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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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고통스러운 고흐의 삶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정신질환으로 아팠기 때문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발작을 두려워하며 그림을 그렸다는 고흐의 불쌍한 모습이 상상이 됐다. 동생과 각별하게 우정을 나누었지만 아내와 아이에다가 고흐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던 고흐의 동생 테오에게도 연민을 느꼈다. 내가 아팠기 때문에 우리 집 분위기나 환경 때문에 나이보다 많이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내 동생 생각도 했다. 고흐가 동생에게 많은 걸 의지하는 모습이 나와 내 동생의 관계 같아서 동질감도 느꼈다.   
나는 물감값은 안들겠지만 내 동생이 결혼하고 나서 나 때문에 힘든 일이 적어지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나에게는 열 오빠 안 부러운 언니도 있지만..  그래서 든든하다...


자신의 귀를 자를 만큼 많이 아팠던 고흐..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그토록 원했지만 결국엔 모두와 틀어져서 너무나 외롭고 힘들었을 고흐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정신적 고통은 정말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사람들에게서 외면 받고 그래서 외로워서 더 집착하게 되고..  내 모습과 비슷했다..  나도 사람들과의 친밀함을 바라는데도 그게 잘 안되서 가까운 친구 조차도 없다. 모두들 바쁘고 내 처지가 비참하기도 해서 만나고 싶고 같이 얘기도 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나를 위한답시고 하는 얘기들을 듣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그래도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누구보다 나를 사랑으로 인내하며 대해주는 내 가족들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고흐와 나의 다른 점, 아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물론 나는 천재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니다)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것이다. 고흐는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늘 애정을 고파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이루지 못한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 했고 꿈꾸었다고 한다. 정말 안타깝다. 고흐 같은 천재 화가가 너무나도 힘든 삶을 살았고 우린 그를 기억하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그는 인정 받지 못했다. 고흐가 죽고 나서는 하늘나라에서 위로 받았을 거라고 믿는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됐으니 그의 힘든 삶이 보상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느님!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들을 위로해주시고 자살이라든지 자해라든지 자학하지 않고 약은 먹어야만 하더라도 주어진 삶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더 주님을 찾게 하시고 치유되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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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새드니스 >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을 읽고...

추기경님이 그립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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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이네 가족사진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4
노경실 지음, 김재홍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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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읽어내지 못해서 한참 동안 이 책을 읽었다. 4,5번에 나누어서 읽었다. 처음부터 그러려는 건 아니었는데 워낙 책 읽는 속도도 느리고 잡념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ㅠㅠ

공부 책도 아니고 애들이 보는 동화책인데 그림도 많은 책인데 읽는 데에 애를 먹었다.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마음이 훈훈했는데 그런 책인데도 고전을 면치 못했더니 겁이 나서 오늘 이 책을 반납하고 나서는 그림책만 뽑아가지고 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생각하고 떠올렸던 단어가 두 개인데 '맏이'와 '언니'라는 말이다.

나에게는 3살 위 언니와 10살 아래 동생이 있다. 동생이 늦게 태어나서 나는 오랫동안 막내로 불렸다.

내 동생은 여동생인데 나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혼자 어렸기 때문에 혼자 자라서 의젓하고 첫째 같다.

나만 철딱서니가 없다. 우리 언니인 미카엘 수녀님은 어릴 때부터 의젓하고 누구보다 착했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인 복실이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자꾸 언니가 떠올랐다. 복실이가 어린데도 동생들을

챙기고 엄마를 대신해서 빨래, 식사 준비 등을 하는 것도 다 맏이이기 때문이니까...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아빠는 언니가 수녀원에 가고 나서는 내게 '이제 네가 장녀야!' 라고 하시곤 했는데 나는 동생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 동생이 아주 어릴 때에는 학교 다녀와서 동생을 보기도 했지만 동생이 어른이 되고 나서는 내가 많이 의지하고 있다. 동생은 내가 언니답지 않게 이것저것 사달라고 하면 다 해준다. 맛있는 걸 사주는 건 기본이고 핸드폰도 사주고 20만원도 넘는 안경을 선뜻 맞춰준 적도 있다.

내가 용돈 주고 돈 벌어서 등록금도 내줘야 하는데 오히려 이것저것 사달라고 보채기도 한다. 쯧...

나는 얼굴도 남자 같고 장난도 많이 치고 까불기도 한다.

내 동생이 말하길 장난꾸러기 남동생 같다고 한다.ㅋㅋㅋㅋ

그리고 얼굴이 작고 날씬하고 예쁘게 생긴 동생과는 너무 달라서 보통 사람의 2배의 얼굴에 비만이라서

동생하고는 옷도 공유하지 못한다. 그 점이 동생의 불만이고 나도 그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무튼 내가 아팠던 시간들 때문에 많이 치이고 힘들었을 텐데 언니처럼 대해주는 동생이 고맙다.

그리고 맏이이고 언니이기 때문에 내게 잘 대해주고 희생도 했었던 언니에게도 고맙다.

이런 가족들을 가진 것만으로도 내겐 큰 축복이다. 물론 다른 복도 많지만...^^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서 같이 살면 재밌을 것 같다.(아빠는 이미 하늘나라에 가 계시니까.)

나중에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부활하고 영원히 죽지 않고 살게 되면 그땐 또 얼마나 즐거울 것인가!

지금의 삶도 중요하고 잘 살아야겠지만 죽음 이후의 삶이 궁금할 때가 있다.ㅎㅎ

나도 빨리 돈을 벌고 싶다. 동생한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악기도 사주고 싶다.

그런데 두렵다.. 사소한 거에도 어쩔 줄 몰라하는 내 모습 때문에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ㅠㅠ

주님! 제가 빨리 정신도 차리고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게 해주세요~

글도 잘 쓸 수 있게 해주세요~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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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새드니스 >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여전히 종교책을 거의 읽지 못한 채 읽어야지 결심만 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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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1등만 했대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6
노경실 지음, 김진화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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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좀 쌀쌀해져서 나가기가 싫었다. 이번 주는 미사를 두 번 다 차로 다녀와서 더 운동량이 적었다. 그래서 급하지는 않지만 수프리모도 살 겸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도서관에 우선 가서 가방을 풀고 책들을 반납하고 반납한 6권 만큼 또 6권을 대출해 왔다. 그중 그림책 두 권을 집에 와서 읽었다. '아빠는 1등만 했대요.'를 읽고 나서 혼자 웃었다. 아빠 생각이 나서였다. 아빠는 경북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나오신 수재이셨는데 오스트리아 린쯔에서 유학하실 때에는 박사과정을 1등으로 졸업하셨다.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1등만 한 분이다.

아빠는 어릴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기르셨고 그 후론 어른이 될 때까지 친척 집에서 학교를 다니셨다. 아빠의 친할머니, 나의 증조할머니는 아빠가 부모 없이 자라니까 더 잘 되게 하시려고 엄하게 아빠를 기르셨다고 한다. 성적표가 나오면 1등을 해도 점수가 떨어지면 무조건 때리셨다고 한다. 부모도 안 계신 불쌍한 아빠를 너무 괴롭히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빠는 우리에게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시곤 했지만

"나도 공부하기 싫어했어." 하고 내 동생이 공부 안 할 때 도움이 안 되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 머리가 좋으셔서 공부를 싫어해도 1등이었다지 않는가!!

나이가 들수록 아빠 생각이 나면 참 마음이 아프다. 우리 아빠는 부모한테서 사랑을 못 받아봐서 아빠 노릇을 하시는 게 좀 어색했다. 난 그런 아빠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돌아가시고 나서 내가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아빠가 이해가 되는 것이다. 왜 그렇게 맨날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셨는지 내가 대학을 중퇴하고 나서 빌빌할 때 푸시하시고 나중에는 상처 주는 말까지도 하셨었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도 한바탕 혼이 났다. 아빠는 내가 걱정이 되시는 거였다. 결혼도 못 할 것 같은데 보호해 주시지 못하니까 정신 차리게 하려고 매정하게 날 대하셨던 것 같다.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빽이 되어 주시는 건지 나는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로 많이 좋아졌다. 하긴.. 정신 차릴 때도 됐지...

우리 부모님은 어릴 때 천재 소리를 들으신 분들이다.. 그런 분들의 자녀로서 기대에 부응하기 못한 게 죄송하지만 지금이라도 내 강점을 찾아서 열심히 갈고닦아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학교를 다시 다니는 건 부담스러우니까 나 혼자서 책 읽고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도 좀 더 읽을 수 있고 글도 조금 더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ㅎㅎ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올 한 해도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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