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19 소설 보다
김수온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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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에 소설 네편이 담긴 ‘소설 보다 겨울 2018’로 이 책을 처음 만났는데 이번에 ‘봄 2019’를 만나게 됐어. 그전 것은 못 봐서 몰랐는데 2019년 봄에 ‘소설 보다’가 조금 바뀌었다더군. 이건 한국 단편소설을 더 읽게 하려고 애쓴 거겠지. 이 책은 철마다 나오는 ‘소설 보다’라 하면 될까. 언젠가 ‘90년대생이 온다’는 말을 봤는데 여기 실린 소설 두편은 9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썼더군. 세편에서 두편이면 많은 거지. 다음 여름 가을 겨울 것을 보고 이런 말해야 했을지도 모르겠어. 앞으로 나올 것도 볼 수 있을까. 소설가가 소설을 쓸 테니 나올 것 같아. 내가 그걸 볼지 안 볼지 알 수 없어. 볼 수 있으면 보고 못 보면 할 수 없지. 꼭 봐야지 하는 마음이 없어 보이는군. 그저 앞날을 알 수 없다 말해둘게.

 

 ‘봄 2019’지만 봄 이야기는 없어. 그저 봄에 발표한 소설이라 해야겠군. 내가 생각하는 소설은 재미있고 감동스런 이야긴데 소설이라고 다 뚜렷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기도 하더군.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지 않고 뒤로 가기도 하지. 지난 날을 말하는 소설이 많기는 해. 그 시간을 살 때는 그걸 잘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닐까. 어떤 일이 일어나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겠지. 생각해도 답은 알 수 없을 테지만. 소설에서 지나간 날만 이야기하지 않기는 해. 내가 다른 것보다 소설을 많이 봤지만 어려운 건 거의 안 봤어. 첫번째 김수온 소설 <한폭의 빛>은 내가 자주 보던 소설 형식이 아니더군. 소설을 보면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는 하는데, <한폭의 빛>은 조용한 그림이야. 숲 도시 호수 그리고 아이가 있었던 집.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지는 않아. 아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왜 없을까 생각하게 해. 상상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이젠 아이가 없구나 했을 뿐이야. 여자는 슬퍼하는 것 같으면서 그저 견디는 것 같기도 해.

 

 백수린 소설은 ‘겨울 2018’에도 있었지. 그때와는 다른 소설이야. <아직은 집에 가지 않을래요> 앞부분 보고는 지난번에 만난 <시간의 궤적>처럼 여자 두 사람 이야긴가 했어. 조금 보고 그런 생각을 하다니. 여자(희주)가 친구 한나가 연 레스토랑에 가는 건 오랜만에 밖에 나간 일이었는데. 희주한테는 아이가 둘 있고 남편은 일 잘해서 별 문제 없어 보였어. 겉으로 보기에만 좋았던 건가봐. 어느 집이든 문제가 없지 않을 텐데. 희주는 한나를 만나고 한나 후배 발레리노를 만나고, 자신이 좋아하던 붉은 지붕 집이 헐리는 걸 보고 조금 달라져. 자신은 지금까지 체념했다고 생각해. 희주 엄마가 희주 오빠는 학원에 보내줬는데 희주는 다니고 싶다는 발레학원에 보내주지 않고 재수도 못하게 하고 첫째를 낳자 일을 언제 그만둘 거냐고 했어. 어렸을 때 하고 싶은 거 못했다면 나이 먹고 했으면 됐을 텐데 하는 생각 지금 했어. 무용, 발레는 어릴 때부터 해야겠지. 그래서 희주는 나중에도 하지 않았을까. 소설이 끝날 때 희주는 조금 바뀌어. 남편은 늘 같다고 여기지만. 가정이 아주 깨어지지는 않겠지만 뭔가 일어날 것 같아.

 

 마지막은 장희원 소설 <우리[畜舍]의 환대>야. 이 소설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제목은 무엇을 나타내는 건지. 앞에서는 제목 이야기 안 했는데. 소설을 다 보니 이쪽에서 다른 쪽으로 간 듯해, 아들이. 부모와 아들이라는 우리에서 집주인과 친구라는 우리로. 우리는 두 가지를 나타내지 않을까. 여러 사람 우리와 동물을 넣는 우리. 부모는 자식이 평범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지. 자식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한테 마음이 기울겠어. 여기 나온 부모와 아들은 이렇게 멀어지는 걸까. 시간이 흐르고 달라질 수도 있겠지. 그랬으면 해.

 

 지난번에도 한 말인데 책은 작고 가벼워도 이야기는 별로 가볍지 않아. 세편만 실려서 다행이야. 산 시간이 늘어도 알게 되는 건 그리 많지 않군. 소설 보는 건 더. 한국 단편소설이라 해야겠군. 다 알기 어렵다 해도 가끔이라도 만나보는 게 낫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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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24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희선 2019-12-25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잘한 건 없지만 서재의 달인이라 하니 조금 기쁘기도 합니다 어쩐지 조금 미안한 마음이네요 그렇게 좋은 이웃이었다고 말하기 어려워서... 서니데이 님 성탄절 편안하게 보내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눈에서 나오는 물은

먹지 못해

먹으려고 눈물 흘리는 건 아니군

 

기쁠 때

슬플 때

즐거울 때

아플 때

화날 때

눈물은 마음대로 흘러나와

 

사람이 평생 흘리는 눈물은 얼마나 될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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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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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나라에는 한번도 가 본 적 없다. 다른 나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 본 적 별로 없다. 좀 멀리 간 건 학교 수학여행 때뿐이다. 그렇다고 아쉽지는 않다.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멋진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런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죽기 전에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런 곳 없다. 없으면 어떤가. 가장 처음 지구에 나타난 인류는 한 곳이 아닌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본능이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다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 건지. 이건 알 수 없겠구나. 그래도 난 처음 지구에 나타난 인류가 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생활 좋아했을 것 같지 않다. 한 곳에 있기를 바란 사람도 있었을 거다. 농사를 짓고부터 인류는 한 곳에 머물러 살게 됐다. 그때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이 답답하게 여겼을지도.

 

 유홍준은 오랫동안 한국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오고 책으로 정리했다. 얼마전에는 일본편을 냈다. 일본에 가 본 적 없지만 거기 담긴 이야기가 아주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래전에 이곳에 살던 사람이 그쪽으로 가서 문화를 꽃피워서 그랬겠지. 오래전에는 스스로 간 사람이 많았겠지만 조선시대에는 끌려간 사람이 더 많다. 사기장은 조선을 그리워하면서도 그곳에서 나름대로 살았다. 이곳에서 간 사람이라 해도 이젠 일본 사람이다. 일본편에서 본 일본 역사나 문화 이야기는 그렇게 낯설지 않았다. 그건 내가 그동안 일본 소설이나 다른 걸 봐서구나. 일본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일본편을 봤다면 나와는 달랐겠다. 난 중국편이 그렇다. 중국 잘 모른다. 이걸 보기 전에 난 이번에도 한국과 상관있는 게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지만, 이건 중국 문화유산 이야기다. 중국을 보고 한국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문화는 나라와 나라도 영향을 조금 주고받는다.

 

 실크로드를 더 길게 말하면 경주에서 시작한다고도 할 수 있나 보다. 이건 한국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그래도 오래전에 멀리까지 가기도 했다. 그런 사람 힘들지 않았을까. 박지원은 중국을 다녀서 즐거웠겠지. 열하일기를 남긴 걸 보면. 여기에서는 서안에서 돈황까지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는 차와 기차를 타고 간다. 실크로드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그게 어느 정도나 되는 길이인지는 몰랐다. 숫자를 봐도 감이 오지 않는다. 중국 땅은 남북한 40배고 남한 100배 크기란다. 넓은 땅만큼 사람도 많다. 이렇게 넓은 곳은 다 보기 어렵겠다. 예전에는 중국에 자유롭게 가지 못했다. 세상이 바뀌어서 유홍준은 기뻤겠다. 중국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유홍준보다 윗세대 사람은 그런 시대가 늦게 와서 아쉬웠겠다. 팔순을 훌쩍 넘긴 선생님은 유홍준이 서안에서 돈황, 돈황에서 투르판을 거쳐 우루무치까지 갔다 왔다 하니 자신도 가 보고 싶다 했다.

 

 중국 역사도 참 길겠지. 중국이 지금은 무척 넓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많은 사람이 죽었겠다. 중국은 소수민족 땅을 많이 빼앗고 빼앗기고 다시 빼앗았다. 유홍준은 한국이 나름의 문화를 갖고 지금에 이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건 맞는 말이다. 중국도 여러 나라가 있던 때가 있었다. 삼국지에서 중원을 평정해야 한다는 말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건 어느 나라에나 있는 듯하다. 한국도 고구려 신라 백제일 때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고 일본도 전국시대에 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싸웠다. 백성을 생각한 사람도 있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넓은 땅을 다스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옛날 사람 마음을 내가 알 수 없겠구나. 백성은 땅이 좁든 넓든 전쟁이 일어나면 살기 힘들 텐데.

 

 천수에는 맥적산석굴이 있다. 이름 어렵구나. 석굴과 불상이 아주 많은 곳이다. 불상은 시대와 왕에 따라 달랐다. 여러 시대 불상을 볼 수 있다. 중국에는 석굴이 많단다. 이건 인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석굴이 아닌 산사다. 산사는 그 나름대로 좋은 듯하다. 불교가 다른 나라에 전해지면서 자연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어떤 걸 보고 왜 한국에는 없을까 하기보다 다르기도 하구나 하면 좋겠다. 황토고원에서 부는 모래 바람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그것뿐 아니라 미세먼지도 엄청나구나.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에서 몰려온다 할 수 없겠지만 많을 거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두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할 텐데.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와 더 잘 말했으면 한다. 소설 《십이국기》에는 땅속에 사는 사람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중국에는 정말 그런 곳이 있다. 그런 걸 야오둥이라 한다. 십이국기는 고대 중국을 본 뜬 거다. 색깔이 바뀌는 칠채산 멋지다.

 

 

 

 

 

 만리장성은 본래 흙으로 지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적이 가축을 몰고 와서 가축이 넘지 못하게 흙으로 담을 쌓았다. 만리장성도 많은 시간과 많은 사람 피땀으로 만들어졌다. 다 나온 건 아니고 흙으로 된 만리장성 가욕관이 나왔다. 돈황은 오래전에는 실크로드로 서역으로 가는 길이어서 많은 사람이 왔는데 지금은 거의 관광도시가 됐단다. 돈황은 오아시스 도시였는데 지금은 오아시스 월아천(초승달 모양 못)이 많이 말랐다. 시간이 더 흐르면 아주 없어질지도 모른단다. 중국도 예전보다 사막이 늘어났겠지. 사람만 생각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텐데. 이대로 가다가는 문화유산을 자료로만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주아주 먼 앞날이겠지만. 문화유산이든 지구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다음 세대한테 물려줘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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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이 세상에 붙잡아 둘

단단한 끈은 되지 못하겠지만

순간순간

서로한테 기쁨은 줄 수 있어

그때를 놓치지 않아야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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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들리는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어요

누구 목소리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들으면

알 것 같았는데

목소리는 사라졌어요

 

바람이 실어다 준 목소리

어쩐지 그립기도 슬프기도 했어요

더 듣고 싶은데

이젠 들리지 않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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