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쓰러졌다

아무 조짐도 없이

갑자기

 

왜 나무는 쓰러졌을까

 

나무가 쓰러진 곳을 보니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푸슬푸슬한 흙밖에는

그곳은 식물이 뿌리 내리기에 좋지 않았다

 

나무는 오랫동안 힘냈을 거다

어떻게든 그곳에 뿌리 내리고 살려 했겠지

힘이 다해 쓰러진 거구나

 

“나무야, 다음에는 좀 더 좋은 땅에 뿌리 내리렴

거기엔 너 혼자가 아니고 다른 친구도 있을 거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扉子と不思議な客人たち~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스미 케이이치 / KADOKAWA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도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

미카미 엔

 

 

 

 

 

 

 두해전(2017)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7권으로 끝났는데, 한해 지난 2018년에 또 나왔다. 책은 한해가 지나고 나왔는데 책속 시간은 일곱해가 흘렀다. 7권속 시간은 2011년이었고 2018년에 나온 건 2018년으로 맞추었다. 앞에 게 한두 권으로 끝나지 않아서 책 나오는 데 걸린 시간과 책속 시간이 맞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떨까. 한해가 지나면 책속도 시간이 그렇게 흐를지 조금만 흐를지. 그건 다음 권을 봐야 알겠다(다음 권 나올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사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했다. 그리고 딸이 생겼다. 시오리코와 아주 많이 닮은. 그러면 삼대가 거의 같은 얼굴이라는 건가. 시오리코 엄마 지에코와 시오리코 그리고 도비라코. 그런 설정은 거의 만화에서 봤는데. 소설이라고 못 쓸 건 없고 실제로 삼대가 많이 닮을 수도 있겠지.

 

 비블리아 고서당은 헌책이나 오래된 책을 사고 파는 곳으로 주인은 시노카와 시오리코다. 시오리코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시오리코로 이어졌다. 처음에 고우라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 외할머니 책 《소세키 전집》을 가지고 가서 외할머니 비밀을 알게 된다. 그때 일자리를 찾던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기로 한다. 다이스케는 시오리코를 고등학생 때 보고 말 한마디 못한 걸 아쉬워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나고 함께 일하게 됐다. 다이스케는 어릴 때 겪은 일 때문에 책을 오래 볼 수 없었고, 시오리코는 누군가한테 책 이야기를 하면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과 책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만난 거다. 시오리코는 책 이야기는 막힘없이 잘 했지만 사람 대하는 건 잘 못했다. 한가지라도 잘 알고 말하는 게 어딘가 싶다. 난 하나도 없다. 잘 아는 것도 말을 잘 하는 것도.

 

 두 사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결혼하리라는 건 알았는데 그 뒤 바로 한 걸로 하다니. 하긴 딸인 도비라코가 좀 어리면 안 되니 그랬겠다. 다섯살보다는 여섯살이 말을 더 잘 알아듣겠지. 한국 나이로 하면 일곱살이겠다. 시오리코는 딸인 도비라코가 자기랑 비슷해지면 어쩌나 조금 걱정하는 듯했다. 여러 가지 문을 열어보라는 뜻으로 도비라코(扉子)라 이름 지었다. 그건 책뿐 아니라 사람도 들어간 거겠지. 앞에서 말했듯 도비라코는 여섯살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책이 자기 친구라 했다. 난 그런 도비라코 부러웠다. 시오리코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도비라코는 났을 때부터 책에 둘러 싸였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둘레에 책이 많아도 별로 관심 갖지 않은 시오리코 동생 아야카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적을 거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이스케가 일하다 어딘가에 둔 책을 시오리코가 찾으면서 도비라코한테 해주는 이야기다. 다이스케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책을 도비라코가 보지 않기를 바랐다. 지금은 다른 데 가서 그걸 찾을 수 없었다. 시오리코는 그걸 알고 도비라코가 그 책보다 다른 데 마음이 가게 하려고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한다면 다음에 한해가 지났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이럴지 그건 알 수 없구나. 오래된 책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말고도 책 자체에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이건 사람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책에 얽힌 기억, 난 그런 거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떤 책 한권을 소중하게 여기거나 책과 얽힌 일이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다.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을지도. 오래되고 비싼 책은 사람의 욕심을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 이야기가 그랬다. 남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다면 다른 사람 탓은 하지 않을 텐데.

 

 어렸을 때 작은아버지를 오해하고 오랫동안 싫어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오해를 푼다. 부모와 작은아버지는 다시 좋은 사이가 되지 못해도 자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여긴다. 아들은 어머니 기대를 받고 어릴 때 이것저것 배우지만, 게임과 만화를 좋아하게 되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된다. 어머니가 보내준 자기 책을 보고 아들은 그 안에 어머니하고 추억이 담긴 책이 있다고 말하고 얼마 뒤 죽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말한 책이 뭔지 알고 싶어서 시오리코 엄마한테 그 책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그 일을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보니 어릴 때 억지로 한 것도 조금 도움이 되는구나 했다. 하지만 아이한테 뭔가를 억지로 시키는 건 안 좋다. 어머니와 아들한테 추억이 된 책은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를 조금 가깝게 해주었다. 이제 아들은 세상에 없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도비라코는 책이 사이가 나빴던 사람도 사이좋게 해준다면서 기뻐했다.

 

 다음 이야기도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거였다. 조금 거짓말도 있었지만. 사람은 누구와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누군가한테 나쁜 짓 안 하는 게 좋겠다. 아무리 자신이 힘들다 해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솔직하게 말하고 뉘우치면 좀 낫겠지. 책을 좋아한다고 다 좋고 착하다 말할 수 있을까. 시오리코는 도비라코가 그렇게 생각할까봐 걱정했다. 아직 여섯살인데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더 자라면 알겠지. 다이스케가 어딘가에 두었는지 모르는 책은 뭘까 했는데, 그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만나고 비블리아 고서당에 온 사람 이야기를 적은 거였다. 그게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구나. 다이스케가 책은 오래 못 읽어도 글은 오래 쓸 수 있을까. 자기가 쓴 글도 오래 못 볼까. 그런 건 나오지 않았구나.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거의 다이스케가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이끌어간다. 그래서겠지. 이런저런 책에 얽힌 이야기 슬프기도 재미있기도 하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덕 위에는 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었다.

 

 나무에 꽃이 피면 사람뿐 아니라 나비와 벌 그리고 새가 날아왔다.

 

 몇해가 지나고 나무는 자신이 꽃을 피웠을 때 둘레에 아무도 없기를 바랐다. 사람이 꽃을 꺾거나 나비 벌 새가 꽃을 건드리는 게 싫었다. 나무는 어떻게 하면 사람과 나비랑 벌과 새를 쫓아낼지 생각했다. 오래오래.

 

 나무가 오래 생각하고 바라설까. 어느 날부터 나무 둘레에는 사람도 나비도 벌도 새도 다가오지 않았다. 사람은 멀리서 나무를 바라보다 다른 곳으로 가고 나비와 벌과 새는 아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자기 둘레에 사람도 나비도 벌도 새도 오지 않자 나무는 기뻤다. 앞으로는 자신이 힘들게 피운 꽃을 아무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여겼다. 하지만 어쩐지 꽃이 전보다 예쁘게 보이지 않고 냄새도 달라진 듯했다. 꽃이 지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나무에는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

 

 나무는 무슨 일인가 하고 당황했다. 혼자 있으면 꽃도 지키고 열매도 더 맺을 것 같았는데.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 밤 폭풍우가 몰아쳤다. 나무는 벼락과 바람에 쓰러졌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마다 십이월이 오면 벌써 십이월이구나, 해요. 그다음에는 지금까지 뭐 하고 살았지 합니다. 올해도 다르지 않네요. 제가 쉬지 않고 한 건 책 읽고 쓰기예요. 꾸준히 한 거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건 다음해에도 이어서 할 듯합니다. 다른 글도 잘 쓰면 좋을 텐데, 잘 못 써도 쓰기는 할 거예요. 쓰고 싶은 게 많이 떠오르고 이야기 더 쓴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성탄(크리스마스) 씰을 말한 것도 여러 해가 됐어요. 그걸 말하기 전에도 샀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르게 십일월이 왔는데도 살 생각 못했어요. 까맣게 잊었다가 십일월 마지막 주에, ‘맞아, 성탄 씰 사야지’ 했어요. 왜 잊었는지. 지난 십일월에는 더 우울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우울하기는 했군요. 늦어서 우체국에 성탄 씰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하게도 있었습니다. 우체국에 팔 게 이달 말까지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탄 씰은 십일월부터 십이월까지 팔더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 성탄 씰을 대한결핵협회에서는 시월부터 판다고 말했네요.

 

 

 

 

 

 

 이번 성탄 씰은 제주도와 해녀문화예요.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제주해녀문화 우표가 나왔는데. 성탈 씰에는 더 많은 걸 담았군요. 전체를 보니 제주가 보이네요. 제주도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던데 조금 걱정됩니다. 이건 제주도만 그런 건 아니군요. 어디나 개발로 자연이 줄고 사라지는 것도 있네요. 이번 여름에 제주도에 비 무척 많이 왔군요. 영원한 건 없다지만 지키는 것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해(2020)는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예요. 십입월에는 성탄 씰을 사고 십이월에는 우표를 사요. 지난해에는 시트 못 샀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시트 샀어요. 그건 괜찮은데 우표 안내장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친구 몇 사람한테 안내장하고 우표 보내주려 했는데, 안내장은 못 넣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기념우표든 안내장이 적게 와서 안 좋았어요. 지방이어서 적게 보내주는 건지. 어떤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해야겠네요.

 

 

 

 

 

 올해 새해가 오고 계획한 거 없었습니다. 다른 해처럼 새해가 온 게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어요. 지난해(2018)에는 별로 안 좋았고 십이월에는 더 안 좋았어요. 그랬는데 새해 초에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뭔가 할 시간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없기도 하지요.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야 깨닫는군요. 올해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그렇지요.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걸 잘 지키는 것도 좋겠지만,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는 것도 괜찮겠지요.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거군요. 올해 그렇게 쌓은 게 십이월에 이르게 했습니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애쓰셨네요. 십이월 마지막 날까지 즐겁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좀 빠르지만 모두 복된 새해 맞이하세요.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9-12-04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해가 쥐띠해군요. 이제 알았어요. 이렇게 한 해가 흘러가고 있군요.
새 달력을 받았답니다. 2020년 것. 같은 숫자가 두 개 들어 있어서 그런지 특별한 해 같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일로 특별한 새해이길 바라면서...

으음~~ 내년엔 어떻게 보낼지 시간표를 잘 짜서 알차게 보내고 싶군요. 운동하는 시간은 꼭 넣어야 하죠.

희선 2019-12-07 00:03   좋아요 0 | URL
저도 우표 나오는 거 보고 알았습니다 쥐는 십이간지에서 첫번째군요 소 등을 타고 가서 일등이 됐다고 하지만... 그걸 생각하면 조금 약삭빠른 것도 같네요 9월엔가 어떤 책이 2020년에 나온다는 걸 봤을 때는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제는 2020년 그렇게 멀지 않네요

무엇보다 운동할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래야 할 텐데, 운동이라 해도 그냥 조금 걷기만 하겠지만... 페크 님 십이월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누구나 마음속에 칼 하나 품고 있지

 

누군가는 언제나 반짝반짝하게 닦고

누군가는 아주 뾰족하게 갈고

누군가는 그냥 내버려두어 녹이 슬기도 해

 

당신은 어떤 칼을 품고 있어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