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클로저 - 나를 안전하게 지키면서 세상과 가까워지는 심리 수업
일자 샌드 지음, 곽재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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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에서 다루는 자기보호란 스스로를 현실과 차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다.


7쪽
다른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내면을 외면해버린다. 행동의 측면에서 보면 '자기 보호 전략'이란 내가 내적 또는외적인 현실을 외면하고, 타인에게 친밀하고 가깝게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일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흔하다.



지난 주 세 권 책을 번갈아가며 읽고 있었다. 가족의 발견, 가족상담 및 치료 그리고 이 책 '컴클로저'다. 제목은 다르고 각각 책이었는데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가족 관계 속에서 개인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 그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살고 있다. 어떤 가족, 부모였느냐에 따라서 내 방어기제도 달라진다. 목차에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놓고 목차 흐름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내용을 보았다. 전체적인 흐름을 훝어보면 이렇다. 총 1장에서 6장까지 있는데 1장에서는 자기보호란 무엇인지 상황별로 설명한다. 2장에서는 연인관계에서 자기보호이다. 3장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기 보호,  4장은 인간관계에서 자기 보호를 짚어본다. 그리고 5장에서는 자기보호를 허무는 방법을 설명하며 6장에서는 지금 그대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말한다. 순서대로 읽다가 보면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이런데, 그래서 그랬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35쪽
심리내적 자기보호 : 내면에 싹튼 두려운 감정, 생각, 욕망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
대인적 자기보호 :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오는 상대방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

37쪽
어떤 사람에게는 대인적 자기보호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유난히 민감한 성격의 사람들(HSP)이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친밀한 행동이나 관심에 일일이 반응하기가 이따금 힘에 부칠 때가 있다. 그런 친밀한 행동과 관심에 반응할 만한 에너지가 내면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순간도 있다. 바로 이럴 때 자기보호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좋다. 

극도로 민감한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까지 신경 써야 하는가를 두고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한다. 다른 사람의 일에 관여하는 것이 힘들 때는 이따금 뒤로 물러나 있어도 괜찮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의 호의에 부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38쪽
다른 이들을 과도하게 밀쳐내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어느 정도로 나 자신을 지키는 선택을 했는지를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언제 누구와 얼마만큼의 거리를 둘 것인지를 내가 직접 선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연애를 못했던 이유67쪽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슬픔을 두려워만 하는 사람에게, 연애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실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상실이 두려워 연애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피하고 있다면 그 두려움의 근원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것이 자기보호가 자신을 방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72쪽
연애 관계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어떤 상실을 경험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자기보호는 진정한 관계를 원하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한다.

82쪽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오롯이 상상 속에서만 가둬 놓기도 한다. 누군가와 서로 거리를 좁히며 가까워지고 친밀해질 기회가 찾아와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회피한다. 

87쪽
우리는 언제나 변화의 과정 가운데에 있다. 용기 내서 변화하는 삶의 흐름에 맞춰 현재의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어쩌면 변화하지 않을 때 관계에 더욱 문제가 생긴다. 

나는 좋은 부모인가


96쪽
 관심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먼저 우리는 누군가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삶의 여러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가령 나와 함께 사는 배우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이 나의 기분, 나의 경제 상태, 나의 사회적 위신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녀가 잘 살고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래야 자신이 좋은 부모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99쪽
 또 다른 여성은 상담 과정에서 자신이 엄마로서 자녀에게 가졌던 관심이 '자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녀로 인해' 제3의 것을 얻으려는 관심이었음을 고통스럽게 깨달았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되니까 제가 엄마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할까봐 덜컥 두려워졌어요. 아들을 볼 때마다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표시들만 강박적으로 찾았고요. 아이가 슬프다고 하면 저는 그걸 제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표시로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아이가 느끼는 슬픔을 함께 공감해줄 수가 없었어요. 아이의 슬픔에 세심한 관심을 주는 대신에, 아이를 기쁘게 만들어서 슬픔을 지워버릴 만한 수만 가지 활동을 찾아냈죠. 그 아이만을 위한 관심, 그 아이의 마음을 위한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저에게는 거의 없었던 거예요."

***자신이 부모로서 가진 결점을 발견하고는 몹시 애통해한다. 그러나 대게 이런 행동 또한 자기보호의 한 형태이다. 부모의 결점을 보지 않기 위한 방어행동인 것이다.(100쪽)
***부모라고 해서 모든 일을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한다고 믿는 건 너무 위험한 생각이다. 어느 날 꽁꽁 감춰져 있던 현실이 민낯을 드러내면, 패배감과 위기감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102쪽)
***자기 부모를 무결점의 대단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자기 자신도 부모와 똑같이 결점이 없다고 여기는 태도를 낳을 수 있다.(103쪽)

항상 다른 사람 탓을 한다.


투사 :  이미 내 안에 있는 문제나 앞으로 문제가 될 만한 측면을 인정하지 않고, 항상 다른 사람에게서만 부정적인 면들을 발견한다.(104쪽)
그들은 자신을 이상화하면서 스스로는 결코 느끼지도,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 내면의 어두운 측면들을, 오히려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짐으로 짊어지게 되기 때문이다.(105쪽)

***자기 안의 이런 기제를 자각하지 못할수록 우리는 파트너를 못살게 군다. 또 상대방이 본래의 자기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존재할 권리를 철저히 무시할 위험성이 커진다.
***어린시절에 결핍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의 무의식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트너에게 실제의 나와 내가 가진 기대치와의 차이를 메워서 내가 현실과 간극을 느끼지 않도록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파트너가 이 요구를 충족해주지 못하면 온갖 분노와 불평을 고스란히 쏟아낸다. (124쪽)

***중요한 것은 내 안의 슬픔과 만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슬픔을 느낄 기회를 주고, 그 슬픔을 말로 표현해보라. 그러면 슬픔이 나라는 사람의 일부가 되고, 나는 그것을 어렵지 않게 내 안에 지닐 수 있다. 또 친밀하고 안전한 관계를 맺은 누군가에게 내 슬픔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186쪽)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쓰며 산다. 그러나 고통을 내 안으로 끌어들여 통합하고, 묻어두었던 슬픔과 갈망을 느끼도록 스스로를 허락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이다.(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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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기쁨의 감각을 천천히 회복하는 다정한 주문
김혜령 지음 / 웨일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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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프롤로그에서 자신만의 '살맛'을 만들어가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에 쿡 찔려버렸다. 다 읽는데 일주일 훌쩍 넘게 걸렸다. 총 다섯 장인데 어느 구절을 읽고 나면 목에 가시처럼 넘어가지 않았다. 책 내용을 꼭꼭 씹어 모두 소화시키려고 하는 건 내 욕심이겠지.
 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했다. 첫 책은 <불안이라는 위안>이었고 이 번이 두 번째 책이라고 한다. 김혜령이라는 작가에게 반해버렸다. 임경선 작가를 좋아한다.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 시선이 참 좋다. 이 분은 또 다른 느낌인데 끌린다. 그 분의 첫 책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은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말한다. 자신의 생각 뿐 아니라 철학자, 심리학자 말도 종종 인용하는데, 편입 후 학교를 다니는 입장에서는 여러 선생님을 소개받은 느낌이었다. 와닿는 구절은 줄 그으며 읽는데, 어떤 부분은 한 페이지를 다 긋기도 했다. 

 글쓰기방에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이 책에서 공간에 대한 구절이 있어서 더 자세히 읽게 되었다. 공간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에서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고 했다. 한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은 확대된 자신이기도 하다. 매일 생활하는 집은 생활하는 사람을 닮는 이유기도 하다. 공간심리학자 바바라 페아팔은 '사람은 자신에게 잘 맞는 공간에 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207쪽 발췌)고 설명한다. 그래서 집이 좋기도 하고 어떤 때는 탈출하고 싶기도 했다. 둘째가 어렸을 때는 쓰레기 버리러 가는 저녁시간이 그렇게 좋았다. 어떤 때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남편은 바쁘고 부재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올게' 해놓고 학교 운동장에 30분 동안 하늘에 구름 지나가는 걸 하염없이 보다 온 적도 있다. 왜 그랬었는지 그랬어야만 했는지 이 책 한 구절에서 답을 찾았다. 여러 번 읽을 것 같은 책에는 속지에 읽은 날짜를 적어둔다. 책을 읽은 무렵 생각도 같이 적는다. 다음 번에 읽으려고 펼치면 그 때 감정이 떠오른다. 책이 정말 내 것이 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도 오늘 날짜와 생각을 적어 두었다.


 자기만의 공간의 완성은 또한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때에 가능하다. 한창 육아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는 한 친구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에는 여유가 허락하는 한 집을 벗어나려고 한단다. 카페로, 근처 공원으로 나선다. 이 또한 결국 자기만의 공간을 찾는 시도이다. '집 안'은 온통 육아의 공간이 되어버려 집 안에 있는 한 '나'가 아닌 '엄마'일 뿐이니 자유로움을 느끼기 어려운 탓이다.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육중하게 느껴질수록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어도 되는 곳으로, 아니 오로지 자신일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나의 쓸모가 전혀 없는 곳, 나를 규정할 수 없는 어딘가에서 잠깐이라도 머물며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진다.(210,211쪽)


사람을 알아갈 때는 서두르지 않을수록 좋다. 처음 엔 '비호감'이라 생각했던 사람을 오랜 시간을 두고 알아가며 좋아하게 된 일이 더러 있었다. 처음에는 경계심이 있었을 것이고 빨리 판단하고자 섣불리 편견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알아가다 보면 반드시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함부로 단어 몇 마디로 정의 내리지 않게 된다. '빠른 판단'은 사람을 미워하기 쉽게 만든다. 오래 두고 찬찬히 알아갈 수만 있다면 미워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경계가 아니라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220쪽)


적당함의 선을 알고 행동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세련된 지혜가 아닐까.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말과 행동도 그것이 도를 넘는 순간 좋은 뜻을 잃어버리고 만다. 듣기 좋은 말도 지나치면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며, 심지어 사랑도 지나치면 관계를 무너뜨린다. (......)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삶을 즐기게 된 주된 비결을 자신에 대한 집착을 줄이는 것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68,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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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말똥 잠이 안 와 푸른숲 그림책 33
케이티 블랙번 지음, 리처드 스마이드 그림, 이계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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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우리집으로 휴가 왔을 때, 이터널저니서점에 들렀다. 엄마도 아이들도 좋아한 서점이었다. 한쪽에 어린이 코너가 있었는데 <정말 맛있을까?> 케이티 블랙번 작가 그림책이 있었다.



 그림은 리처드 스마이드 작가가 그렸는데  두 권다 글 케이티 블랙번, 그림 리처드 스마이드 같이 작업했다. 리처드는 대학에서 그림책 일러스트를 공부했다고 한다. 종이에 수채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잘라서 다시 붙인 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와 함께 재현해봐도 재미있을 듯하다.



 둘째가 어느덧 다섯 살이 되었다.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준다. 큰 아이 둘 다 밤에 잠들기 힘들어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층침대가 생긴 이후로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스스로 잠들기도 했다. 
 여러 그림책이 있지만 활동적인 내용이 나오는 책들은 흥미로워해서 더 눈이 말똥말똥해지기도 했다.


 잠들기 전에는 집 안을 어둡게 하고 스탠드를 켜놓고 잠자리에서 읽어주기에 이렇게 톤이 어두운 책들은 주변 분위기와 맞다.


주인공의 속마음에 아이들 실제 마음을 대입시키기도 좋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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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다
이상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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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를 하며, 속상하면 적었고 위로받았다. 그때 몇 년째 인연을 이어오는 이웃님들도 있다. 얼굴보고 아는 사람들과 나누지 못할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흔들리며 살았던 내가 땅에 뿌리를 박고 살게 되었다. 글쓰기는 그랬다. 살기 위해서 적었다.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미움과 두려움으로 똘똘 뭉친 고슴도치가 되었을꺼다.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상처받을게 뻔하니까 다가가지도 않았다. 아마 내가 어떤 모양인지 모르고 평생 떨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와 비교해보면 '나'자체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타고난 기질이 있을테니까. 하지만 내 마음 모양이, 생김새가 어떤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상처받으면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지금 내가 혼란스러운 건 눈 앞에 상황에 두려움을 느껴서 그렇구나 같이 조금씩 형체가 보이게 되었다. 글쓰기 덕분이다. 아직도 혼란스럽다. 두렵다. 하지만 예전처럼 중심을 잃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내가 선택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 착각했다면 지금은 나를 믿는다. 상황은 변하고 선택은 내가 한다. 감정도 행동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면 돌이켜보면 내가 상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투입했기 때문이란 걸 안다. 
사람이니까 화가 나고, 두렵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내가 힘들면 자식도 보이지 않을수도 있다. 독을 품으면 독을 쏟아낸다. 사랑을 품으면 사랑을 쏟아내겠지. 독이 어떻게 사랑으로 변할 수 있을까. 사람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스스로 정화할 힘이 있을까? 그럴 때 꺼내놓아야 한다. 글은 필터역할을 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독기 품은 글로 가득찬다. 살기 위해 당연하다. 품은 독을 꺼내 놓아야 내가 살 수 있다. 그대로 안고 가면 몸이 아플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독이다. 꺼내 놓으면 보인다. 내가 피해자만은 아니구나. 의도하지 않게 나도 뾰족한 가시를 품고 살고 있었구나 하고.
 기억은 변한다. 마지막으로 꺼내놓았을 때 감정을 기억한다. 

 몇 년을 지켜본 친한 언니가 그랬다. "00씨는 힘들면 자신을 공격하는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걱정이예요. " 나를 정확하게 보셨다. 글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온전히 살아있었을까 싶다.

남들에게는 무난하게 지나갈 일도, 나는 예민하게 크게 느낀다. 그런 사람이라는 걸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깨달았다. 이상한게 아니라 그렇게 태어난거였다. 대신 보호막도 커서, 불안하면 주변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라는 것도 쓰면서 알게 되었다. 그랬다.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해 쓰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와닿았다. 
같은 종족이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글로 치유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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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전에 챙겨먹는 채소 요리 - 맛있게 비워서 몸이 가벼워지는 채소 중심 레시피
마쓰무라 마유코 지음, 조민정 옮김 / 보누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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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블레스유를 챙겨본다.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얼마나 좋은지 보는 이도 느낄 수 있다. 종종 읽어주는 게시판 사연은 음식맛을 더 좋게 한다. 
 잣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맛있겠다 군침을 흘렸다. 흔하게 봐온 들어온 음식이라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다.


첫 장은 토마토다. 어릴 적에는 토마토 케첩도 싫어했다.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랐다. 이 책을 보고 나서 한 박스를 샀다. 책 날개에 나오는 것처럼 살짝 칼집을 넣어서 데쳤다. 싱싱한 토마토는 그것만으로도 맛있었다. 채소는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게 제일 좋다.


우리집 아이들은 오이도, 파프리카도, 고구마도 생 것 그대로 오독오독 씹어먹는 걸 좋아한다. 고기보다 채소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어릴 적에 채소는 손쉬운 요리인 줄 알았는데, 내가 주방을 맡게 되고 보니 은근 다듬는데 손이 많이 간다. 그리고 해먹던 걸 또 해먹게 되고 새로운 요리에 대한 도전이 줄어든다.


이 책은 한 재료가 어떠한 재료가 어울리는지 조합을 보여준다. 패션잡지가 생각났다. 옷 하나를 사고 다른 옷들고 조합을 보여줌으로써 옷에 대한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다.
  
옥수수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제철시기도 알려준다. 어떤 옥수수가 맛있는지 사진으로 알려주고 뒷 장에는 동맥경화, 당뇨병 예방, 변비해소, 피로 해소 등등 몸에 좋은 음식 궁합을 알려준다. 옥수수달걀부침은 재로도 간단하고 조리방법도 간단하다.

저자인 마쓰무리 마유코는 요리연구가이자 세이부 의학기술전문학교 교수다. 조리과학, 영양학, 식품학을 바탕으로 만들기 쉽고, 맛있고, 몸에 좋은 요리 개발을 주제로 집필과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부터도 복잡한 요리는 피하게 된다. 간단하며 몸에도 좋으면 금상첨화다.

열매채소, 뿌리채소, 잎채소, 기타채소로 나뉘는데 일본과 우리나라 채소가 살짝 다른 부붓이 있어서 몇 가지만 제외하고 공통 자주 볼 수 있는 재료 위지로 보면 좋을 듯 하다. 

열매채소에서 눈여겨 본 건 토마토, 피망 파프리카, 고추, 쥬키니호박, 오이, 가지, 옥수수 7가지, 뿌리채소는 무, 당근, 양파, 우엉, 연근, 고구마, 감자 7가지, 잎채소는 양배추, 배추, 시금치, 부추, 청경채, 파 6가지, 기타채소는 새싹채소, 콩나물, 브로콜리, 생강, 마늘, 아보카도, 버섯류 7가지다. 이렇게 28가지는 나만의 레시피를 정리해야겠다 싶었다.

뭘 해먹어야지 생각하다가도 가스레인지 앞에서 서면 매번 먹던 걸 해먹게 되니 말이다.



마늘달걀수프, 부추 김치전 등 냉장고이 있는 재료 그대로 만들 수 있는 음식도 있으니, 해볼 만 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 빨갛고 매운 음식을 찾게 마련이다. 정신적인 무거움을 덜고자 신체를 무겁게 만드는 것이다. 냉장고에 채소요리 재료를 사놓고 의식적으로 챙겨먹어야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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