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당신을 위한 예리한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민경수 옮김 / 지식여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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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자의 갈기는 토끼도 뜯을 수 있다.

[세상을 보는 지혜]

무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문장입니다.


 

1992년 고 3수험생 시절

[세상을 보는 지혜]를 통해 발타자르 그라시안 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문장을 읽으며 ‘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문장이 가득했습니다.

얼치기 시절, 이 책을 읽으며 다짐도 하고, 당시 처음 사귄 여자친구 덕분에 틀어진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냉정’(?)을 찾도록 채근질하게 해준 책입니다. (그 때 친구들이 아무도 없네요..... 친구들아 미안타.....)

 

저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책이었기에 고딩까지 읽어보았을까요?

 

이번 책을 읽기 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에 대해 먼저 알아 보았습니다.

 

세상을 보는지혜의 헤드카피도 기억납니다.

“소중한 사람의 인생 앞에 놓아주고 싶은 책”

(이 문장을 보고 여친에게 선물을 했나보네요. ^^;)

 

지금이야 한 문장 밖에 기억이 안난다고 했지만, 지식백과를 찾아보니 총 295개의 금언 아래 짧은 글이 실려있는 형태였습니다.

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1992년 2위, 93년 4위에 올릴 정도로 대단한 베스트 셀러였습니다.

한국 출판사의 대표가 독일 뮌헨의 서점에서 20년간 일하던 크림엘 씨에게 추천을 요청하여 선정, 출간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출간한 책이 5년동안 157만부나 팔렸다니....

요새 핫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2년간 누적 판매량이 100만부입니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이후로도 같은 제목의 시리즈로 다른 저자의 금언을 출간하여 총 250만부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스페인의 시인이자, 철학자, 그리고 신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1601년~1658년)의 [명상록]을 후대에 독일의 대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인간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독일어로 번역하여 [세상을 사는 기술지침서]로 출간하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서문에는 “인생에 필요한 조건을 두 배로 갖추어라. 그러면 생활 역시 두 배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인간관계를 관념적이거나 철학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어떤 사람이 쓴 책이기에 400년이 지난 후대에까지 베스트 셀러로 읽히고 있을까?

그가 출간한 책은 3권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출간된 책이 수십 권이 넘는거지?

궁금했습니다.

그라시안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대단히 부정적이어서, 이 세계는 위선과 기만으로 가득 찬 곳이다.

마땅히 성공해야 할 사람은 실패하고 이길 자격이 없는 자가 승리하며, 진실을 말하는 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아첨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이들일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

이 같은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그라시안이 독자에게 전하는 주된 충고 중 하나는 신중하라는 것이다.

즉 세상의 모순에 섣불리 자신을 던져 항거하지 말고, 타인의 생각을 귀담아 듣되 자신의 생각은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전형적인 권고다.

이처럼 세상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그라시안의 세계관이 그가 속한 교단의 종교적 세계관과 충돌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라시안은 첫 작품에서부터 로렌소 그라시안이라는 필명을 사용해 자신을 숨겼지만, 교단에서는 어렵지 않게 그가 실제 저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라시안은 여러 차례 교단의 질책을 피할 수 없었으며, 특히 『비판자』의 발표 이후 그에게 가해진 징계는 이미 약해져 있던 건강을 악화시켜 안타깝게도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타자르 그라시안 (해외저자사전, 2014. 5.)

 

 

아라곤 태생의 예수회 신부인 그라시안은 17세기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모랄리스트 작가이다.

유럽 정신사에서 특별한 영향력이 그에게 부여되어 있다.

로렌초 그라시안이라는 이름으로 낸 첫 번째 소책자 영웅(1647년)에서 그는 고상한 취향, 뛰어난 장점, 사교에서의 우아함, 자연스러움, 공감 등과 같은 20가지의 뛰어난 특성을 지닌 위대하고, 덕망 있는 이상적 모습의 남자를 그려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영리한 사교계 사람(1646년)이라는 책도 재능과 소질 사이의 신중한 관계 속에서, 말과 행동의 조화 속에서 그리고 현명한 선택과 분별의 기술 속에서 완벽하게 도덕적인 처신을 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지시를 가르쳐준다.

손금과 처세술(1647년)은 세상 물정에 밝은 태도에 대한 지시를 담고 있는 격언 모음집이다.

철학 소설 불평꾼(1651-1657년)은 여행이라는 비유적 형식을 사용해서 인간이 세상과 자아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비판적 환멸로 묘사하고 있다.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B0%9C%ED%83%80%EC%82%AC%EB%A5%B4_%EA%B7%B8%EB%9D%BC%EC%8B%9C%EC%95%88 ]

 

현재 저작권은 최초 저자의 사후 70년이 넘으면 소별됩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 및 편집하여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 번역물의 저작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제 [세상을 보는 지혜]는 ‘채근담’ 같은 한자 책들처럼 우리나라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입니다.

 

30년이 지나 다시 편집하고 정리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혜’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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