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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충전하는 사이에 - AI 시대, 모두 똑같은 로봇이 되지 않는 법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92
데이비드 비에드지키 지음, 이지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 기계 속에서 피어난 ‘나만의 색’
흰 바탕 위, 푸른빛이 감도는 회색 로봇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차갑고 무채색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로봇 손에 들린 붓과 물감만이 밝고 따뜻한 색을 띠고 있다.
이 강렬한 대비가 질문을 던진다.
“로봇이 왜 붓을 들고 있지?”
“모두 충전하는 사이라면 밤일 텐데, 그 밤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렇게 책장을 넘기는 순간, 차갑고 질서정연한 로봇 공장이 펼쳐진다.
모든 로봇은 프로그래밍된 대로 일하고, 충전하고,
다시 똑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 모두 같은 하루, 그러나 한 로봇만은 달랐다.
어느 날, 작은 물감 한 방울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단 하나의 로봇이 그것을 바라본다.
새의 지저귐, 빛의 반짝임, 그리고… 물감의 색.
그 작은 순간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로봇.
모두가 충전하는 사이, 그는 홀로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문제는, 로봇에게 예술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로봇은 프로그래밍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기계들은 말한다. “오류.”
하지만 로봇은 묻는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 틀을 깰 것인가, 시스템에 순응할 것인가?
로봇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만의 색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시스템을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은 위험하다.
기계 처리장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붓을 들기로 한다.
자신이 바라던 것은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나다운 색을 찾는 것’ 이었으니까.

📌 아이에게는 ‘용기’를, 부모에게는 ‘응원’을.
책을 읽은 6살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도 내일 그림일기 쓸래! 그림 그리고 싶어!”
밤새 붓을 들었던 로봇처럼,
우리 아이도 자신만의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졌나보다.
이 책은 단순히 ‘로봇이 예술을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색’을 찾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네 색깔을 찾아도 괜찮아.”
라고 조용히, 그러나 강렬한 응원의 한 마디를 우리에게 건네는 책을 만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