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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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2010년에 읽었는데 지금 나는 용인에 살고 있지만 그때는 판교에 살 때였다. 마루 소파에 앉아서 이 책을 열심히 읽던 기억이 난다. 장애인의 인권 문제...
가끔 뉴스에서 중년의 아저씨들이 정신지체 여성을 상습적으로 돌아가며 성폭행했다는 내용을 보고 분개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흥분하고 화가나는 걸 애써 참으며 끝까지 읽었다.

엄마가 나를 가지셨을 때 몸이 많이 안좋아서 검사를 이것저것 받고 엑스레이도 많이 찍고 해서 의사들이 내가 기형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낳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7명한테 물어봤는데 그 의사분들 모두 낳는 걸 반대했지만 그래도 엄마는 나를 낳으셨다. 다행히 나는 정상이었다.
내가 만약 장애아로 태어났다면 도가니에서의 그 성폭력을 내가 당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남자들에게 강한 성욕이 있기 때문에 인류가 이렇게 번식하며 자손을 많이 낳고 번성했다고는 하나 여기 나오는 선생들은 짐승보다도 못한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치를 떨게 했다.

이러한 사회고발적인 글을 쓰시고 불쌍하고 힘없는 장애아들의 편에 서시는 공작가님이 너무 멋지게 보였고
나도 돈이나 권력과 상관없이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굽히지 않고 소신 대로 말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겁이 많고 비겁한 나이지만 약자의 편에 서고 그들을 감싸고 보호해주고 싶다. 피해자 장애아들,그들의 상처입은 몸과 마음을 주님께서 치유해주시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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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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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내가 공지영 작가님을 많이 좋아하게 될 줄 몰랐고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이 책과 이 책을 영화화한 영화가 개봉하고 히트를 치고 나서 다시 이 책을 뒤적여볼 때면 마음이 좀 무거웠다. 책을 보면서 울거나 하는 편이 아니어서인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은 좀 나와도 읽는 내내 울었다는 분들에 비해서는 아주 잠깐 동안만 눈물을 흘렸다. 나는 책만 보면 눈앞이 뿌옇게 보이고 어질어질하고 글씨가 눈에 안들어오고 도무지 집중을 할 수 없는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한 권 읽어내는 일조차도 대단히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었다. 그 증상을 극복하느라 기도도 해보고 책을 이것저것 읽게 됐고 지금에 와서는 많이 나아졌다. 2010년부터는 몇월몇일에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작가의 글이었는지를 기록하게 됐고 블로그에 리뷰도 조금씩 써보기 시작했다.

1997년 12월 31일에 나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고 아무 것도 몰랐는데 이 책에서 보니 그날이 사형수들이 처형된 날이었다고 공지영 작가님은 쓰셨다. 그때 충격을 받으셨다는 것을 보고 작가님은 정말 남다르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그냥 마음 아파하고 말 걸 작가님은 소설로 쓰셔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셨으니 말이다. 이 책을 쓰시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사형제도에 대해 생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못한 채로 살다 죽을 수도 있다. 나도 그무렵 자살충동이 수시로 찾아와서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었었는데 너무도 불행했던 사형수의 삶을 이 책을 통해 읽고나서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특히 `용서`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 중의 하나가 안좋은 기억을 곱씹으면서 용서하지 못하는 것인데 용서하지 못하면 주님도 내 죄를 용서하지 않으실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릴 때 어른들에게 당했던 부당하게 혼나고 맞은 기억들을 그대로 가지고 살았다. 얼마 전 엄마와도 화해를 했고 용서를 해드렸었는데도 엄마에 대한 반감이 남아 있어서 며칠 전에도 심하게 다퉜다. 나를 화나게 하고 굴욕감을 주고 슬프게 만들었던 모든 사람들을 용서해야겠다. 세상에 태어나 인간답게 살아보지도 못하고 사형수가 된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내게 주어진 삶을 더 즐겁고 기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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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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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었을 때를 기억해보면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 동안 기르던 강아지가 죽었고 아빠는 간암으로 전이된 위암 말기를 선고받으시곤 투병 중이셨다.
그때 아빠는 돌아가실 때까지 무리하게 직장에 나가셨었다.
꽃동네대학교 총장이셨던 아빠는 한시간 동안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엄마의 도움으로 겨우 옷을 갈아입고 양말을 신으시고 구두도 아주 어렵게 신으실 정도로 극도로 쇠약해져 계셨다. 청주에 관사에 계셨는데 우리 강아지의 죽음으로 힘들 거라고 고양이들까지 싣고 그곳으로 내려가서 함께 지내라고 배려해주셨다.
이 책은 그 무렵 읽은 책 중의 한권이었다. 어떤 힘에 이끌리거나 무언가에 홀리듯 멍했는데도 이책은 잡은 즉시 놓지 않고 다 읽었다. 원래 나는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니다. 거의 난독증에 가깝게 책을 못읽어내는 사람이었다.
삼십대초반이었던 나는 연애경험도 거의 없으니 사랑에 대해 짝사랑 말고는 어떤 게 사랑인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고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가 `사랑`이었다.
공작가님은 사랑에 관해서 책을 쓰신 것도 처음이었고 해피엔딩으로 마친 것도 처음이었다고 이 책에 쓰셨다.
리뷰를 쓰기 전에 이 책을 대충 눈으로 훑으면서 생각했다.
`아.. 그땐 너무 우울했구나`...
내가 청주로 간지 얼마 안되서 아빠는 결국 돌아가셨고 나는 아빠 없는 애가 되었다. 가끔 아빠가 살아계신 것처럼 `나중에 아빠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생각할 때도 있고 목소리가 쟁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아빠는 육신으로는 뵐 수가 없다. 천국에서 기도해주시며 나를 지켜봐주시는 건 믿지만 책 읽는 것, 혼자 공부하는 것도 도와주시는 게 느껴질 정도로 내 상태가 좋아지고 있지만 많이 그립다.
이 책이 꼽혀져있는 걸 볼 때면 아빠 생각이 저절로 나는 건 내 힘으로 어찌할 수가 없다.
작가가 못된다 해도 나도 아빠가 물려주신 좋은 자질들을 계발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다.
다른 식구들처럼 빼어나고 우수하진 못해도 마음을 갈고 닦아 착한 심성을 가진 좋은 사람이 되도록 수행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죽기 전에 연애 같은 연애를 꼭 해보고 죽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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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예의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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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해야했다. 학생운동이 뭔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닌 내가 읽었다가 소화도 못시키고 체해버릴까봐서다.
그런데도 읽어보게 된 건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충격적인 건 `사랑하는 당신께`라는 단편,가장 앞부분에 실린 그 글 때문이었다.
읽고나서 세상에 믿을만한 남자가 정말 하나도 없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마음이 착찹해졌다.
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공작가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이 불쌍한 여주인공은 누굴 모델로 쓰시게 된 건지...암튼 우울했다. 그리고 슬펐다.
서울로 무작정 올라온 순진한 시골 여자들을 유혹해서 살고 또 버리고 하는 나쁜 남자들은 혼을 내줘야한다는 순진한 생각도 해보았다.

첫 소설집이라서 많이 심각하고 어두운 글들이 주를 이뤘다. 공작가님은 참 어려운 분이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 머리에 쥐가 나고 어지럼증을 느낄 때도 있다. 나름 쉽게 쓰신 거라지만 난 지적수준이 평균도 안되서..흐흐
그래도 읽는다. 좌절돼도 한계를 느껴도...
운동이 뭔진 몰라도 똑똑한 선배들이 데모라도 해서 내가 대학생일 때는 편하게 다닐 수 있었으리라.
그들의 희생을 감사하게 여기게 된다. 꽁지 작가님 책을 읽다 보면.. 민주화도 됐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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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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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읽어서 기억이 잘 안나서 앞부분만오늘 다시 읽어보았다.
지리산에 사는 그분들에게 자기들 얘기를 써보라고 해도 쓰질 않아서 공작가님이 쓰시게 됐다는 것도 우습고 암튼 이래저래 유쾌한 내용도 많고 사연들도 많았다.
나라는 사람은 사람들도 안만나고 그냥 책읽고 고양이들 기르며 사는데 나보고 산에 가서 살으라 하면 살 수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시장이 먼 게 좀 불편하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 연세 50만원으로 산다는 게 참 신기하고 텃밭을 가꿔서 최소비용으로도 먹을 것도 해결하고 산다는 것. 난 지금도 돈을 못 벌고있지만 안벌고 안쓴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
무릎팍 도사에서 공작가님이 지리산에 살 집을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하던데 나중에 거기서 지내시는 건가?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복닥거리며 도시에서 살다보면 산이 그리워지기도 하겠다. 검소하게 사는 그분들을 본받아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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