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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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71쪽, 시간가는 줄 몰랐다. 집정리도 해야하고, 연휴라 가족들 밥도 챙겨줘야 했다. 주인공 감정에 정말 몰입했다.

두 여자의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얽혀있었던 것인가.
또 4부작 중 1,2권만 갖고 있어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3,4권은 언제 볼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인생을, 아니 마을 사람들 인생을 이렇게 면밀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까. 내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봤다. 부산 시내이지만 조금은 번화하지 않은 동네였다. 초등학교 친구들 반은 인문계 반은 실업계가는 지역이다. 주택지라 20년 넘게 살아도 앞집, 뒷집, 옆집 정도 왕래가 조금 있었다. 하지만 거의 자신의 삶을 살기 바빴다. 우리 동네가 특이했나?

남편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도시로 이사를 왔지만 방학마다 외할머니댁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와는 아주 다른 기억을 갖고 있었다.

나폴리 4부작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지방 소도시에서 어려운 시절 힘들게 자란 할머니가 자기 기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처음에는 주인공 친구 릴라 인생에 몰입했다. 파란만장하다. 주인공보다 공부 잘했지만 부모님 반대로 진학못하고 어린 나이 결혼한다.
 이른 결혼에 결과가 좋은 건 거의 보지 못했다. 상대가 아무리 자신에게 최고 베필이라 하더라도 그걸 알아보는 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이 변하면 가치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결혼 후 사랑이 무언지 알게 될 수도 있다. 릴라도 그랬다.

일찍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정말 어려운 유년기를 보내고, 식료품점 사장과 결혼하게 된다. 친정식구들도 구두공장을 세우고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신혼여행 첫 날 남편에게 두들겨 맞는다. 그녀 결혼생활 시작이다. 물론 릴라는 워낙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이다.
주인공이 정말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아이도 갖는다. 불륜이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돌아와 아이를 낳아 키운다. 결국 남편이 사랑이 빠진 다른 여인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준다.

그 사이 주인공 레누는 공부를 계속한다. 원래 릴라에게 지지않으려고 선택한 공부다. 하지만 나중에는 레누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릴라가 남편돈으로 부유함을 누릴 때, 레누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한다.

십대시절 그들 경쟁 승리자가 릴라였다면 이십대 접어들어서 레누가 더 나아보이기 시작한다. 삼십대 사십대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3,4권이 정말 궁금하다.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300쪽
"살다보면 본모습을 모르는 채 평생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단다."
페르난도 아저씨는 좋을 때도 있고 모질게 굴 때도 있었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아저씨를 매우 사랑하기도 했고 증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
"걱정할 것 없어. 오늘은 피누차 기분이 안 좋지만 곧 좋아질 거야. 리나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어땠는지 기억나지? 그런데 지금 저 애들을 보려무나. 인생이란 그런 거야. 몽둥이세례를 받ㅣ는 요구를 할 때가 있다.을 때도 있고 키스 세례를 받을 때도 있는 법이란다."

304쪽
어느 순간 나는 피누차가 자신도 모르는 무엇인가를 말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그저 짜증만 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서 이들에게 신경을 끄기로 했다.

330쪽
나는 내 욕망을 정확히 몰랐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애써 숨겨왔을 뿐 아니라 나 자신조차도 내 감정에 회의적이고 확신이 없었다.

375쪽
 인간이란 이따금씩 본심을 숨기기 위해서 무의미한 말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할 때가 있다.

397쪽
 나는 타인의 요구에 복종하는 존재였다. 나는 릴라와 니노를 통해서만 의미를 얻는 드러나지 않는 존재였다.

400쪽
"아니야. 조심해라, 레누. 너희 둘이 아주 친한 것은 알아. 내 사촌도 그렇게 말했거든. 내가 나와 상관 없는 일에 왈가왈부하는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내겐 사람 보는 눈이 있지. 리나는 네가 자기보다 낫다는 걸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네가 리나를 좋아하는 만큼 리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나는 그럴 리가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리나가 저를 싫어한다는 뜻이세요?"
"그건 잘 모르겠구나. 확실한 것은 리나는 마음만 먹으면 못된 짓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얼굴에 쓰여 있지 않니. 눈빛과 이미만 보면 알 수 있어."

413쪽
릴라는 결혼식 이후 이스키아 섬에 오기 전까지 자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고 했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당시의 느낌을 세세히 묘사했다. 갑자기 기운이 빠지면서 졸음이 쏟아졌고 뇌와 두개골 사이에 공기방울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머리가 무거웠다고 했다. 모든 것이 다급히 움직이면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고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사물에 몸이 부딪쳐 상처받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배와 눈이 정말로 아팠다고 했다.
 릴라는 언제나 감각이 둔한 상태였다고 했다. 온몸이 탈지면에 꽁꽁 싸여 있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현실세계가 아닌 자신의 육치와 자기를 감싼 탈지면 틈새에서 상처가 빚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곧 죽게 될 거라는 상상은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아무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 사라졌다고 했다. 아무것도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불현듯 극단적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격렬한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했다고 했다. 멜리나처럼 미쳐버리기 전에, 대로변을 가로지르다 트럭에 치여 끌려가기 전에. 그런 릴라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니노였던 것이다.

427쪽
나는 그런 상념을 떨쳐버리고 내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니노와 릴라가 없는 미래를 계획하고 그들 때문에 고통받지 않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모든 일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법을 익히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는 법을 습득했다. 서점 주인이 내 몸에 손을 대도 분개하지 않고 조용히 밀쳐냈고 진상손님들에게도 선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어머니와 대화를 나눌 때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나는 매일 같이 되뇌었다.
 '이렇게 생겨먹은 이상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어. 사투리를 쓰고 돈은 땡전 한 푼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그러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지자. 참아야 할 때는 끝까지 참자.'

618쪽
 집세, 전기세, 가스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그래도 릴라는 걱정하지 않았다. 릴라의 마음속에서 돈을 쌓아놓고 물쓰듯이 쓰던 시절은 빈곤하던 어린 시절과 별 차이가 없었다. 돈이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실체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619쪽
'이제는 아이를 유리벽 안에 가두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 필요한 것을 다 해주었으니 이제는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그러니 이제 서로 치고받기도 하고 물건을 빼앗기도 하면서 지저분해지는 것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652쪽
 릴라는 내가 자기 앞에 나타난 순간 이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동료와의 마찰과 벌칙금을 낼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나에게 내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살아가면서 승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자신의 인생은 나만큼이나 다양하고 무모한 모험으로 가득하며 시간은 그저 별 의미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니 가끔 이렇게 만나 한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른 터무니없는 생각과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메아리치는 정신 나간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옮긴이의 말 중>
663쪽
 릴라는 결혼이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는다. 성장의 동력이 되었던 가족에 대한 사랑도, 부에 대한 갈망도, 구두 제작을 통한 자아실현의 꿈도 모두 잃고 일종의 정신적 아노미 상태에 빠진다.
 레누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부터 릴라에 대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던 그녀는 사랑하던 니노마저 릴라에게 빼앗기자 상실감과 절망감에 니노의 아버지 도나토 사라토레와 첫 경험을 한다.ㅇ적인 장면이자 페란
 이들 둘이 각자의 잘못된 결정과 이에 대한 후회를 승화시키는 방식을 묘사한 부분은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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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후기청년 - 당신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송은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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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1년, 나는 3년 남았다. 며칠 전, 우리의 40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적있다. 아니 남편이 생각하는 45세 이후 삶에 대해 나에게 말했다.
지난 해 하반기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스스로 많이 변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10년 후면, 얼마나 또 변할까.
우리 부모 세대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물론 책임과 의무가 사라지는 건 아닐거다. 나이가 드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뿐이다.

남편은 그런다. 아이가 있는 사십대와 그렇지 않은 사십대는 분명 많이 다를거고. 물론 그렇겠지. 아이를 키운다는 건 해야만 하는 일이 분명 꽤 많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살짝 2%아쉬운 듯 하다. 하지만 내가 47세가 되면 첫째는 스무살이고 둘째는 열네살이다. 모르긴 몰라도 엄마가 원하는걸 하는 걸 충분히 지지해줄 수 있는 나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면 된다.

77쪽
'내가 진짜원하는 그 무엇, 목마름, 갈망이 정녕 내 영혼이 원하는 것일까?'를 되짚어보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야 할 자기 역사의 시작이다. 그 시작에는 진실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
.
우선 이런 질문부터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앞으로 10년간 자신이 일구어내고 싶은 변화는 무엇인가?'


자신의 꿈을 찾는 건 십대, 이십대만 하는 건 아니다. 꼭 한우물만 파라는 법도 없다. 

 

 

 

 

 

 

 

100세 시대, 유엔의 생애주기별 연령지표이다. 18세부터 65세까지 청년이다.

 

 

 

 

 

 

 

영국의 학자 피터 래슬릿이 [인생의 새 지도]라는 책에 '제 3의 나이'에 대해 소개했다고 한다.
특정한 나이대가 아니라 단계별로 나누는 것이다.

나이는 스스로 정의하기 나름이다.

83쪽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이라는 별칭을 가진 부탄 사람들에게서 그 힌트를 엿볼 수 있다. 국민행복지수를 조사하면 언제나 1위를 차지하는 이 히말라야의 조그만 나라 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삶이 행복하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가? 서구에 비하면 턱없이 가난한 일상이며 그렇다고 다른 국가에 비해 수명이 길지도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뉴욕타임스>기자 출신으로 [행복의 지도]의 저자인 에릭 와이너는 그 답이 궁금해 부탄에 직접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체험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놓는다. 부탄에서는 어릴 때부터 매일 5분간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는 것이다. 이는 죽음도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훈련임과 동시에, 자신을 두렵게 만다는 것들에 당당하게 대면함으로써 생의 한순간 한순간이 귀하다는 것을 체화하는 명상이며 그동안 보이지 ㅇ낳던 것이 보이게 되는 선물을 얻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문득 세네카가 세상 사람들을 향해 던진 다음의 질문이 더오른다.
"살아 있을 때 사랑받고, 이승에서 사라짐을 사무치게 아쉬워할 존재가 되도록 자신을 만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즐거울 수 있음에도 즐겁게 살지 않는가? 왜 그렇게 사는가?"


106쪽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필요로하는 것과 너의 재능이 만날 때 그곳에 너의 직업이 있다고. 오늘을 사는 우리 시대 40,50대에게는 한 가지를 더 붙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진짜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고 싶은 일이라는.


201쪽
기 자신과 절친이 되기

후기청년 용자들의 마지막 공통점은 자기 자신과 '절친'이라는 점이다. 생애를 통틀어 자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는 누구일까?
미우나 고우나 이 행성에서 자신과의 동행은 바뀌지 ㅇ낳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팽생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자신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가장 지독한 비판자가 되는 현상은 일상에서 수시로 맞닥뜨린다. 떄로는 점수를 짜게 주는 자기 평가에 섭섭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자신의 면모를 조김씩 개선해가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결점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비하하고 죄책감으로 몰아가는 것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일 때 평생의 절친인 자신을 미워하게 될지 모른다.
 한편 자기애에 빠져 '세상의 중심은 나'를 외치는 것도 자기 자신과 절친으로 지내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자기애에 함몰된 사람은 자기 자신과 남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감춰진 열등감을 자신에게조차 숨기기 위해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거나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감정조절에 실패하기도 한다. 이러한 왜곡된 관계는 스스로에게 핑계와 자만이라는 독을 뿌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트퍼드셔대학교 연구팀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한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빠걱댄다면, 친구나 가족관계도 어긋나기 쉽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와 좋은 친구일 때 타인과의 관계도 잘 가꿀 수 있다는 의미다.
.
결국 자기 자신과의 관계도 여느 건강한 인간관게처럼 진실, 존경, 신뢰, 친절, 소통이 필요하다. 후기청년 용자들은 자신을 절친처럼 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 혹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와 강요로 자신을 윽박지르지 않으며,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해 바람과 희망, 두려움과 좌절을 추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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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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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쓰고, 두 남자가 읽었다.
다이어리 하나가 중심에 있다. 여자는 한 해를 다이어리에 미리 적었고, 남자친구에게 선물했다.
선물 받은 사람 대신해 한 남자가 그 다이어리로 현재를 살아간다. 그 남자는 다이어리 덕분에 현재가 선물임을 알게 된다.

딸아이가 나에게 그런다.
"엄마, 죽으면 안돼. 꼭 내 옆에 있어야 돼."

나는 머뭇거렸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눈이 촉촉해질 준비가 되어 있는 딸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해줄 수도 없고, 계속 있어준다고 하자니 거짓말이다.

아직 열살 여자아이에게 죽음은 먼 이야기다. 아직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다 살아계시고, 그 분들이 떠나신다고는 상상도 하기 싫어한다.


33쪽
그녀는 모든 사람의 에너지는 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간다고 믿었다. 낙관론자는 좋은 것을, 비관론자는 나쁜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에게는 우주가 그에 걸맞은 결과를 선사하는 것이다.


여자는 점점 우울해하는 남자친구에게 함께 할 일 목록을 적은 다이어리를 선물한다. 그녀는 긍정적인 결말을 상상하는 낙관론자였다. 하지만 인생이 항상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 상상하지 않아도 부정적인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현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좌절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열심히 그의 흔적을 찾는다.

그 노력의 실과 맞닿아 있다. 다이어리를 주운 사람과 인연이.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인데, 그 둘은 마지막 즈음 만난다. 계속 어긋난다. 드라마처럼 말이다. 저쪽에 남자가 있고 창 안 쪽에 여자가 있는데 서로 쳐다보지 않는다. 보는 이가 안타깝다. 이 책이 그렇다. 그래서 그 둘은 서로를 알아본다.

다이어리를 쓴 여자는 한나, 주운 남자는 요나단이다.

요나단은 아내와 이혼했다. 아이는 없다. 가문대대로 내려오는 출판사를 운영한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저녁에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다. 현재 자신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인가?
아내는 자신의 절친과 눈이 맞아서 새 가정을 꾸렸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아내의 잘못이 커보인다. 하지만 진정그랬을까?

후반부에 나온다. 전처에게 전화한다.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두꺼운 책 중에 난 이 부분이 정말 크게 느껴졌다. 표면적인 이유와 내면적인 이유는 다를 수도 있다. 내 마음에게 물어봐야 안다. 그는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한나에게 고백할 수 있었다.

그 둘은 현재를 살고 있었다.

처음 80쪽정도까지는 속도 내기 어려웠다. 세 사람 시선으로 소설이 펼쳐진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다 읽고 나니 이렇게 두꺼웠나 싶다.

534쪽
한나는 지몬을 위해 만든 다이어리를 떠올렸다. 그가 병과 맞서 싸우고 다가오는 1년을 잘 살 수 있도록 그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한나는 지몬이 죽은 후 '무한긍정주의 망상'에 사로잡혀 이런 다이어리를 만든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고 괴로워했지만 이제는 죽은 남자친구에게했던 운명적인 선물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단지 이 다이어리 때문에 지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모든 것은 그녀가 믿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믿고 있었다. 인생을 낭비하게에는 하루하루가, 단 1초도 너무 소중했다. 걱정과 근심에 파묻혀버리기에는 너무 소중한 인생이었다. 삶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에 상관없이, 누구도 자기의 마지막 순간이 언제 올지 모르니까.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지금'그리고 '오늘'이다. '어제'는 상관없고 더는 중요하지 않으며 '내일'은 아무도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지몬은 그녀의 선물을 사용하지 못했지만 대신 요나단에게 '양도'했다. 의도였든 운명이었든 무슨 이유든 간에 지몬은 하필이면 요나단의 자전거 손잡이를 선택해 다이어리가 든 가방을 매달아놓았다. 그리고 어젯밤 요나단은 그녀가 다이어리로 의도하고자 했던 바로 그것이 그에게 일어났다고 고백했다. 다이어리 덕분에 그는 '지금 그리고 여기'의 삶에 집중하게 되엇다고 했다. 맥주에 취한 그의 고백은 사실 불필요햇다. 그녀도 눈이 있다. 다이어리에 대해 말할 때 기쁨과 환희에 반짝이던 그의 눈빛은 백가지 말보다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

568쪽
"그래도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한 행동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해.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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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할 용기 - 인간관계를 둘러싼 88가지 고민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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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책으로 골랐다. 금방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표지에서 보이듯, [미움받을 용기]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이다. [미움받을 용기]가 대화를 통해 보여주는 강연이었다면, 이 책은 강연 후 Q&A다.

법륜스님 즉문즉답이 생각난다.

 

 

"당신은 '자신'을 사랑합니까?"

내면 불안, 친구, 가족, 진로, 인간관계, 회사생활, 연애, 결혼 등 생활 속 우리가 마음 속으로 품었을 법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편집도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책장을 넘기면서도 이렇게 시선이 멈춘다.

 

 

 
사실 작년 연말부터 집었는데, 이제야 마쳤다. 열흘 정도 걸릴 듯하다. 중간 중간 다른 책을 보기도 했다. 글을 글로만 읽는다면 몇 시간 만에 읽을 수 있는 텍스트 양이다. 그런데 한 장 한 장이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특히 와닿는 부분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었다.

36쪽
1장 자신에 대한 불안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Q : 어릴 적부터 계속 부모님과 같이 살아서 아직도 나 자신이 어린 아이처럼 생각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건가요?
A :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면 어른이 아닙니다. (생략)
어른이 되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다. 나이를 먹는다고 자동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략)
-어른으로서 필요한 자격 세 가지 자격-

1.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로 봐서는 어른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학교에 갈지, 어떤 직업을 가질지, 누구와 결혼할지 하는 선택이 그렇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기 위해서다. 그런 사람은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

2.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릴 적부터 칭찬만 받고 자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승인을 받고 싶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자신의 생활방식이 엃은지 확신하지 못해서 누가 괜찮다고 하면 기뻐하고, 비판하면 순식간에 생활방식을 바꾸는 사람은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게 타인의 승인과 평가에 의지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

3.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어른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은 절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고, 타인은 자신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을 어른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눈으로 읽으며 마음은 쿵했다. 아이둘을 키우고 있지만 나는 진정 어른으로 살고 있는가?
지배욕과 인정욕구가 강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나는 선택할 수 없었다고 핑계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자기 삶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 자신이 선택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미루는 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스스로 삶에 대한 책임을 질 용기가 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88쪽
직장과 결혼에 대해 잔소리하는 부모
Q: 부모님이 취업과 결혼에 대해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사귀는 사람이 있어도 절대 말하지 못해요. 부모님과의 이런 관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각자의 감정은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무조건 부모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더라도 내 길을 가겠다고 잘라 말하는 사람도 늘었다.(생략)
 한번은 "도저히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며 어떻게 해야 부모님을 슲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효도할 수 있을까 묻는 사람이 있었다. 자식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불효를 하라거나 부모를 슬프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런 문제에서는 부모 역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다 큰 자식을 어린아이로 보는 부모가 많다. 자녀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다러도 부모는 그 감정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자식은 부모가 반발해도 자신의 과제에 부모가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대신 자신의 과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부모도 자식도 각자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부모의 개입을 허락하는 것은 스스로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다. 자신의 인생을 부모에게 맡기면 편하겠지만, 취업이나 결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아무도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책임질 수 없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지는 수밖에 없다.
"나의 인생이니 스스로 결정하게 해달라"고 분명하게 말하자. 그렇게 하면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언제까지나 부모의 인생을 살 수는 없다.

164쪽
결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관계를 개선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도 바뀔 수 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대라면 결혼해도 좋다.
 아직 제대로 된 직장이 없는 것이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 결혼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직장을 이유로 삼는 것에 불과하다.

176쪽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능력이고 기술이다.
'사랑하는 방법(사랑받는 방법이 아니다)을 모르는 사람은 애초에 출발점이 '사랑하는 것'이 아닌 '사랑받는 것'이 된다. 그래서 어떻게 사랑받을까만 생각한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알 수 있다.
 '이 사람이면 연애할 수 있다', '이 사람은 안 된다'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사랑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 사랑하는 기술을 아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구와도 결혼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면 타인에게 바라는 인정욕구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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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again! 중학교 영어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회화 1 : 패턴 50 - KBS <굿모닝 팝스> 이근철의 Try again! 중학교 영어로 다시 시작하는 영어회화 1
이근철 지음 / 길벗이지톡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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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많이 들었던 굿모닝팝스,
지금은 이근철 선생님이 하고 있나보다. 표지에 사진과 이근철의 <굿모닝팝스>라는 문구가 있다.

또 한문장. 영어회화? 물어보고 답하는 거 아니야?

맞다. 지금 내가 영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하나다. 대화만 통하면 된다. 대학생 때는 토익을 위해서 공부했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알아듣기만 하면 된다. 학교 다닐 때보다 마음은 가볍다.
 

 

 

 

 


은꽃이 내년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다. 엄마로서 아이가 뭔가 물어볼 때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혹시나 모를 여행에 대한 대비기도 하다.

아이들과 같이 갔을 때 우리를 스스로 지킬 정도의 생존영어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를 몰아칠 정도로 공부를 하고 싶지는 않고,
2~3일에 한 강 정도 읽고, 식사 시간에 남편과 확인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자 싶었다.
 

 

 책에 나오는 QR코드를 폰으로 찍으면 무료강의로 연결된다.

 

 

"이렇게 배웠더라면"을 읽어보면서 정말 이렇게 했으면 조금 덜 부담스러웠지 싶다.
그때는 1형식부터 5형식까지 외우느라 바빴다.
기억도 제대로 안나는게 안타깝다.

 

 

"이렇게 연습했더라면" 은 공부한 것을 연습해볼 수 있게 되어있다.

실전스피킹에서 확인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책 중간에 묵직한데 휴대용 워크북이 들어있다.

 


 

내용은 요약본이다.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버스 안에서 보기 좋을 듯하다.

 

 

패턴 50이니 부담 없이 한 주에 한강을 해도 상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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