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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건의 엄지장갑 이야기 - 아직도 벙어리장갑이라 부르세요?
원종건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평점 :
10년 전 MBC 프로그램 <느낌표 - 눈을 떠요>의 도움으로 어머니가 시력을 되찾은 후 앞으로 더 좋은 일 하며 살자는 말을 한 이후로 그 말을 가슴속에 새겨 넣고 다니며 매일매일 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멋진 청년 원종건!
그는 '벙어리'라는 장애인 비하 표현이 들어간 '벙어리장갑'이라는 말 대신에 '엄지 장갑'이라고 부르자는 엄지 장갑 프로젝트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를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이어 프로젝트 그리고 1일 1수화라고 하루에 하나씩 수화를 배운다는 뜻으로 페이스북에 수화를 알려주는 동영상을 매일 업로드하는 프로젝트, 총 세 가지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설리번 팀을 만든 장본인이다. 설리번 팀은 헬렌 켈러의 옆에서 48년 동안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고 돌봐준 설리번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슬픔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이렇게도 관심이 없었구나 하는 마음에 부끄럽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은 있는 줄 알았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 지체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회사에서 맡은 소방공무원 지원 업무 담당자로써 직접 소방서에 찾아가 진짜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느 부분이 열악한지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탁상행정'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신랑이 라디오를 듣다가 알았다며 손 모아 장갑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벙어리장갑이라는 단어가 언어장애인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란 걸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깊은 반성을 하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안 좋았다. 작은 것이라도 한 명씩 한 명씩, 나부터 실천하고 바뀐다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모르던 사회적 약자와 그 주변에 관한 것들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조금 더 깊은 관심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원종건의 행보를 응원하며 나 또한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이 추운 겨울을 따뜻한 마음과 손길로 녹여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