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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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밑에 걸 샀다, 이건 동네 책방에서만 살 수 있단다

 

 

 

 앞날을 그린 만화영화를 보면 인류는 우주로 나갔다. 지구는 인류가 살 수 없는 별이 되어 지구를 버리고 다른 별을 지구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그런 건 만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겠지. 아직 인류는 우주로 가지 못한다. 우주에 도시를 만든다니 그런 거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할 거다. 그전에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지구를 망친 걸 생각하니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 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는 올라가고 빙하는 녹고 자연재해가 일어나니. 이건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다.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다. 2020년에는 더했다. 코로나19부터 시작해 긴 장마 센 태풍. 무언가를 망치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좋게 만드는 데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거다.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러다 정말 대멸종이 일어나는 거 아닐까. 걱정이구나.

 

 이 소설집에는 대멸종이 일어나고 200년이 지난 지구가 나오기도 한다. <7교시>. 겨우 200년 뒤에 인류가 다시 살아갈까. 시간 더 걸리지 않을까. 인류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본 소설에 아주아주 나중이 나왔는데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 사람이 살았다. 난 그걸 보고 의문을 가졌다. 앞날이면 과학이 발달해서 기계가 많을 것 같았는데 그 반대였으니. 자동화 기계가 있는 앞날, 자연으로 둘러싸인 앞날. 어느 쪽이든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앞날 사람은 20세기, 21세기 사람을 보고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할지도. <리셋>에서는 앞날 사람이 커다란 지렁이를 보내 지구를 아주 바꾸려 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모르고 죽은 사람도 많을 거 아닌가. 커다라 지렁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구나. 지렁이가 흙을 좋게 해도.

 

 사람 몸 한부분만이 시간 여행할 수 있을까.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걸 찾으러 간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이다. 몸 한부분이 멋대로 시간 여행하는 사람이 한사람이 아니었나 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연고를 만들었으니. 점핑 걸은 미싱 핑거와 손가락 찾으러 가는 걸 즐거워했지만. 이 소설은 <시간 여행자의 아내>가 생각나는 이야기다. <11분의 1>은 평범해 보였는데 평범하지 않은 일이 나왔다. 몸이 아픈 사람을 얼렸다가 다시 살리는 거다. 사람은 몸이 없어도 정신(마음)이 그대로면 괜찮을까. 그렇게 되는 건 아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다. 그래도 열한번째 오빠인 기준은 유경을 만나서 기뻐했다. 기준을 치료하는 데 든 돈을 목성 위성에 가서 일해서 갚아야 했다. 지구 어딘가가 아니고 목성 위성 에우로파라니. 언제가 사람은 몸을 버리기도 할까. 그런 이야기가 처음은 아니구나.

 

 지구를 바라보는 누군가는 지구와 비슷한 걸 만들기도 할지. <모조 지구 혁명기>에서 디자이너가 그랬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만든 건 지구와 많이 달랐다. 그런 거 보니 돈 많은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로 집을 꾸미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만드는 게 생각나기도 했다. 정세랑은 이 이야기를 독재자를 물리치는 거다 했다. 그렇구나. 여기에는 천사도 나오고 고양이 인간 나팔꽃 언니도 나온다. 이런 상상을 하다니. <리틀 베이비 블루 필>은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만든 약이 여러 가지에 쓰이는 이야기다. 부작용이 없다고 했지만, 그걸 쓰고 80여 년이 지나고 아이들한테 인지장애가 나타났다. 지금도 알츠하이머병은 어떻게 하면 나을지 연구하겠지. 이 소설에 나온 것처럼 수험생이나 애인이 좋은 날을 기억하려 하고 범죄 증인이 되거나 고문에 쓰이지 않아야 할 텐데. 약을 먹고 세시간 동안 일을 다 기억한다면 약 먹는 사람 있을지도. 그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집 제목과 같은 <목소리를 드릴게요>에는 어떤 힘을 가진 사람이 나온다. 그걸 초능력이라 할 수도 있겠구나. 초능력 하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는 힘일 듯한데. 목소리가 살인자가 되게 하고 머리카락이 사람을 선동하고, 자신은 괜찮지만 남한테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시체를 먹는 구울도. 그런 사람을 정부에서 관리했다. 여기에는 몇 사람만 나왔지만 그런 사람이 더 있었겠다. 연선은 여러 사람이 무언가에 중독되게 해서 수용소에 들어왔는데 몸이 아팠다. 어떤 힘이 있는 사람끼리는 영향을 주지 않았는데, 수용소 사람은 연선은 괴물이 아니다 하면서 연선이 거기에서 빠져나가게 한다. 연선은 정말 아니었을까. 아니면 승윤 생각처럼 모두를 중독에 빠지게 했을지. 얼굴이 기억에 남지 않는 연선, 수수께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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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선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날엔가는 현실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하잖아

그 꿈 꾼 날엔 슬펐어

 

이젠 꿈속에도

날 좋아하는 사람이 없구나 했지

 

꿈속에 나오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는데

꿈속에서도

나를 좋아하지 않게 된 걸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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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다르지만

찔레와 장미는 닮았어요

 

하지만

둘은 다르다 할까요

 

장미는 장미

찔레는 찔레

그렇겠지요

 

닮았다 해도

찔레와 장미는 다르기도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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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7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스하고 기분 좋은 바람은

조금 뜨거워지고

나뭇잎은 푸름을 더해가는 늦봄

 

봄이 가는 게 아쉬워

늦봄이라 하는 걸까

 

이번에 가고

다시 온다 해도

잠시 기다려야겠지

 

철은 다시 돌아오는데

넌 오지 않는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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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15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늦봄을 말하기엔 이르죠?
늦봄은 고사하고 초봄이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겨울이 갔다는 안도감을 느껴보게.
요즘 같은 추위가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것 같아요.ㅋ
개인적으로 전 끈적이지 않은 초여름을 좋아합니다.^^

희선 2020-12-16 00:36   좋아요 1 | URL
이제 겨울 시작인데 벌써 늦봄이라니, 가끔 때에 안 맞는 글을... 어제 많이 춥더군요 공기가 아주아주 차가웠어요 낮에는 볕이 있어서 좀 따듯하기는 했는데, 집에서 밖에 나갔을 때는 아주 추웠습니다 밤에는 더 춥네요 오늘도 춥다고 합니다 오늘 지나면 좀 풀린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겨울이라 해도 늘 춥지는 않지요 초여름이라는 말은 산뜻한 느낌이 듭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2-16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재의 계절과 다른 영화를 볼 때 저는 상쾌하더라고요. 가령 여름에 눈이 오는 겨울 영화를 보거나 겨울에 푸른 나무들이 배경으로 나오는 여름 영화를 볼 때 그래요.
희선 님의 시를 읽으면서 같은 생각을 했어요. 지금과 다른 계절이 느껴져서 신선해서 좋습니다요...

희선 2020-12-17 02:05   좋아요 1 | URL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름에 눈 온 모습 보면 시원해 보여요 이쪽이 여름일 때 남반구는 겨울이네요 지금은 여름이겠습니다 여름에 성탄절을 맞이하는... 예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그때하고 상관없는 걸 써야지 하다가도 가끔 그때 느낌을 쓰기도 해서 이런 일이... 가끔은 지금과 다른 철을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희선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 100번 넘어져도 101번 일으켜 세워준 김미경의 말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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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쓴 김미경은 힘이 넘치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난 게을러서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도 조금 힘을 얻고 싶어서 이 책을 본 듯한데. 힘든 거 하기 싫구나. 좋아하는 건 그리 많지 않다. 하고 싶은 것도. 난 책 보고 쓰기만 해도 괜찮다. 책을 자주 보게 되면서 남은 삶은 책만 보고 살아야지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내 생활은 책 보고 쓰는 것 중심이다. 다른 건 안 한다. 그래서 좀 가난하다. 이렇게 살면 어떤가 하면서도 그걸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은 열심히 사는데. 내가 책 읽고 글 쓴다고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 사람한테는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난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왜 사는지 모를 사람 같다. 사람이 나고 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거기에 큰 뜻은 없다. 그래도 사람은 자신이 세상에 온 뜻을 찾으려 한다. 그건 살면서 찾기보다 죽을 때 조금 알려나.

 

 앞에서 내가 책 읽고 쓰는 게 아무한테도 도움 안 되겠다 했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아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한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그렇게 써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한다. 난 그렇게 밝지 않다. 여기에서 자신이 밝았던 때를 떠올리라는 말을 했는데, 난 그런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가 잊어버린 걸까. 나도 내가 뭐든 할 수 있다 여겼던 적 있을지도.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난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 큰 거 바라지 않고. 그런 것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닌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려고 많은 걸 놓았다. 정말 많을까. 그저 좋아하지 않고 하기 싫은 거 아니야. 맞다. 내가 묻고 내가 답하다니. 사람은 무언가를 해 낸 이야기를 더 좋아할 텐데 내가 하는 말은 우울하구나. 가끔 내가 이래서 친구가 없구나 생각한다.

 

 난 김미경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강사로 오래 일하고 유튜버가 된 지 두해가 됐단다. 강사라고 해서 무엇을 강의하나 했다. 이 책에 실린 것과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한테 힘을 주고 자신을 찾게 하는. 여기 실린 건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나 보다. 몇해 사이에 유튜브가 많이 바뀌었구나. 예전에는 그저 영상이 올라왔는데, 지금은 자신이 만든 영상을 올리니 말이다. 지금은 1인 방송시대다. 1인 출판사도 있구나. 난 텔레비전뿐 아니라 유튜브도 안 봐서 잘 모른다. 그저 그런 게 있나 보다 한다. 유튜브는 세계 사람이 다 보겠구나. 김미경은 예순 뒤에는 세계 사람을 대상으로 동기부여 강사가 되고 싶다 생각하고 영어를 공부했다. 미국 대학에서 첫 영어 강의를 한 적도 있다. 영어는 지금도 공부한단다. 꿈을 가지고 그걸 이루려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그걸 하는구나. 멋지다. 많은 사람은 마음이 있어도 바로 시작하지 않겠지. 잘되든 안 되든 시작하는 게 중요할 텐데.

 

 처음 영어 공부했을 때는 그게 참 재미있었는데, 시간이 가고는 잘 모르게 됐다. 그거 조금 아쉽다. 영어 좀 모르면 어때 하면서도 영어로 쓰인 책 읽는 사람 보면 부럽기도 하다. 부러워하는 건 잠깐만 하라는데, 오래 한 것 같다. 난 말보다 책 보고 싶다. 어쩐지 앞으로도 생각만 하다 말 것 같다. 생각만 하는 거 이것만은 아니구나. 나도 생각하기보다 움직여야 한다는 거 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하지 않는 건 내 마음이 그것에 빠지지 않아서가 아닐까. 좋아하는 건 그렇지 않다.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난 책 읽고 쓰기밖에 없다. 이 책 보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르겠다. 글을 쓴다고 잘 쓰지도 못하고 쓸 게 떠오르지도 않으니. 이런 푸념을. 지금까지 한 거 앞으로도 해야지 어쩌겠나. 내가 아는 건 그것밖에 없으니 말이다.

 

 동영상에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김미경은 자신이 올린 동영상에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이 강의하러 와달라고 쓴 댓글을 그냥 넘기지 않고 미국 호주 캐나다에 갔다. 자기 돈을 더 들였지만 그렇게 갔다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유튜브로 봐도 괜찮겠지만 가까이에서 얼굴 보고 말을 들으면 더 좋겠지. 언젠가는 김미경이 영어로 강의 하겠다. 지금도 조금씩 할지도. 그런 김미경을 보고 꿈을 꾸는 사람도 많겠다. 김미경은 다른 사람한테 밝은 힘을 주는구나. 그건 대단한 일이다. 김미경이 다른 사람한테 주기만 하지 않고 받기도 할 거다. 긍정은 긍정의 힘을 낳는다. 이걸 보면 책이 보고 싶은 마음도 들 거다. 김미경은 힘들 때 책을 보았다. 책을 못 볼 만큼 힘든 일도 있겠지만. 나도 어느 때든 책 보는 거 좋다고 생각한다. 책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여기에는 좋은 말이 많이 담겼다. 모두는 아니어도 한두가지 마음에 새겨두어도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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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1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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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