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리아드 (양장, 한정판)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소싯적에 욘 티키(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의 모험담을 즐겁게 읽은 후 계속하여 그의 모험담을 찾아헤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리폰북스 판 솔라리스를 보고 "이런 건 나의 '스타니슬라브' 렘이 아니야!"라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세계SF걸작선의 렘을 보고는 "나는 더 더 렘을 원해"같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Stanislaw Lem이 스타니스와프 렘이 되고 '욘 티키'는 '띠히 이욘'이 되었으며 오멜라스(웅진)라는 출판사(또는 사업부서)에서는 띠히의 모험담을 내어 놓을 예정이라고 공지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런 겁니다.

이 책이 SF계의 걸작이라는 점(렘의 대표작이냐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겠습니다만)이나, 이리저리 파들어가보면 파고들 여지가 매우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으리라고 봅니다. 바꿔 말하자면 가격은 상당히 비쌉니다만 구입하시라는 권고입니다(-.-;).

아래는 출판사 측에 대한 권고사항들입니다.

1. 장정은 매우 훌륭합니다만 금박이 너무 쉽게 벗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리고 일단 금박이 벗겨지면 참경이 되어버립니다). 얇은 비닐코팅을 하는 걸 고려해 주십시오.

2. 36쪽에 있는 단어들 (곤심, 타갈뱀, 슈뻥, 타타품 등)은 가급적 원어 병기를 하였으면 합니다.

3. 49쪽의 연대聯隊의식
은 연대連帶의식으로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원문의 확인이 필요하겠습니다.

4. 56쪽, Albuminidis Sapientia를 창백창백얼굴로 옮겼는데
단백인 albumin에서 나온 표현인만큼 단백질 지성 정도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하긴 창세기적 서술이 이어지는 본문의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서는 창백창백얼굴도 나쁘지 않은 번역이겠지만 조금 어색합니다.

5. 57쪽, "~코일과 코어에 계속 물을 뿌려 과열을 막아야 했다".
문장에 마침표가 빠져 있습니다. 수정 요망.

6. 68쪽, "기계는 쉬지 않고 밤낮으로 일던 것이다.".
일'했던' 것이다가 빠진 것이겠지요. 수정 요망.

7. 177쪽, "~열역학적 페르페투움 모빌레를~".
이 부분에 대한 역주로 상동곡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영구기관'에 대한 설명을 붙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8. 288쪽, "본호미우스"
bon Homme에 ~ius를 붙여 인명으로 만들었다는 역주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긴 이런 것 하나하나에 모두 역주를 붙인다면 책의 두께가 엄청 두꺼워지겠지요.

9. 306쪽, "하이퍼보레온, 얼티매툴로룸을 만들어내고~". 역주에서 Hyperboreon을 Hyper + Bore + Eon, Ultimathulorium을 Ultimate + Orium로 설명하고 있는데 참신한 해석이지만 둘 다 관용적인 표현이라 이렇게 옮기면 곤란합니다.
Hyperborean은 Hyper + Boreas, 즉 그리스 신화의 '극북 너머'라는 의미의 합성어이며, Ultimathulorium은 Ultima thule, 즉 '알려진 세상 너머'라는 표현에 명사형 어미 ium을 붙인 합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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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세상의 문을 여는 코드 - 모든 것은 숫자로 통한다
피터 벤틀리 지음, 유세진 옮김 / 수북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간단요약:

과학사와 그에 얽힌 숫자를 보여주는 책은 꽤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

다만 세세한 부분에서 교정이 부족한 곳이 있음(묘하게 책의 후반부에서 이런 실수가 자주 눈에 띔).

예) 
34쪽
보살과 부처의 관계: 보살과 부처의 전후관계가 바뀌었다. 하긴 서양 아저씨들에게 그런 것까지 고증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보이긴 하지만...
부처가 되면서 보리살타, 즉 보살이라고 불리게 된 ~

153쪽
인명: 클라우디아 쉬퍼도 아닌 남자이름인데...(-.-;)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나 톨레미, 둘 중 하나를 골라쓰는 것이 일반적. 이 책이 요한 케플러와 같이 영미식 발음을 선호하는 점을 볼 때 톨레미가 낫지 않을까?
클라우디아 프톨레미(Claudius Ptolemy) -> 클로디어스 톨레미

197쪽
그림캡션: 이상하게 이 책은 캡션에서 단순오류가 꽤 눈에 띈다. 캡션 감수자와 본문감수자가 다른 것 같다.
로 -> 이오

205쪽:
그림캡션: 단순 오류.
호메트 -> 호네트

225쪽
번역오류가 생기기 쉬운 단어 중 상위 50등 안에 너끈히 들어갈 단어:
대리석 -> 장난감 구슬

228쪽:
단순 오류(-.-;)
원시생활 -> 원시생명체

 

결론: (세세한 오류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요령있게 과학사와 숫자를 결합시킨 책. 이런 종류의 책을 이미 가지고 있지 않다면 권장할 만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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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4-2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돌아오신 건가요?

瑚璉 2008-04-2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것은 아니지 말입니다요. 이 책을 읽다가 걸리는 점이 몇 있어서 그만... (-.-;;;)
 
진화하는 진화론 - 종의 기원 강의
스티브 존스 지음, 김혜원 옮김, 장대익 감수 / 김영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의 제목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책 자체는 좋은 책이지만 번역은 좋은 번역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는 역자의 책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결과물이다. 책을 읽다가 독자에게 비판적 독서를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역자가 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래는 읽다가 도중에 포기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열 곳 정도를 무작위로 펼쳐 살펴본 결과이다.

문제점 1. 읽기에 방해되는 비문들이 여럿 있다.

63쪽
“이스라엘의 아인말라하에는, 가장 초기의 농부들 무덤에 어떤 어린아이 옆에 강아지의 뼈가 묻혀 있다.“

67쪽
“양치기개들은 그렇게 많이 퇴화하지 않았다. 이 개들은 가령 청년기로 인정된다.”
133쪽
“자연은 종종 결코 그렇지 않다.”
276쪽
“카를 마르크스는 상황을 다소 제대로 이해했다.”
368쪽
“절벽들은 여전히 굉장한 산사태로 해서 바다 속으로 떨어지며~”
517쪽
“각 동굴의 물고기는 기계의 다른 부분들을 잃었으므로 그 둘을 결합해서 어느 한쪽이 될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으로 수선할 수 있다.”

“왜 인간의 젖이라는 호의는 오직 절반의 인구에 의해서만 만들어질까?”
518쪽
“다야크과일박쥐는 그 수컷이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기 때문에 논리적 결론에 도달한 유일한 포유동물이지만, 많은 다른 동물의 수컷도 새끼를 돌보는 데 많은 신경을 쓰는 까닭에 과일박쥐 수컷이 다른 수컷들과 달리 직접 양분을 만드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

문제점 2. 비문은 그렇다 치고 번역자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번역한 문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63쪽
“개의 성性은 2개의 뚜렷한 그룹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이 동물들이 다른 곳에서 2번 길들여졌다는 증거이다.”
-> 개의 성이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물론 암수로 나눠질 것이고 퍽 뚜렷한 그룹이기는 하다. 그런데 길들이기 횟수와 암수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167쪽
“심지어 에든버러의 공작이었던 돈 조반니도 팰로카프를 입지 않았다.”
-> 이름만 놓고보면 베르디 오페라에서 튀어나온 인물(바꿔말하면 이탈리아 출신)같은 느낌을 팍팍 풍기는 에든버러 공 돈 조반니는 도대체 누구인가?
171쪽
“모든 균주는, 온도를 높이고 먹이를 주어 소생시키면 오늘날 사용되는 수십 가지에 이르는 모든 항생제에 영향받기 쉽다.”
-> 이건 비교적 알기 쉬운 실수. susceptible을 영향받기 쉽다라고 그냥 번역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197쪽
“잠시만 생각해보면 획득형질의 유전은 흔히 있음을 알 수 있다.”
-> 10줄 정도 아래에 보면 “어떤 동물이 살아가는 동안 획득한 형질이 유전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때, 모든 유전학 강의의 첫 수업에서 유대인과 음경의 포피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간단히 끝나버렸다.”라고 나온다. 도대체 획득형질이 유전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그 반대인가?

244쪽
“종종 각각의 단백질은 중요한 위치를 가로막는 짧은 부분에 의해 결합력이 억제되는 플라스마 속에 둥둥 떠다닌다.”
-> 도대체 이건 무슨 소리인가? 혈장을 플라스마라고 써놓은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되어버렸다. 꼭 좀 원문을 보고 싶다.
326쪽
“토마토의 친척으로는 독성 식물인 벨라도나와 맨드레이크(성욕을 촉진하는 특성과 인간 유형의 분기된 뿌리, 그리고 뿌리째 뽑을 때 나는 소름끼치게 날카로운 소리로 유명하다) 등이 있다.”
-> 관련 설화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맨드레이크의 뿌리를 뽑을 때 정말 소리가 나는 줄 알지 않을까? (-.-;).
328쪽
“생식력이 있는 잡종은 성의 공화국 사이에 있는 찰리검문소이다.”
-> 찰리검문소라고 써놓으면 도대체 누가 이걸 냉전시대 베를린의 Checkpoint Charlie라고 이해하겠는가?
361쪽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석회암 언덕으로 어떤 것은 지름이 91미터나 될 정도로 거대하다. 이것들은 20억 년 전에 거대한 광맥이 되었다. 그 뒤 이것들은 뚜렷한 자손도 없이 사라졌다. 지금은 많이 감소된 그들 생물들 가운데 소수가 서부 호주의 해변에 살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특성을 모르고 번역한 결과, 생물과 무생물로 번갈아가며 번역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362쪽
“버제스 셰일층의 서식동물인 ‘오파비니아’는 다섯 개의 눈과~.”
-> 버제스 셰일층은 고유명사로 번역해야 한다. 캐나다 버제스 산에 있는 캄브리아기 퇴적암층이니 버제스 혈암대나 버제스 이판암대 정도로 옮겨야 할 것이다.
516쪽
“멍게는 활동적인 일생을 마친 후에는 해저 바닥으로 가라않아 마치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처럼 뇌를 자신의 흡수한다.”
-> 절대 옮겨 치는 과정에 오타가 생긴 것이 아니다. 내 뇌도 (어딘지는 모르지만) 흡수될 것만 같다.

 

 

 

 

결론: 가격도 비싼 편인데다가 번역의 문제로 인해 권하기 어려운 책이다. 

 

대안: 영국판 제목이 "Almost like a whale"이고 미국판 제목이 "Darwin's ghost"이다. 영어공부도 할 겸해서 원서를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그런데 싸지도 않은 이 책을 이미 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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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ahnni 2008-05-13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잘 안 읽히는 줄 알았더니... 번역 정말 문제 많더군요. 정말 이렇게 번역해 놓은 사람이 번역상을 받았다니~할 정도였어요. 도중에 딴 사람에게 시켰는지 어떤 부분은 또 잘 읽히고...

mgsong 2008-07-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이 엉망이라 한마디 하려고 들어왔더니, 이미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네요..

서경맘 2009-05-12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수자의 추천사를 읽고 기대가 컸습니다.
서문을 읽는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고,
머리가 아파와서 읽기를 포기했습니다.
이걸 번역이라고 ...
 
The Left 1848-2000 - 미완의 기획, 유럽 좌파의 역사
제프 일리 지음, 유강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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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친절하지 않은(배경지식이 없는 이에게는) 또는 많은 것을(독자가 이 분야에 대해 관심과 그에 따른 적지 않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것이 설명될 것이다.

애매모호한 '좌파'라는 표현이 유럽 역사에서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를 보고 싶다면 최적의 책이 되겠다.

그러나 '68운동이 뭐지?'라거나 '그람시는 도대체 누구야?'라는 정도의 지식만 있는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다.

 

 

추기: 이 책을 보고나면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 매우 많아질 것이다. 실제로 구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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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 '88만원 세대'를 넘어 한국사회의 희망 찾기
우석훈.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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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의견:

우석훈 씨의 글은 '88만원 세대'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밖에 읽은 것이 없어 단언하기는 좀 조심스럽지만, "좋은 문제제기, 약한 대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 책에서는(물론 대담집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산만하고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88만원 세대'의 경우를 과녁 정중앙에 꽂혔지만 관통하지는 못한 화살이라고 한다면 이번 책은 과녁 근처로 죽 퍼진 산탄(그것도 그리 힘이 없는)이라고나 해야할 듯 하다.

지승호 씨도 이번 인터뷰에서는 핵심을 찌르거나 대화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떠돌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마주치다 눈뜨다'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편집 쪽을 보자면 신경을 덜 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주어와 대상이 바뀐 부분도 있고...

결론적으로 그리 잘 정리된 대담집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건 이런 출판활동이 저자들이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조차 "88만원세대에게 부와 성공을 가져다 줄 공부법"이라는 마케팅으로 바꿔버리는 세상에서 조금 더 안정적으로 저술활동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하지만 이 책이 우석훈과 지승호의 진면목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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