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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술 안내서 - 초보 드링커를 위한
김성욱 지음 / 성안당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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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몰입한다는 건,
그 자체로 삶을 더 뜨겁게 만드는 일이다.
어느 한 가지에 푹 빠진다는 것,
그건 일상의 회색빛 틈새에
번쩍이는 중독의 불꽃을 피우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을 사랑한다.
무언가에 미쳐 있는 사람,
그 열정을 꾸밈없이 쏟아붓는 사람.
《세상의 모든 술 안내서》를 펼치는 순간 느낀 건
단 하나였다. 아, 이 작가는 술에 진심이구나.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이건 거의 종교고, 인생이고, 러브레터다.
맥주 거품 속에 철학이 있고, 위스키 향 속에 열정이 있다.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는 내가
이 책에 빠져버린 건 아마도, 그 사랑이
너무 순수하고 유쾌하게 터져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술 안내서는 그야말로
술에 ‘미쳐버린 자’의 위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술을 단순히 마시지 않는다.
그는 술을 관찰하고, 해석하고, 존중하며, 무엇보다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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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술 안내서가 아니라,
‘술에 중독된 열정’을 아름답게 기록한 연애편지다
“술 한 잔에는 문화와 역사가 숨어 있다.”
푸하하하 >.<;;; 나는 맥주 반 잔도 못 마시는데,
이 책을 왜 이렇게 재밌게 읽고 있는 건지
스스로도 당황스럽다.
근데 진짜 이유가 있다.
첫째, 술에 얽힌 히스토리가 너무 흥미롭다.
단순히 도수와 제조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까지 술이 인류 문명과 함께
걸어온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짜 인문학적 감성까지 챙김.
둘째, 그림체가 미쳤다.
그림 보다가 진심 입에 맥주 거품도 없이 빵 터졌음ㅋㅋ 작가가 얼마나 술을 사랑하는지, 아니 술에 미쳐 있는지가 표정 하나, 손짓 하나, 병 라벨까지 온몸으로 드러난다. 디테일이 쩔어버림. 그리고 캐릭터들 어쩜 이리 웃기냐… 설명보다 그림에서 먼저 터짐.
셋째, 이건 술 백과사전 그 자체다.
와인부터 소주, 사케, 위스키, 럼, 진, 리큐르까지—
심지어 ‘이건 진짜 마셔도 되나?’ 싶은 희귀 술들까지 다 들어 있다. 이 정도면 술 덕후의 인생이 걸린 책이다.
결론? 나는 여전히 술 못 마시지만, 이 책 덕분에 술의 세계에 존경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 열정을 글과 그림으로 터뜨린 작가님… 진정 멋진 도른자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