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1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1
곤노 오유키 지음, 윤영의 옮김 / 서울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글 제목이 책제목과 조금 생뚱맞지만 어쨌건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이와 같다.



   애시당초 이 책을 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느 일간지의 시사만화를 보고 나서였다. 꽤나 근엄하고 심각하게 사회문제를 다룬다고 생각하던 그 만화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OOO님이 보고 계셔"라는 말풍선이었다. 그 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OOO님이 보고 계셔"라는 만화(또는 글?)이 제법 장안의 화제임을 알던 터라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엄숙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사만화와, 시사에는 별 관심없는 만화애호가들에게 동시에 어필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머리에 가득하여 구매하게 된 것이다.



   헌데 세 번을 읽은 지금까지도 이 책에서 (심지어 두 번째 권까지 주문하여 읽어보았지만) 어떤 점이, 일견 상극으로 보이는 두 집단간의 교집합인지 모르겠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양가댁 규수들의 (그 계통의 표현방법으로는 오죠사마라고 부르는 것 같다) 집합처인 한 여고에서, 평범한 (내지는 평범한 듯한) 주인공이 동경하는 언니 (물론 이 언니는 보통 인물이 아니다. 매우 비범한 인물인 것이다)와 친해지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정도가 되겠다.



   헌데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넘쳐흐르는 프랑스 어와 참으로 카톨릭 적(?) 분위기 속에서 연상의 언니에 대한 여고생의 동경을 잘 표현한 글이다라고 한다면 '아 그렇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여전히 이질적인 두 집단간의 교집합이 무언지는 모르겠다.  신상에 대해 조금 밝히자면 남성인 관계로 월경통이란 어떤 것인지, 또 얼마나 아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개념이 없다. 뜬금없이 위와 같은 글 제목을 붙여 놓은 이유도 내가 남성이기 때문에 이해 못할  미묘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라이트 노벨에 대해 진저리를 치시는 분이라면 절대로 골라서는 안될 책이겠지만 하이틴 류의 글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글쓴이와 같은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보려는 사람에게는 권할 수 없다.


추기 : 학생회 임원들의 명칭을 학명으로 쓰면 아래와 같다.

 Rosa gigantea, Rosa chinensis, Rosa foetida

   그럼 여기서 장미라는 뜻의 Rosa를 빼고 생각해 보자.

   chienesis는 중국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이름이니 로사 키넨시스라면 '중국 장미' 정도의 의미가 된다. 이것까지야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로사 기간테아라니... 라틴어 gigas에서 온 말로, 우리 식으로 바꿔 쓰자면 '왕 큰 장미' 내지 '거인 장미' 정도가 되지 않는가. 결정타는 로사 페티다이다. 라틴어 foetidus에서 온 말인데 그 뜻이란 바로 '고약한 냄새가 나는'이다 (-.-;). 다시 말하면 '냄새 고약한 장미' 정도가 되는 셈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이걸 염두에 두고 있으면 등장인물들의 '아아, 아름다우신 로자 기간테아 님'같은 뉘앙스의 말들이 다 코미디로 보인다 (물론 등장인물들이 직접적으로 이렇게 노골적인 대사를 날리지는 않는다). 한 번 시간 나시는 분들은 시도해 보시기 바란다. 

 

추기2 : 이 시리즈의 4편이 나왔다.

그 부제는 "로사 카니나 (Rosa canina)"!

중국 장미, 거인 장미,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장미에 이어 멍멍이 장미라니 정말 이제는 더 할 말이 없다 (혹시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canina는 라틴어 canis에서 나왔습니다. 뜻은 멍멍이라는 뜻이고요).

옛날의 원예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름들을 붙여 놓았을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4-12-06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워낙에 특이하여, 그리고 만화전문사이트에선 엄청 광고를 해대는 바람에 알게 된 책입니다만,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을 안들더군요.. 남자분이신데 사 읽으셨을줄이야~~ ^^* 전혀 취향이 아니었을거라 생각이 드는군요..

안 읽었지만 어떤 류일지 짐작이 갑니다.. 역시 계속 안 읽어야겠군요..ㅎㅎ

비로그인 2004-12-0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후후~ 김봉남 씨의 말투, 너무 절묘합니다 :)

찐소 2005-03-0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장미, 백장미,황장미일 뿐인데요

瑚璉 2005-03-0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talnom님. 코멘트 내용이 어떤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충설명을 조금 해주신다면 좋겠네요.

카츠라 2007-08-1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명칭들 풀이한거 사실이야? 졸라 억지스러워 보이는데?

瑚璉 2007-08-2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틴어 사전을 옆에 놓고 비교해 보시길... 아, 원예도감도 같이 놔야겠군요.
 
파브르 곤충기
앙리 파브르 지음, 정석형 옮김 / 두레 / 200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간 몇 번 구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기다리면 조금 더 나은 판본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구입을 미뤄왔었습니다. 허나 이제 머리도 백발이 되어 가니 (어이, 어이!) 늙어서 무슨 낙을 볼까하는 생각에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내용이야 이미 읽어보셨을 터이니 생략하되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저작이 보이는 과학적 방법론입니다. 대개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것을 굉장히 추상적이고 복잡, 난해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 실제로는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데 대단히 적합한 저술로 생각됩니다. 더구나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더욱 그 가치가 높다고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동물원
츠츠이 야스다카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리뷰라고 할 것 까지는 없이 간단한 코멘트만 남길까 합니다. 츠츠이 야스다카의 책은 이것이 처음입니다만 그리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건 작가에게 일견여고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장점일 수도 있지만 진부하게 보인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성을 방편으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은 알겠습니다만 그런 의도가 그리 부드럽게 목을 넘어가지 않고 껄끄러운 느낌을 줍니다 (어떤 단편에서는 그런 의도 뿐 아니라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도요). 그리고 아시모프 만큼의 본격성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행동양식의 기술이 아무래도 좀 엉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군요 (이건 독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네요).

   평점이 반 개  씩 별을 줄 수 있다면 두 개 반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먼 시계공 사이언스 클래식 3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대로 훌륭한 저작입니다. 그러나...

   아직 다 읽지 못해서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도킨스의 책이 특별히 어렵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은 왠지 어렵게 느껴지네요.

   과학분야의 전문 역자 중, 저에게 일종의 persona non grata격인 인물의 대표가 김동광 씨 였는데 이 책의 역자인 이용철 씨도 왠지 그 반열에 들게되지 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outh99 2005-02-2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히 매끄러운 듯 하나, 제대로 된 번역은 아니라고 생각되더군요.
김동광, 이용철...참고하겠습니다.

瑚璉 2005-02-2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자 문제에 대해서라면, 제가 식견이 있는 전문가가 아닌, 단순한 딜레탕트인 고로 제 의견을 참고하시는 것은 매우 위험할 듯 합니다. 다른 권위있는 분들의 의견을 따르시기 바랍니다 (^.^;).
 
삼성처럼 회의하라
김영한 외 지음 / 청년정신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어느 정도 나이도 먹다보니 참석해야만 하는 회의가 참 많아집니다. 이렇게 회의에 부대끼다 보면 회의에 대해 회의가 들 때가 많아지지요 (조금 낡은 말장난이었나요?).

   그런 분들께 권할 만한 책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내용들입니다만 그래도 당연한 것 안에 중요한 것이 들어있음이 고금의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이미 아는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사면 비용도 그리 아깝지 않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회의에 참석하고, 회의를 준비하기도 해오면서 느꼈던 것 중 많은 부분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내용은 퍽이나 실용적이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도대체 왜 삼성이 제목에 꼭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은 찾기 어렵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