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눈고개 비화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평점 :
한국의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SF 호러 연작소설 귀경잡록 시리즈 중 하나인 박해로 작가의 외눈고개 비화를 읽었다. 사실 지금은 박해로 작가님 작품을 열심히 찾아 읽고 있지만, 몽실북클럽의 서평단으로 참여하기 전에는 박해로 작가님과 귀경잡록 모두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무속신앙을 다룬 공포소설보다는 범죄 스릴러를 선호하기도 하고, 어쭙잖은 독서 편식은 한국소설보다는 외국소설에 집중하는 편이었던 터라 어쩔 수 없는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몽실북클럽 서평단은 나의 독서 인생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행운이었다. (서평 쓰다 말고 사심을 듬뿍 담은 몽실북클럽 예찬 ^^;;)
“귀경잡록 세종 20년 1438년 건국 신화를 부정하고 백성들을 미혹시킨다 하여 금서 처분을 받게 된 서적. 당대의 악명 높은 도참비서 가운데 하나였으며 미래의 모습을 예언과 그림으로 담은 비밀스러운 책으로 알려진다.”
그 옛날 조선에 외계인이 존재했다는 가설로부터 출발하는 귀경잡록 시리즈. 개인적으로는 섭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무리는 없지만, 박해로 작가님의 작품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적극 추천하는 살(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는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조선의 선비 탁정암이 기술한 희대의 금서이자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귀경잡록과 시공간을 초월한 육십오능음양군자 그리고 인간을 노리는 원린자를 매개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말미암아 조선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마음을 바꾸었지. 나는 너희들이 서로 싸우기를 원하고 그래서 다 죽 어버리기를 원해. 나는 저 우주 벌레들에게 질렸고, 비천자들에게 질렸고, 너희 인간들에게도 질렸어. 박고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 다 멸망하길 원한다. 위대한 선현들의 지탄을 받아 우리 별이 고난을 당해도 더 이상은 상관하지 읺을 거다. 나는 너희들 모두가 파멸하길 진정 원한다!" (p.135~136)
전율의 환각,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에 이은 3번째 귀경잡록 외눈고개 비화는 앞서 읽은 귀경잡록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섭주를 배경으로 하는 외눈고개 비화, 우상숭배 두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뭔지 모를 초자연적인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을 것 같은 섭주,,, 연이어 귀경잡록 시리즈를 읽다 보니 실제 존재하는 지명같다 ^^;;
배다른 형제들의 모함으로 누명을 쓰고 함께 갇혀 있던 안지천 장군과 사라진 섭주 현 사또의 친구 김정겸이 40여 년 만에 나타나 그가 겪은 괴이한 일들을 풀어낸다. 비천자들이 여전히 그들이 만들어 낸 이계의 공간 외눈고개에 살고 있으며 당장 그들을 막지 않으면 조선이 위험해진다는 경고하고,,,
이어 우상숭배는 악덕 관료 권윤헌이 관노 바우와 함께 함흥으로 향하던 중 여섯 개의 눈알이 달린 12사도의 제주라는 기괴한 남자를 만나고 얼마 후 도착할 원린자의 재물로 그가 가둬둔 일곱 아가씨를 구한다. 제사장의 말을 믿지 않았던 권운현은 날이 밝아오자 빛에 녹아내리는 제사장을 보게 되고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미궁에 빠지는데,,,
"우주의 비밀로 요란했던 세상은 이제 정상적인 평온을 찾은 것 같았다. 그러나 앞으로 권윤헌에게 밝은 대낮은 없을 것이었다. 울다가 지친 그는 잠이 들었다. 떨어지지 않는 탈을 쓴 채로 권윤헌은 청아를 업고 개울을 건너는 꿈을 꾸었다." (p.283)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오컬트 소설 귀경잡록 시리즈! 색다른 소재 귀경잡록과 원린자를 매개로 각각의 단편인듯하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되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외눈고개비화#박해로#북오션#조선SF호러연작소설#한국오컬트#우주적공포소설#공포소설#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