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문장 쓰는 법 -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땅콩문고
김정선 지음 / 유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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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들어간 ‘열 문장’은 열 개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글 한편을 이루는 문장 여러 개를 말하기도 합니다.  (11쪽)

 

 

 글쓰기 책을 많이 만나보지는 않았다. 가끔 그런 걸 보면 나도 바로 글을 쓸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그때뿐이었다. 글쓰기 책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써 봐라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말 없다. 작가가 될 게 아니면 그런 훈련 안 해도 된단다. 난 작가가 될 마음도 없는데 어느 때든 쓰려고 하는구나. 기분 나쁠 때 좋을 때 슬플 때 기쁠 때 우울하고 쓸 게 없을 때조차도. 난 뭔가. 나도 잘 모르겠다. 글쓰기 훈련이다 생각하지 않고 쓴다. 쓰고 싶으니까. 그러면 안 될까. 자꾸 써도 글이 별로 늘지 않는 건 훈련을 하지 않아선가 보다. 그냥 쓰면 글쓰기 훈련이 안 된다 말하니. 오래전에 발전없는 일기를 날마다 썼다. 일기를 글이다 여기고 썼다면 좀 다르게 썼을지.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게 쓴다. 책을 보고 쓰는 글은 제목을 쓰지만 일기 제목은 쓰지 않는다. 앞으로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일기로 조금 글쓰기 훈련 해 볼까. 이건 갑자기 든 생각이다. 안 할지도(생각만 했다).

 

 책을 보다가 어떤 사람이 영화를 보고 글을 썼는데 어떤 영화를 봤는지 안 썼다는 말에 그럴 수도 있을까 했다. 잘 생각해 보니 나도 다르지 않았다. 책을 보고 쓰는 블로그에는 책 제목이 나오니 말이다. 내가 공책에 쓸 때도 책 제목 쓰고 글 제목 쓴다. 그래서 본문에 책 제목 안 쓸 때가 많다. 이럴 수가 그랬구나.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책 제목을 쓸지. 앞으로는 그걸 생각해야겠다(책 제목 쓰고 ‘~을 읽고’ 하는 것도 있구나). 이번에 만난 책은 김정선이 쓴 《열 문장 쓰는 법》이다. 김정선 이름은 예전부터 알았는데 책은 처음이다. 많은 사람이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만났을 거다. 예전에 나도 한번 볼까 하다 그만뒀다. 내가 쓰는 글도 이상한 부분 많을 텐데. 그런 거 보고 좀 고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구나. 게을러서.

 

 지금은 글을 잘 쓰려는 사람 많아졌겠지. 누구나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일인 방송시대기도 하지만, 글쓰기도 여전하다. 난 블로그밖에 안 해서 다른 건 잘 모른다. 그런 데라고 늘 짧게만 써야 할까.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그걸 글로 써서 책을 내기도 한다. 요즘 자기 책 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글쓰기를 말하는 책도 많다. 이것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구나. 강연을 책으로 묶었다. 책을 보고 글쓰기 연습도 해 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한문장으로 길게 글을 쓰고 그걸 여러 문장으로 고쳐 썼다. 앞에서 쓴 글을 짧게 줄이거나 길게 늘여 쓰기도 했다. 그런 거 자기가 쓴 글로 해도 괜찮지만 다른 사람 글로 연습해 봐도 괜찮다. 쓸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 글을 줄이거나 늘여봐도 재미있겠다. 바로 글쓰고 싶은 난 그런 연습 안 하겠다.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사람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쓸까. 그렇지 않겠지. 여기서도 한 문장으로 길게 쓰고 여러 문장으로 쓰기를 여러 번 해 보라 한다. 글쓰기도 연습(훈련)을 자주 해야 아주 조금 나아지겠지. 글쓰기는 그렇게 빨리 늘지 않는다.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김정선은 사람과 글을 따로따로 본단다. 난 사람과 글이 따로따로인 사람도 있고 사람과 글이 같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면 되는 거 아닌가.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사람이 더 솔직하게 쓰는 일도 많다. 글과 말은 다르지만, 글로 말하듯 쓰면 괜찮지 않을까. 난 말 못하지만. 글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 한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가 되게 써야 많은 사람이 그 글을 보고 공감하겠다. 역사도 개인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가. 한사람 한사람 이야기가 모여 역사가 된다. 난 모두의 이야기로 쓰던가. 잘 모르겠다. 그러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듯하다. 내 이야기는 재미없기도 하다. 한 말 또 할 때도 있구나. 다른 사람인 듯 글쓰기는 좋은 연습이 되겠다. 이야기 쓰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게 해서 좋다. 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서 잘 못 쓰지만. 어떤 글이든 자신을 그대로 쓰지 않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기 이야기라 해도 객관성을 갖고 쓰는 게 좋다. 그게 바로 모두의 이야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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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7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쓰니까 늘긴 하더라구요. 처음에 전 알라딘에 글 쓸때 한 5줄 쓰고 뭘 더 쓰야할지 몰라 난감했어요. 어쨌든 늘긴 느는데 이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게 저처럼 글쓰기에 대한 공부 하나도 안하고 그냥 내 멋대로 쓴다.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쓰는 사람은 일정 정도이상 나아지는 기미가 없어요. 역시 더 잘 쓰려면 공부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평가도 받고 해야 하나봐요. ^^
저는 글을 쓰는 사람과 생각하는 사람이 같은게 좋아요. 그래서 글에서 글 쓴 사람의 품성이나 성격이 보이는 글이 좋더라구요. 희선님 글에서는 희선님이 보여요. 저는 그래서 희선님 글이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평가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말이죠. ㅎㅎ

희선 2021-03-18 01:35   좋아요 0 | URL
글은 쓰다 보면 나아지기는 하죠 거기에서 더 나아지려면 공부도 해야 하는군요 저는 그런 거 거의 안 하고 글쓰기 책 봐도 볼 때만 쓰고 싶지, 그 뒤에는 잘 안 써서 거의 안 봤습니다 그래도 소설 쓰는 사람은 가끔 그런 것도 보는 듯하더군요 글이 막힐 때 그걸 보면 나아진다고 합니다 공부도 안 하면서 잘 쓰고 싶어했나 싶기도 합니다 책 읽기로 공부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못하고 그냥 재미있게 보기만 하네요 어떤 사람은 책이 자기 스승이었다고 하잖아요 좋은 글을 보고 거기에서 배워야 할 텐데, 저는 그런 것도 잘 못합니다 잘 못 써도 안 쓰는 것보다는 쓰는 게 조금은 낫겠지요 좋게 생각하고 글을 쓰다보면 글처럼 살려고 조금 애쓸 듯합니다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이번주 반이 다 가다니... 비가 오고 조금 쌀쌀한 듯 하면서도 걸으면 따듯하더군요 예전 봄과는 다른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꽃이 피어나는 봄입니다


희선
 

 

 

 

마음이 멈추니

몸도 멈춘다

 

마음을 달래

몸을 움직이려 해도

잘 안 되고,

 

몸을 움직여

마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 해도

안 된다

 

마음아

몸아

조금이라도 움직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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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7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8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95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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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한국은 아주 살기 어려웠다. 나라는 일본에 빼앗기고 많은 사람이 겨우 하루하루 살았겠지. 그런 때 좋은 말이 떠돌았다. 포와는 살기 좋고 돈을 쓰레받기로 쓸어담고 옷이나 여러 가지가 나무에 달렸다고. 그런 말을 믿다니. 난 세상에 쉽게 얻을 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 믿지 않았을 텐데. 그때는 여자를 그런 말로 꾀었다. 여자라고 했지만 나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십대후반에서 이십대초반인 사람이 많았겠지. 그 사람들이 한국에 있었다면 얼마 뒤 다른 험한 일을 겪었겠지만. 이래저래 안 좋은 시대였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간 사람도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가기도 했을 거다. 그런 말한 사람은 그걸 정말 믿었을까, 아니면 돈을 받고 그런 말을 했을까.

 

 예전에 조선 사람이 멕시코에 간 이야기 본 적 있다. 조선 사람은 멕시코뿐 아니라 하와이에도 갔다. 하와이를 옛날에는 포와라 했다. 한국 사람이 미국으로 이민가서 많이 한 게 세탁소였는데, 그 역사는 하와이 이민 1세대 때부터였나 보다. 1917년은 일제강점기여서 조선이 망하고 대한 제국이었다. 양반은 없어지고. 그렇다 해도 돈 많은 사람은 아주 많이 힘들지 않았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돈 없는 사람은 나라가 없으면 언제나 가난하게 사니 여기가 아닌 다른 데 가면 나을까 하고 가겠다. 하와이로 돈 벌러 간 남자는 결혼하고 싶었다. 그때 사진으로 신부를 구했다. 그건 한국 사람만 하지는 않았다. 일본 사람도 했다. 사진만 보고 결혼하기로 하다니, 아무리 살기 힘들다고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다니. 조선이 조금이라도 살기 좋았다면 그러지 않았겠지.

 

 버들은 양반이었는데 아버지가 의병활동을 하다 죽었다. 홍주는 한번 결혼했는데 남편이 일찍 죽어서 친정으로 돌아왔다. 송화는 외할머니가 무당이었다. 지금도 평등하다고 하기 어렵겠지만 그나마 옛날보다는 낫다. 딸이어서 공부 못하지 않고 한번 결혼한 게 큰 일은 아니다. 무당 피가 흐르면 또 어떤가. 예전에는 아니었다. 버들은 사진 속 사람이 지주고 거기 가면 공부도 하게 해준다는 말에 자신보다 아홉살 많은 사람과 결혼하기로 한다. 홍주와 송화도 사진 신부가 되었다. 셋은 새롭고 멋진 세상을 꿈꾸었는데 현실은 아주 달랐다. 그나마 버들이 결혼하기로 한 서태완은 나이를 속이지 않았는데 홍주와 송화 남편 될 사람은 나이를 속였다. 어떻게 그런 일을. 많은 사람이 속고도 어쩔 수 없이 살았다. 돌아가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태완을 보고 버들은 다행이다 여겼지만 태완은 어쩐지 쌀쌀했다. 나중에 들으니 태완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결혼할 마음이 없었다. 태완 아버지가 태완을 결혼시키려 한 거였다. 곧 버들은 태완이 지주가 아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건 중간에서 거짓말 한 거였다. 거짓말이라기보다 말을 잘 못 알아들었나 보다.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할 때는 괜찮았는데, 태완은 독립운동에 관심이 있었다. 예전에는 독립운동하고 그걸 도운 사람이 여기저기에 있었다. 하와이는 박용만과 이승만으로 나뉘기도 하다니. 그건 참 아쉽구나. 무슨 일이든 그렇게 되는 것도 같다. 일본에서 나라가 독립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지만 그 뒤에 북한과 남한으로 나뉜다. 여기에는 거기까지는 나오지 않는구나.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했을 때까지 일이 나온다.

 

 미국에 있던 한인 2세는 국적이 조선이 아닌 일본이었다니. 어떤 드라마에서는 미국으로 이민 간 일본 사람이 진주만 일이 일어나고 미군에 들어갔다. 한인 2세도 그런 사람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 든다. 한국 사람이지만 일본 사람으로 오해 받았을 테니 말이다. 자기 나라 힘이 없으면 다른 나라에 가도 사는 게 쉽지 않구나.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겠다. 나라와 상관없이 그 사람을 보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겠지. 한국 사람도 못사는 나라 사람을 깔보기도 하는구나. 오래전 한국 사람이 겪은 일을 다른 나라 사람한테 돌려주다니. 비슷한 처지였던 걸 잊지 않으면 좋겠지만, 세대가 다르니 그건 바랄 수 없겠다. 어쩌다 이런 말을 하게 됐는지.

 

 세 사람 버들 홍주 송화는 서로 다른 곳에 살아서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함께 산다. 셋이 있어서 사는 게 좀 낫지 않았을까 싶다. 여성이 마음을 모아 살면 좋은 듯하다. 나라 독립도 중요하지만. 버들 남편 태완은 아이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했는데, 열해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는 첫째와는 어색하게 지냈다. 뒤에서는 펄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런 부분이 조금 나오기도 하다니. 펄은 엄마를 생각하면 버들뿐 아니라 홍주 송화도 떠올렸다. 이 책 제목에 나오는 엄마구나. 처음에 책 제목 보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보고 난 한 아이를 셋이 기르는 건가 했다. 책을 보면 그러면서도 그렇지 않다. 힘든 시대를 산 여성 이야기는 슬프기도 하고 마음 따듯하기도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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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지구에

세상 끝은 있을까

 

세상 끝은 절벽이다

거기에서 뛰어내리면

죽을까

아니

죽기보다 사라지는 거다

이 세상에 자신이 있었던 흔적 모두

 

정말 그러면 가 볼 텐데

세상 끝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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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1-03-16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은 3차원이라고 흔히 말하잖아요.
그 3차원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구요.
세상의 끝이 있다면 그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신의 죽음이겠죠.
자신이 죽으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희선 2021-03-16 23:43   좋아요 0 | URL
죽으면 가겠군요 세상 끝에... 죽으면 그걸 알 수 있을지,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직 그걸 말한 사람은 없으니, 아니 죽으면 사람이 아니군요 어쩔 수 없지요 산 사람과 죽은 사람 세상은 다르니... 그런 건 소설에서나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산 사람이 생각한 거지만...


희선
 
虞美人草 (新潮文庫) (改版, 文庫)
나쓰메 소세키 / 新潮社 / 195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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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우미인초》를 며칠 보다가 조금 남겨두고 쉬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책을 봤느냐 하면, 보기는 했는데 겨우 한권 봤어요. 그 기간은 며칠일지, 꽤 길었습니다. 열흘 넘게 쉬어서 남은 거 다 본 다음에 다시 보려고 했는데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쓰다니. 그런 일이 처음은 아니군요. 한번 더 본다고 잘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일본말 모르는 건 시간이 흘러도 잘 모르지 않을까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얼마전에 어떤 걸 봤더니 예전에는 몰랐던 건데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군요. 하지만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어떨지. 몇해 전에 본 《풀베개 草枕》도 꽤 어려웠는데, 이번에 본 《우미인초》는 더 어려웠습니다. 나쓰메 소세키가 ‘풀베개’ 다음에 쓴 게 ‘우미인초’던데 어쩐지 느낌이 비슷했어요. 전 소세키 유머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게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다른 책에서는 그걸 알지. 소세키 소설 사둔 거 아직 더 있습니다. 《마음 こころ》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は猫である》 《행인 行人》 그리고 《그 후 それから 》예요. 언제 볼지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책 보는데 어느 순간 아침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세키 소설에는 불륜이 나온다는 말 본 적 있군요. 처음 삼부작이랄까. 아침 드라마 거의 본 적 없지만. 일본 사람은 ‘무슨 낮 드라마야’ 하는 말 하기도 하더군요. 그건 한국에서 하는 아침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인 듯합니다. 아침 드라마에는 불륜, 출생의 비밀, 배신 그런 게 나오잖아요. 그런 거 막장 드라마라 하는군요. 그런 말 하면서도 드라마 보는 사람 많겠지요. 소세키 소설 한국말로 본 게 여러 권이기는 한데, 그거 보니 100년 전에 쓴 소설 같지 않았습니다. 소세키 소설을 한국말로 잘 옮겨서 그랬겠습니다. 일본말도 그렇게 예스럽지 않지만, 지금 쓰는 글자와는 조금 다르기도 해요. 이 말 전에도 했군요. 옛날 소설 같은 느낌이 많이 들지 않지만 옛날에 쓰인 거 맞구나 하기도 했어요. 한국에서는 지문에 사람 이름만 썼을 텐데, 이걸 보니 상(씨)이나 군이 있더군요. 무네치카 군, 고노 상, 오노 상.

 

 앞에서 ‘풀베개’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산시로》도 조금 생각났어요. 산시로보다는 조금 위지만 20대가 여러 사람 나와서 그랬을지도. 무네치카는 스물여덟이고 고노와 오노는 스물일곱이에요. 여자도 셋이네요. 후지오, 이토코, 사요코. 후지오는 고노 이복동생으로 오노한테 마음이 있고, 이토코는 무네치카 동생으로 고노를 좋아하고 사요코는 오노와 결혼하기로 한 사람이에요. 무네치카는 외교관 시험을 보고 고노는 철학자 오노는 시인이에요. 여러 사람이 나오니 쓰기 어렵군요. 여섯 사람뿐 아니라 고노와 후지오 어머니(고노한테는 새어머니로 소세키는 수수께끼 여자라 해요), 무네치카와 이토코 아버지 그리고 사요코 아버지로 오노를 도와준 이노우에 고도 선생에 오노 친구인 아사이도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소세키가 말하기도 하더군요. 이런 식으로 쓴 소설이 이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소세키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나 봅니다. ‘풀베개’에서도 셰익스피어를 말한 것 같기도 한데. 셰익스피어 하니 소세키 소설 《몽십야》가 생각납니다.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그걸 생각하다니.

 

 고노는 철학자다 했잖아요. 아버지가 죽고 고노는 집을 잇지 않기로 해요. 재산은 모두 동생인 후지오한테 주겠다고 하는데 새어머니는 그걸 곧이곧대로 듣지 않아요. 고노가 집을 나가고 재산을 후지오한테 주기를 바라면서도 말은 다르게 해요. 그건 남이 어떻게 볼지를 마음 써서예요. 후지오와 어머니는 후지오 결혼 상대로 오노와 무네치카를 저울질해요. 오노는 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왕한테 은시계도 받았어요. 지금은 논문을 써서 박사가 되려고 해요. 무네치카는 외교관 시험을 봤지만 한번 떨어지고, 또 시험 봤어요. 붙으면 무네치카도 생각해 볼까 하더군요. 아버지는 무네치카를 후지오 결혼 상대로 여기고 금시계를 물려주겠다 했는데. 후지오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배경에 더 마음을 쓰는군요. 오노는 고아로 교토에서 고도 선생한테 신세를 지고 도쿄로 오고는 고도 선생 딸인 사요코보다 후지오를 더 생각해요. 후지오한테는 돈이 있으니. 고도 선생과 사요코가 교토에서 도쿄로 온 다음에 오노는 박사 논문을 써야 해서 사요코와 결혼 못하겠다고 해요. 오노는 친구 아사이한테 그 말을 고도 선생한테 전해달라 해요. 자신이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다니. 아사이는 별 생각없이 오노 말을 고도 선생한테 전해요. 소세키는 아사이가 상상력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름도 얕다는 뜻인 아사이잖아요.

 

 무네치카는 고노 아버지 유품인 금시계를 받을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금시계에는 후지오도 딸려 있으니. 후지오는 자주색이군요. 등꽃. 클레오파트라가 죽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후지오 죽음을 나타내는 것과 같겠습니다. 자존심 상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지. 무네치카가 오노를 설득해서 오노는 다시 사요코와 결혼하기로 해요. 오노는 자신한테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을 기다린 것 같기도 했어요. 거기까지만 했다면 나았을 텐데. 무네치카는 오노한테 사요코와 함께 후지오를 만나라고 해요. 후지오는 사요코를 보고는 무네치카한테 금시계를 주는데 무네치카는 금시계를 부숴요(이런 부분 연극을 보는 듯했습니다). 후지오가 욕심이 많다 해도 그런 일 당해야 할까요. 소세키는 후지오를 좋아하지 않나 봅니다. 죽게 하다니.

 

 조금 괜찮은 사람도 있어요. 고노와 이토코예요. 무네치카는 고노한테 집을 나오고 이토코와 결혼하라고 해요. 이토코는 고노 마음을 다 안다면서. 소세키도 이토코 같은 사람 좋아할 것 같네요. 자신을 잘 알아주는 사람. 이건 누구나 그렇겠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요. 소세키는 고노 입을 빌려 이런저런 말을 했는데. 삶과 죽음. 사람이 지켜야 할 것. 오노가 의리를 저버리려 했지요. 다행하게도 다시 마음을 잡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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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3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희선님 소세키옹 작품 그것도 우미인초를 원서로 !
전 그후, 몽십야 정도 원서로 읽었는데
그와 다른 작품들은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아서
게이고와 하루키옹으로 돌아가는데 ㅎㅎ

희선 2021-03-15 23:36   좋아요 1 | URL
소세키가 옛날 사람이기는 해도 하루키보다 오래 못 살았던데... 지금 생각하니 하루키보다 소세키가 더 나이 많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읽기는 했지만 잘 못 봤어요 아주 재미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책도 보고 싶네요 《마음》하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예전에 보기는 했는데, 책을 사두었네요 그 책을 산 건 성우가 읽는 CD가 있어서... 겨우 15분밖에 안 나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