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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 ㅣ 어떻게 해요? 14
이명희 지음, 김민우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평점 :
아이들은 대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합니다. 작은 동물이라도 곁에 두면 즐겁고 든든하니까요. 하지만 막상 길러보면 그 안에는 단순한 귀여움 이상의 책임이 따라옵니다. <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는 바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반려인이 되고 싶어하는 예빈이입니다. 엄마는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쉽지 않다"며 허락하지 않지만, 예빈이는 몰래 학교에서 덤보래트 루비를 분양받아 키우게 되지요. 처음에는 비밀스러운 설렘이 있었지만, 숨겨둔 동물이 들키고, 또 루비가 사라지면서 큰 상실감에 빠집니다.
그 무렵 외삼촌이 맡기고 간 강아지 호빵이를 임시 보호하게 되면서 예빈이의 삶은 크게 달라집니다. 하루하루 산책과 먹이를 챙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고, 호빵이를 잃어버리는 순간에는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지요. 다행히 다시 찾았을 때의 기쁨과 안도는 컸지만, 그 과정에서 예빈이는 책임감이란 무엇인지 몸소 배우게 됩니다.
이후 친구가 강아지를 분양해 준다고 했을 때, 예빈이는 이전과 달리 바로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갖고 싶다"는 이유만으로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책을 읽는 동안 저 역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종종 들려오는 유기 동물의 이야기는 결국 책임 없는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귀엽다는 이유로 입양했다가 어렵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반려동물들…. 이 책은 그 안타까운 현실을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일깨워줍니다.
<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는 아이들이 혼자 읽어도 좋지만, 부모와 함께 읽으면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왜 반려동물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가족인지, 그리고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생명은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반려동물을 꿈꾸는 모든 아이와 가정에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