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도의 도입 국가를 얻기 위해서 겪는 시련은 부분적으로 그들이 국가를 세우고,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도입해야만 하는 새로운 제도와 통치양식에서 비롯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온적인 지지만 받는 이유는 잠재적 수혜자들이 한편으로 과거에 법을 일방적으로 전횡하던 적들을 두려워하고,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 따라서 개혁적인 군주와 미온적인 지지자들은 큰 위험에 처하기 마련입니다. - P46
체사레의 유일한 대실수 : 피해를 준 적이 있는 자들을 신뢰하지 말라 만약 공작의 실수를 비판할 수 있다면, 오직 교황 율리우스의 선출에 관한 일인데, 그는 정말로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그가 비록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교황으로 옹립할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반대하는 인물이 선출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결코 자신이 피해를 준 적이 있거나, 일단 교황이 되면 자신을 두려워할만한 추기경이 선출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자신이 두려워하거나 미워하는 자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추기경들 중에서 그가 과거에 피해를 입힌 적이 있는 인물은 산 피에로 아드 빈쿨라, 콜론나, 산 조르조 그리고 아스카니오였습니다. 그밖의 다른 추기경들도 교황이 되면 그를 두려워했을 인물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루앙의 추기경과 스페인 출신의 추기경만이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루앙의 추기경이라면 프랑스 왕국의 지지를 등에 업어 힘이 강했기 때문이며, 스페인 출신이라면 그와 같은 나라 사람이며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공작은 무엇보다도 스페인 출신 추기경을 교황으로 만들어야 했으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산 피에로 아드 빈쿨라가 아니라 루앙의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은혜를 베풂으로써 과거에 입은 피해를 잊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기 기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작은 이 선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셈이었으며, 이로 인해서 파멸을 자초했습니다. - P61
단번에, 시혜행위는 천천히 저는 이러한 차이가 잔인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는가 또는 잘못 이루어졌는가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은 (나쁜 일에도 ‘잘[bene, well]‘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거에 모두 저질러진 것을 말하며, 연후에는 지속되지 않고 자신의 신민들에게 가능한 한 유익한 조치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잔인한 조치들이 잘못(male, badly) 이루어졌다는 것은 처음에는 빈도가 낮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기보다는 증가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 방법을 따르는 군주들은, 아가토클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신과 인간 앞에서 자신의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몇몇 수단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을 따르는 군주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저지를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는 절제를 통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시혜를 베풀어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소심하거나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손에 항상 칼을 쥐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결코 신민들을 믿고 의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로 인해서 신민들이 결코 그에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행위는 모두 일거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일으킵니다. 반면에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 P69
군주가 귀족을 다루는 법 이 문제를 좀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귀족들에 관해 주로 두 가지 점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귀족들은 당신의 운명(성공/역자)에 자신들의 운명(성공/역자)을 결부시켜 처신하거나 아니면 그와 반대로 행동합니다. 전자의 부류로서 탐욕스럽지 않은 자는 우대하고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당신에게 확실한 충성을 표하지 않는 귀족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처신에 깔린 두 가지의 상이한 이유를 구별해야 합니다. 만약 그들이 소심하거나 타고난 기백이 없어서 그렇게 행동한다면, 당신은 그들을, 특히 훌륭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자들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번영의 시대에는 당신을 명예롭게 하고, 역경의 시기에도 그리 두려워할 만한 존재가 못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귀족들이 교활하게 야심을 품고 당신에게 충성을 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당신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는 징표입니다. 따라서 군주는 이런 귀족들을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하며, 마치 공공연한 적인 것처럼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들은 군주가 역경에 처하면 언제라도 군주를 파멸시키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P73
모든 군주는 인민의 지지가 필요하다 한편 인민들의 호의로 군주가 된 사람은 그들의 환심을 계속해서 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민들이란 단지 억압당하지 않는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민들의 의사에 반해서 그리고 귀족들의 호의에 의해서 군주가 되었을 때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인민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당신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박해를 예상했던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받게 되면 시혜자에게 더욱 애정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인민들은 자신의 호의로 권력을 잡은 군주보다 이러한 군주에게 곧장 더 끌릴 것입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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