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외의 사람이 내 인생을 정하는 건 딱 질색이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야." - P391

"내게 어떤 피가 흐르는지는 관계없어. 중요한 건 내게 어떤 숙명이 주어졌는가야."
"숙명." - P696

사나에 씨는 쌍둥이를 낳았다. 한 명은 우류 나오아키가, 다른 한 명은 마찬가지로 아내가 불임인 부부가 입양했지. 이쪽도 우에하라 박사가 조작하여 친자식으로 출생신고가 됐다. 두사람은 이란성 쌍둥이여서 다른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기진 않았어." - P691

"아니, 지금도 모를 거야. 마쓰무라 씨는 세 개가 다 독화살이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 P680

아마 마쓰무라 씨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가 실행해 준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았어.
그런데 화살이 독화살이 아닌 걸 알았을 때는 당황스럽더군. 그다음은 네 추리대로다." - P680

아무리 연구해도 지금 당장 실현되긴 어렵다. 그러나 지금 기초 연구를 쌓아 두면 장래 반드시 실현된다. 그리고 그 무렵에는 다시 세계를 상대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인 생각이 아니잖아." 유사쿠가 내뱉듯이 말했다. - P669

아무리 연구해도 지금 당장 실현되긴 어렵다. 그러나 지금 기초 연구를 쌓아 두면 장래 반드시 실현된다. 그리고 그 무렵에는 다시 세계를 상대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 P669

전쟁 중에는 군의 명령으로 무기 등 정밀부품을 제조했어. 그런 일로 할아버지는 모 정부 관계자와 친분이 생겼지. 이 정부 관계자가 별난 인간이었던 것 같아. 어디선가 우에하라 보고서를 갖고 와서 할아버지에게 논의를 한 거야. 만약에 뇌 속에 정밀 부품을 심을 수 있다면외부에서 전파를 보내서 감정도 조작 가능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지면 어떤 상대든 스파이로 만들 수 있다고……." - P669

공평하군, 하고 유사쿠는 생각했다. 죽을 때는 공평해. 생각해 보니 인간 세상에서 유일하게공평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 P128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을 벌어도 느닷없이 덮치는 죽음은 피할 수가 없다. 죽는 방법도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남자도 설마 이런 꼴로 자기 인생을 마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죽을 때는 황금을 깔고 누워서 모두에게 둘러싸여 평안하게 죽길 바랐을 텐데. - P127

그녀는 결국 청혼을 받아들였다. 딱히 무엇이 결정타가 된 건 아니다. 한마디로는 표현할 수없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막연하지만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다는 방향으로 굳어졌다. 그 요인 중에는 연애와 결혼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친구의 권유와 말은 하지 않지만 미사코가 청혼을 받아들이길 바라는 부모님, 그리고 세속적인 통념도 포함되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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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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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생각했다. “이거 막장 드라마를 배경으로 누가 살인을 하면 정확히 이 상태일텐데…”

막장 드라마도… 아마 꽤 클리셰 범벅인 한물 간 막장 드라마…?

그러나 이 작품이 30여 년 전 나온 걸 고려하면, 엔딩이 매우 충격적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로맨스 소설이나, 막장 드라마에 자주 쓰이는 소재지만… 엄마가 아이를 낳으려다 혹은 지키려다 죽었다고 아빠가 애를 미워하는 전개는 사실 이해도 공감도 안 된다. 현실적으로 부모 중 하나가 그럴 수도 있다, 혹은 없다는 가능성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독자로서 내가 이입이 안 되는 부분이다. 추리소설은 읽고 나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나온 책이라도 범죄학을 배운 입장에서는 “아 이래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고 인물들이 이런 행동을 했구나”가 이해가 되는 법인데…

이 책은 덮고 나니, 추리 소설 보다는 그냥 등장인물들의 행동 양상이 이해가 안 가는 막장 드라마 한 시리즈 끝낸 느낌이랄까…… 아마도, 윗 단락에 언급한 저 소재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 가 보다.

그리고 마지막에 추리를 끝낸 탐정이 범인의 자살을 방조하는 것도 그렇다. 마지막에 창문 여는 걸 도와주었는가 명확하게 기술은 안 되어 있어도 암만 봐도 최소 자살방조죄인데……..

이게 30년 전에는 핫한 정통추리소설이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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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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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에 쓰인 작품인 만큼 군데군데 거슬리는 서술이 있지만….. 일단 완독.

연약한 새에게 눈길을 기울이는 상냥함과 어둠 속에서 발톱을 세우는 고양이의 공격성을 아끼는 심리는 전혀 모순이 아니라고 린타로는 생각했다. 17세 소녀의 내면에는 그 두 가지가 어엿이 공존할 수 있다.

아무리 남의 괴로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친절한 사람이라도 동정에는 한도가 있기 마련이라고. 니시무라가 내게 관심을 가진 이유는 내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처음부터 그리 말씀하셨으면 얼마나 좋아요." 데니스 호퍼가 말했다. 이 남자는 게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니 그제야 공중전화박스가 어깨에서 손을 뗐다.

내가 작정했다면 내 인맥을 이용해 자네 아버지에게 압력을 가할 수도 있었지. 허나 그러지 않고 자네와 직접 대면하는 쪽을 택한 이유는 서로 간에 신뢰를 쌓아두고 싶어서였네. 불시에 허를 찔러서 압력을 가하는 건 매스컴이나 하는 방식이니까." 신음소리를 토한 후 덧붙였다. "……어쨌든 매스컴의 장단에 놀아나지 않길 바라네."
"이 사건과 관련된 취재 신청은 모두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현명하지. 무엇보다 나는 매스컴이란 족속을 절대 믿지 않네. 그놈들은 기생충이랑 똑같아. 자기 손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니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참나. 평소라면 자네 같은 작자는 말도 못 붙이는 거물이야. 잘도 뻔뻔한 소리를 지껄이더군."
"그런가요." 린타로도 지지 않고 말했다. "일본 낭만파는 전전戰前 천황제 파시즘의 온상에서 형성된 사상 아닌가요. 맨정신으로 그런 말을 내뱉는 인물에게 국정을 맡겨놓았다니 일본이 과연 정상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정말로 처음 읽으면 이 수기의 내용은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어. 그게 당연한 반응이고 니시무라 씨의 목적도 그랬어. 우리는 죽음을 각오한 사람의 말은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리는 데다가, 자신의 살인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인간이 설마 이면에 다른 살인을 은닉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지.

가장 교묘한 거짓은 진실의 가면을 쓴 거짓말이야.

유지의 눈에는 어린 요리코가 아내를 차 앞으로 끌어당긴 것처럼 보이지 않았을까요. 유지에게는,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의 몸을 그렇게 만들고 탄생을 기다리던 8개월 된 아들을 죽인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요리코였던 거예요……."

"잘도 그런 짓을 저질렀군요." 요시오카 의사가 말했다. "당신이 배신할 줄이야. 인명을 뭘로 보는 거요? 우리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소. 절대 용서할 수 없소."

"남편분은 죽기 직전에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첫 번째는 요리코를 위해 죽었고, 두 번째는 당신을 위해 죽는다, 라고요."
"남편은 자신을 위해 죽은 거예요."
마치 승자라도 된 듯 거만한 말투라 린타로는 온몸에 긴장이 서렸다.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반신불수의 여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만족감에 몸을 내맡긴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회로를 통해 그녀의 내면이 끊임없이 충전되는 듯한 기운마저 풍겼다.
그렇다, 당신이 모를 리가 없었다. 순간 린타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당신은 요리코가 임신했다는 걸 분명 알고 있었다. 남편이 딸을 죽이고 말았다는 것도 분명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버리리라는 사실도 분명 알고 있었다.
당신은 알고 있었다. 모든 걸 알면서 모르는 척했다. 그리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당신은 이가라시라는 이름도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이 딸을 미워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5월 밤에 아버지와 딸 사이에 벌어진 일도 알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의 남편이 모리무라 다에코와 관계를 가지려 했다는 사실도 분명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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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what all organizations should do: measure what is happening in performance, promotion, and pay and intervene when the data for men and women are out of sync. - P110

Raising awareness is not always the answer, of course, but research suggests that at least in the short term, being aware of a problem, such as one‘ssusceptibility to unconscious bias, can help.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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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한 때 섭렵했던 사람으로 늘 느끼는 거지만, 이 사람 작품들은 늘 묘하게 뭔가 1% 아쉽다.
그 아쉽다는 감상이 왜,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꼬꼬마 고딩 시절에도 설명을 못 했는데, 서른 넘고 글 쓰는 기자가 되서도 아직도 설명을 못 하겠다.

그래도 업무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편하게 읽기에는 좋다.

특히 이 책은 여성 추리소설가가 애인의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을 정말 자연스레 따라가는 구조라, 책을 붙잡으면 금방금방 몰입하게 된다.
내가 추리소설가가 되어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가게 되는 구조.

마지막 진상이 밝혀지고 나서, 작가가 나름 무게 있는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한 게 보인다.
˝추리 소설은 트릭이 다가 아냐!˝ 라고 서투르나마 외쳐보려고 애쓴 흔적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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