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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 스위트 홈 8

  코나미 카나타

  講談社  2011년 04월 22일

 

 

 

 

 

 

 

 

 

 

 

 

사람이 고양이와 함께 살아도 고양이 생활을 다 알 수 있을까. 고양이는 집안에서만 지내지 않을 거다. 아니 요즘은 집에서만 지내는 고양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비싼 것도 많으니까. 그래도 집에서 밖으로 자유롭게 나다니는 고양이도 있겠지. 치도 처음에는 집 밖에 나오지 못했다. 요헤이네가 전에 살던 집에서는 동물을 키울 수 없었다. 치는 길에서 주웠지만(그렇다고 길고양이는 아니다, 어미와 떨어진 것뿐이다), 요헤이와 엄마 아빠는 치를 함께 사는 식구로 여기게 되었다. 요헤이네는 치를 키우기 위해, 아니 치와 함께 살기 위해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집으로 이사했다. 그렇게 하는 동안 시간은 얼마나 흐른 걸까. 새 집으로 옮기고 치가 돌아다니는 곳은 조금 넓어졌다. 검정 고양이를 다시 만나고, 새 친구 코치를 만났다. 코치는 밖에서 사는 얼룩 고양이다. 치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길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아는 듯하다. 만화 속 시간은 정말 천천히 흘러가는구나. 현실에서 고양이는 몇달만 지나면 꽤 클 텐데, 치는 여전히 귀여운 새끼 고양이다. 사람인 요헤이도 여전히 어리다. 치는 언제까지나 새끼 고양이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땅에 내려온다. 몸이 가벼운 것도 있고 땅에 내려올 때 몸에 충격을 덜 받게 하는 방법이 있는 건지도. 치는 먼지떨이로 청소하는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놀자고 한다. 먼지떨이가 강아지풀처럼 생겨서 치는 엄마가 놀자고 하는 걸로 생각한 거다. 엄마가 높은 곳 먼지를 털어서 치 발이 닿지 않았다. 치는 이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먼지떨이로 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치는 계단에서 밑으로 떨어졌다. 고양이든 물건이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시간은 아주 짧다. 만화에서는 어떻게 나타냈을까. 공중으로 뜬 치는 뭐지 하는 모습이었는데, 조금씩 몸을 돌려서 바닥에 사뿐히 네 발을 디딘다. 그 모습을 이렇게 설명하다니. 높은 곳에서 내려온 건 이때만은 아니다. 요헤이, 엄마, 아빠가 치와 놀아주지 않자 치는 공원에서 만난 코치를 생각하고 그곳에 간다. 코치는 공원에 있었다. 치가 같이 놀자고 하니 ‘나는 바빠’ 하고 다른 곳에 가려고 했다. 그런 코치을 멈추게 한 것은 빈 상자였다. 치가 먼저 안에 뭐가 들었나 발로 눌러보니 코치도 똑같이 했다. 둘이 앞발을 집어 넣고 뭔가 있다고 하는데 서로의 앞발이라는 것을 곧 알았다. 둘은 조금 아쉬워했다.

 

공원에서 나온 치와 코치는 어느 집을 지나다 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틈(문양)을 보고 둘이 한번에 들어가려고 했다. 두 마리가 한번에 빠져나갈 만큼 크지 않아서 차례차례 들어갔다. 그전에 코치가 뭔가 무서운 게 나올지도 모른다고 해서 치는 조금 겁을 먹었다. 치는 자기 발로 밟은 나뭇가지가 부러진 소리에 놀라고 얼굴에 닿은 풀잎에 놀랐다. 둘은 빈 플라스틱 통을 굴려보고, 나뭇잎과 벽 사이로 좁은 하늘을 보고 놀라워했다. 별일 없이 그 집에서 나왔다. 얼마 뒤 개가 나타났다. 치는 겁을 냈는데 코치는 줄에 묶여있으니 괜찮다고 했다. 사람이 개줄을 놓쳐서 치와 코치한테 달려왔다. 치와 코치는 개한테 쫓겨서 나무로 뛰었는데 치는 조금밖에 못 뛰었다. 코치가 치한테 위로 올라가자고 했지만 치는 잘 올라가지 못했다. 개가 치를 핥자 깜짝 놀라서 빨리 위로 올라갔다. 조금 뒤 주인이 나타나서 개를 데려갔다. 드디어 치가 높은 곳에 올라갔구나.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지만 내려오는 건 어렵다고 한다. 치와 코치도 나뭇가지에서 밑을 보고 어떻게 내려가지 했다. 코치가 먼저 내려오고 치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짧게 말하다니. 사람과 사는 고양이는 자기도 사람으로 생각한다는데 치도 그랬다. 그러면서 코치와 놀다니. 코치는 대체 뭐냐고 치한테 물어보고 싶다.

 

한번은 코치가 치를 바깥으로 불렀다. 우유를 먹다가 치는 바깥으로 나갔다. 코치가 좋은 곳을 찾았다면서 치한테 따라오라고 했다. 그곳은 창고였다. 코치와 치가 그 안에서 놀면서 거기 쌓인 물건을 건드려서 큰 소리가 났다. 그 집 사람이 나와서 코치와 치를 내쫓았다. 치는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고 거기 숨어있었다. 사람이 물건 정리를 하고 문을 닫아서 치는 그곳에 갇혔다. 오랫동안 그 안에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치가 나갈 곳을 찾으려고 물건을 건드려서 또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이 나타나서 문을 열었다. 사람이 치를 잡으려고 했을 때 치는 요헤이와 엄마 아빠를 생각하고 사람을 잘 피했다. 한편 코치는 치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다니고, 집에서도 요헤이와 엄마 아빠가 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알고 이런저런 걱정을 했다. 그러다 밖으로 나와서 찾아다녔다. 코치와 치가 함께 오는 모습을 요헤이가 보았다. 배가 고픈 치는 집에 가서 우유를 먹어야지 했는데, 엄마 아빠는 치를 씻겼다. 치가 창고 안에서 돌아다녀서 먼지가 묻어서 지저분했다. 먼지 때문에 치는 눈이 안 좋아졌다. 결막염이었다. 동물이 발로 눈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 때 고깔 모양을 씌우지 않는가. 치도 그것을 목에 둘렀다. 그거 이름이 엘리자베스 칼라인가보다. 처음 알았다.

 

요즘은 고양이와 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만화와 책이 많이 나온다. 이것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치는 새끼 고양이로 요헤이네 식구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다른 고양이와 노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번에도 코치와 놀았구나. 앞으로도 코치와 노는 일이 많이 나올까. 사람이 모르는 일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는데 고양이가 정말 이럴까 싶기도 하다. 실제보다 더 귀여우니까. 아니 진짜 새끼 고양이는 귀여울거다. 그 시간이 짧을 뿐이구나. 큰 고양이는 그것대로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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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4 1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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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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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터너 엽서집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지음 / 유어마인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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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작가지만 이 사람 그림으로 엽서집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벌써 알고 있었나봅니다. 저는 빛의 화가 하면 클림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작가 소개를 보면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도 빛의 화가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름도 기네요(클림트도 앞에 다른 게 있군요). 클림트하고는 또 다른 빛을 그림에 나타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클림트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예요. 지난번에는 색을 칠해야 하는 엽서였는데, 이번에는 화가 그림으로 만든 엽서예요(색칠하는 엽서 더 나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나왔더군요. 이건 우연히 알았습니다). 제가 엽서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할 말이 그렇게 많이 떠오르지 않을 때 쓰기에 엽서가 좋습니다. 편지도 그렇게 길게 쓰지 않지만. 거의 편지지 두장뿐이에요. 이것은 편지지가 그런 식으로 들어 있어서 그렇게 쓰는 거군요. 그것보다 그 이상 말을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알았던 친구는 아주 긴 편지를 쓴 적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한번도 아주 긴 편지를 써 본 적 없습니다. 앞으로도 아주 긴 편지 못 쓸 듯합니다. 여러 날에 걸쳐서 쓰면 좀 길게 쓸지도 모르겠네요. 편지를 쓰면 바로 보내고 싶어서 그건 어렵겠습니다. 저는 거의 편지를 쓴 다음날 보내고, 아주 가끔 그날 써서 보내기도 해요. 편지를 거둬가는 시간 안에 쓰면 말이죠.

 

몇 해 전에 저한테 괜찮은 엽서가 좀 있었는데, 여름에 비가 엄청나게 와서 집안까지 물이 들어오는 바람에 그 엽서는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끼다 못 썼다고 해야겠네요. 그렇게 된 게 엽서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편지지에 책에 공책에……. 아직도 그때 일어난 일 때문에 여름이 오면 비 많이 올까봐 걱정한답니다. 저도 이런 제가 좀 싫어요. 언제쯤 그 걱정을 안 하고 살까요. 일층이 아닌 데서 살면 그만할지도 모를 텐데요. 어떤 일이든 자신만 피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쁜 일일지라도 편하게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이 엽서집이 나온 곳을 보면 어떤 그림이 있는지 볼 수 있어요. 작가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이렇게 작가 이름을 알게 된 것만 해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엽서집에서 그림을 떼어서 액자에 넣고 벽에 걸어도 좋을 듯합니다. 그림이 작아서 가까이에 두고 봐야 하지만. 가까운 곳에 그림을 두고 보는 것도 마음에 도움이 되겠지요. 그런 거 저도 해 본 적 없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한테 짧은 말을 써서 보내도 좋을 테지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편지는 없어질까요. 그때까지 제가 살아있을지 모르겠지만, 편지는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해서 없어질 게 없어지지 않을 리 없겠지만. 아직 편지가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저한테 편지는 말하는 것과 같아요. 목소리를 내서 하는 말보다 글로 하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도 가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하지만, 그게 편지여도 괜찮아요. 편지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이 말은 답장을 늦게 써도 괜찮다는 게 아니고(가끔 늦게 쓸 때도 있군요), 말은 다른 사람이 저한테 하면 거기에 바로 대답해야 하지만 편지는 말처럼 바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거예요. 편지는 가는 데 사나흘, 오는 데 사나흘 걸립니다. 제가 말하는 시간은 바로 이때예요. 다 아는 것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쩐지 편지를 쓰자 같은 말을 한 듯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는 지난 이월에 편지 많이 못 썼습니다. ‘이 책 다 보면 써야지’ 하면서 미뤘거든요. 어쩌면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지도 재미있게 쓰고 싶은데 재미있는 일이 없어서. 자꾸 쓰다보면 한 말 또 하고 또 합니다. 그럴 때 짧게 엽서를 쓰면 되겠군요. 앞에서도 이런 말을 했네요.

 

지난달이 가기 전에 편지 두 통 썼습니다. 이월이 오고 얼마 안 됐을 때 받았는데, 답장은 이월이 다 갈 때쯤 썼네요. 본래는 며칠 더 늦게 쓰려고 했는데 어쩐지 그러면 안 될 듯해서 한통 쓰고, 다음날 다른 편지를 보고(받은 날 안 보고 편지 쓴 날 봤습니다. 그 편지를 보면 바로 쓰고 싶어질 것 같아서 그랬는데 실제 그랬습니다. 편지 받으면 거의 바로 쓰는데 그 두 통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날 썼습니다. 주말이 끼어 있어서 삼월에 보냈어요. 바로 쓰는 것도 괜찮지만 그렇게 시간을 두고 쓰는 것도 괜찮은 듯합니다. 이월에는 시간을 좀 많이 두었지만. 삼월에는 즐겁게 써야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또 ‘이 책만 다 읽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언젠가도 예전에 편지를 많이 쓰고 지금도 쓴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에도 이런 말을 했네요. 이것도 쓴 이야기 또 쓰는 거군요. 사실은 지난해 십이월에도 그런 말 썼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가장 많이 쓴 건 편지였다고. 뭔가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편지를 쓰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쓰죠. 편지 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다, 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재미없지요. 그런 일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별걸 다 아쉬워하는군요. 별일 없어도 앞으로도 편지 쓸 거예요. 편지 쓰는 게 특별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쓰는 제가 더 즐겁습니다. 다른 것도 즐겁게 쓰면 좋을 텐데요.

 

 

 

 

 

 

 

날아서

 

 

 

오늘 전 여행을 떠나요. 희진이가 친구 영주한테 저를 보내려 하거든요.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것처럼 저도 여행을 좋아해요. 비록 평생에 한번뿐이지만 멋진 여행이 될 거예요.

 

하지만 그곳에 가면 향수병에 걸릴지도 모르겠어요.

 

 

 

 

아침에 희진이는 영주한테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말을 제 몸 위에 썼어요. 영주는 단짝이었는데, 얼마전에 다른 곳으로 가서 섭섭했나봐요. 그래도 보고 싶다고 쓰더군요.

 

제 옷에 주소 쓰는 걸 보고 전 놀랐어요. 서울도, 부산도, 대구도 아닌 미국이었거든요.

 

희진이는 할말을 다 쓰고 기분 좋게 벌어진 제 옷을 풀로 붙였어요.

 

 

 

 

떠날 시간이 오니 아쉬워요. 그래도 희진이 마음을 갖고 가는 거니까 그렇게 슬프지 않아요.

 

‘음, 이 편지가 정말 갈까?’

 

희진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저를 들고 우체국에 갔어요.

 

제가 미국에 가려면 우푯값이 더 드는가봐요.

 

희진이는 우체국에 들어가자 저를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한테 내밀었어요. 그 사람은 저를 저울 위에 올렸어요. 그때 희진이가 그 사람한테 말을 했어요.

 

“여기에 붙일 그냥 우표로 주세요.”

 

그 말을 듣지 못했는지 그 사람은 우푯값만 말하고 저를 자기 앞으로 가지고 갔어요.

 

희진이가 가만히 서 있자, 그 사람은 자신이 우표를 붙이겠다고 했어요.

 

희진이는 아쉬운 듯 저를 한번 바라보고는 우체국에서 나갔어요. 그 사람은 제 옷에 기계에서 나온 우표를 붙여줬어요. 그러고는 외국으로 가는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저를 갖다뒀어요.

 

다들 외국으로 가는 것이 슬픈지 울먹이는 모습으로 있었어요. 전 씩씩하게 울지 않았어요. 그러고는 잠에 빠져 들었죠.

 

 

 

 

얼마나 잤을까 깨어보니 둘레가 어두웠어요. 무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도 같았어요.

 

“여기는 어디지?”

 

“여긴 비행기 안이야.”

 

옆에 있던 커다란 상자가 말했어요.

 

“비행기가 뭐죠?”

 

“하늘을 나는 기계야. 사람도 이 기계를 타고 하늘을 날지.”

 

“우리는 지금 하늘 위에 있는 거군요.”

 

“맞아.”

 

“상자 님도 처음 비행기를 탔을 텐데 잘 아시는군요.”

 

“그런 건 그냥 알게 돼 있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도 비행기는 한참 날아갔어요.

 

비행기가 멈추자 사람들은 우리들을 다시 차로 옮겼어요. 피곤이 몰려와서 저는 잠이 들었어요.

 

 

 

 

제가 깨어났을 때는 캄캄한 곳에 혼자 있었어요. 갑자기 밖이 밝아지더니 어떤 손이 저를 꺼냈어요.

 

저를 받아야 하는 영주였나봐요. 영주는 저를 보고 활짝 웃었어요. 힘든 여행이었지만 영주가 웃는 걸 보니 제 마음도 기뻤어요.

 

 

 

 

이제 저는 희진이 마음을 담은 채 영원히 이곳에 있어야 해요.

 

전 깊은 잠에 빠져들 거예요. 언젠가 또 다른 제가 영주한테 찾아올지도 모르죠.

 

 

 

 

*더하는 말

 

편지는 가면서 잠만 자더니, 그곳에 가서도 잠이 드는군요. 편지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네요. 이건 예전에 쓴 건데, 조금 고쳤습니다. 좀 더 고쳤으면 좋았겠지만, 더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자주 쓰는 게 편지여서 편지와 관계있는 걸 쓰기도 했네요. 지금은 떠오르는 게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별로 생각도 안 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조금 생각했을 때는 떠오를 것 같으면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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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4 1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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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쿠쉬나메 - 신라 공주와 페르시아 왕자의 사랑
배유안 지음, 강산 그림, 이희수 원작.자문 / 한솔수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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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기까지 이 땅에는 많은 나라가 서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한국’이 몇백년 몇천년 뒤에도 한국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 이름이 바뀐다고 해도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겠지. 누군가 이곳에 와서 나라를 빼앗고 여기 사는 사람들을 모두 다른 나라로 쫓아내지 않는 한. 이것은 조금 무서운 생각이구나. 한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는 사람한테는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아주 넓은 땅에서 혼자 살아가고 싶다고 하지 않는다면.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자기가 사는 나라 역사를 배우는 건 옛 사람한테서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겠지. 우리는 역사에서 좋은 것은 본 받고, 안 좋은 것은 왜 안 좋은지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사를 잘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학교에서 조금 배운 것밖에 모른다. 그것도 오래돼서 거의 잊어버렸다. 학교 다닐 때 국사 시간 별로 안 좋아했다. 나라가 서고 스러진 연도, 왕이나 중요한 사람 이름, 법(제도) 그런 것을 외우게 하고 시험에는 그런 것만 나왔다. 지금은 학교에서 우리 역사 어떻게 가르칠까.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책을 잘 찾아서 보지 않는다. 우연히 소설을 보면 거기에서 조금 배우기도 한다. 역사책보다 소설이 더 재미있고, 소설에는 딱딱한 이야기보다 사람 이야기가 적혀 있어서 그게 좋은 건지도. 이렇게 말했지만 역사 소설도 그렇게 많이 본 건 아니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한다. 역사 배경을 잘 모르는데, 하는.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건 책을 보기 전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는 거다.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책 보기 전에 한 적도 있을지도). 이런 말을 하다보니 내가 역사책을 보고 별로 상상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있는 글만 보고 그때 사람이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 것을 상상하고 역사 시간을 보낸 사람은 역사를 좋아했을 것 같다. 학교에서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쳐주지 않는 것만 탓할 수 없겠다. 상상력 없었던 나를 탓해야겠다. 어릴 때 책을 거의 읽지 않아서 그런 건지도. 역사에서 책읽기 이야기를 했구나. 아주 상관없지 않을 듯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책이 많다. 어린이가 볼 만한 책도. 거기에는 우리나라 역사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도 많을 거다.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 이야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을 읽어보는 것과 안 읽어보는 것은 차이가 나지 않을까.

 

우리가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로 나뉘었을 때 어디나 세 나라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나라가 친하게 지낸 적도 있었을 텐데. 나라를 하나로 만들려고 한 것은 나라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였을까. 이런 생각밖에 안 드는구나. 본래 한 나라였기 때문인 것도 있었겠지. 그때 사람 진짜 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세 나라를 하나로 통일한 곳은 신라다. 그때 힘을 많이 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김유신이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책 제목인 ‘쿠쉬나메’는 페르시아 대서사시다. 신라와 페르시아를 잇기 어렵지만, 신라가 통일신라가 되기 전에 나라를 잃은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에 온 이야기가 쿠쉬나메에 적혀있다고 한다. 그것이 알려진 것은 2010년이다. 우리뿐 아니라 옛날에 페르시아였던 이란도 모르는 역사가 깨어났다. 쿠쉬나메에는 신라 공주가 페르시아에 가서 페르시아 영웅 페리둔을 낳았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나라를 잃고 신라에 와 도움을 받은 왕자는 아비틴이고 아비틴과 결혼하는 공주는 프라랑이다. 신라 태종무열왕 자식 가운데 이름이 프라랑인 사람이 있었는지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았다. 원효대사와 결혼해서 설총을 낳은 요석 공주는 나왔는데. 태종무열왕 이름은 김춘추다. 딸 이름을 프라랑이라 지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어쩌면 쿠쉬나메에 프라랑이라 적혀 있는 건지도. 신라에서는 그 기록을 남겨두지 않은 건가 보다. 아니면 우리가 그것을 찾아내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시간이 좀 지나서 다른 책을 봤는데, 우리나라가 한자를 받아들여서 한자 때문에 성이 중국식으로 바뀌고, 글을 쓸 때도 한자를 우리말식으로 썼다고 한다. 오래전 기록이 지금까지 남아 있지 않은 게 안타깝다. 신라에서 향찰로 쓴 향가도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고 그것을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 신라 공주는 외국 사람과 결혼하고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다니. 식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많이 슬펐을 것 같다. 가까운 곳이라면 가끔 만날 테지만, 페르시아는 아주 먼 곳이어서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그런 용기를 내다니 대단하다. 공주와 자기 아들을 결혼시켜서 무엇인가 이루려고 한 사람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 거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프라랑도 아비틴을 좋아했다. 작가가 상상으로 썼다 해도 진짜 그랬으리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다른 나라에 가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도 있지만(원나라 기황후, 잘 모르는데 생각났다). 우리나라에는 대단한 여성이 많은 듯하다. 프라랑은 공주로서 페르시아 왕자와 결혼한 거지만. 페르시아로 가고 몇해 뒤 아비틴은 죽는다. 프라랑은 페리둔을 지키고 키웠다. 그 이야기는 짧게 나오지만, 그 시간 그리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비틴과 프라랑 아들 페리둔은 페르시아 왕이 되고 신라를 도와 당을 물리쳤다. 신라가 고구려, 백제와 싸울 때 당나라한테 도움을 받는다. 당나라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신라를 도와준 건 아니었다. 나중에 신라는 당나라 때문에 골치를 썩였다. 이때 페르시아가 도움을 주었나보다. 이것도 우리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찾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시간은 알지만, 자신이 살지 못한 시간은 모른다. 그것을 알게 해 주는 게 역사다. 역사는 바뀌지 않지만 그 안에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것은 많을 거다. 페르시아 대서사시 쿠쉬나메에 적힌 신라와 페르시아 관계를 찾아낼 수도 있고, 오래전에는 밝힐 수 없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거다. 그것을 먼저 알게 되면 많은 사람한테 알려주면 좋겠다. 무엇인가 찾아내도 그것을 바로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진짠지 가짠지 증명해야 할 테니까. 우리가 몰랐던 역사를 새로 아는 건 즐거운 일이다. 역사학자가 새로운 것을 많이 밝혀내면 좋겠다.

 

 

 

희선

 

 

 

 

☆―

 

“공주님은 신이 내린 운명을 믿으십니까?”

 

“글쎄요. 아직은 ‘이것이 운명이다’ 하는 것을 만나 보지 못해서요.”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는 신라 땅에 와서 이렇게 시를 읊고 있으니 문득 운명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 조상 잠시드는 분명 까닭이 있어서 나를 이리로 이끄신 것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가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잠시드가 곧 알려주실 것입니다.”  (74쪽)

 

 

“페리둔을 감추어야 합니다. 나는 페리둔을 페르시아 왕으로 키울 것입니다. 그래서 아비틴의 한을 풀고 그가 하려던 일을 하게 할 것입니다. 운명이 나에게 맡긴 일을 해낼 것입니다.”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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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6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文庫) 6
미카미 엔 지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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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 시오리코 씨와 돌고 도는 운명

미카미 엔

 

 

 

우리나라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지금 우리말로 옮기고 있을지도), 일본에서는 이 책 6권이 지난해(2014) 성탄절에 나왔다. 성탄절에 책이 나온다는 것은 지난해 십일월, 아니 시월쯤 알았다. 지지난해 5권이 나온다고 말한 것보다 늦게 나와서 6권도 그러는 거 아닌가 했는데 책이 나오는 날짜는 바뀌지 않았다. 책이 나오는 날은 바로 그 책을 팔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거 전에는 생각 안 했다. 이것을 생각하게 된 건 CD를 샀을 때다(지금은 안 사지만). 그때까지도 우리나라도 그렇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책 나오기 전에 언제 나온다고 알리는데, 그런 책을 아주 안 산 건 아니지만 그냥 그때 나오는구나 했다. 어쩌면 이건 책이 나오는 것을 한달 전보다 한두 주 전에 알아서일지도 모르겠다(한두 주도 짧은 시간은 아니구나). 관심을 가지면 더 빨리 알았을 텐데 내가 그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인가. 그건 그렇구나. 거의 우연히 알았을 때가 많았다. 일본에서 나오는 책은 출판사 홈페이지나 거기에서 따로 만든 그 책 홈페이지에서 다음 책이 언제 나오는지 알았다(바로 이 책). 만화는 몇 달 지나면 나오는지 아는 것도 있지만, 다 그런 건 아니어서 다음 책이 나올 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홈페이지를 보기도 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책도 다르지 않을 듯하다. 내가 찾아보지 않은 것뿐이구나. 기다리는 책이 없는가보다. 이렇게 생각하니 좀 아쉬운 것 같기도. 책이 나왔으면 하는 작가가 없다는 뜻이니까. 아주 틀린 건 아니지만 맞다고 할 수도 없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책이 나온 다음에 알았는데 지금은 더 빨리 알기도 한다. 다른 블로그에서 새 책이 나온다는 것을 가끔 봐서다. 그리고 책이 나올지도 모르는 작가 블로그도 본다. 출판사나 거기와 관계있는 곳에서 알기보다 개인 블로그에서 아는구나(많은 건 아니고 한 사람이다).

 

성탄절에 책이 나오다니, 할지도 모르겠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성탄절에 쉬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성탄절이어서 쉬는 가게는 없구나(책방도). 그때 사람이 더 올 테니 다른 때보다 늦게까지 문을 열지도. 일본, 성탄절에 쉬지 않아도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은 있다. 아니 이날보다 성탄절 전날일까. 어떤 책에는 그날 혼자 보내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사귀는 사람 이야기가 나왔다. 성탄절과 이 책이 무슨 상관인가 하겠다. 상관없다.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조금 아는 척해보았다. 책을 남보다 먼저 보는 게 좋을까, 아니면 나중에 그 책을 알게 되고 보는 게 나을까. 다른 사람보다 먼저 어떤 책을 본 사람은 앞으로 그 책을 볼 사람을 부러워한다. 반대로 나중에 알게 된 사람은 먼저 알고 본 사람을 부러워한다. 나는 왜 더 빨리 그 책을 알지 못했을까 하고. 앞에서 말한 것과 내가 일본에서 나온 책을 몇달 먼저 보는 것은 다른 이야기구나. 몇달 늦게 본다고 아쉬워하지 않기 바란다. 이 책(6권)을 만나는 게 몇달 늦든 빠르든 우리가 이 책을 알고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이 책을 아주 모르고 있다가 6권을 보고 알게 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당신은 그런 사람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이 책을 볼 사람을. 내 마음속에 나는 먼저 이 책을 보았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그런 게 아니고 예전에 그랬다는 거다. 만화책을 보면서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책이 먼저 나온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것보다 먼저 보는 것이지만, 그 책을 보고 나면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거나 일본에서 나오는 거나 그냥 책을 본다는 생각밖에 없다. 일본말을 읽는 거나 우리말을 읽는 거나 다르지 않다. 이것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책을 잘 아는 시오리코를 보고 나이도 어린데 이것저것 많이 아는구나 했다. 그다음에 생각한 건 그런 것을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였다. 집이 헌책방이니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둘레에 책이 있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책이 자기 가까이에 있다고 해서 모두 거기에 관심을 갖는 건 아니지만. 실제 시오리코 동생 아야카는 시오리코와 다르게 책 읽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시오리코가 책을 많이 아는 건 시오리코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것도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시오리코한테 가르쳐준 사람이 있어서다. 그 사람은 십년 전에 갑자기 집을 나간 시오리코 엄마 시노카와 지에코다. 이 일은 앞에 몇권을 보면 알 수 있다. 언젠가도 이 말 썼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다. 그것은 시오리코가 엄마만 닮은 건 아니다는 거다. ‘비블리아 고서당’을 처음 한 사람은 시오리코 할아버지 시노카와 세이지다. 시오리코는 할아버지를 잘 몰랐다. 할아버지는 말이 없는 사람으로 말걸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런 할아버지와 시오리코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시오리코가 초등학생일 때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보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가 자신도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 뒤로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보다. 할아버지와 다자이 오사무 이야기를 한 것도 놀랍지만, 시오리코가 초등학생 때 다자이 오사무를 본 게 더 놀랍다. 다자이 오사무 잘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일제강점기 때 작가 책을 본다고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가. 그때 일본과 우리나라는 처지가 달라서 소설이 좀 달랐을 테지만.

 

비블리아(biblia)라는 말은 책인가보다 하고 적당히 알았는데, 이것은 라틴말이고 책이라는 뜻도 있고 성서기도 하다는 것을 알았다. 할아버지 이름에 성(聖 세이)이 들어간다. 다자이 오사무도 성서에 나온 것을 소설로 쓰기도 했다(우리나라에는 《유다의 고백》으로 나왔나보다). 그래서 책방 이름을 ‘비블리아’라고 한 거다. 할아버지는 신부가 되려고도 했다고. 시오리코가 할아버지를 잘 모른다고 했는데 그렇지도 않구나. 이번에는 어떤 작가와 책이 나오는지 눈치챘을 듯하다. 바로 다자이 오사무다. 다자이 오사무 책 《만년》 때문에 큰일이 있었는데. 책 속에 다자이 오사무가 쓴 글이 있고 책장이 잘리지 않은 《만년》 초판본을 시오리코 할아버지는 아버지한테 아버지는 시오리코한테 물려주었다. 그 책을 엄청 가지고 싶어한 다나카 도시오는 어떻게 해서든 그 책을 손에 넣으려고 시오리코를 다치게 해서 경찰에 잡히고 재판을 받게 되었다(좀 자세한가). 5권 마지막에는 이 다나카 도시오 이름이 적힌 편지가 비블리아 고서당에 왔다. 이번에 다나카 도시오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다이스케는 다나카 도시오를 만났다. 다나카 도시오는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두사람한테 할아버지 다나카 요시오가 가지고 있던 또 다른 《만년》을 찾아달라고 했다. 그것은 다자이 오사무가 가지고 있던 걸로 돈이 없을 때 싸게 팔았다고 한다.

 

시오리코가 할아버지 피도 이어받았다는 것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말만 늘어놓았다. 다자이 오사무가 가지고 있다가 판 《만년》을 찾으면서 알게 된 건 할아버지 시노카와 세이지도 시노카와 지에코(엄마) 그리고 시오리코가 하는 일을 했다는 거다. 책을 찾거나 책에 담긴 수수께끼를 푸는 일 말이다. 이럴 때 유전이 떠오르는구나(다 그런 건 아니지만). 시오리코가 좀더 빨리 그걸 알았다면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냈을지도 모를 텐데. 책 이야기만 잘하는 건 할아버지를 닮은 건가보다. 그것을 알았을 때 시오리코는 조금 마음 놓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이 엄마만 닮지 않았다고. 이것은 당연한 일인가. 하지만 우리는 부모는 조금 알아도 같이 살거나 자주 만나지 않으면 그 위(할아버지 할머니)는 잘 모른다. 할아버지 할머니보다 더 위는 더 모르겠다. 그러니 자신이 엄마나 아빠가 가진 안 좋은 점을 닮은 것인가 한다. 한 세대 건너 뛰어서 닮기도 하는구나(격세유전). 물려받는 것도 있지만, 부모하고는 함께 살아서 저도 모르게 닮기도 한다. 말이 다른 데로 흘렀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이 세상에 오기까지 아주 많은 사람이 있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누구나 그렇구나.

 

사람 인연이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일어난 일이 실제 일어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같은 지역에 산다 해도 좋아하는 게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고 보면 일본은 이런 이야기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우리나라에도 있겠구나). 무엇인지 보기를 들 수 없지만, 한번쯤 본 것 같기도 하다. 사람 사이에는 다자이 오사무와 오래된 책이 있었다. 그게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손자한테 이르렀다. 처음에는 세사람이 다자이 오사무 연구회를 만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어떤 일 때문에 세 사람 사이는 멀어졌다. 그것은 다른 누군가 욕심을 부려서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다자이 오사무가 다른 이름으로 탐정소설을 썼다는 것이 더 빨리 세상에 알려졌을 텐데. 아, 이것은 역사에 맞추느라고 그렇게 한건가보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다자이 오사무 연구회 사람 가운데서 두 사람은 죽었다. 선생님과 제자 한 사람 이렇게 두 사람만 남았다. 마흔일곱해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건 한 사람 뿐이구나.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스승과 제자는 서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야 다시 만났다.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일지도.

 

우리나라는 책방 하는 사람이 서로 도울까. 여기 나온 건 헌책방(오래된 비싼 책도 다룬다)이지만 조합을 만들어서 서로 돕는다고 한다. 전에 이런 말을 본 적이 있구나. 같은 책도 있겠지만 전문으로 다루는 책은 책방마다 다르다고. 그래서 서로 돕고 지금도 일본에는 그런 책방이 있는 건지도. 나는 희귀하고 비싼 책보다 그냥 그 책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그런 책을 갖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 마음을 나는 잘 모르겠다. 여기 나온 사람들은 책이 비싸기 때문에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세상에 얼마 없는 좋아하는 작가 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책과 작가를 좋아하는 마음이겠지. 한 사람은 생각을 좀 잘못했다. 오래된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 그러니까 자기가 그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고, 좋아한다는 것을 누군가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잘못된 생각이지만 이 마음 조금 알 것 같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어서 아는 거다. 사람한테는 그런 어두운 면이 있는 거겠지. 그 사람은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나도 아직 잘 못하는데. 자신이 끝없이 뛰어넘어야 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것도 자꾸 생각하면 부담스러울까. 그냥 있는 그대로 사는 게 편하겠다.

 

책을 끝까지 보면 또 다른 비밀이 밝혀진다. 다른 사람도 알게 밝혀진 건 아니구나. 다이스케가 문득 깨닫는다. 이야기를 보면서 어떤 사람은 대체 누굴까 했는데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니, 등잔밑이 어둡구나. 그 일을 알아서 예전에 가졌던 의문이 풀렸다(그 사람은 어떻게 책을 많이 알았을까, 다). 거기에서 다시 사람 인연이 놀랍다는 것을 느낄 거다. 그것은 작가가 이 책을 쓸 때부터 생각하고 지금까지 이야기를 이어온 걸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미카미 엔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책을 많이 보았다. 무엇인가 쓰기 위해 자료를 찾고 이렇게 썼다는 게 부럽다. 전에는 에도가와 란포 책이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다자이 오사무 책이 보고 싶기도 하다. 생각만 하지 않고 실제 읽어보면 좋을 텐데. 이 책을 보면 누구나 여기 나온 책이 보고 싶어질거다.

 

 

 

희선

 

 

 

 

☆―

 

“왜 할아버지한테 의뢰하셨습니까.”

 

시오리코 씨가 물어보았다.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야. 말은 없지만 고서 일이 되면 갑자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셔서……. 게다가 무척 정의로운 분이라 생각했어. ‘고서는 사람 손을 거쳐갑니다. 사람과 고서의 인연을 지키는 게 제 정의입니다.’ 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어.”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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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 (3) 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行田尙希 / KADOKAWA/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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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3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르게 바뀌기도 한다. 나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아니 다시 생각하니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실제 만난 건 아니고 글을 보고 나도 잘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어느새 두해가 지났다. 생각하고 잘 써 보려고 했지만 아주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 글을 보게 된 것도 그쯤 지났구나. 그전에 아주 안 본 건 아니지만 집중해서 끝까지 본 적은 별로 없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많이 보는 건 아니다. 두해쯤 전에 내가 다른 사람 글을 안 봤다면 그 뒤로 책은 많이 봤을 테지만, 쓰는 건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줄거리를 더 길게 썼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이것을 빼고 쓸 때는 거의 없다. 한두번 안 쓴 적도 있지만(만화는 줄거리를 더 많이 쓰는구나. 그것도 좀 바꿔야 할 텐데). 두해쯤 그전보다 책을 많이 못 보았다. 책을 천천히 보고 내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잘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늘 잘 쓰고 싶지만 정말 떠오르는 게 없을 때는 줄거리 정리를 한다. 그거라도 하면 다행이다 생각한다. 그러면 별로 늘지 않을 텐데. 이런 거 잘 써서 뭐할 건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못 쓰는 것보다 잘 쓰는 게 기분 좋지 않은가.

 

내가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보는 게 이걸로 몇번째일까, 열번째다. 지난해에 한달에 한권씩 못 보아서 이제야 열권째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시리즈보다 한권으로 끝나는 것을 보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시리즈를 또 보게 생겼다. 내가 그런 것을 보든 말든 관심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누군가한테 말하면 그것을 지키려고 애쓰지 않는가. 어쩌면 나도 그런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그 책을 재미있게 올해 안에 다 보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말하는 듯하다. 그 이상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목숨 걸고 지금 할 일을 한다’고. 그것을 보고 나는 목숨 걸고 무엇을 해 본 적 한번도 없구나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정말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그것보다 생각이 안 나서 못한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니.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꿈을 말한다. 그러니 아주 관계없는 건 아니다. 2권을 보고 마지막에 다음에는 어떤 요괴가 나올까 했는데 새로 나온 요괴는 둘이다. 누에(鵺 전설에 나오는 괴물)와 아마노자쿠(天邪鬼 심술꾸러기)다. 누에는 들어본 적 있지만 어떤 요괸지 잘 모르고 아마노자쿠는 나도 처음 들었다. 뽕잎을 먹는 그 누에는 아니다. 전설의 괴물로 여러가지 동물이 섞여있는가보다. 누에는 기분 나쁜 목소리로 사람을 겁주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소리가 나오니 조금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누에 카나데(奏 이 말은 연주하다다)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게 얼마나 되었느냐 하면 벌써 50년이다. 고등학교를 그렇게 여러번 다니다니,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공부는 거의 안 해서 그런가. 카나데는 학교에서 밴드를 했다. 문화제 때 공연한다면서 가노 표구점에 와서 그곳에 모인 요괴들한테 보러 오라고 한다. 이츠키와 아게하는 가기 싫어했는데, 카나데가 다마키한테 자기 반에서 햄버거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표를 주어서 가기로 한다. 앞에서 카나데가 공부를 거의 안 한다고 했는데, 그 학교에는 카나데한테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문화제 때도 학년주임 마사키는 카나데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 일 때문에 학년주임 마사키와 코노스케, 다마키들이 만났다. 마사키한테는 걱정거리가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카나데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할아버지가 남겨준 그림첩이 문제였다. 카나데가 일을 부탁하는 게 아니고 우연히 일이 찾아왔다. 그림첩 그림이 밤마다 움직여서 마사키는 잠을 못 자고 걱정했는데 다마키가 그림첩을 고치면 괜찮다고 했다. 카나데한테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 것도 해결됐다. 마사키가 카나데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조건으로 카나데는 앞으로 학교가 끝나면 공부하기로 약속했다. 갑자기 선생님이 기타를 치는 게 되는 거지 하겠다. 마사키는 음악하는 게 꿈이었지만 그게 어렵다는 걸 알고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서 기타는 쳤다. 카나데를 보면 자신이 생각나서 공부하기를 바란 거겠지. 카나데는 아쉽게도 음치다. 노래를 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도 코노스케는 카나데가 노래하고 마사키가 기타 치는 모습을 부럽게 바라보았다. 꿈을 가진 모습이 빛나 보여서. 마사키 할아버지가 남겨준 그림첩 속 그림도 화가가 꿈인 사람들이 그린 거다. 지금은 이름이 잘 알려진 화가가 되었다.

 

아마노자쿠는 심술꾸러기로 사람 마음을 잘 알지만 그것을 반대로 말해서 놀린다고 한다. 그런 아마노자쿠 와카쓰키 나기사는 변호사다. 사람과 함께 사니 사람처럼 공부해서 자격도 갖추었다. 변호사가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나기사는 다마키한테 다도 교실 선생님 병풍을 고쳐달라고 했다. 그곳에는 코노스케도 함께 갔다. 표구와 차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한다. 나기사는 코노스케한테 표구를 배우니 다도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코노스케는 앞으로 표구사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게 말했지만 코노스케는 표구를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도 교실 선생님 병풍 고치는 것은 문제 없었는데 거기에 다니는 학생이 족자 표구를 새로 하고 싶다고 해서 그 일을 맡았다. 그 사람은 보는 눈이 없었다. 잘된 표구를 잘못했다고 하면서 자기 마음에 들게 바꿔달라고 했다. 그것도 한주 안에. 코노스케는 표구는 그렇게 빨리 하는 게 아니다 했는데, 다마키는 그 일을 한다. 화나서 그 사람이 안 좋은 일을 겪게 하려고. 사나에는 나름대로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안 좋게 본 사람도 있었던가보다. 그것 때문에 자신이 변호사를 하기로 한 게 잘못한 건가 했는데 다시 생각했다. 제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다음은 눈여자(雪女) 렌게 이야기다. 렌게는 눈여자여서 차갑다. 손을 오래 잡고 있으면 얼어버린다고. 이것 때문에 사람 모습이어도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자신을 알면 떠나갈까봐. 그런 렌게가 십년 전에 먼저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렌게를 찾았다. 이 이야기를 보니 예전에 <나츠메 우인장>에서 본 게 하나 생각났다. 그때는 목소리를 흉내내서 요괴가 여자가 만나던 사람인 척하고 만났는데. 실제 만난 건 아니고 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만 나누었다. 시간이 흐르고 요괴는 자신이 누군지 말하고 그곳을 떠났다. 여자가 자신을 싫어할까봐. 렌게도 사람이 자신이 사람이 아닌 것을 알면 싫어할까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요괴와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면 어쩌나 해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마음 알겠다. 있는 그대로여도 괜찮다 생각하면서도 나도 뭔가 잘 해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좀 덜 생각하고 싶은데. 렌게는 십년 전에 만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한다. 이렇게 요괴를 알게 되는 사람도 있구나. 그런 사람은 아주 적겠지만.

 

이제야 맨 앞에서 하던 말을 이어서 할 수 있겠다. 코노스케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다. 코노스케는 아버지 없이 엄마하고만 살아서 빨리 돈을 벌어서 엄마를 편하게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들어가서 적당한 회사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코노스케는 아버지 그림 때문에 전설의 표구사 다마키를 만나서 표구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누군가 표구사 할 거지, 하면 그건 아니다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표구를 더 알고 싶어한다. 이것을 엄마가 눈치챈 듯했다. 모든 부모가 다 그런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부모는 자식이 좋아하는 일 하기를 바라지 않을까. 엄마는 코노스케가 말해주기를 바랐지만, 코노스케가 마음을 정하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바로 표구사가 된다고 한 건 아니다. 코노스케가 배우는 것은 미술 보존과학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오래된 그림을 고치는 것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코노스케는 그것을 안 지 얼마 안 되었다. 다마키가 깨끗하게 고칠 수 없는 족자가 있다고 하자 코노스케는 놀랐다. 다마키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해서. 코노스케는 다마키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노스케가 다른 일 하면서 다마키와 요괴를 만나고 취미로 표구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거기에 깊이 들어가는 것은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표구를 생각하는 코노스케 모습은 즐거워 보인다. 여기에서 누구보다 삶이 많이 바뀐 사람은 코노스케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위해 공부하기로 했으니까.

 

 

 

희선

 

 

 

 

☆―

 

내 앞에 뻗어 있는 레일. 내가 나아가려고 한 거기에는 갈림길 같은 건 없고 오로지 쭉 곧은 외길뿐이었다. 하지만 그 레일에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는 새로운 레일이 나타났다. 새로운 레일은 쭉 곧은 길인지, 굽은 길이 이어졌는지, 산과 골짜기가 있는지, 순조로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앞에 있는 세계가 보고 싶다.  (269~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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