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직관 수업 - 인공지능에는 없는 자녀의 ‘전략적 직관’
김선호 지음 / 항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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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쪽
저는 반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온전한 한 걸음을 내딛으며 제게 질타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말한 것은 틀렸어. 직관은 교육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맞습니다. 직관은 교육을 통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꽃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을 계획 속에 밀어넣지 말고 그냥 놓아두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첫 걸음마를 떼고 일어섰듯, 그들은 세상을 딛고 일어설 겁니다. 어른들은 그걸 보고 뿌듯해하면 그만입니다.



마무리에 작가가 하는 말이 와닿았다. 김선호 작가는 초등교육 전문가이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20대를 작은 형제회 수사로 보냈다. 30대 초반 수도원을 떠나서 부산교육대학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 인성과 심리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공부시키세요, 저렇게 하면 좋아요 가 아니라서 더 와닿았다. 아이를 지금 있는 그대로 놓아두라고 한다. 아이는 잘하고 있는데 부모가 가로막지 말라고 한다.


33쪽

그들에게 창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었는지를 묻자,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이 '엄마'였다고 합니다. 즉 부모가 쫓아다니면서 반대를 했다는 것이지요. 이 설문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부모 세대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의지를 붙잡고 있다는 것이지요. 젊은이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직관을 최대한 따르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를 무모하다고 여깁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 이들이 어떻게 직관을 따라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어른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부모였다. 부모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위험하다 느낀다. 자신들이 겪은 것 중 안정적인 걸 자녀에게 권한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부모는 불안하다. 내 아이가 힘들까봐.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가 만들 틀 안에서 더 괴롭다. 

저자는 말한다. 안정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자녀가 언젠가 홀로서기 할때는 걸림돌이라고. 홀로서기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과 불안정한 요소는 필수다. 부모의 테두리 안에 있다가 갑자기 찬바람이 불면 더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 직관은 불안과 만날 때 가장 잘 발휘된다고 한다.



35쪽
우리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청년이 되어 창업의 길로 뛰어들지,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준비에 매달릴지는 초등학생 시절의 직관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76쪽
무언가를 기다리는 행위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내포합니다.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직관은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발휘됩니다. 그 기다림을 견디는 방법이 바로 '딴짓'입니다. 몰입 하던 것에서 잠시 멈추고,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딴짓을 하는 사이에도 메타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직관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응축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아이는 잘하고 있었다. 괜히 조급증을 가진 엄마가 문제였다. 딸아이가 뭔가 이야기 할 때 찬찬히 들어줘야했는데, 중간에 끊고 내 의견을 심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아이에게 얼마나 간섭하고 있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간간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노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서 유용했다. 끝말잇기도 좋지만, 단어 20개를 적어 놓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놀이가 와닿았다. 그 중 가장 마음에 안드는 단어는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치고 나머지 단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남긴다. 그 두 단어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살면서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그거였다. 내 삶에서 오지 않을거라 생각한 순간과 마주했던 시간이다. 마음도 살처럼 단단해질 수 있겠지. 아픔과 좌절을 겪지 못한 야들야들한 마음이라면 상처도 깊다. 하지만 작은 근육들도 단단해진 마음이라면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모면 아이에게 근육이 생기도록 도와주어야 할지모른다. 물론 위험에 일부러 빠트릴 필요도 없다. 부모라면.

낯선 장소 찾아가기도 와닿았다. 아이 학교에서 조별활동을 한 적있다. 우리 고장에서 한 장소를 정해놓고 4~5명 친구들이 가서 조사를 해오는 것이다. 학교 안에서 교과서만 보고 수업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았다. 그리고 타 지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서 각자 고장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우리 동네를 아이 스스로 찾아보고 알고자 했다.

아이는 잘하고 있다. 문제는 어쩌면 부모일지도 모른다.

184쪽
"살다 보면 계획대로 되는 이로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단다."

219쪽

우리가 자녀들에게 자신의 직관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자기답게'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독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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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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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색 띠지를 벗기면 분홍글씨로 이렇게 적혀있다.



이제 당신은, 무엇이든 쓰게 된다. 천천히 보아야 이해가 된다. 글을 쓰지 않을 때의 나의 친구들. 글을 쓸 때의 나의 친구들. 쓰고 싶은 것을 제대로 쓰는 방법. 두 번 읽으면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붙잡아두면 생각은 썩어버린다. 첫문장 쓰기. 글을 쓴다는 것은 시작과 끝을 경험하는 것이다. 솔직하고 정직한 글은 무조건 좋은가. 문장이 아니라 문단이 중요하다.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나만의 스타일 만들기. 글쓰기의 시작. 글쓰기는 위험하다. 당신 안에 당신이 모르는 예술가가 있다. 당신의 결과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 책을 들었다. 내려 놓을 때는 항상 힘이 들어갔다. '잘 쓰고 싶어.' 다짐하고 다시 책을 내려 놓게 된다. 머릿 속에서 계속 검열한다. 이렇게 쓰면 될까, 아닐까.

얼마 전 동생이 그랬다.
"누나는 왜 글써?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끔 해야하는거 아니야? 난 공감을 못하겠어."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쓰는가? 나에게 보여주려고 쓰는가? 
동생 말은 벽이었다.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입맛도 다른데 당연히 취향도 성격도 다르다. 하물며 완벽한 타인들은 어떻하겠는가. 그들에게 다 맞추어 쓸 수 없다. 

 공감을 나누지 못하는 이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기 꺼려진다. 이제 피어나기 전에 지기 싫어졌다. 누군가 그러겠지. 이겨내라고, 난 그렇다. 유리멘탈이라 일단 나부터 지켜야겠다.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



다 읽었지만 다시 펼치니 좋다. 
그래 나도 천천히 들여다보아야 이해가 되지. 

10쪽
창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관찰'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끝내 창작물을 완성해내고야 말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필요하고, 사람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좋아해주면 좋겠다는 소망도 중요하지만, 믿음과 소망과 관찰, 그중에 제일은 관찰이다. 재치와 끈기와 열정과 야심이 불타올라도 관찰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관찰은 창작자로 출발하기 위해 제일 먼저 가동시켜야 할 엔진이자 가장 늦게 타올라야할 불꽃이다. 관찰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11쪽
새로운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땐 산책을 다녀오자
우리는 세상을 관찰하면서, 동시에 세상을 관찰하는 나를 관찰한다. 세상을 관찰하는 나를 관찰하는 동안 우리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간다.
.
세상을 관찰하는 나를 관찰하는 일은 깊이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일이다. 깊이 생각하는 일은 빨리 판단해야 하고 비판해야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지만 자신을 관찰하는 일은 천천히 바라보는 일이다.
.
프로이트에 따르면 "자신을 관찰하는 사람은 오로지 비판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평상시 파악할 수 없었던 수많은 생각들이 의식에 떠오른다."

15쪽
삶을 관찰한다는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다. 우선 삶과 자신을 분리시켜야 한다. 소설가 월터 애비시는 "글쓰기에서 제일 중요한 한 가지는 다루는 소재에 대해 장난기 어른 태도를 유지하는 겁니다"라고 했지만 이 말은 생활의 관찰에도 유용한 방법이다.
.

.우리는 삶을 바라볼 때 너무 깊이 바라보거나 너무 얇게 바라본다. 대상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순간 객관성을 잃게 되고, 대상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순간 감정이입이 힘들어진다.




실용적인 글쓰기 책이다. 작가들의 책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평소 생활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던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겨있다.


물론 이렇게 쓰면 된다. 좋다는 책들도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난 후, 어깨에 손가락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면 잘 쓰는데 도움이 될까.

136쪽
무엇보다도, 글쓰기의 가장 큰 위험은 '자기 합리화'이다.
처음으로 글을 쓰던 순간의 짜릿함을 기억할 것이다. 내 마음의 '추상'들을 구체적인 언어로 번역할 때, 마음은 옷을 입고 현실이 된다. 하얀 종이 위에, 혹은 하얀 모니터 위에 내가 쓴 글자들이 새겨질 때, 그 어떤 현실보다도 실물처럼 느껴진다. 내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더 솔직하게, 있었던 모든 일들을, 누구보다도 대담하게, 글로 남기고 싶어진다. 이때부터 글쓰기의 함정이 시작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돈 글쓰기는 점점 누군가를 의식하게 된다, 일기조차도 그렇다. 이 세상에 완벽한 혼자만의 글쓰기란 존재하지 않는다(아마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분리시키는 일이고, '나'와 '나를 바라보는 나'가 대화하는 일이므로 '나를 바라보는 나'가 존재하는 순간, 누군가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 글을 쓰는게 익숙해지면 글쓰기로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137쪽
대부분의 글이 그렇다. 우리는 글 속에다 새로운 우리를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글을 통해 우리가 더 좋은 사람인 척할 수 있다. 더 현명하거나 더 세련된 사람인 척 할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나 그럴 수 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더 나은 사람인척하는 것은 아주 다른일이다.

글쓰기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른다.
.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글쓰기 속에서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4장에는 실전그림그리기도 나온다. 읽다보면 나도 그려볼까 싶다. (정말 못 그리지만)

신기하게도, 1월 5일 이 책을 펼치면서부터 매일매일 끄적이고 있다. 제목처럼 된다. 그게 뭐든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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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방콕 (깐짜나부리, 아유타야, 파타야, 후아힌) - 2018-2019 최신판, 분리형 가이드북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이진경.김경현 지음 / 길벗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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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신혼여행 경유지였다. 이틀 머물렀는데. 황금사원과 큰 면세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 시절에는 가이드 따라 쇼핑센터에 꼭 들렀는데 우리는 가이드 권한으로 강제 쇼핑 대신 자유 쇼핑을 하게 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루암밋타이, 생어거스틴, 콘타이 세 곳이 모두 좋아한다. 모두 태국음식점이다. 어느 순간 태국에 가서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모닝글로리볶음. 우리나라에서 먹으려면 한접시에 만원이 넘는데 현지에서 먹으면 어떨까. 착한 가격에 마음껏 흡입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남편은 거기까지 가는 비행기 값이면 여기서 실컨 먹으라고 한다. 하지만 여행가서 먹는 건 다르지.



여행책,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는 두 권으로 나뉘어 있다. 1권은 여행 떠나기 전에 읽으면 좋다. 국가 정보, 여행팁, 인기명소 등 전반적인 부분이 나온다. 학생 때 시험공부를 한다고 치면 시험범위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개념설명을 하는 부분이다.



특히 지도상으로 콕 찝어서 1,2,3,4 번호를 붙여서 설명하는 부분이 좋다. 알아보기도 쉽고, 여행 이동경로를 짤 때 어딘가고 안갈지 마음 속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홍콩여행 때는 역사 공부를 미리하고 가지 못해 아쉬웠다. 여행책이라 깊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태국 왕조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파트 2는 음식이야기다. 무작정 따라하기 홍콩, 일본편도 있지만 이렇게 음식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방콕이 유일하다. 그래서 식도락 여행을 가고 싶다.



좋아하는 메뉴 중에 '팍붕 파이뎅'이 있다. 이름이 정말 어려웠는데, 책에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다.

팟(볶다)+팍붕(공심채)+파이(불)+댕(볶다) : 모닝글로리 볶음. 이름이 파이뎅이 붙는 이유는 센불에 재빨리 볶아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채소볶음은 보통 '팟+채소'로 이름을 짓는다.



다소 낯선 음식들도 설명 되어 있었고 태국 과일사전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홍콩 여행갔을 때 마트에서 일행들과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태국음식점 쌀국수는 베트남 쌀국수와 다르다 생각했는데 내가 평소 좋아하는 건 꾸어이띠어여우(고기)뚠 이었다. 고기를 넣어 끓인 간장 육수에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넣는다. 
꾸어이띠여우 느어뚠(소고기) / 꾸어이띠여우 무뚠(돼지고기)



태국은 국수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국수 종류는 선택하고 면을 선택하고 국물 유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입맛에 맞게 양념을 넣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원나잇푸드트립, 짠내투어 에서 국수 주문할 때 그런 장면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무작정 따라하기 2권을 좋아한다. 입국할 때부터 자세히 나온다. 이번 오사카여행 때 2권 들고 가서 안심한 기억이 있다. 공항에서부터 당황하지 않게 사진으로 설명한다. 공항에서 빠져나가는 방법부터 시내에서 이동하는 교통방법도 다양하게 설명한다.


자유여행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작정따라하기 코스도 도움이 된다. 자유여행은 계획을 짤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짜야할지 막막한데 상황별로 나와있는 코스는 도움이 된다.


가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면 이렇게 세세한 지도가 도움이 된다. 어디서 어떻게 이동할지 결정할 수 있다. 물론 현장에서 구글맵은 필수다. 장소 설명과함께 구글지도 GPS번호가 나온다. 한글 검색이 어려울 때 일본, 홍콩에서 구글지도 GPS번호를 유용하게 썼다. 



10년 전 신혼여행 갔을 때 짐톤슨 매장에서 사온 손가방을 정말 좋아했다. 넘 좋아해서 자주 써서 끈이 떨어졌다. 아쉽게 버렸다. 방콕에 가면 꼭 들러봐야지하는 매장이라 찍어두었다.

언제 갈지 모르겠지만,
미리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던 여행책.

무작정따라하기 방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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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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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를 보고 영화는 못 보겠다 싶었다. 소설보다 더 지독한 현실을 마주하고 글을 쓰는 작가였다. 이번 책도 그랬다. 그 시대를 살았기에 적을 수 있는 글이 아니었을까.

작년, 한국명단편선 101을 읽었다. 101편 단편 속에 한국사가 녹아있었다. 평소 역사라면 애써 둘러갔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나'와 무슨 상관일까 그랬다. 하지만 그 사이 차디찬 바다 속과 노란색, 그리고 촛불을 마주했다. 한국명단편 101을 보면서 역사는 되풀이 되는구나싶었다. 일정부분.

내가 소설 속 민수였다면 어땠을까. 아스팔트길을 내려와서 피투성이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아주 작은 상처도 회피하는데, 큰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자신을 던질 용기가 있었을까.

그래서 소설을 읽나보다. 직접 겪을 수 없는 걸 , 현실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상황을 나에게 적용시켜보고 또 고민한다. 



책 배경은 1983년이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은 1980년이었다. 지섭의 누나 혜섭은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다가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잃는다. 그리고 후에 목숨도 잃는다. 지섭은 지금 대학생이다. 누나가 남겨놓은 조카를 아들로 키워야한다. 동생은 대학진학하고 싶지만 집 형편이 그렇지 못하다.

지섭을 사랑하던 여인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준비 한다. 언론사 조카라고 한다. 또다른 인물 민수가 있다. 민수의 아버지는 재력와 힘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언니와 동생은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하지만 민수는 지금 눈 앞의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야학을 운영한다. 경찰에 쫓기던 자신을 구해준 남자 동기는 군대에 갔다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또 다른 선후배들 죽음이 잇달아 겪는다. 그 시절에는 죽음이, 이토록, 일상이었나.

한국명단편선을 읽으면서도 바닷속 저 깊이 깊숙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이 땅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살았고, 죽어갔구나 싶었다. 지금 내 눈 앞에 현실이 평화로워보인다고 해서 땅의 기억이 그러한건 아니였다.

불과 작년 겨울에도 그렇지 않았던가. 소리없이 없어진 생명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싸워야했던 이들.




초판은 1989년 12월 1일에 나왔다. 2018년 지금은 4판이다. 30년이 지나도 이렇게 생생하게 그때 청춘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건 글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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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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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 부부사이에도 애착이 필요하다. 삶은 이어진다. 원가족 사이 연결관계가 부부사이, 내 아이와 관계로도 이어진다. 그렇기에,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 내 애착은 어떤가?

부부가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갖기 전에 수업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운전하기 전에 교육 받고 면허증을 받듯이, 내 삶에 중심이 되는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애착 면허증이 필요하다.

98쪽
애착을 '인간 사이에 오랫동안 남겨지는 심리적 연결성'

105쪽
애착의 핵심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주고 내 편이 되어줄거라는 믿음과 기대'


2


<아이들은 어떻게 애착을 형성하는가>
108쪽
아기들은 자신의 욕구 신호에 적절하고 친절하게 반응하며 함께 놀고 시간을 많이 보낸 대상에게 애착을 형성합니다. 셰퍼와 에머슨은 특히 양육자의 섬세한 반응이 아이가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아기의 울음이나 미소에 즉각 반응하고 함께 많이 놀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낸 엄마와 아기 사이에는 강한 애착이 형성되지만, 아기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상호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기만 힘든 게 아니라 엄마도 힘들다는 뜻입니다.
.
놀랍게도 아기는 우유병을 더 많이 주거나 기저귀를 더 많이 갈아준 사람보다 자기과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감정 교류를 했던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요컨대 아기와의 애착 형성에서 핵심을 양육자의 '정서적 반응성(responsiveneess)'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 세계에 '나중에'란 없다.>
132쪽
이처럼 정서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차츰 욕구를 잘 표현하지 않게 되고 마음의 문도 닫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부모가 전지전능하고 당연히 자신이 필요한 것을 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자신의 고통을 몰라주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고 자신은 무가치한 존재라고 여깁니다. 마음 속에 외로움, 공허감, 불만, 정서적 허기, 불신이 가득하지요. 그래서 말로 표출하지 않는 짜증과 분노가 표정과 몸짓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
초등학교 때에도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세계에 '나중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넘어져서 누군가의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할 때 엄마나 아빠가 없으면 아이는 그 순간에 받았어야 할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채로 성장합니다.

157쪽
아이의 주 양육자가 엄마였고, 엄마가 특별히 직장생활을 하거나 집을 비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이를 학대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묘한 상호작용을 해야 할 시점에 장기간의 산후우울증이나 부부간의 불화, 입원이나 집안 문제 등으로 아이를 정서적으로 잘 돌보지 못했을 때도 아이는 발달 트라우마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리되지 못한 상처는 그대로 남는다>
161쪽
예전에 형제자매가 많던 시절에 자란 사람들 중에는 유독 어떤 이는 부모에게 원망과 분노를 느끼는 반면, 어떤 이는 같은 부모님을 감사와 그리움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어릴 때의 애착관계를 돌이켜보면 답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저는 심리치료 중에 인형이나 찰흙을 이용한 작업을 합니다. 먼저 찰흙으로 가족을 빚어보라고 합니다. 이후 자신의 찰흙인형 앞에 엄마와 아빠의 찰흙 인형을 차례로 '모셔 와서' 어릴 때 꼭 했어야 하지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해보라고 합니다.
이 작업을 하다보면 충족되지 못한 성장기의 절실한 요구가 표출됩니다. 어릴 때 미처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상처와 고통이 터져 나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로부터 받고 싶었는데 받지 못했던 것은 무엇인가요?"하고 물으면 대개 나오는 대답이 비슷합니다. 사랑, 관심, 수요, 인정, 지지, 위로, 격려 등입니다.

172쪽
두려움, 불안함, 수치심 때문에 감각적 마비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192쪽
애착은 아이가 성숙한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필수 요인이듯이 연인과 부부가 온전한 관계로 발전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인입니다.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를 토대로 유대감, 친밀감 소속감, 안전감, 안정감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과 타인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됩니다. 연인과 부부 역시 애착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편단심'이라는 신뢰가 생겨나고 결혼하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지속할 것이라는 헌신으로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성인의 경우, 애착은 수평적인 관계로 동시에 주고 받아야 성립될 수 있습니다.

194쪽
상대가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냉대하거나, 홀대할 때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믿음이 깨집니다.

207쪽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일은 자신의 애착 도식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애착 회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놀라운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는 것을 저는 심리치료 중에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본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과, 상담자와 함께 자신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실존적 책임을 지는 것이 정서적 금수저로 거듭나는 관건입니다.

<부부 싸움 대신 부부 화목으로>
231쪽
미국의 유명한 뇌과학자인 존 메디나 박사는 영유아의 뇌발달에 관한 책을 쓴 뒤에 부모 교육 특강을 많이 다닙니다. 강연후 미국의 아빠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어떻게 키워야 우리 아이가 나중에 하버드에 갈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메디나 박사의 답은 간단하고 명쾌합니다. "집에 가서 아내(아이의 엄마)에게 잘해주세요."
메디나 박사가 그렇게 답하는 까닭은 우리의 뇌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자기 조절 능력, 집중력, 호기심, 창의력, 사리 분별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부위와 전두엽 부위와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가 위협을 느끼면 잘 발달하지 않거나 퇴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부부사이가 좋아야 그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고, 그래야 공부도 잘하고 또래 관계도 원만해서 좋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중략)

가족의 기본 하위 구조인 부부가 서로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이뤄야 자녀가 부모로부터 받은 애정과 지지를 통합하면서 성장할 수 있고, 훗날 기능을 제대로 하는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236쪽
부모는 공부가 먼저라고 아이를 몰아붙입니다. 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집착하는 것입니다. 애착은 집착이 아닙니다. 애착은 사랑이고, 집착은 사유이고 소유욕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 충분한 애착을 형성하고 사춘기에는 분리해 나가야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지 않는다면 분리 과정은 매우 거칠과 파괴적일 것입니다. 아이에게도 불안하고 부모에게도 불안한 과정이 됩니다. 애착이 없으면 신뢰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제안하는 원칙은 단 두가지 입니다. 
'남을 해치는 행동은 안된다. 그리고 자신을 해치는 행동은 안 된다.' 세부적인 규칙은 아이의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240쪽
부모의 애정어린 눈길과 손길을 받으며 자상함과 엄격함의 균형속에서 배려와 존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정서적 금수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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