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세계사 1 북유럽 세계사 1
마이클 파이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와당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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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과 남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북유럽의 역사라니... 신기하네요 요즘 헬조선 헬반도 하며 복지가 탄탄한 북유럽으로 시선이 많이 가게 되던데 그러한 와중에 나온 책이라 많이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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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 우리 시대의 질문 2
윤보라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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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혐오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쏟아져 나오면서 최근 여성 혐오에 관련된 책들이 단기간에 많이 나왔다. 그 중 여성 혐오가 어쨋다구?’는 점점 여성 혐오 이슈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할 무렵인 20157월에 출판된 책이다. 이 빠르기라면 거의 여성 혐오, 가 인터넷에서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할 때 바로 글을 의뢰해서 받자 마자 출판했다고 봐도 무방할거 같다. 덕분에 알라딘에서 페미니즘 도서 이벤트 할 때 이 책은 항상 추천도서에 있었으며, 여성 혐오에 대해 잘 설명해줄 거 같다는 이미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려고 구매했을 것이다. 이 책의 기획의 말에서도 여성 혐오란 프리즘을 통해 우리 삶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혐오라는 거대한 괴물의 몸뚱어리를 확인해보는 것이 이 책의 취지라기에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뒷통수를 맞는 기분을 겪을지 상상도 못했다.

 이 책의 글쓴이는 6명으로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못 들어본 사람도 있었다. 다만 글쓴이 소개에서 정말 다양한 경력을 지닌 글쓴이들을 섭외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각자의 입장에서 여성 혐오를 어떻게 바라볼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아마 이 책의 첫 꼭지를 쓴 김치녀와 벌거벗은 임금님들을 읽을 때만 해도 그 기대는 유지가 되었던거 같다. 그 뒤 임옥희, 정희진이 쓴 글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영역에서 여성 혐오를 말하려고 했으나, 독자 설정을 어떻게 했는지가 의문스럽다. 글 쓰는 방식으로 보았을 때 일반인 보다는 이에 관해 연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썼거나, 아니면 일반독자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가독성이 떨어지고 내용이 어렵다. 이 책으로 여성 혐오를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이 당황하지 않았을 까 싶다.

 이 두사람의 글이 너무나도 어려웠던 탓에 그 뒤인 시우의 글은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는데, 소재가 익숙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을 먼저 시도했음에도 그런 사항을 제거하고 교직원의 근태만을 지적, 이를 논리적 연관성 없이 남학우 휴게소를 만들어 달라는 주장으로 연결시킨 연대의 논지당 사건으로 대학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여성혐오 사건을 다뤘다. 얼마전 강남살인남 사건과 비교해 봤을 때 인터넷에서 나타난 남자들의 태도와 논지당 사건에 대응하는 연세대 남학생들의 태도를 비교해서 보면 더욱 재미있다. 여성 관련 사건이 나오면 어떻게든 자신들이 겪는 조그만 불이익을 설명하며 이부터 바꿔야 한다는 기득권자들 잘 설명했다. 앞의 두 글이 어렵기도 했지만 시우가 워낙 주제를 잘 골라서 친절히 설명했다. 때문에 시우의 글을 잘 읽었는면 앞으로도 대학가에서 논지당 사건과 같은 쓸모없는 논쟁이 줄거나 그러한 논쟁이 다시 생기더라도 그러한 주장에 어떻게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두 명이 남았다. 루인은 트랜스 여성이 비트랜스 여성으로부터 겪는 혐오에 대한 문제를, 나라는 성소수자들 중에서도 소수에 속하는 양성애자나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리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자면, 루인의 글을 읽으면서 트랜스 여성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여성들이 오히려 공감은 커녕 시스플레인을 한다는 말에 대해서는 나 또한 충격을 먹었고, 내가 트랜스 여성에 대해 과연 -사회적-혐오 없이 동등한 인간으로 대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나라의 글에서는 소수자 안에서도 소수자의 혐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소수자가 소수자란 이유 만으로 다 연대 할 수는 없는건데 그저 우리는 성소수자를 다 같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버리는, 역시 일종의 혐오를 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할지도 몰랐던 혐오를 알게 해준 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문제 삼는 것은 루인과 나라, 이 두 사람이 이 책을 무슨 주제로 엮는 거였는지 생각하면서 쓴 글일까, 라는 것이다. 글의 완성도나 문제 제기는 둘째 치고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젠더퀴어와 성소수자가 말하는 여성 혐오, 그리고 이에서 이어가는 사회적 혐오였는데 정작 이 둘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만 줄창 풀어놓는다. 루인은 트랜스 여성이 여성에게 당하는 시스플레인 문제를 제기하며 자연적 여성이 인공적 여성에게 가하는 혐오를 말하지만 정작 트랜스 남성이 겪는 혐오는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트랜스 여성이 여성에게 겪은 혐오를 지속적으로 말하지만 문제는 트랜스 여성이 여성에게 겪은 혐오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글에 여성혐오란 키워드는 다 들어가 있긴 하지만 엉뚱하게 여성 혐오가 아닌 여성이 가하는 혐오에 대한 글이 되어버렸다. 알게 되어서 좋은 문제이긴 했지만 여성 혐오에서 왜 여자가 하는 트랜스 여성 혐오에 대한 글을 읽어야 하는지 글 읽는 내내 의문이었다. 루인의 의식 아래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이런 소수자 혐오에 대해서 같이 편들어야 할 여성이 트랜스 여성을 혐오한다는 억울함이 있지 않나 싶다. 그동안 여성 운동은 성해방운동의 역할도 하며 사람들이 이원적 성이 아닌 다양한 성을 추구하며 사는 것을 응원하긴 했었다. 하지만 모든 여성 운동이 젠더 퀴어과 함께 해야하는 것도 아니며, 여성의 수가 많은 만큼 트랜스 여성에 대해 혐오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같이 여성인데도 인공적이라는 이유로 트랜스 여성을 혐오하는 비트랜스 여성들 실망이야.’라고 읽힌다면,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가 불편하다면 그건 내가 잘못된걸까.

 루인의 글에서는 심지어 여성도 사라지고 혐오만이 남았다.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받는 혐오와 성소수자들이 자기 내부의 소수자에게 하는 혐오 이야기, 그 어디에도 여성 혐오의 이야기는 없다. 글을 부탁받았을 때 주제가 여성 혐오라는 전달을 받지 못 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는 글을 자유기고로 받았는지 혼란스럽다. 여성 혐오와 성소수자 혐오가 둘다 성차별적 이데올로기에 지배받는 현상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독자들이 이 책에서 읽으려고 했던 것은 여성 혐오에 관한 이야기인데 왜 나는 주구장창 양성애자와 트랜스 성애자들의 혐오만을 읽어야 했을까. 이쯤 되면 책 이름에 속았다는 생각과 함께 두가지 결론이 나온다. 두 사람이 여성 혐오에 대한 글을 써 달라고 부탁받았지만 그냥 쓰고 싶은 글을 썼던가, 아니면 출판사가 원래는 두 사람한테 사회적 혐오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했다가 페미니즘 이슈가 뜨자 책 팔고 싶은 마음에 책 이름을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로 지었던가.

 임팩트 있는 제목, 좋은 글들, 그리고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몇 명씩 예약대기를 할 만큼 높은 인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아쉽고 어이없고 짜증나는건 여섯 편의 글이 어우러지면서 여성 혐오의 입체적인 윤곽을 보여준다는 기획의 말과는 달리 전혀 따로 노는 여섯 편의 글에 벗어나는 주제들, 잘 못된 독자설정, 그리고 무엇보다 윤곽은 커녕 그림자도 보여주지 못하는 여성 혐오 때문이지 않을까. 글 하나하나는 정말 수작인데 이렇게 모아 놓으니 폭망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출판사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나와 같이 제목의 속은 독자들이 없기를 바라며 그래서 뭐가 어쩄다는건지 불만만 가득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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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지즈코 지음, 나일등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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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으로 여성 혐오가 일어나고 있는데 사회에서는 오히려 여성 혐오를 부정한다. 그리고 오히려 너희들이나 남성 혐오를 하지 말라며 윽박지른다. 그런 대치 상황이 지속되던 와중에 강남살인남 사건이 터졌다. ‘꿈 많은 신학대생여자가 자기를 무시한다며 일면식도 없던 여자를 죽인 사건이다. 이 사건에는 숨길 수 없는 여성 혐오가 존재하는데, ‘남자가 아닌 여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이 살인의 이유가 된다는 데서 숨막히는 혐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자신은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여성 혐오는 만연하다고. 도대체 여성 혐오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말이 갈리는지 궁금했고, 책 이름부터 명백하게 보이는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에 눈이 가게 된 것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혐오란 무엇이기에 이렇게 사람들의 말이 각각 다 갈리는 걸까.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 혐오란 여성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일컬었다. 흔히들 말하는 감정적인 혐오, 가 아니며 여성 혐오에 혐오는 인종차별처럼 인간을 외적인 조건으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차별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과거 성차별이라는 단어가 존재했지만 성차별이 흔하게 쓰이며 그 의미가 예전처럼 무겁지 않고 가볍게 퇴색되어가자 다른 단어에 대한 필요성으로 여성 혐오, 라는 단어가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는 남자로 인해 남자가 되지만 여자는 남자로 인해 여자가 된다.

-가부장제란 자기가 낳은 남자로 여자인 자기 자신을 멸시하도록 가르치는 시스템을 말한다.

-'남자다움'은 한 여자를 자기 지배하에 두는 것으로써 담보된다(중략)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결코 인정하지 않는 이러한 여성의 객체화, 타자화-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여성멸시- '여성 혐오'라고 한다.

-남자는 남성 집단의 정식 멤버로 인정됨으로써 최초로 남성이 되는 것이며 여자는 그 가입 자격을 위한 조건, 또는 그 멤버쉽에 사후적으로 딸려 오는 선물 같은 것이다.

책 안에서 이와같이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여성 혐오를 통해 책 제목 그대로 작가가 여성혐오를 얼마나 혐오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보인다. 우리나라보다 여성을 성적 자원으로 보는 경향이 심하다는 일본,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몇 십년을 페미니스트로 싸워온 경험으로 인해 우에노 치즈코는 그러한 생각이 더욱 강해졌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 여자는 책임감 있는 성숙한 성인으로 대접 받지 못한다. 실제로 느끼기에도 사회에서 여자에게 하는 대접은 잠깐 일하다가 임신하면 애 키울 사람, 남자들에게 분배될 자원, 그리고 남자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기에 위해 모자라지만 착한 여자친구가 되기를 요구 받는다. 사회에서는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며(도쿄전력 OL과 여성혐오), 반대로 가정에서는 딸과 아들 역할을 둘 다 강요 받는다(어머니와 딸의 여성혐오). 한국과 일본의 차이 때문에 몇가지 한국에는 맞지 않거나 다르다고 생각되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여성으로 겪는 대부분의 여성 혐오를 놀랄 만큼 잘 설명한다. 사회에서 자신이 받는 대우와 실제 자신과의 괴리감을 느끼는 여성들, 그리고 그 외에도 여성 혐오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는 참 재미있는 문제가 있다. 책 내용에 관한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여성 혐오를 훌륭하게 설명하는 이 책에서 여성 혐오를 대놓고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역자 후기이다.

 역자 후기 3.보슬아치, 부분에 보면 역자가 보슬아치라는 단어로부터 생긴 문제의식을 간략하게 다룬다. 보슬아치라는 말을 통해서 그 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남성 경험의 언어화를 환영한다는 뜻이 간략하게 담겨있는데 여성 혐오를 다루는 책에 왜 엉뚱하게 남성 경험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지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당황스러움은 문제가 아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이를 표현하는데에 있어 역자의 표현 방식이다.

-학교, 군대, 취업, 결혼과 같이 평생을 좌우하는 일대 이벤트를 거칠 때마다 남자들은 극도의 긴장을 경험하며 시험대에 올라야 한다. 승리와 패배, 절망과 희망이 반복되는 이런 굴레가 남자에게만 씌워진 것 같아 적당히 남자 하나 골라서 얹혀살기만 하면 되는여자들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역자 후기 중 일부이다. 과연 역자가 이 책을 제대로 읽기는 한 것인지 의문스러워지는 표현이다. 역자 후기를 보고서 역겨워 책을 구입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 역자 후기는 여러모로 논란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좋은 책인데 얼토당토 않은 일로 가치가 떨어지게 되어 안타깝다. 부디 출판사가 이 리뷰를 본다면 후에 문제가 되는 역자 후기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여 이 책의 가치를 원래대로 돌려놓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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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반양장) 주니어 클래식 3
사계절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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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논어를 정말 좋아하고 공자를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했는지가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 떄문에 해석이 과하거나 의역이 지나쳐 오역이 된 부분이 보인다. 논어를 공부하는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석하게 된 경위와 설명을 곁들여 주장을 편다면 모르지만 '주니어 클래식'이라는 이름처럼 논어 입문서일지도 모르는 책에 지나치게 저자의 주장을 넣은거 같은 오역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짧은 공부지만 책을 읽으면서 지나쳐서 거슬렸던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p.179

"눈에 보이는게 독립된 개체라는 생각을 버려, 둘째, 세상에 관계가 아닌 개체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믿지마. 셋째, '나를 알아 달라'는 소릴 하지마. 넷째, 이기적인 행동은 하지 마. 나를 남에게 접속해"

원문 :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마라.)

 

-이 구절은 안연편 1장에 나온 부분에 일부인데, 극기복례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극기복례에 대한 이야기를 청하는 안연에게 나온 답인, 그 유명한 예가 아니면~, 부분인데 저자의 사견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전혀 원문을 알아볼 수 없는 방향으로 해석이 되었다. 논어 원문을 한 번 본 적이 있어서 읽으면서 논어에 이런 부분이 있었나, 하고 많이 당황했었다. 저자가 극기복례를 위와 같은 식으로 이해했기에 저렇게 풀이했지 않나 싶지만 논어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지나치고 과한 번역이 아닌가 싶다.

 

 

p.254

공자 말씀하시다. "자주빛이 붉은색을 대신하는 것을 미워하고, 음탕한 음악이 정악(정나라 음악)을 어지럽히는 걸 미워하며, 날카로운 구변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

원문 :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知覆邦家者"(공자 말씀하시다. "자줏빛이 붉은색을 침해하는 거을 미워하고, 정나라 음악이 아악(궁중음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말재주가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

 

-이 짧은 단락에 말도 안되는 해석이 두군데나 있기에 저자의 한문 독해력이 의심갔던 문구이다. 우선 아악은 궁중음악-심지어 아악이란 단어는 조선시대까지도 쓰이던 단어였다.-을 뜻하는 용어이고, 정나라 음악은 그 시대 음탕한 음악의 대명사였다. 대부분의 논어 해설서에는 그 두가지가 그 시대 전제중 하나인데 이 책에서만 그 두가지가 반대로 나타났다는 것은 저자의 한문 독해력이 짧았거나, 책 편집 중 실수가 있어서 이기 때문 아닐까.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기에 그 뒤 개정판이 나왔다면 수정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오역부분은 날카로운 구변, 즉 利口에 대한 부분이다. 利는 대부분 이로울 리,로 읽히는 한자로 물론 다른 뜻에 날카롭다, 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利자가 날카롭다는 뜻에 쓰이는 정도는 예리, 정도로 대부분 이자, 이익, 금리와 같이 이익을 뜻하는 경우가 더 많다. 利口를 날카로운 구변으로 보는 것도 나쁜 해석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일반적으로 해석 될 수 있는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말재주'를 놔두고 왜 굳이 날카로운 구변이란 표현을 써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간다.

 

 

p.303

효란 동물적인 내리사랑을 쳐서 올리는 '치사랑'이다. 한낱 미물도 내리사랑은 다 갖고 있으니, 치사랑만은 오로지 인간만이 갖고 있는 미덕이다. 서양식으로 표현하자만 공자에게 인간은 '효도하는 동물'이다. 공자는 인간 속에서 이 치사랑의 힘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사랑의 문명'을 구상한 것이다. 즉 내리사랑(자애)와 치사랑(효)이 교섭하는 사랑의 순환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따뜻한 에너지(이것이 화목이다)를 온 세상에 퍼뜨리자는 것이다. 가족에서 비롯된 화목의 기운이 넘쳐 문지방을 넘어 이루는 대동의 세계, 이것이 가화만사성이요, 평천하의 뜻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치사랑의 의미와 치사랑과 내라사랑이 이루는 아름다움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름다운 사랑이 어떻게 화목의 기운을 퍼뜨리는 평천하로 이루어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평처하의 전문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인 것인데 4개의 개념 중 수신과 치국을 제외하고 제가만 연결 시키면 논리적 연결고리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결국 그 연결고리의 부족함을 찾지 못하고 근거 부족함을 이 단락에서 민망할 정도로 드러내는데 어떻게 보면 학생용 논어 입문서라는 것에 쉽게 생각해서 책임을 방기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 동의할 것이다. 저자는 논어를 정말 좋아했을 것이라고. 공자의 발자취를 살피는 저자의 글 전체에 그러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부족했던 점을 더 까다롭게 살피고 따지고자 했던 리뷰였다. 책 전부가 오역과 근거부족으로 뒤덮였다는 의미는 아니며 배울 점도 많은 책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책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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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필사 - 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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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영복 선생님 책에서 배울건 없다고 말하던 고종석이 책도 내는군요. 과연 이 책에선 배울게 얼마나 있을지 궁금해지는군요. 다른건 몰라도 신영복 선생님 사망을 두고 나타난 저자에 태도에서 저러진 말아야지, 라는건 확실히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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