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펭귄 내일의 나무 그림책 7
연화향 지음 / 나무의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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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희망적인 메시지와 동시에 무거움이 함께 다가왔습니다. 바다로 향하는 펭귄의 용기는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힘을 전해주었고, 그 모습에서 큰 위로와 확신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바다 오염 문제를 마주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숙연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필요한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한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2년 일본 도쿄의 한 수족관에서 실제로 337호 펭귄이 4m 암벽을 기어 올라 철조망을 빠져나가 바다로 향했던 사건이 있었지요. 작가는 이 사실을 기억하며 “그 펭귄은 어디로 가고 싶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서부터 이야기를 펼쳐냈습니다. 현실과 상상이 맞닿으며 독자는 더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됩니다.


〈바다로 가는 펭귄〉은 아이들에게는 호기심과 모험심을, 어른들에게는 자기 성찰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입니다. 희망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이 책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여러 번 펼쳐보게 될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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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해요? 14
이명희 지음, 김민우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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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대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합니다. 작은 동물이라도 곁에 두면 즐겁고 든든하니까요. 하지만 막상 길러보면 그 안에는 단순한 귀여움 이상의 책임이 따라옵니다. <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는 바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반려인이 되고 싶어하는 예빈이입니다. 엄마는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쉽지 않다"며 허락하지 않지만, 예빈이는 몰래 학교에서 덤보래트 루비를 분양받아 키우게 되지요. 처음에는 비밀스러운 설렘이 있었지만, 숨겨둔 동물이 들키고, 또 루비가 사라지면서 큰 상실감에 빠집니다.

그 무렵 외삼촌이 맡기고 간 강아지 호빵이를 임시 보호하게 되면서 예빈이의 삶은 크게 달라집니다. 하루하루 산책과 먹이를 챙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고, 호빵이를 잃어버리는 순간에는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지요. 다행히 다시 찾았을 때의 기쁨과 안도는 컸지만, 그 과정에서 예빈이는 책임감이란 무엇인지 몸소 배우게 됩니다.

이후 친구가 강아지를 분양해 준다고 했을 때, 예빈이는 이전과 달리 바로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갖고 싶다"는 이유만으로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책을 읽는 동안 저 역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종종 들려오는 유기 동물의 이야기는 결국 책임 없는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귀엽다는 이유로 입양했다가 어렵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반려동물들…. 이 책은 그 안타까운 현실을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일깨워줍니다.

<동물과 함께 지내려면 어떻게 해요?>는 아이들이 혼자 읽어도 좋지만, 부모와 함께 읽으면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왜 반려동물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가족인지, 그리고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생명은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반려동물을 꿈꾸는 모든 아이와 가정에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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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상자
레베카 구거 지음, 이은미 옮김 / 이디X그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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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는 순간, “낱말에도 마법이 있다”는 메시지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오스카가 꺼낸 낱말 하나가 고슴도치, 떡갈나무, 새집, 딱정벌레를 바꾸어 놓는 장면은 어린 독자뿐 아니라 어른인 저에게도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평범한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기적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더군요.


그런데 낱말을 마구 꺼내다 보니 상자가 텅 비어버린 순간, 저는 오스카와 함께 당황했습니다. 바로 그때 등장한 루이지 아주머니의 말은 이 책이 전하려는 핵심이었습니다.

“낱말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어. 낱말을 소중히 대하렴.”


짧지만 강렬한 이 문장을 읽고,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던지는 말,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는 걸요.


<낱말 상자>는 단순히 상상력을 키워주는 그림책을 넘어, 말과 언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고, 어른이 혼자 읽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 저는 이 책을 “낱말이 가진 힘을 다시 믿게 해주는 작은 마법 같은 상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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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엄마의 책쓰기
김미선 지음 / 행복우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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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작가의 <보통 엄마의 글쓰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내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겠구나”였습니다.
책 표지에 적힌 “지금 당장 잘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 이야기는 책이 될 자격이 있어요.”라는 문구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위로 같았습니다.

이 책은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함도 무기가 되는 시대’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끌어올립니다. 특히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혼자 멀리 가는 것보다 함께 나아가는 의미를 알려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저자는 아이 둘을 키우며 글을 쓰기 시작한 ‘보통 엄마’였지만, 그 평범함을 무기로 바꾸어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엄마의 심야책방>, <엄마의 느린 글쓰기>, <보통 엄마의 책쓰기>에 이어 이번 책까지, 꾸준히 글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엄마의 심야책방과 온라인 커뮤니티 책쓰기맘을 운영하며 ‘엄마와 책’이라는 키워드를 삶 속에서 확장해나가는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는 건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은 모든 사람의 권리라는 사실을요. 글을 쓰고 싶지만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용기와 확신을 건네줄 겁니다.

<보통 엄마의 글쓰기>,
이 책은 결국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초대장처럼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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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도감 - 바다의 움직임에 관하여
사라 잼벨로 지음, 수지 자넬라 그림, 허선회 옮김 / 런치박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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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도감 바다의 움직임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바다라는 세계가 이렇게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파도라 부르던 것들이 사실은 세심하게 나눠져 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책 속에서는 파도를 아홉 가지로 구분해 보여줍니다. 잔잔하다 못해 숨결 같은 바다에서부터 폭풍처럼 거칠고 두려운 바다까지. 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파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었습니다.

그림은 바다의 생생한 움직임을 담아내고, 글은 친절하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해줍니다. 아이가 읽으면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자라날 것이고, 어른이 읽으면 바다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얻게 될 거예요.

저에게는 이 책이 바다를 다시 만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바닷가에 서면, 눈앞의 파도가 어떤 이름을 가진 바다일지 떠올리며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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