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71 그런데 도대체 이 연구자들이 양의 성적 취향을 연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양치기 농부들에게 양의 생산성을 이해시키고 향상시키기 위해서였다. 결국 양치기 농부들이 원하는 것은 종자 숫양이 새끼를 많이 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들은 암양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숫양을 ‘포‘(FOR, Female Oriented Rams : 암컷 취향의 숫양)라고 이름 붙였고, 숫양에게 매력을 느끼는 숫양은 ‘모‘(MOR)라고 했다. 그리고 어느 쪽에도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숫양은 ‘노‘(NOR)라고 불렀다.
놀랍게도 ‘모‘의 비율이 상당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노‘의 비율도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었다. 찰스 로젤리와 그의 연구자들은 ‘지난 2년 동안 584마리의 양을 실험했다. 이 중 12.5%는 무성애였고 55.6%는 암컷에 올라타서 사정을 했으며 9.5%는 다른 수컷과, 그리고 22%는 수컷과 암컷 모두와 성행위를 했다.‘라고 논문에 실험 결과를 요약했다.
설치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양들의 이런 성적 다양성이 테스토스테론의 순환과 관계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무성애 양들, ‘노‘는 ‘포‘나 ‘모‘에 비해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이 낮지 않았다. 이것은 뇌를 특정한 방향으로 구성하는 부모 요인들의 영향을 받아 무성애적인 양들의 성적 취향이 발달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양들은 인간의 성을 이해하는 것과 특별한 연관이 있다. 사실상 인간의 성적 취향을 동물과 비교하는 데는 설치류보다는 양이 더 낫다. 인간의 경우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것과 유사하게, ‘모‘는 활발하게 다른 수컷들과 성적인 관계를 추구한다. 따라서 사람과 양의, 무성애를 포함한 성적 취향은 뇌의 특정 부위가 부모의 호르몬에 영향을 받아 구성되는 것과 서로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실상 이 연구 결과가 암시하는 것은 뇌 시상 하부의 성 결정핵이라고 불리는 SDN-POA(Sexually Dimorphic Nucleus of Preoptic Area, 성적으로 동종 이형인 시색전핵야)의 구조적 차이가 양의 성적 취향과 관계가 있으며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아직도 ‘노‘의 뇌가 양의 성적 취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