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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마
박중훈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0월
평점 :
사람 냄새가 난다는 건, 그 자체로 박중훈이라는 이름의 본질이다.
그는 늘 현실의 한 조각처럼 스크린 속을 살아왔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가 던지는 대사 한 줄에는 늘 삶의 온기가 묻어 있었다. <투캅스>에서 “야, 너도 경찰이냐?”라고 외치던 젊은 박중훈의 거친 숨소리는, 지금도 우리의 기억 속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쉰다. 90년대, 그 시절 극장 안에는 웃음과 눈물이 뒤섞여 있었고, 그의 연기는 관객의 청춘을 닮아 있었다.
세월은 흘러 그 빛나던 배우들도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 새겨진 주름들은 세월의 낙인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처럼 진솔한 기록이다. 박중훈은 이제 배우로서보다 인간으로서, ‘후회하지마’라는 한 문장으로 인생을 되돌아본다. 그 안엔 지난 날의 후회보다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이 있다.
그리고 안성기. 함께 <투캅스>를 호흡하던 그 시간의 동반자는 지금 병상에서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의 무게 앞에서 두 배우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면, 마음 한켠이 저릿하다. 우리 모두의 청춘을 함께 찍었던 두 얼굴이, 이제 세월의 뒤안길에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그때의 조명, 그때의 웃음, 그리고 그때의 사람 냄새.
이제는 스크린 너머로 흘러가버린 그 시절의 온도가, 문득 박중훈의 한마디와 함께 되살아난다.
“야, 너도 인생이냐?” — 그 시절처럼, 여전히 먹먹하게#사유와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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