 데클로스의 성적 판타지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국가 보안법이 레드 콤플렉스의 핵심이라면 변태로 치부되는 BDSM은 핑크 콤플렉스의 핵심이었다. 여기, 프랑스 사춘기 소녀의 환상으로부터 시작된 소설은 지렛대처럼 세상의 관점을 뒤집어 환상을 현실로 이끌어왔다. 

 

개인적으로. 수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읽다보면, 자신의 성적, 인간적 자존을 포기하면서 적극적으로 타자에 귀속되려는 마조히스트 특유의 감성이 내 수퍼에고의 껍질을 깨고 부드러운 이드의 성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 성은 성이고, 섹스는 섹스다. 무슨 이즘이나, 사회적인 역학관계는 당사자들의 합의 앞에 무용한 것이다. 그것이 인류가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활용해 온 자연스러운 가치이며 삶의 모습이 아닐른지. 오, 꿈꾸어라, 꿈 꿀 수록 우리의 잠자리는 즐거워지리라.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10-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격 SM야설 블로거로 거듭나신다면, 제가 기꺼의 축하의 꽃다발을 드릴 수 있습니다만. 훗

뷰리풀말미잘 2014-10-13 13:57   좋아요 0 | URL
취향이 아니실텐데..? `sm`보다 `야설`쪽에 방점이 찍히는거겠죠? ㅎㅎ

Mephistopheles 2014-10-1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영순이라는 만화가가 있답니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했었죠.

주제는 ˝성˝이었죠.

누들누드 라는 제목으로.....

그 만화로 인지도를 올리고 꽤 유명해지셨습니다.

결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의 만화가 왠지 한 풀 꺽였습니다.

기자가 물었죠. 왜냐..?

˝결혼을 하니 성적 환상이 산산히 깨져서요.˝

SM야설 블로거로 거듭나기 위해 말미잘님은 결혼은 피하셔야 합니다. (뭔말이래..)

다락방 2014-10-13 11:57   좋아요 0 | URL
크- 누들누드. 제가 아주 재미있게 보던 만화인데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14-10-13 13:5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 양영순이 그랬군요. 역시 결혼은 하지 말아야겠어요.

뷰리풀말미잘 2014-10-13 13:5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ㅋㅋㅋ 아무튼 좋다는 건 다 보시지. ㅋㅋㅋ
 

 

 

#. 1

 

관광지도 아니다. 외진 곳이라 얼씬거리는 사람도 없다. 종종 부둣가에서 애먼 낚시줄을 던지는 노인들만 있었다. 바구니에는 대개 풀 죽은 잔챙이만 두어 마리씩 들어있었다. 하늘도, 바다도 탁했고, 이따금 그 사이를 작은 배들이 물결로 무늬를 그리며 오갔다. 돌아보자 광장은 바다처럼 넓어서 더 을씨년스러웠다. 나는 하늘과, 바다와, 텅 빈 광장의 틈에 풍경처럼 앉아있었다.

 

1995년 이전 고베항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구였다. 개항 이후 기름진 번영만 가득하던 이 곳을 괴멸적인 재해가 덥쳤다. 1995년 1월 17일 새벽 5시 46분. 리히터 규모 진도 7.2의 대지진이었다. 고베시에서만 4,484명의 사망자와 14,67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한신/아와지 지역 전체 사망자는 6,434명, 부상자는 43,792명에 달했다. 내전 수준의 피해였다.

 

보고체계는 원활히 작동하지 못했고, 부패한 일본의 관료들은 아침에 되어서야 뉴스로 사태를 접했다. 해외 봉사자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로와 땅 위로 누운 고가도로들을 헤치며 시민들을 구해내고 있었다. 세상은 아수라장이었고, 그 속에서 6,434명의 시민들은 영영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 2

 

내 옆에 한 청년이 앉았다. 세련된 셔츠를 입고, 멋드러진 수염을 길렀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를 찍지 못했다. 바다에 누구를 묻은 걸까. 울고 있었다.

 

도덕경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天地不仁 (천지불인) 천지는 어질지 않다.
以萬物爲蒭狗 (이만물위추구) 만물을 풀강아지처럼 다룰 뿐이다.

 

천지는 어질지 않다. 신은 선하지 않다. 자연은 인간의 편이 아니다.

 

야훼는 모세의 손을 빌려 수 없이 많은 이집트 백성을 도륙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의 신민을 광야로 내 몰았고, 다윗은 숱한 블레셋 사람들을 쳐 죽였다. 이집트의 백성도, 가나안의 신민도, 블레셋 사람들도 모두 신의 피조물이었지만 그들은 다만 선택받지 못했다. 지금도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과 나이지리아인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온 몸에서 피를 쏟으며 죽어가고 있다. 신, 이 씨발새끼야.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294명의 아이들이 도대체 무슨 죄가 있단 말이냐. 라고 말해봐야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

 

노인의 딸은 열 아홉에 폐병으로 죽었다. 노인은 사기를 당해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여서 딸을 병원에 보내지 못했다. 대신 기도원에 들어가 11일간 미음 한 숟갈 입에 올리지 않고 밤낮 기도를 드렸다. 손가락이 말라 뼈와 혈관이 앙상하게 드러났는데도 아이는 살아나지 않았다. 그 좌절과 절망은 리히터 규모로도 표현할 수 없으리라. 40년의 시간이 흘렀고, 노인은 여전히 새벽마다 기도를 드린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나와, 내 옆에 앉는 청년의 자리를 눈으로 더듬었다.

 

우리의 자리는 바다나 하늘에 마련된 것도 아니었고, 광장에 마련된 것도 아니었다. 광장에서 툭 튀어나와서 바다나 하늘을 푹 찌르는 애매한 위치였다. 안개가 덮으면 하늘 같고, 파도가 치면 바다 같고, 너그럽게 보면 광장에 붙어있는 것도 같은 모호한 지점이었다.

 

그게 ‘자리’라고 이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어쨌거나 우리가 엉덩이를 비비고 앉았기 때문이다. 하늘과, 바다와, 광장의 침묵에 기대서 말이다. 나는 잠시 노자의 통찰과, 나의 분노와, 노인의 평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모호한 우리의 자리처럼 어쩌면 그것들의 교점도 실상은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흘낏 본 청년의 어깨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 3

 

그 때, 툭, 툭 하고 빗방울이 머리칼에 떨어졌다. 바다에 작은 파문들이 피었다. 30일 저녁, 고베에는 비가 왔고, 그 바람에 물결이 일어 파도가 부두를 때렸다. 그는 끝내 다 흘리지 못한 눈물을 비벼 닦고 자리를 털어야 했다.

 

서럽다 청년아.

 

천지는 불인하구나.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4-10-0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영화 [노아]를 봤는데 이런 글이라니..

말미잘님의 30일은 그랬군요. 나의 9월30일도 특별했는데. 나는 미잘님과 전혀 다른 이유로요.

어쨌든 고베에 잘 다녀오셨나 봅니다. 주말 끝무렵이네요. 잘 보내요!

뷰리풀말미잘 2014-10-05 21:14   좋아요 0 | URL
간사이 지방에 갔었어요. 고베는 잠깐 들렸고요.

노아를 보셨군요. 성경을 재미있게 재해석한 영화죠. 러셀 크로우의 명연기가 기억에 남네요. 방주 위에서 아이를 노려보는 장면은 마치 `샤이닝`의 잭 니콜슨 같지 않습디까?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아무개 2014-10-06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 이 씨발새끼야!에 공감 백만개 드리고 갑니다.^^

뷰리풀말미잘 2014-10-06 09:26   좋아요 0 | URL
:) 읽을만한 책은 찾으셨나요? 좋은 아침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0-0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미잘님의 사진은 늘좋아요.

목아지에 울음이 턱하고 걸린 것 같은 요즘이네요.

뷰리풀말미잘 2014-10-06 10:12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 휘모리님 ㅠㅠㅠㅠ 토닥토닥.

세뇨리따 2014-10-0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존재를 믿지도 부정하지도 않지만 신이 진정 존재하고, 인간이 경외하는 만큼 초월적인 존재라면 그에게 사람은, 인간은 과히 특별한 인식일까? 하는 생각을 종종해요. 저는 젊어서는 종교보단 패기에 의지해 살기로 했으므로, 뭇 종교인들에겐 이다지도 불경스러운 발언이 없겠지만,-물론 ˝씨발 신˝ 에게 비할바는 아니지요 ㅎ..ㅎㅎ..- 흔히 하는 표현중에 사람이 개미보듯 신이 사람 보는것이 특별히 다를까? 개미가 그들만의 세상에 문명을 세우고, 문화를 만들고, 또 스스로 자멸하려는 발악을 해도, 흥미는 있으되 그것이 심각한 인지가 되지는 않는것 처럼.. 인간도 강아지풀, 심지어 강아지풀도 강아지 풀인데요!

생명도 자연, 죽음도 자연, 인간은 종종 자연을 거스른다 말하지만, 사실 그 모든것도 자연의 순환의 일부일지도 모르죠. 문명도 문화도 전쟁도 핵이나 생물학병기의 존재도 자연의 입장에선 예정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면.. 애초에 `거스를 수 있다` 는 생각 자체가 너무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어쩌면 단 한번도 자연에 거슬러 본적도 없고, 그럴 자격도 힘도 없던것이라면..
인간에게 지구의 자연이란 전부지만, 우주의 입장에선 아주 작은 자연의 일부이고 어디에서나 흔히 일어나는 현상의 일부라면.. 생각을 늘어놓다보니 어느새 생각이 말그대로 안드로메다까지 왔는데 결론은
나도 인간인 이상 살고죽는 일에 그저 초월자처럼, 방관자처럼 살수는 없는 일이고, 인륜에 관한한 자연이 아니라 확실히 인류의 소관이라, 신이야 관심이 있든지 없든지 제껴두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해야겠죠. 그저 울고 웃는 부질없는 감정의 발악이라도, 그게 할수 있는 전부라면 어쩔수 있나요. 씐나게 웃고 세상이 꺼져라 우는수밖에,,

저도 한 일,이십년 지나서 마냥 패기에 가누기 힘들거든 종교는 하나 가져보려구요. 남들 다 기대는 종교에 제한몸 가눌 자리 없을라고요 :)
그나저나, 여행을 다녀도 꼭 음침하고 외진곳, 특별할것 없는 문화의 일상을 찾아다닌다는
비효율적인 발상은 저랑 똑같네요. 저는 고상하게 말해서 이정도지 제 지인의 일침으로는
˝멍청해!˝,˝변태같아!˝ 였죠.

휴.. 제 대신 변호해주세요, 적어도 저보다 두배는 멍청한 변태같은 말미잘님이..

뷰리풀말미잘 2014-10-06 15:10   좋아요 0 | URL
놀랍게도 저는 신을 믿습니다. 그것도 기독교의 신을 말입니다. 세뇌교육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이죠. 물론 교회를 나가지 않은 건 오래 된 일이지만 그 종교에 대한 이해도는 뭐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별 일이 다 있죠. 이미 종교를 가진 입장에서는 종교를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뇨리따님은 종교를 가지게 되겠죠.

자연이라는 말 자체를 이해하면 진짜 자연이 뭔지 자연히 알게 되지요. 自스스로 자에 然그럴 연. 스스로 그러한 것이 자연입니다. 초록의 숲이 자연이 아니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자연이 아니죠. 이런 관점에 따르면 님이 생각하시는 많은 부분들을 자연의 범주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변태라는 점을 간파하셨네요. 오사카 신장서점(서점이.. 꼭 다 비슷하게 생긴 건 아닙니다. 극한에 다다른 오타쿠들의 막장이라고나 할까요..)의 마지막 층을 찍고 돌아왔습니다. 변호는 무슨. 변태는 어쩔 수 없어요. 그게 자연인 것을요. 벗어나려고 하지 마세요. 포기하세요. 이성의 끈을 놓아버려요. 포기하면 편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한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세뇨리따 2014-10-07 14:44   좋아요 0 | URL
결코 놀랄일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미잘께서 종교인 이라는 것은 확실히 의외예요. 그 기독교적 지식도 사실은 흥미본위에 오지랖 넓은 관심폭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뇌까지 인가요! 종교가 무서운 것은 언제나 신에 미친 사람들 때문이지, 신을 섬기는 사람들 때문은 아니예요. 오히려 그 종교적 신념에 기인한 도덕관념은 아주 존경스러운 사람도 많죠. 이를테면 현 교황처럼, 종교적 관점을 떠나서 분명히 위대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예요.

누군가 은근한 비아냥으로, 그러나 경외를 꽉꽉 담아 말했죠.
성경은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고.
인간의 솜씨를 벗어난 문학적 가치가 분명 있어요.
오죽 잘 썼으면 오히려 픽션이라는걸 증명하고 설득할 노력을 해야 할 판이죠.
만약 성경이 거짓이라고 전제한다면, 성경은 존재만으로 문학의 가치와 위대함의 증명이겠죠. 글로 완벽한 세상 하나를 창조해 낸 것이니까요.

저는 있는 현상이 아니면 믿으려 하지 않았고, 과학만이 진실이라 믿고 있지만,
근래 들어서는 오히려 그 믿음때문에 종교나 귀신같은 것 들에 대해 긍정의 가능성을 갖게 되더군요. 아는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현주소에서, 인류의 얕은 지식으로는 어떤것도 부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십년 백년 후에는 신이나 귀신도, 우주도 지금 우리가 아는것 처럼 과학적 설명이 가능해질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지금으로선 아이러닉 이지만요.


간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요, 덕후 미잘님.
이래도 저래도 변태여야 한다면,
저는 아름다운 미잘님보다 멋있는 변태가 되겠어요.

뷰리풀말미잘 2014-10-08 23:15   좋아요 0 | URL
성경은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역사, 논설, 소설, 시, 수필, 판타지 온갖 장르의 심히 창대한 쾌감을 동시다발적으로다가 느낄 수 있으니깐요. 저도 과학도, 종교도, 귀신도 다 좋아합니다. 그 친구들이 사이들이 좋은 편은 아닌데 제가 골이 비어서 그런지 머릿속에 자리가 많이 남아요. 다 들어와서 한판 벌여도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맨날 댓글만 남기고 사라지고. 서재 좀 열어주세요.

세뇨리따 2014-10-09 02:01   좋아요 0 | URL
제 서재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분들께는 더욱 활짝요. 다만 아무것도 없다 뿐이죱 :)

그러고보니 말한적 없던가요? 저는 인터넷으로 책 잘 안사요. 사람 손떼 탄 중고는 좋아하는데, 직접 그 질감을 느껴보고 한두페이지 직접 손으로 넘기고 난 후에야 사죠. 제가 알라딘에 가입한 이유는 전적으로 말미잘님 서재에 글남기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 서재에 처음들른날, 이 서재를 통해서 회원가입했었죠. 쑥스러워 하셔도 좋아요, 헤헤.
 

  













#. 1


루리가 책을 읽고 있었다. 뭔가 하고 들여다보니 일본어 원서였고 내 눈썰미로는 얼른 제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루리가 나 모르는 책을 읽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인 바, 도대체 무슨 책을 읽는 거냐고 물어봤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책 표지의 가타가나를 가르키는 루리. 


-휴, 이거 몰라? 도.스.토.예.프.스.키.


그러니까 제목이 뭔데?  


루리 낯빛에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번진다. 


-..죄또벌. (罪と罰)



#. 2


가끔 썼던 얘기지만 루리의 운동능력은 초인적인데가 있다. 호텔리어 대신 유도를 진로로 선택 했다면 국제적인 명성을 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딸래미를 금지옥엽 키우신 모친께서는 루리가 개교 이래 최고의 체육성적을 받아 오건 말건 그저 적성에도 맞지 않는 공부만을 시켰더랬다. 사자한테 풀을 먹여 키운 격.


대신 루리는 격투스포츠를 즐기는 편이다. 가끔 운동 삼아 샌드백을 치기도 하고(‘김주임’..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치는데 그걸 보고 있으면 김주임의 미래와 루리의 현재에 대해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한다.), K-1(망했지만) 같은 게 TV에 나오면 눈여겨 보기도 한다. 같이 채널을 돌리던 어느날, 밥샙이 우람한 근육을 뽐내며 최홍만에게 얻어터지는 장면이 나왔고, 루리는 울분에 차 허공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바보 녀석! 최홍만 따위한테 당하다니. 만나면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어!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 


정말로 밥샙과 만난 루리의 주먹은 어쩐지 그 날의 분노를 잊은 듯, 


수줍기만 하다. 



 

접힌 부분 펼치기 ▼

 

 

 


 

펼친 부분 접기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14-09-1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샙은 2주전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이 평양에서 주최하는 프로레슬링 대회에 나갔더군요.

그런데 위 사진에서 밥샙이 나온 곳은 어디인가요?

뷰리풀말미잘 2014-09-13 22:45   좋아요 0 | URL
인천 워커힐이요. ㅎㅎ 인천에 모여서 전세기를 타고 평양으로 가는 코스였겠군요.

노이에자이트 2014-09-14 11:36   좋아요 0 | URL
아...그랬나요...저는 일본에서 바로 간 줄 알았어요.

세뇨리따 2014-09-1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먹은 수줍을때가 있어야 해요. 저도 제가 말뱉은 곧이 곧대로 주먹을 휘둘렀다면 아마 살아있지 못했겠죠. 유난히 낯을 많이 가리는 제 주먹덕에 아직 연명하는 중이라 그 수줍음에 항상 감사하고 살아요.

뷰리풀말미잘 2014-09-17 07: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뇨리따님 주먹 덕분에 연명하시고 계셨군요. 내 참. 저는 게으른 주먹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게을러서 다행이야.
 

아시잖아요 선생님.

 

당신이 떠나더라도 우리는 당신을 보내드릴 수 없다는 거.  

 

 

 

 

Good bye. Robin Williams.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4-08-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전 그의 트윗을 들어가봤어요. 여전히 얼굴엔 장난끼가 가득한데..

뷰리풀말미잘 2014-08-12 09:43   좋아요 0 | URL
ㅠ_ㅠ

세뇨리따 2014-08-2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배우라는 찬사는 진부하겠죠. 그래도 내 삶에 가장 큰 파급을 미친 스승이 키팅이라는건 어쩔수 없어요. 로빈은 좋아하는 배우였지만, 키팅 선생은 가히 신앙이었죠. 아마 평생 이보다 위대하다고 생각되는 영화-라고 쓰고 삶의 교본이라 읽죠-는 찾을수 없을거예요.

뷰리풀말미잘 2014-08-22 18:34   좋아요 0 | URL
카르페-

들리세요 세뇨리따님?

카르페- 카르페 디엠!
 

 

 

 

 

 

 

 

 

 

 

 

 

 

 

#. 1

 

우리의 소식통이 ‘변’변치 않아 비록 그분의 소식을 잘 ‘듣’기도 어렵고 실제로 ‘보’기는 더더욱 어렵긴 하지만, 뭐 어쨌거나 입지전적의 한 남자가 있다.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혹자는 그의 불꽃같은 삶을 음악의 거성 드보르작에 비유하여 ‘드보르잡’이라 높여 부르되, 어찌 충분하랴. 경의를 담아 스승이라 하자.

 

비록, 우리가 듣도 보도 못하긴 했으나 스승께서는 어려서부터 숱한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우시고, 사회정의 실천을 위해 한 몸 불사르다 홀몸으로 곱게 늙어지셨으니 의인 중 의인이라.

 

신도 스승을 축복하여 창업의 은사를 주셨고, 스승께서는 그 은사를 적절히 활용하사 근 두 자리 수에 가까운 언론사를 창업하여 뭇 중생들에게 복된 소식을 전파하셨으나, 신은 경영의 은사까지는 주시지 않았다 카더라.

 

스승께서는 좌절하지 않으시고 몸 바쳐 애국에 투신하사, 사회의 늙고 병든 자들과, 소외된 넷 잉여들을 회개시키시고 그들을 규합하여 그 뭔가를, 우리가 감히 짐작키 어려운 그 뭔가를, 이루려 하셨으나 잘 되지는 않으신 모양이다, 그리고 이게 웬걸.

 

믿었던 수구꼴통들에게 고난을 당하사 방송에서 짤리시고, 로또도 아닌데 응모했던 MBC사장에서는 광탈을 하셨으나, 광탈한지 사흘만에 광탈한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미디어 워치로 토끼사, 전능하신 사장자리에 올라 계시다가 괜히 눈을 세모낳게 뜨시고는 좌빨과 아닌자를 심판하러 오리라 하셨다.

 

뿐 만인가, 스승께서는 머무시는 곳 마다 기적을 행하셨는데, 멀쩡한 개그맨에게 엑소시즘을 행하사 종북으로 사상전향 시키셨으며, 평범한 논문을 표절 논문으로 바꾸시는 기적 같은 건 뭐, 무시로 베푸셨다.

 

하루는 제자들을 고깃집으로 모아 가라사대 “고기를 먹으라.” 하자 제자들이 이르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1,000만원 뿐이니이다.” 했다. 스승께서는 이르시되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무리를 명하여 자리에 앉히신 후, 무려 1,300만원어치를 고기를 먹이시니 무리가 다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카더라. 후안무치한 좌빨들이 가로되, 변리바바로다 하자 고소미를 먹이셨으니 그 주변의 모두는 고기도 먹고 고소미도 먹고 두루두루 배가 불렀다 카더라.    

 

 

#. 2

 

스승께서는 일찍이 깨우치신 바 있어 스타들을 비평(?)하시고 이 글(?)을 모아 두 권의 책(?)으로 출간하셨는데 알라딘의 눈 먼 중생들이 단 세 개의 리뷰를 썼다. 이에 스승께서는 가슴을 치고 통탄하신후 14년간 면벽수행 끝에 신간을 출간하셨고, 회개한 알라디너들의 가열찬 호응을 얻어 두 달 만에 무려 28개의 100자평이 쓰였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한 잉여가 있어 분석을 해 보니 (8월 2일 기준) 놀랍게도 14개의 별 하나와 14개의 별 다섯으로 구분이 되었고 그 중간의 별점은 단 하나도, 단 하나도 존재치 않았다. 그런데 말입니다.  뭔가 심상찮은 낌새를 느낀 제자가 모니터를 곰곰이 들여다 보자, 별 다섯 개를 준 14인 중 9명이 그 허구 많은 날 가운데, 7월 21일에 집중적으로다가 100자평을 썼더라.

 

이 통계학적 기적 앞에 모골이 송연해진 제자는 삼가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각 서재에 들어가 확인을 해 보니 그 중 무려 7인이 그 전까지 별점 하나 쓴 적이 없는 자들이었다. 불경한 제자가 무릎을 치고 회개하며 가로되, 스승께서는 21일에 기적을 베푸사 앉은뱅이들을 일으켜 모니터 앞에 앉게 하시고, 소경으로 눈을 뜨게 하여 자판을 두드리게 하셨다 카더라.

 


#. 3

 

고소미를 믿사오며, 거룩한 미디어 워치와, 일베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고기값을 사하여 주시는 것과, 니가 쓴 게 책이라는 것과, 수컷닷컴이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4-08-0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멘!!!

뷰리풀말미잘 2014-08-03 21:57   좋아요 0 | URL
에이멘. 자매님 오셨습니까.

??? 2014-08-04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읽은것도 아니고 뭔

뷰리풀말미잘 2014-08-04 10:36   좋아요 0 | URL
제가 아직 신심이 그리 깊지 못해서..

만화애니비평 2014-08-0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과 투쟁하신다고 바쁜 그분이십니다!!! 오오오

뷰리풀말미잘 2014-08-04 12:51   좋아요 0 | URL
믿쓥미꺄!?

만화애니비평 2014-08-04 22:50   좋아요 0 | URL
미숩까루입니다!

봄밤 2014-08-09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의 행보에 제 마음이 숯까루입니다아! 급기야 청춘투쟁이라니 털썩

뷰리풀말미잘 2014-08-10 00:20   좋아요 0 | URL
늘 상상을 초월하는 분이시죠.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은 반면교사의 역할을 해 주셨는데 요즘은 뿌린대로 거두시느라 바쁘신지 소식이 뜸하시네요. 김미화 1300, 이정희 1500, 이재명 2억.. 그 외에도 줄소송이 뒤따를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새로 만든 뭔 사이트도 파리 날린다는 소문이고. 이러다 영영 이별은 아닐른지. ㅎㅎ

피아조 2014-08-1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필력 쩌시네요

뷰리풀말미잘 2014-08-12 17:26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