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온한 밤, 포근한 문장들'이라는 타이틀로 책을 

조용히 읽어주는 유튜버 '따듯한 목소리 현준'님의 신작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2년여 동안 책의 좋은 글귀나 소설 내용 등을 편안하게 

읽어주면서 늦은 밤 라디오처럼, 하루를 조용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의 목소리였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역시 차분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 손안에 쏘옥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크기만큼, 

크게 부담 없이 생각나는 페이지를 펼쳐보면서 

나와 다를 바 없는 그의 평범하면서도 고민도 많은 

이야기에 함께 공감을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남에게 조언을 하거나 위로의 말을 조금은 

쉽게 건네기도 하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곤 하지만, 

좀처럼 나에게는 그렇게 여유 있는 마음의 자리를 

내주는데 인색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2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인기 있는 유튜버인 저자가 

구독자들에게 포근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약 2백 권의 

책을 소개해 왔지만, 그 역시 때론 힘들고 여러 주변의 

문제들도 겪어오면서 우리와 다를 바 없이 그도 

함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학창 시절에 늦은 밤 조용하고 적막한 시간이 

그렇게나 편안하고 오롯이 나 홀로 무중력 상태에 

떠 있는 듯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좋았었다.

그래서 당시 한창 유행하던 라디오 별밤에서 틀어주는 

노랫말과 별밤지기의 멘트 하나하나에 귀를 쫑긋하며, 

미소도 짓고 때론 눈물도 찔끔 흘리곤 했었다.

그렇기에 내가 직접 책을 읽는 것도 정말 좋아하지만,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은 익숙한 시각뿐 아니라 

청각까지 자극하기 때문에 훨씬 더 몰입이 되곤 했다.

책 읽어주는 남자 따듯한 목소리 현준 님의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에세이 내용에는, 

본인의 어린 시절 외톨이였던 외로움, 첫사랑의 

고백을 위해 두근거렸던 시절, 주식 투자를 하면서 

잠 못 드는 시간 등 동시대를 사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일상적인 하루를 함께 수다 떨듯이 나누어 보고 있다.

'케렌시아(Querencia)'는 피난처나 안식처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원래는 투우장에서 소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과연 우리에게 편안한 안식처는 어디일까 함께 

찾아보면서, 너무 조급한 하루 일상을 살고 있지 

않았는지 저자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그럴싸한 멋진 집이 있지 않아도 작은 자가용이나 

혼자 살아도 따뜻하게 나를 반겨주는 전셋집이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편안한 쉼터가 되었다고 한다.

과연 나의 안식처는 어디일까 한번 고민해 보았다.

불면증으로 시달리면서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았던 

저자의 경험도 솔직하게 소개하고 있었는데, 

아마 우리 대부분도 비슷하게 하루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늘 내일의 걱정을 안고 사는 듯싶다.

정말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 밤 편안한 잠을 

잘 수 없다면, 그게 나에게 진정한 행복을 위한 

길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내용이었다.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고 노력하는 삶이 당연하고 

또 우리 모두 그것을 위해서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삶을 사는 것이 올바른 정도라고 교육을 받기도 했었다.

당연히 내일을 위해서 오늘 하루를 낭비하지 말고 

착실히 노력해야 한다는 중요한 인생 모토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나를 어느 정도까지 

혹사하면서 미래를 위해야 할까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본인 스스로에게 다짐도 하고 위로도 하는 말이었지만, 

우리 모두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따뜻한 글이었다.

...(중략)...

그날, 저는 제가 진 가방의 짐을 크게 덜어내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상담 선생님의 말대로 내가 

들 수 있는 가방의 무게를 아는 것. 그게 편안한 

밤을 향한 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_P. 38

저자는 옷을 살 때 예쁘다는 이유로 몸에 

맞지 않는 불편한 옷을 사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갠적으로는 그렇게 예쁜 옷을 여러 번 

구입하고는 결국 장롱에 처박아놓는 경우도 많았다.

옷에 몸을 맞추면 되지?라는 심정으로 말도 안 되는 

홀쭉한 몸매를 기대하면서, 언젠가는 구입했던 

예쁜 옷을 멋지게 입고 나갈 수 있기를 꿈을 꾼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나에게 맞는 옷이 

옷 가게 어딘가에 분명히 있기에, 나에게 맞는 삶도 

분명히 있으니 억지로 맞지 않는 삶을 맞추어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말에는 아쉬움 가득한 공감을 하게 된다.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본문의 글 중에 

저자가 언급한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인용문 

'행복한 생활은 마음의 평화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결국에는 진정한 해답일 듯싶다.

눈으로 헤아릴 수 있는 물질적인 행복을 목표로 

너무 조급하게 나의 인생을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다소 느리고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여유롭고 

마음의 안녕을 키울 수 있는 삶이야말로 주체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예전부터 1인당 GNP가 말도 안 되게 낮은 못 사는 

나라의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고 행복한 

나라의 순위에 드는 예를 수도 없이 듣고 보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늘 이렇게 조급하게 물질적인 행복을 

쫓게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인가 싶다.

선물, 배려, 위로, 웃음, 사랑과 같은 세상의 

따뜻한 것들을 우리는 오직 타인에게만 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라는 저자의 물음에 더욱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에게 나의 아픔을 토로하기는 더더욱 힘들어지기에 

그저 다른 사람을 보듬어 주는 게 당연하게만 여겼다.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만 곪아가는 나의 아픔은 

스스로 다독여 줄 수밖에 없기에, 이렇게 함께 

공감의 글을 나누어 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조금은 편안해지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한때 '베개 유목민'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하나의 베개에 정착하지 못하고 숙면을 

위해서 무자비하게 베개를 사들이는 이를 말한다.

나 역시 목을 받쳐주는 경추 베개로 옮겨 보기도 

하고 다른 기능성 제품들도 찾아보았지만, 

생각처럼 편안한 숙면을 이루기는 힘들었었다.

저자의 글처럼 불규칙한 생활 패턴과 몸을 쓰지 

않는 대다수 현대 업무로 변해버린 일상과, 끊임없이 

사서 만드는 고민과 걱정은 나의 수면뿐 아니라 

삶의 질도 깎아먹으면서 괴롭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이야기 속에서는, 

요즘 핫하게 보았던 넷플리스 드라마 줄거리도 

함께 살펴보기도 하면서 우리 일상 속 문제들에 

빗대어 꼬집어 볼 수 있는 편한 글의 내용이 많았다.

...(중략)...

사견이지만, 자석의 성질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자석은 같은 극끼리 붙지 

못합니다. 저는 언제부턴가 저와 크게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같은 극을 만났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몸에 힘을 빼는 일. 단지 그것만 남습니다.

_P 104

어쩔 수 없이 나와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나 혼자만의 고민과 걱정으로 

스스로 나를 힘겹게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닮았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마음의 우산을 들어서 

타인에게 의존치 말고 묵묵히 나의 길을 가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까지 예상할 수 없는 결말에 반전이 더해지면서 정말 공감 가득한 현실의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간 전에 이미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확정이 된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소설 ​ 사라진 여자들

2022년 오디오 어워즈 미스터리 스릴러 부문 

수상을 하고, 뉴욕 타임스, 아마존 오디오북, 

오디오 CD 부문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를 석권한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의 신작 소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큰 범죄 없이 

평온하기만 한 일반 주택가로,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어느 날 남편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러 늦은 밤 

달리기를 한다는 핑계로 나왔던 여자가, 누군가 

그녀의 뒤를 쫓아오는 듯한 불안감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달려든 자동차의 불빛과 함께 

그녀는 실종되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뒤 이어 한 여인과 그녀의 딸마저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이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발칵 뒤집어지게 된다. 




사라진 여자들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실종된 

여성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시기가 조금씩 다르고 사라진 인물의 연관성도 

딱히 보이지 않았기에 그 배후가 너무나 궁금해졌다.

11년 전 발생한 실종 사건으로, 이야기 전개 

방식도 현재를 살고 있는 주변 인물들과 사건 당시 

실종된 여성들의 시선 등 시간과 인물들 간의 

화자가 오가면서 꽤 입체적인 구성으로 흥미로웠다.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여성의 시점으로 

당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도대체 어떤 일이 

그녀에게 있었던 건지, 현재와 과거를 건너가면서 

11년의 시간이 그렇게 긴박하게 느껴지는 마력이었다.

사라진 여자들 소설 서두에 바로 등장하는 

한 여성의 사건 일지와 같은 장면에서는, 

겉보기에는 전혀 문제없는 부부 생활을 즐기는 

그녀였지만 몰래 바람을 피우러 가는 상황이 

상당히 모순적이지만 나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른 두 여자의 실종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처음 사라졌던 여자에 대한 정보도 

조금씩 풀어 놓게 된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사라진 여자들뿐 아니라 그녀들과 함께 했던 

주변 지인들, 그리고 남편 그리고 아이들까지 

평범한 일상을 사는 현대 여성들의 시선으로 우리 

주변에서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를 

옥죄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늦은 밤에 운동을 하러 나가는 일이 결코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서, 상대적인 약자인 

여자는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는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일 것이다.

그런 그녀는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이었는데 또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아이의 육아에 몰두해야 할 그녀가 남자의 손길이 

그리워 외도를 한다는 사실 역시 그녀에게 

순백의 면죄부를 줄 수만은 없는 현실이지 않을까?

소설의 초반에는 그저 불순한 범죄자가 연약한 

여자들만을 납치하는 그런 스릴러 장르로만 

보았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각 인믈들의 

시선에서 자신의 또 다른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사라진 여자들 사건의 물리적인 실종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한 심리들과 존재감의 실종 또한 큰 아픔으로 

크게 공감이 가는 각 인물들의 사연들이었다.

강압적인 남편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는 여성, 

그리고 아기를 낳기 위해서 산부인과에 방문하지만 

고압적인 성향의 의사는 환자의 동의와는 상관없이 

수치스러운 검진을 집도하기도 하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성 동성애자들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여성들이 겪을 법한 공포스러운 

순간들이 평범한 일상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중략)...

그가 말하는 걸 보면 여성혐오적인 느낌이 

있었다. 가지 말라고 했어요. 당시 이렇게 말했다. 

와이프가 실종된 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그의 말은 

결국 셀비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는 뜻이었다.

_P. 151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들은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기기 위해 시터들을 찾아서 부탁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고, 엄마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본인의 집을 수리하는 데에도 건축업자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현실들이었다.

사라진 여자들 형사 사건으로 보이는 내용과는 

전혀 맥락이 맞지 않을 법한, 우리 일상의 모습들이 

함께 이어지고 있었지만 묘하게 연결되어가는 

사건의 진상 속에서 꽤나 독특한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처음 실종된 여자 사건 이후에, 11년 후 한 여자는 

어딘지 모르는 지하에 감금되어서 짐승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으면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가 

목숨 걸고 겨우 탈출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어졌다. 

이렇게 세 명의 여자 실종 사건에서 한 명이 세상 

속으로 돌아오면서 사건의 전말이 바로 드러나는 듯 

싶었지만, 과거와 현재가 오가면서 좀처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배경이 더욱 궁금해져 갔다.



첫 실종 여성 이후에 사라진 두 여자는, 

프리랜서 출산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메러디스와 

그녀의 딸 딜라일라로 남편인 조시도 헌신적이고 

자상한 남자로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가족이었다..

어느 날 세상으로 돌아온 실종된 여자는 다름 아닌 

딜라일라로, 심한 학대와 굶주림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문제를 가지고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과연 누가 그들을 납치했으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의 시선으로도 다시 한번 

과거의 상황을 되짚어가면서 과거의 당사자와 

현재에 남겨진 가족들이 함께 추리해나가는 듯한 

전개가 너무 신선해서 꽤 몰입감이 높은 구성이었다.

 ...(중략)...

조시는 출산 도우미 일을 접고 요가 강습을 전업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었다. 요가 수업은 일반적인 

업무 시간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이라 조시도 좋아한다. 

근무 시간이 규칙적인 것도, 고객층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을 거다. 그와 또 한번 같은 언쟁을 

벌일까 봐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알리고 싶지 않다.

_p. 111

딜라일라의 어린 남동생도 11년 전 어린 시절에 

놀이방에서 아이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했던 

상황이 묘사되면서,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는 

엄마의 가슴 아픈 상황도 내 일처럼 공감 가득했다.

11년 전 사건이 발생하기 몇 달 전인 3월부터 

5월 사건 당시까지 과거의 모습들과, 

현재 딜라일라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다시 한번 사건의 연관성을 쫓아가면서 각 

인물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까지 사건의 전말이 전혀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거주하는 마을의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서로 얽히고 미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뒷모습이 하나씩 벗겨졌다.

이미 이야기 중반에 사건의 전말이 다 알려지고 

범인이 누구인지만 찾으면 되는 줄 알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결말 또한 예상 외였다.


사라진 여자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의 전말과 문제들이 쏟아지면서 

정말 세상 사람 모두가 무섭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렇게나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은지 몰랐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정말 중요한 삶의 목적일 

것이고, 또 가족과 아이가 내 전부이기도 할 것이다.

내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던지는 옮긴이의 말처럼 

작은 일이 감당하지 못하는 커다란 사건으로 

눈덩이처럼 커지기도 하는 불편한 모습 속에서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고 오인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흥미진진한 SF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을 수상한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SF 소설은, 1994년에 

뉴베리 대상을 수상했던 <기억 전달자>와 유사한 

플롯으로 그 뒤를 잇는 SF 명작으로 손꼽고 있다.

더구나 미국도서관협회가 가장 뛰어난 라틴 문학에 

수여하는 '푸라 벨프레 대상'도 수상하면서 

올해 가장 핫하고 흥미로운 소설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소설의 기본 플롯은, 

멀지 않은 근미래 2061년에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핼리혜성이 궤도 이탈을 하고 지구와 충돌을 하게 

되는데, 고위 엘리트들과 과학자 등 이른바 선택받은 

소수의 가족들만 지구를 떠나서 새로운 정착지 행성을 

찾기 위해서 행성 이주 우주선으로 탈출하게 된다.

무려 400년 가까이 동면을 하면서 새로운 개척지 

세이건 행성에 도착하면 잠에서 깨어나 

인류의 마지막 삶의 터전을 가꾸기 위한 도전으로, 

페트라 페냐라는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직면하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였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저자인 도나 바르바 이게라는 

멕시코 민속학에 바탕을 두고 작성한 이야기답게, 

미래의 상황을 그린 SF 소설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과거의 전통적인 옛이야기처럼 친숙한 전개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라비안나이트>는 페르시아 

왕에게 죽음을 면하기 위해서 샤흐라자드가 천일 동안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정의 설화집으로 잘 알고 

있는데, 이 작품 제목처럼 미래의 우주선 속에서도 

페트라가 그녀가 접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혹은 잠자리 

머리맡에서 친구들에게 전하고 있는 그녀의 짧은 

이야기들이 오버랩되면서 현재 상황을 빗대기도 한다. 

미래에 충분히 벌어질법한 상황을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려낸 SF 소설이기에. 저자가 예측하는 

여러 기기와 상황 묘사가 너무나 공감 가득하고 충분히 

이루어질법한 장면들이기도 하고, 과학의 발전으로 

가능할 법한 아이디어도 흥미롭게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나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동면을 하는 과정 중에 

탑승자들의 특성에 맞는 지식과 정보들을 뇌에 

직접 주입하는 '엔 코그니토 장치'로 정착지에서 

깨어나면 전문가가 되어있다는 설정은 너무 참신했다.

지금도 지루하게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해도 

자꾸 잊어버리고 기억하기도 쉽지가 않은데, 

해당 장치를 이용해서 우리가 잠이 들어 있는 동안 

수업 내용을 뇌에 직접 주입하도록 되어 있는 

그런 기적의 프로그램이 지금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주인공인 페트라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할머니로부터 어릴 적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는데, 할머니는 

과거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면서 과거의 뿌리와 수백 년 

이어온 이야기를 가치 있는 미래로의 연결을 강조했었다.

그리고 할머니를 기억하는 증표로 흑요석 펜던트가 

아쉽게도 할머니를 지구에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애틋한 그녀에게 소중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불뱀은 화가 났어. 엄마 지구는 불뱀을 먹여 주고 

키워 주었지. 하지만 아빠 태양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어. 아빠는 곡식을 가져왔지만, 엄청난 가뭄과 

죽음 또한 가져왔어. 무척 더운 어느 날, 

태양이 니구알에게 다가갔을 때 ·····."

_P. 10

할머니는 75년마다 지구로 날아드는 핼리혜성을 

불뱀 니구알의 여행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페트라 페냐도 마지막 이야기를 떠올리며 

앞으로 닥치는 난관 속에서도 그녀만의 이야기를 

생산해 내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내고 있었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소설 배경으로 멸망하는 

지구와 정부에서 일부 인원들만을 위한 식민지 우주선 

발사 등의 설정은, 사실 익히 보아왔던 디스토피아 

미래 세상을 다룬 많은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잠들어야 하는 수면 캡슐의 고장(?)으로 

제대로 장치가 작동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정신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주인공의 끔찍했던 상황 속에서 

정말이나 살 떨리는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행성에 정착할 때에 페트라는 엄마의 업적에 

필적하는 식물학 및 아빠를 뛰어넘는 지질학 전문가가 

되어서 눈을 떴지만, 여행하는 동안 그들을 관리해 주던 

우주선 관계자들의 후손이 아닌 콜렉티브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간 종이 우주선을 장악하고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면에서 깨어났을 때에 기근과 전쟁 등 

지구를 파멸로 이끌었던 과거의 기억들을 모두 제거하고 

세뇌된 감정 없는 평등과 일치를 강조하는 그들이었다.

주인공과 함께 잠들었던 엄마와 아빠, 남동생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살펴볼 수 없었고, 그녀와 함께 깨어난 

다른 3명의 아이들은 모두 예전의 기억이 제거된 채 

콜렉티브를 위한 로봇과 같은 전문가 일꾼으로 세뇌가 

되어서 이름이 아닌 제타라 불리면 깨어났을 뿐이다.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인 '쿠엔토'는 이제 

페트라의 입을 통해서, 기억을 잃은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자유 의지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된다.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전쟁을 하지 않는 하나 된 평등한 

세상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 개인의 개성과 감정에는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화가 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는 감정 역시 나를 구성하는 한 요소일 것이다.

...(중략)...

나는 제타1, 식물학 및 지질학 전문가. 

나는 콜렉티브에 봉사하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몇 세기 동안이나 이 명령어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을까?' 나는 진실을 반복했다.

'내 이름은 페트라 페냐. 

우리는 2061년 7월 28일에 지구를 떠나왔다.'

_P. 98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이야기에서 지구를 파멸로 

만들었던 요인은 결국 궤도를 잃은 혜성이 아니라, 

지구인들의 오만함과 전쟁 등 파괴적인 성향이 물론 

지구를 더욱 병들게 했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듯하다.

 하지만 지구에서의 문명을 일으켰던 인류의 역사와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며 키워왔던 문화와 전통이 없다면, 

과연 콜렉티브가 주창하는 일치와 희생만이 존재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미래의 진보를 위한 

의미가 있는 세상이 될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할 것이다. 

페트라가 기억을 잃은 제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들과 

현재의 상황을 빗대어 전하는 쿠엔토로, 다시금 인류의 

마지막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지 긴장하면서 읽었던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던 흥미진진한 SF 소설이었다.

...(중략)...

할머니는 이 세계의 지도자들이 자존심을 억누르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결국, 혜성이 다가왔음에도,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을 위해 나섰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도, 지도자들은 자원을 모아 피난처를 

짓거나, 또 다른 우주선을 만들지도 않았다. 모두 자기 

자신만을 걱정했다. 이즈카와 포포카는 결코 결혼할 수 없다.

P. 12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